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이라고 일상에 비해 특별할 건 없지만 매드포갈릭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어디서 볼까 지역을 나열하다가 예술의 전당점 어때?라고 했을 때 신랑도 예술의 전당점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저녁 먹고 시간 되면 예술의 전당 산책을 하기로 했는데 오후 내내 기분이 좋다. 둘이 동시에 같은 곳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가볍게 와인 한 잔 하고 커피 한 잔 사서 음악당으로 향했다. 오늘은 무슨 공연이 있나~
우와, 게르기예프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손열음의 협연이 진행중이었다. 신랑이 손열음을 좋아하는 터라 볼까 말까 했었던 공연인데 쇼스타코비치는 힘들지 않을까 해서 말았더랬다.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다니. 비싼 공연이라 만약 보러 왔더라도 2,3층 끝에서나 봤을텐데 로비에서 상영해주는 공연 실황을 보니 열음의 표정도 생생하고, 열음의 손놀림과 오케스트라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어우러져 멋지던지. 앵콜까지 보고 자리를 뜨는데 챔버홀에서는 김정원과 송영훈의 연주가 열릴 예정이다. 와 좋구나~
어느 날 문득 생각나는 곳, 둘러보고 싶은 공간이 예술의 전당이 되었고.
어느 날 문득 예술의 전당에 가자고 했을 때 좋아라 함께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고.
어느 날 문득 예술의 전당에 들렀을 때 아는 사람들의 연주가 열리고 있고.
이러한 일상에 감사함을, 작은 기쁨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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