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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31일 토요일

2025년 상반기 공연 - 콜드플레이

2024년에 예매했던 바로 그 공연,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을 333과 함께 했다. 

이렇게 써놓고 석 달이 지났네. 333과 한 공간에 있었지만 얼굴은 볼 수 없었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오지만 콜드플레이 공연은 너무 신나고 즐거웠다. 나의 부주의로 현물 티켓을 챙기지 못해 사전공연을 했던 트와이스 무대도 볼 수 없었지만 시작 시간에는 맞출 수 있어서 맥주 한 잔 하며 대기했다.


그리고 이어진 공연들. 가사를 외워서 떼창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그 역시 실패. 그렇지만 모든 순간 흥겹고 재미있었다. LED 팔찌로 관중과 함께 연출되는 무대가 참 좋았는데 A sky fuul of stars와 Yellow 무대가 젤로 좋았다.




나는 아무리 찍어보려고 해도 안되던데 젊은이 리미가 문글래스로 하트 찍는 것에 성공. 클래식 말고는 글로벌 스케일의 공연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에너지 넘치는 밴드공연 너무 좋았고, 또 내한한다면 영우와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다. 


2025년 6월 11일 수요일

2025년 상반기 공연 - 클래식

 김다미가 와서인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된 공연에 또 취소표를 구했다. 동호회 멤버들과 함께 보러갔는데 시벨리우스 곡을 연주해본 적이 있는 상용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재미있었다. scottish fantasy는 처음 듣는 곡이었던 것도 같은데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 목관부터 시작해서 바이올린에서 현악기 저음부로 넘어가는 것이 너무 좋았다. 좋은 곳을 알게 되어서 의미 있었지만 자리 영향인지 특정 금관 소리가 너무 듣기 힘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교향악축제에 갔다. 이 또한 동호회 멤버들과 함께 했다. 원래는 클라리넷 하는 멤버와 가려했는데 야근 이슈로 멤버가 바뀌었지만 공연 좋아하는 사람이라 재미있게 보고 왔다. 1부는 클라리넷과 바순이 함께하는 협주곡이었는데, 바순 소리를 이렇게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저음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2부는 합창이었는데, 합창을 처음 보는 것이 아님에도 완전히 새롭게 들렸다. 비올라를 시작해서인지 저음부 소리가 너무 좋고, 저음부가 많으니 또 좋았다. 진주시향이 성남시향보다 하모니는 더 좋았다. 거기다 손혜수의 노래까지 들을 수 있어 덕질까지 완성한셈.


동호회의 핵심인력, 베이시스트 상용님이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공연에 갔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한다고 하길래 아마추어가 그런 곡도 할 수 있는거구나 싶었는데 프로 피아노 연주자와 함께하니 아주 멋졌다. 드보르작 교향곡 8번도 익숙하지 않은 곡인데 이렇게 어려운 곡을 해내다니. 멋지다.

그리고 상반기 클래식 공연 중 최고는 계촌 클래식축제에 간 것이다. 동호회 초기부터 친하게 지냈던 첼리스트 희경님과 함께 갔는데 오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 더 친밀해진 것 같고, 연주 감상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이크와 기계음향 효과 없이 비닐하우스에서 어쿠스틱으로 전해지던 호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의 소리. 잔디밭에서 와인 한 잔과 함께 듣던 하모니카와 클래식 색소폰 소리. 작은 섬이 무대가 되어 캔들 조명 안에서 연주되던 현악사중주. 희경님과 함께 오고 싶다고 생각했던 네 대의 첼로 앙상블, 그 중에서도 감동이었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지속적인 덕질을 이어오고 있는 김태형의 무대, 달빛 아래에서 듣는 달빛 얼마나 낭만적인지. 다시 생각해도 너무나 좋았다. 내년에도 가고 싶다!







2025년 6월 10일 화요일

2025년 상반기 공연 - 발레

 발레도 피켓팅의 영역에 들어섰다. 작년 발레계를 뒤흔든 그 이름은 전민철. 전민철의 마린스키 입단 소식으로 아주 떠들썩했는데 말 그대로 왕자님의 등장이다. 정말 왕자님이다. 이런 전민철이 유니버셜의 라바야데르에 캐스팅되고, 박세은과 김기민이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캐스팅되어서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언젠가는 김기민의 전막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또르르.

2025년의 시작은 발레의 별빛. 한예종 김선희 교수의 정년퇴임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이 모였다. 오랜만에 이은원 무대를 볼까 했는데 동호회 사람들이랑 시간을 맞추느라 조정했더니 결국 어긋나서 아쉬움이 컸다. 내가 원하는대로 생각한대로 해야지 누구랑 맞춰서 뭐하나. 이후에는 혼자서도 공연 보러 잘 다녔는데 이때만해도 누군가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나보다. 이 갈라쇼에서 홍향기 발레리나 재발견, 깃털같은 몸의 움직임과 표현력이 대단했다. 박세은과 김기완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는데 김기완의 부상으로 자리를 대신한 이현준도 눈여겨볼만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유니버셜 공연을 거의 보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제 유니버셜도 국립발레단에 견줄만한 것 같다. 기대했던 전민철은 영상으로 접할 때는 솔로로서의 기량이 너무나 대단했는데 파드되는 어쩐지 어색했다. 호흡을 맞추고 연기를 하려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쌓여야 할테니 당연한거지만 기대가 너무 컸었던 듯. 그렇지만 다음에는 훨씬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테지.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카멜리아 레이디. 아시아에서는 초연이라고 하니(강수진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국립발레단 정말 대단하다. 쇼팽의 곡으로 만든 발레라서 오케스트라핏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니, 이렇게 좋을 수가!  존 노이마이어가 까다롭다고 하더니 캐스팅도 꽤나 늦게 발표된 것 같다. 한나래가 주역이었는데, 10년 전 말괄량이 느낌이던 소녀 한나래가 드라마 발레의 주인공을 하다니, 뒤늦게 그사이 출산까지 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혼자 감회가 새로웠다. 곽동현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피지컬이 좋아서 키가 큰 한나래와 함께하는 고난도 동작을 잘 소화한 것 같다. 궁금했던 안수연도 드디어 이번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고, 송정빈의 가볍고 촐랑대는 연기가 아주 찰떡이었다. 매 씬마다 너무 예쁜 의상과 안무로 눈호강을 하는데 정작 커튼콜 때는 안 예쁜 의상을 입고 나와서 아쉽다. 새로운 안무에 적합한 무용수들을 주역으로 캐스팅하고, 기존에 주연을 맡던 무용수들이 조연으로 뒷받쳐주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기다 쇼팽의 음악까지 더해지니 너무나 좋을 수밖에. 내년에도 하면 클래식 동호회 멤버들이랑 보러 가고 싶다.



