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일 금요일

실행하는 사람들



몇 년 전이었을까. 첫번째 직장 사무실이 아직 역삼에 위치할 때였으니 아마도 5년 전쯤이었을 것이다. 입사하자마자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 만났던 윤선배님과 김박사님과의 만남에서 윤선배님은 언젠가 미국에 갈거라고 하셨다. 표면적인 목적은 초등학생인 아이의 영어 교육이었고 그에 따른 본인의 플랜도 서있었다. 미국은 유학생 자녀에 대한 공립교육이 무료라고 한다. 어차피 돈 들어갈 거, 본인이 어학연수를 하고 아이를 공립학교에 무상교육 시키겠다는 플랜. 돌아와서는 갈고닦은 영어 실력으로 외국계 항공사 파트타임 지상근무에 지원하겠다는 플랜.
당시에는 하하호호 웃고 말았는데 3년 전, 정말로 떠나셨고 2년 반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오셨다. 보통은 아이만을 위해 기러기 생활을 감수하는 것이지 본인을 위한 플랜이 서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듯하여 이후의 플랜도 실행준비 중이신지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케세이퍼시픽 홍콩에서의 근무 제의는 받은 모양인데 남편분께서 너무나 반대해서 안가기로 했다고 하신다. 마흔 넘은 나이에도 이렇게 즉실행하는 모습이라니. 그 실행력과 용기가 대단하다.
그리고 입사 동기 커플의 영국 어학연수 소식. 오빠가 먼저 어학에 대한 필요성을 어필하며 9월에 퇴직을 했고, 원래는 오빠 혼자 갈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오빠의 설득으로 언니도 함께 가는 걸로 결정하고 이번 주에 퇴직, 다음 주에 영국으로 출발이란다. 이 엄청난 실행력을 어쩌면 좋아. 누군가는 적지도 않은 나이에 부부가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어학연수라니 미쳤다고 하겠지만 우리 이제 일한 지 만 10년이 되었으니 스스로에게 주는 안식년이자 업그레이드의 기회라 생각한다. 한 때 꿈꾸었던 바이지만 이것저것 따져보다보니 결국 실행하지 못했던 우리로서는 정말 부러운 실행력이 아닐 수 없다.
나도 언젠간 실행에 옮길 날 있겠지. 아직은 절실하지 않아 그럭저럭 살지만 마지막 남은 컴플렉스 극복하고싶은 날이 올테지. 그 어느 날의 즉실행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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