2005년 짤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안나 네트렙코와 롤란도 빌라존(? 비야손?)이 함께 한 공연 DVD를 보게 되었다. 유명한 사람들이기도 하고, 둘의 호흡이 정말 환상적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공연으로 2005년 당시 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한다. 난 특별히 여운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라 영화를 본 후 OST를 산다거나, 영화나 공연을 본 후 DVD를 산다거나, 본 걸 또 본다거나 하지는 않는 편인데, 실황 DVD를 왜 사서 보는지 알았다. 실황을 못봐서이기도 하겠지만 카메라가 잡아주는 표정을 볼 수 있어서 감동이 더해지는 것이다!
갈라가 아닌 전막을 본 것은 이번이 두번째라, 오페라 입문자인 내게는 여러 모로 충격적인 부분이 많았다.
우선 역동성. 오페라는 그냥 서서 노래하는 건줄 알았는데, 무대를 뛰어다니고 격렬하게 춤추고 표현하며 심지어 소파 위에서까지 흔들림없이 노래하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리고 연기력. 전에 안젤라 게오르규 때도 느꼈지만 이번엔 표정까지 세세하게 볼 수 있으니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연기도 참 잘한다는게 바로 느껴졌다. 그렇지만 롤란도 빌라존 아저씨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둘이 얼굴을 맞대고 노래할 때 아름답지 않고, 애절하지 않고,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이놈의 외모지상주의 ㅜㅜ
이 공연의 무대는 미니멀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연출되었는데 이 또한 획기적인 시도가 아니었나싶다. 전통 오페라는 어떤 식으로 표현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사무실에서 네트렙코의 아리아 모음곡을 듣고 있는데 고음을 들을 때마다 전율이. 뛰어난 외모 덕을 보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노래 정말 참 잘한다. 도대체 마리아 칼라스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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