상반기에 발레를 두 개밖에 안 봤나? 생각해보니 또 하나의 화제작이었던 전민철의 지젤 취소표를 구했는데 콜드플레이 공연과 같은 날이라 클래식 동호회 친구에게 양도했었구나. 지젤 공연이 끝난 후 미국으로 떠난 전민철은 YAGP에서 우승을 했다. 전민철은 이제 러시아 가서 보는거 아니면 티켓팅이 불가할 듯 하다. 전민철 우승 이전에 로잔콩쿨에서 우승 한 박윤재가 7월에 성남에서 공연을 한다. 결선 무대였던 파리의 불꽃을 볼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가 된다. 


2025년 6월 9일 월요일

2025년 상반기 공연 - 뮤지컬

10년 만에 다시 본 뮤지컬. 아주 옛날 옥주현의 아이다 이후 아이돌 출신의 뮤지컬 진출에 편견이 생겼었지만 이제 옥주현도 캐스팅 1순위 뮤지컬 배우가 되었고 마타하리는 옥주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찰떡에 춤이 예술이라길래 보러 갔다. 옥주현은 노래를 정말 잘했고 춤도 잘 췄지만 아직도 연기가 부족한 것 같다. 남자 배우들은 옥주현의 가창력을 받쳐주지 못했다. 그래서 1막 마지막 씬은 정말로 멋져야 했을텐데, 3명이 함께하는 폭발적인 무대여야 했을텐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막에서는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은 듯 했지만, 옥주현의 명성에 비해 아쉬움이 있는 캐스팅의 비밀은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애절하게 마주보고 노래하는 장면에 이르면 이해가 된다. 옥주현 키가 너무 크기 때문에 노래도 잘하고 키도 큰 남자 배우를 찾기 힘들어서라고 생각한다. 무대 구성도 훌륭하고 옥주현이 다 한 마타하리, 또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성남에 웃는남자가 온다길래 친구가 강력 추천을 했다. 찾아보니 성남은 mr 반주이길래 예술의전당 마지막공연을 찾아보았더니 2층에 남은 티켓이 있었다. 웃는남자가 빅토르위고 소설인지도 몰랐던 나는 조커를 모티브로 했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영우가 웃는남자 책을 읽은 후 줄거리를 간단히 브리핑해줬다. 박은태는 노래도 연기도 훌륭했고 여자 배우는 배역에 찰떡인 목소리를 가졌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무대 연출, 넘버, 배우들의 연기까지 좋아서 영우가 또 보고싶다고 했다. 가까이에서 또 보고 싶다고 해서 성남 공연을 또 예매했다.


지킬앤하이드가 벌써 20주년이라고 한다. 나는 한 번도 못봤는데 20년이나 롱런했다니 보고싶어졌다. 마침 회사 사고팔고 게시판에 내가 티켓팅했다면 저 자리보다 좋은 자리를 구하지는 못했을 것 같은 좌석 판매글이 올라와서 냉큼 샀다. 그런데 앞서 보았던 마타하리와 웃는남자의 무대 연출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지킬앤하이드의 무대는 뻔하고 매력이 없었다. 거기다 시종일관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앞좌석임에도 배우들 표정 읽기가 쉽지가 않았다. 커튼콜할 때 보니 환한 조명 아래의 표정은 얼마나 잘 보이던지. 지킬앤하이드는 주연배우의 역량이 전부인 원맨쇼이다. 최재림은 이 역할을 꽤나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대한만큼 노래도 연기도 좋았다.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생각되는 'Confrontation' 을 풀 라이브로 보는 것은 당연히 처음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신랑과 영우에게 얼마나 멋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튜브에는 조승우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최재림이 조승우와 비교해 보아도 꽤 괜찮은 지킬 또는 하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리즘으로 접하게 된 홍광호의 confrontation은! 영상 없이 음원만 있는데도, 어떤 느낌의 연기인지 느껴지고 지킬과 하이드가 명확히 분리되면서 감탄사만 연발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래서 다들 홍광호 홍광호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홍광호의 지킬앤하이드라면 꼭 보고 싶다. 그러나 피의 티켓팅을 이겨낼 수 없겠지.                                       

성남에서 두 번째 웃는남자 관람. 또 봐도 재미있다. 이번 남자배우는 규현이었는데, 영우가 아는 사람이니 선택한 것이지, 꽤나 인정받는 박은태의 웃는남자를 본 직후라, 게다가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지 않은 상태여서 별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노래야 원래 잘했겠지만 연기도 잘하잖아? 여자 배우는 첫 번째 배우가 더 잘 어울렸던 것 같지만 규현의 선전으로 재미있게 봤다. 영우가 요즘도 가끔 '세상은 잔인한 곳', '나무 위의 천사'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돈 쓴 보람이 있다.                   

이렇게 상반기에만 뮤지컬에 백만원 썼다. 하반기에는 위키드 보러 가야지. 그런데 기립박수 문화는 적응 안되고, 왜 커튼콜에도 사진 못찍게 하는지, 너무 인심이 박하다. 

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김정원 Last Chopin

회사 동호회에서 김정원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단체관람하였다.
혹시 몰라(?) 사인받을 수 있게 앨범도 준비. 오랜만에 앨범도 사고 하니 다시 팬심이 일렁인다.

동호회에서 지난 번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의 리사이틀을 함께 했을 때에도 느낌이 남달랐는데, 그 때는 내가 현악기를 연주하는 입장에서 활의 쓰임과 비브라토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좋아하던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피아노 연주자들의 입장에서 감상평을 듣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나는 그간 김정원의 연주는 섬세하고 나무랄데 없지만 너무나 정석이어서 검증된만큼 다소 지루한 느낌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날 연주된 쇼팽의 곡을 쳐 본 적도 있는 동호회 멤버들은 너무나 개성있는 연주자라고 말했다. 그 부분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치는게 맞았냐, 그런 느낌을 살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연주 중간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음악에 취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인상적인 퍼포먼스였다는 평이었다. 내가 연주해 본 곡을 들을 때는 연주자의 해석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감상평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뒷풀이까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 온 김정원은 앵콜곡 소개 때 마이크를 잡았다.
앵콜 첫번째 곡은 쇼팽 사후에 출판된 유작. 녹턴이었나..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한 곡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두번째 곡은 쇼팽의 친구였던 리스트의 장송곡이었다. 쇼팽과 리스트는 한 살 차이지만 친구로 지내다 무슨 일인가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한다. 쇼팽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둘은 제대로 화해를 하지 못했단다. 리스트의 장송곡은 헝가리 혁명을 위해 쓰여졌지만 부제가 ‘1849년 10월’로 쇼팽이 사망한 달을 의미해, 김정원은 이 곡이 쇼팽을 기리는 곡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한다. 그렇게 들려준 리스트의 장송곡은 너무 웅장해서 연주자도, 관객들도 묵직함을 안고 돌아가게 될 줄 알았는데 마지막 한 곡을 더 들려주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쇼팽의 녹턴 9번. 이 곡은 쇼팽이 20살 때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쇼팽의 유작과, 그를 기리는 친구의 헌정곡, 그리고 가장 찬란한 젊은 시절의 쇼팽 곡으로 마무리한 앵콜 레퍼토리 자체가 하나의 공연이었다. 
조성진이 쇼팽콩쿨 우승하기 전에는 쇼팽하면 김정원이었는데, 역시 김정원은 김정원이다. 동호회 멤버들과 함께 해서 사진도 남기고 이야기도 남기고 너무 좋았던 공연이었다.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2023년 파크콘서트

올 해 파크콘서트의 마지막 주자는 잔나비. 이틀 전부터 줄을 섰다는 이야기, 오늘 7시 반에 줄 서기 시작해서 오후 3시 반에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 등을 미리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잔나비 공연에는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집에서 실시간 유튜브를 볼 뿐. 그렇지만 두 번의 공연을 보았다.

첫 번째 공연은 이자람.
워낙에 유명한 소리꾼이라(여둘톡에서 이자람은 손열음과 함께 장군님이라 불리운다.) 꽤나 궁금하긴 했지만 공연을 애써 찾아 예매하러 가지는 않을 것이라 파크콘서트 라인업에 있길래 이번 기회에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공연을 보고 난 소감은 '와, 너무 좋아서 블로그에 남겨야겠다'였는데 이제서야 글을 쓰니 그 날의 감동도 많이 잊혀져버렸네. 
전반부에는 얼마전까지 공연을 했었던 창작 현대극 '이방인의 노래'의 앞 부분을 해주었고, 후반부에는 춘향전, 심청전 등의 일부를 해주었다. 소리를 해주었다고 해야하나, 연기를 했다고 해야하나. 옛 판소리만 들어봤지 현대극은 처음 경험하였는데 혼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각각의 표정과 몸짓과 소리가 어쩜 저렇게 재주가 많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어느 공연이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판소리의 격정적인 소리, 한이 담긴 소리, 또 연기까지 한 시간 반동안 끌어내는 것이 괜히 장군님으로 불리우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이자람 스스로도 판소리라는 쉽지 않은 장르를 일부러 시간 내서 보러 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오신 분들 너무나 감사하다는 표현을 자주 했는데, 누구에게라도 추천할 수 있을만한 공연이었다. 공연 말미에 관객석에 불을 켜 주니 시작할 때에 비해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괜히 찡하기까지했다.



두 번째 공연은 코리안 드럼 - 영고.
KBS 아나운서라는 사회자의 설명으로 알았는데 국수호라는 한국무용가의 공연팀인가보다. 해외에서는 자주 초대받는 팀인 것 같은데 국수호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았다. 지난 번 이자람과 마찬가지로 애써 찾아볼 것 같지는 않지만 실연을 보면 너무 좋을 것이 예상되지 않는가.
역시나 좋았다. 다양한 북과 북소리와 연주자의 힘과 열정. 젊은 연주자들이 많아서인지 상모 돌리기나 재주를 넘는 볼거리도 많았다. 그저 북을 칠 뿐인데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공연으로 박수가 끊이지를 않았다.




라포엠과 성남시향 공연도 보고 싶었지만 나가기 싫어하는 영우 설득하기 힘들 것 같아서 두 개만 골랐는데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공연을 함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미디어 시간 늘려주는 것으로. 


2021년 10월 27일 수요일

낭독극

시작은 친구네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콩국수를 먹은 날이었다. 친구가 수업이 있다고 하여 헤어지려는 순간, 마을 문화센터 수업이니 같이 들어보자고 하였는데 그것이 낭독극이었다. 낭독극이라니, 그런 극이 존재한다니, 난생처음 인지한 단어이다. 자기 소개를 하고, 주어진 역할대로 대본을 따라 읽으면서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영우가 며칠 전 성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한 것이 생각났다. 성우 경험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연기학원을 등록해줄까 그러고 말았는데 낭독극이라면 딱 아닌가! 영우한테 이야기하니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시작하자마자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서 모여서 연습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한달 여 지난 후, 줌으로 연습을 시작하였다. 영우는 카톡음향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모두의 칭찬을 받을 정도로 잘하였다. 줌으로 연습할 때에는 영우의 역할이 없을 때 그냥 놀게 두었는데 집합 연습을 하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큰 역할도 없는데 2시간은 너무나 긴 것이다. 나머지 시간에 책을 읽고 있으라고 하면 자기 차례에도 전혀 집중을 못하고, 그래서 책을 치우면 매 순간 장난을 쳤다. 누군가는 귀엽게 봐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공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라, 연습 내내 스트레스였다.

드디어 공연 당일. 가기 전에도 내내 집중해서 딱 두 번만 잘 하자고 이야기하였으나 리허설 때 역시나 산만하기 그지 없었다. 연출가 선생님이 영우가 돌아다녀도 카메라는 출연자를 비추고 있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주셔서 조금 위로가 되었다. 쉬는 시간에 또 이야기 나누고 이야기 나누어서일지, 영우도 본 공연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서일지, 공연이 실시간 송출될 때에는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돌아다니는건 계속 했지만 극에 큰 방해는 되지 않은 정도이고 영상을 통해서 보니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끝까지 마음 졸이면서 진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끝났다.

영우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일기를 쓰자고 하였다. 영우는 본 공연 때는 엄마한테 야단 덜 맞은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일기에는 낭독극이 끝나서 이제 화요일에 아무 일정 없다는 것, 그래서 놀 수 있다는 것을 신나게 써놓았다. 영우가 원해서 시작한 것 같은데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되었구나. 그래도 좋은 경험과 추억으로 남아있을거라 믿는다. (사실 끝나서, 화요일에 이제 서현동 가지 않아도 되어서, 나도 마음 편하고 후련하다. )


- 아래 영상에서 낭독극을 확인할 수 있는데..나는 정말 너무나 늙고 못생겼다..카메라를 통해 보니 더욱 괴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V3TzYM34il8

- 낭독극이 예정보다 늦게 공연되면서 9월 행사에는 어린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줌으로 실시간 송출되었는데 기사까지 나면서 영우가 정말 뿌듯해 하는 경험이 되었다. 

https://snvision.seongnam.go.kr/14546

2021년 8월 30일 월요일

나의 방학 생활

다시 책을 읽었다.

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마지막 4부 2권을 남겨 두니 뭔가 끝내기 아쉬워서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시작은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부터. 수지형 블로그에서 재미있다는 평을 보고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느끼는 소설가의 흡입력에 빠져서 시선으로부터, 보건교사 안은영도 읽었다. 지금은 최근작이자 여행 에세이인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수 없어'를 시작했는데 여행 에세이인지라 왠지 더 기대가 된다.

친구가 책에서 읽은 어떤 영양제 이야기를 하길래 얘는 또 어떤 책을 읽고 팔랑거리나 싶었는데 의외로 하버드 교수가 쓴 책이라 나 역시 권위에 취해 읽은 노화의 종말. 나이가 들면 당연한 현상인 노화를 사망원인 중 하나인 질병일 뿐으로 인식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편다.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데 효과적인 약물들을 발견하였고 NMN(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 그래서 8월부터 NMN을 먹고 있다 ㅎㅎ

위스퍼 네트워크라는 소설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전세계 어디나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유사한 일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 변호사 작가님 멋있어요.

김하나의 동거인인 황선우의 인터뷰 엮음집인 멋있으면 다 언니. 나도 멋진 언니가 되고 싶었는데... 멋진 엄마라도 되어 보자라고 압박하면 안되겠지.

공연을 보았다.

김선욱의 지휘는 처음이었는데 그 열정을 어쩔거야. 첫 곡은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함께 한데다가 전 곡 암보까지 해서 탈진해 쓰러지는거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피아노 연주만 들어도 좋았을텐데 뒤돌아 선 김선욱의 지휘봉 끝을 따라가며 오케스트라에 시선을 주고, 다음 순간을 예상해볼 수 있어서 더 감동적이었다. 원래는 신랑과 영우와 함께 보는 첫 공연이기를 희망해서 좀 아쉽기도 하지만, 함께 볼 친구들이 가까이에 있는 것에 감사해야지.     


8월의 성남 마티네 콘서트는 발트앙상블이라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현악 연주자들의 연주였다. 첫 곡이 드뷔시의 달빛이었는데 현악으로 달빛을 들을 기회가 앞으로도 있을까? 차이코프스키의 곡 역시 처음 들은 것 같은데 악기들의 음색이 잘 드러나고 주고받는 소리와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비올라 소리가 오케스트라 연주 때는 들으려 애써도 듣기 어려웠는데 현악기만 있으니 소리가 잘 들려서 정말 좋았다. 일부러 현악 앙상블 공연을 찾아 보지는 않을텐데 잘 기획된 정기공연을 보게 되니 이런 기쁨이 있구나.


성남 아트센터에서 기획하는 아카데미 수업도 있다. 영우가 수강한 이야기가 있는 코딩 수업도 아트센터 기획인데, 아이들 대상 수업에 실기도 있고 성인 수업도 다양한 편이다. 7월에는 미술 애호가 및 콜렉션이라는 수업과 아트 앤 뮤직 큐레이션 수업을 들었다. 미술 애호가 수업은 실제 내가 작품을 구매하려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과 세계 유수의 컬렉션 및 경매에 대해 알려주는데 새로운 지식들이 많아 재미있게 들었다. 9월에 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서 신청은 안했는데 커리큘럼이 좀 변경되면 이 선생님 수업을 또 들어보고 싶다. 아트 앤 뮤직 큐레이션은 미술 감상 입문에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정말 가볍게 들을 수 있어서, 그리고 9월의 주제가 그리스 신화여서 신청을 했는데 아무래도 9월은 바쁠 것 같아서 취소를 했다.

9월이 바쁠 것 같은 이유는 우리 아이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를 신청했기 때문. 그리고 추석 전 주에 제주도에 간다. 한달 살기 하러가는 영우 친구 따라 가는건데 그 사이 4단계가 풀린다면 제주도에서 더 머물수도. 그리하여 9월에는 마티네 공연도 취소를 했는데..조성진 공연 예매를 시도하다가 이선좌 한 번에 매진되서 슬프다. 



2018년 2월 19일 월요일

1416일 조성진 공연!

신랑 친구 덕분에 조성진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다. 영우는 어떻게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예술의 전당의 키즈라운지에 맡겨보기로 했다. 영우에게 엄마아빠 공연 보는 동안 놀이방에서 놀 수 있겠냐고 했더니 잘 놀 수 있다며 음악회 보라고 해서 일단 한 번 해보기로 했는데 잘될지 어떨지, 안되면 인터미션 때 나와야지 생각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적.
신랑 친구를 만나 벨리니에서 저녁을 먹는데 처음 먹어보는 버섯크림 리조또가 마음에 들었는지, 뜬금없이 화장실에서 쉬하면서 저녁밥 정말 맛있었다고 논평을 한다. 이제 키즈라운지에 맡겨야할 시간. 지나가면서 볼 때는 몰랐는데 들어가보니 엄청 넓다. 오랜만의 키즈카페에 신이 났는지 서둘러 들어갔다. 인터미션 때 가봤더니 응가를 하고 있던지. 응가하고 나와서는 '엄마 나 잘 놀고 있어~' 한 마디를 남기고 다시 다다다다 뛰어들어갔다.   
2부 공연 후 앵콜을 여러 곡 연주해주어서 좋으면서도 영우 데리러 가야하는데 하는 생각 때문에 집중이 좀 어려웠다. 결국 마지막 앵콜곡은 못 듣고 나왔는데, 영우는 걱정할 필요도 없이 잘 놀고 있었다. 충분히 놀았는지 가자고 하니 또 쿨하게 인사하고 나온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놀이방 안에 뭐가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설명을 해준다. '이쪽에는 레고블럭이 있고요. 오른쪽에는 TV가 있고요. 그 앞을 보시면 거울도 있어요.' 영우가 롯데의 TV 광고를 봤는지 '함께가는 친구, 롯데'라고 몇 번 노래하길래 롯데는 함께가는 친구는 아니라고 별로 좋지 않은 기업이라고 이야기해주었더랬다. 오늘 롯데의 지원 덕분에 조성진 공연을 편히 보고나니 함께가는 친구 맞나보다. 이런 얄팍한 마음.
조성진 공연에 대해서는 다음에 리뷰하겠지만(과연? 언제?) 짧게 써보자면, 아직 베토벤은 벅찬 듯. 1부 끝나고 연주가 답답했다 이야기했더니 신랑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했었고, 2부의 드뷔시는, 음악에서의 인상주의는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성진은 이런 곡을 잘하는구나 정말 잘한다 싶었다. 손열음의 겨울바람을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신선한 충격. 앵콜을 끝까지 못 들어서 안타까웠는데 다음 날의 공연에는 앵콜로 쇼팽 발라드 전곡 연주했단다ㅜㅜ 대단한 체력!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가 친구들 쓰는 하트로션을 사달라고 해서 어떤 제품인지 알려달라고 알림장에 썼더니, 원에 하트 로션은 없단다. 영우에게 하트 로션이 무엇인지 물으니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며 '하트로션이요~' 하고 꺄르르 웃었다고 한다. 귀여운 녀석.
점심에는 연근튀김, 생선, 계란국이 나왔다고 한다. 영우는 가시를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고 말하며 생선을 살펴보며 먹었단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주희 생일 케이크를 먹어보았는데, 맛있다며 생크림도 모두 먹었다고 한다.
신년음악회가 열렸단다. 큰초록 놀이터에 모두 함께 모여 음악회를 즐겼다고 한다. 피아노, 북, 태평소, 장구, 트럼펫 등 여러 악기의 이름을 알아보고 따라 말해보았단다. 악기의 소리가 어우러진 음악을 들으며 박수도 치고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여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2017년 12월 25일 월요일

1399일 교회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브

지난 번 만났을 때, 림림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에는 교회에서 행사가 많을거라고 했는데, 과연 그러했다. 유아부에서는 반별로 성탄 발표회를 했는데, 연습을 시켜도 안될 것을 알았는지 영우네 반은 노래나 율동은 시키지 않고 음악에 맞춰 마라카스만 흔들었다. 괜찮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오후에는 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있었다. 예전에 한 번 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싶어 포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교회 공연이니 부담없이 보러갔다. 영우가 잘 협조해줄까 염려가 되었는데, 드레스 입고 입장하는 솔리스트들을 보고 공주님은 언제 나오는거냐며 기다리다가 잠이 들어준 덕분에 무사히 공연 전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전곡은 아니었지만 성가대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꽤나 괜찮은 수준이고, 솔리스트들도 나쁘지 않았다. 2부 예배 때 가끔 특송하시는 분들이 솔리스트로 나오니 괜히 반갑던지. 할렐루야 때 모두 기립을 하였는데 교회 공연에서도 이렇게 오글거리는데 실제 공연장에서 기립할라치면 얼마나 오글거릴까 싶다. 오히려 괜찮으려나.

영우는 한 시간 푹 자고 일어나서는 다시 공주님을 기다리며 잘 참아주었다. 두 공주님의 노래를 듣고 나서야 지겨워졌는지 집에 가고싶다고 해서 마지막 합창곡 할 때 예배당을 나왔다. 집에 갈 줄 알았더니 예슬이를 봐야한다며, 예슬이 보러가자고 해서 다시 들어갔다가 정말로 예슬이를 만나버렸다. 둘이 끌어안고 손잡고 폴짝거리며 좋아하다가 헤어진 후에 교회에서 제공하는 떡국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에서 저녁까지 먹는 삶을 살게 될 줄이야.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7월의 문화생활

문화생활을 못하고 있다. 그런 나를 위해서 회사에서 마련해준 문화생활!

김영하 작가 강연
회사에서는 FNL(Friday Noon Live)이라고, 금요일 점심시간에 카페에서 다양한 강연이 이루어진다. 연초 같은 때에는 신상이 비전을 공유하기도 하고, 초반에는 동료들이 업무에 대한 내용들을 공유했었고, 가끔 임정욱 같은 유명한 사람들이 와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엔 여름 특집으로 매 주 유명인들의 강연이 기획되었는데 그 첫번째 주자가 김영하 작가였다.
김영하 작가의 주제는 '우리 모두 예술인이 되자, 지금 당장' 이었는데, 인간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누구나 예술가적 기질을 갖고 있는데 사회인이 되어가며 예술인으로서의 기질을 잊고 산다는 것이다. 사회적 자아와 예술가적 자아가 공존할 때 보다 행복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삶은 하나의 자아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니, 우리 모두 또 하나의 정체성으로 예술인이 되자는 내용이었다. 난 뭐 완전 공감.
강연이 있던 날 아침 트위터를 통해 문구 하나를 보았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김영하 작가의 강연을 들으며 이 주제와 관통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했다. 저녁에 다시 찾아보니 정확한 내용은 이러했다. '우리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플랜 a라고 부르고, 그것을 지탱할 수 없을 때 마지못해 하는 것을 플랜 b라고 한다. 하지만 그 곳 사람들의 플랜a는 20, 30년 후의 계획이고, 플랜b는 나중에 이룰 플랜a를 위해 당장해야 하는 일을 의미한다.' 이 문장을 스치며 본 후 떠올랐던 나의 플랜a는 작업실이 있는 삶이었다. 좋아하는 것이, 플랜a가 반드시 일일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는게 놀랍다.
TED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15분밖에 안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김정원의 V살롱콘서트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V 채널 중에 VClassic 채널이 있다. 그 중 김정원이 진행하는 살롱콘서트가 있다. 매 회 사우초대 이벤트가 있는데 경복궁까지 갈 수가 없어서 아쉬움만 달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네이버 사옥에서 사우 초청으로만 진행한다는 공지가 뙇! 초대손님은 무려 손열음! 그리하여 다녀온 살롱콘서트.
김정원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도 몇 번 다녀봤고, 사인도 몇 번 받아봐서 목소리 좋은거 말 잘 하는거 잘 생긴거 다 알지만 바로 내 눈앞에서 피아노를 쳐주고, 한 시간동안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이야기가 또 다르다. 간만에 또 팬심이 불타오르던지.
시작할 때 김정원이 연주해준 슈베르트는 모르는 곡이었는데도 슈베르트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김정원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었고, 손열음이 연주해 준 거쉬윈의 서머타임은 처음 들어봤는데 참 좋았다. 손열음이 김정원과 친하기도 하지만 예전부터 팬이었다며 헌정곡처럼 슈만의 어린이정경을 연주했는데 그걸 듣고 있으니 진심인게 느껴지던지, 마지막곡은 둘이 함께 연주했는데 언제 또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을지. 심지어 앵콜이었던 군대행진곡(군대행진곡이 슈베르트 곡이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안비밀)조차 너무 좋았다.
동행한 분이 자리를 잘 잡아주셔서 이런 사진도 얻음. 그리고 손열음 인터뷰할 때마다 내 얼굴 나옴. V 담당자님, 김정원님을 형이라고 부르시던데 정말 부럽습니다. 이런 기획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http://www.vlive.tv/video/36380

2017년 6월 14일 수요일

1203일 첫 음악회

이번 달에 교회 창립일이 있어서 이래저래 행사가 많다. 이 날은 음악하는 교인들이 준비한 선교음악 찬양제가 있었다. 찬송가만 부르거나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가곡이나 아리아, 정통 클래식도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어서 가보고 싶었다. 포멀한 행사가 아니니 영우가 좀 떠들어도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첫 순서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유스콰이어의 합창이었는데, 누나 형아들이 나와서 노래하니까 영우도 조금 관심을 보였다. 유스콰이어 단원들이 퇴장하니까 영우가 떠들기 시작, 앞자리에 앉아있던 교인이 조용히 보자며 사탕을 주었다. 사탕을 먹으면서 트럼펫 연주를 잘 듣나 싶더니, 다 먹자마자 나가자고 한다. 3곡이 한계. 역시 안되는거구나.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나가 준 덕분에 나는 좀 더 보고 나올 수 있었다. 헌금송 할 때에도 봤던 분들인데 교회 규모가 크니 음악인들도 참 많구나. 전부 교수래.

2017년 3월 30일 목요일

2월의 문화생활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음악회를 갈 때마다 높은 확률로 강석우를 볼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CBS에서 클래식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단다. 클래식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청취율이 매우 높아서 기획된 공연이고, 앞으로 매년 음악회를 기획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협연자 중에 김정원이 있길래 보러갈까 말까 살짝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석 매진이라는 이야기에 혹해서 또 취소표를 예매하였다.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곡들로 선정을 했겠지, 전 곡 아는 곡인 경우는 편안히 감상할 수 있다.
두 달 사이에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또 듣게 되었는데, 클라리넷은 그런 자세로 연주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ㅜㅜ 협연자는 자세 말고는 괜찮았는데 역시나 고르지 않은 오케스트라의 관악파트 소리들은 괴로웠다. 다음 곡은 엄청난 기교를 자랑하는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 바이얼린 소리도, 협연자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연주는 꽤 좋았다. 고음 부분에서 거슬림이 하나도 없고 얼마나 섬세하던지, 옛날에 비해 좀 편안히 연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쩄거나 손꼽히는 차세대 바이얼리니스트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연주였다. 기대했던 김정원의 황제는 예상대로 좋았다.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정석대로 연주할까, 얼마나 연습을 하면 군더더기 하나 없이 이게 정석이다 싶은 느낌이 들게 되는걸까, 그렇지만 내게 최고의 연주였던 김선욱의 황제를 뛰어넘지는 못한다. 앵콜곡이 슈베르트인 것 같은 느낌인데(아니라면 이후의 내용이 부끄럽지만;) 김정원은 베토벤보다는 슈베르트의 느낌이 훨씬 좋은 것 같다. 황제도 좋았지만 앵콜이 훨씬 더 김정원에게 잘 어울렸다.
대중에게 클래식을 알리는 건 좋다만 관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까. 전석 매진이라더니 초대권을 얼마나 뿌린건지, R석 중에서도 소리가 가장 좋다고 하는 자리 뒷쪽이 한 줄 몽땅 다 비어있다. 그렇게 바로 보이는 위치의 텅 빈 자리는 연주자를 기운빠지게 할텐데 초대권 좀 덜 뿌리면 안되나. 클라리넷 협주곡은 한 악장만 연주해서일까, 얼마나 박수가 박한지, 채재일이 앵콜을 준비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박수가 너무 짧게 끝나서 다시 인사하러 나오지도 못했다. 그때문인지 신지아는 나가자마자 다시 들어와서 앵콜을 했는데 곡이 끝나기도 전에 안다박수(몇 마디나 남아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모른다박수이지만)가 터져나왔다. 곡이 끝나지 않은 것을 알았으면 다음엔 좀 끝까지 기다리면 안되나? 가늘고 길게 뽑아내며 끝나는 여운이 남는 곡이었는데 또 안다박수가 터져나왔다. 심지어 김정원의 연주 때는 1악장이 끝나고 브라보가 나왔다. 뭐, 정말 좋아서 브라보가 터져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황제를 좋아하고 특히나 2악장을 기대하고 있던 나는 불만 가득, 그러나 김정원도 일어나서 인사를 했기 때문에 그냥 박수치고 말았다. 그리고 C블럭 1열의 할머니, 몇 번이나 종이봉투를 가방에서 꺼냈다 넣었다하며 부시럭거리던 그 할머니, 기침소리 없는 소절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잦은 기침, 핸드폰 소리, 1열에서 문자메시지 보내는 아주머니, 정말 최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 옆자리 남자의 찌든 담배 냄새도 괴로웠다. 이런 기획공연의 한계인가, 전체적인 공연은 좋았는데 관객매너는 아주 씁쓸했다.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622 2악장
사라사테, 찌고이네르바이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컨택트
수지형이 신랑이 좋아할 거 같다고 강추한 영화. 수지형은 너무 재미있어서 원작 소설 작가의 또다른 소설도 읽고 있다고 한다. 마침 신랑도 보고싶어하길래 겨우 시간 맞춰서 죽전까지 가서 봤는데 난 별로. 외계인의 모습도,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도, 그로 인해 시간의 흐름을 외계인과 동일하게 느끼게 되는 것도 와닿지가 않았다. 아마 책으로 읽었다면 외계인의 세계관과 시공간에 대한 물리법칙 등에 대해 더 공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미래를 알고 한나를 낳지 않는 선택이 가능한 것인지, 그저 미래를 볼 수 있을 뿐이라 한나는 반드시 태어나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조작된도시
아무 기대없이 봐서인건지, 컨택트보다 훨씬 재미있게 보았다. 이제 오락영화나 봐야하는 것인가.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1월의 문화생활


KF 갤러리
센터원의 KF 갤러리에서 무료 전시가 열리는데 가끔 들러보면 작은 규모이지만 알찬 전시가 열린다. 요즘은 직장인들을 위해서 저녁 8시까지 관람 가능하고 6시 30분에 도슨트도 있다.
1월에는 베트남 땀따잉마을의 사진전이 열렸고 2월에는 일본의 판화가 전시되고 있다. 종로에서 시간이 남을 때 가보면 좋은 곳.

11시 콘서트
휴직자 찬스로 정말 오랜만에 11시 콘서트에 가본다. 오랜만에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을 들을 수 있었는데 도입부가 웅장하게 울려퍼지니 그래, 실연이란게 이런 느낌이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서 오기를 잘했다 싶었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은 많이 들어봤을 것 같은데 이렇게나 경쾌한 곡이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연주였다. 연주자마다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으니, 이래서 실연이 좋다.
라흐마니노프 피협은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연주를 했고 앞으로도 진행을 하나본데 첫 공연이었는지 해설에만 15분을 썼다. 시간이 걸리면 어떠랴, 나는 시간이 많은 휴직자인 것을, 오케스트라도 시간이 길어져 앵콜을 안하려고 생각했나본데 관객들 호응 덕분에 앵콜까지 들었다. 늦은 시간 집에 갈 걱정 없이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11시 콘서트라 그런지 유난히 기분이 좋아서 예술의 전당 페이지에 들어가 다른 공연들을 또 살펴본다.

















구혜선 dark YELLOW
11시 콘서트를 본 날 v 갤러리에서 구혜선 개인전을 하길래, 무료이기도 하고 시간도 많은 나는 안들어가볼 이유가 없지. 구혜선이 그린 그림도 있고, 작곡작사한 악보도 있고, 조형물도 있고, 전시실에서 나오는 음악도 구혜선 곡인 것 같다. 나는 그녀의 세상을 영원히 이해 못하겠지만 종합예술인이려니 생각할련다.

너의 이름은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는데 덕후의 영화를 보다니. 후쿠시마 이후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한 작품이란 것을 빼면 그냥 일본의 애니메이션인데, 성지순례를 할만큼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라라랜드
여기저기 수상소식이 들리고 화제가 되고 있으니 봐줘야 할 것 같아서 상영관도 없는데 겨우겨우 찾아서 봤으나 난 좀 실망. 뮤지컬 영화인줄 알고 봤는데 뮤지컬은 일부일 뿐이고 스토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뮤지컬을 기대했던터라 영화 초반의 화려한 파티씬이 있는 부분이 좋았는데 대부분은 마지막 씬이 좋았다고 하니 내 감성이 더 이상 대중과 교감이 안되는 것인가. 음악도 메인 선율이 여러가지 버전으로 변주되어 흐르는 것은 좋았지만 노래는 와닿는 것이 없었다. 이미 여러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았으므로 그 밖의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생략하겠다.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12월의 문화생활

에르메스, 파리지앵의 산책
한동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구었던 에르메스의 전시. 사실 전시보다는 디뮤지엄에 생겼다는 아이엠버거가 더 궁금해서 간거였는데, 휴직 후 첫 평일 일정이라 한가한 전시장과 식당을 기대했으나 웬걸. 아이엠버거도 30분 대기, 에르메스 전시도 입장을 위해 4명씩 줄서서 대기, 평일에도 핫 플레이스는 핫핫핫하구나.
에르메스 전시에 대한 온라인상의 체감은 서울 사람 중에 안 가본 사람이 없는 것 같았는데 정작 나는 큰 감흥이 없었다. 파리에 가본 적이 없어서인가 에르메스에도, 파리지앵의 산책이란 컨셉에도 와닿는게 없었다. (아이엠버거는 아주 맛있었다.) 그렇지만 사진 한 장 투척.
서울시향
서울시향의 브람스 교향곡 1번과 김한과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이번 주에는 무슨 공연이 있나 살펴보다가 발견한 공연인데, 아는 곡만 연주해주는 공연은 흔치 않으므로 덥썩 예매했다. 게다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실연으로 들을 수 있다니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다. 김한은 차세대 클라리넷 연주자인 것 같은데 특유의 몸동작 때문에 몰입이 잘 안되었으나 연주는 괜찮았다. 앵콜곡은 클라리넷으로 이런 곡도 연주할 수 있다는, 꽤나 기교가 필요한 곡을 연주해서 관객들의 호응이 엄청났다. 그런 기교 아니더라도 클라리넷의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가 참 좋았다.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11월의 문화생활

빈필의 베토벤 교향곡 6번&브람스 교향곡 4번.
얼마만에 보는 공연인지 꼽아보니 세상에, 조성진 이후로 처음이다. 9개월만에 보는 공연, 그것도 수지형이 알려줘서 유료회원 찬스로 빨리 예매했지 거의 전석매진인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전 날 롯데콘서트홀에서 먼저 연주되었는데 롯데콘서트홀 소리가 안 좋은건지 악평이 많았다. 우리는 예술의전당 합창석이어서 최상의 자리는 아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참고로 R석은 35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음)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은 실연을 처음 들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빈필의 실력 때문일까? 소리가 너무너무 좋았다. 관악기가 연주하는 물소리 새소리 소리가 너무 좋았고 폭풍을 표현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주 멋졌다. 가을엔 브람스라며 브람스 교향곡을 좋아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전원교향곡이 참 좋았다. 그리고 앵콜로 연주해준 브람스의 헝가리무곡과 다른 교향곡 3악장이 본 프로그램인 4번보다 더 좋았다. 정명훈의 헝가리무곡은 몇 번을 들어도 기분이 좋다.
정명훈은 서울시향을 그만두었으나 빈필을 데리고 와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운지(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마에의 위상을 모르는 것일수도) 커튼콜을 할 때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고, 지휘대에 털썩 앉아 관객들을 한참 바라보기도 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버스타러 가는데 빈필 단원들이 준비된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나와 있는 장면을 보게되었다. 유창한 영어가 된다면 오늘 공연 멋지고 좋았다고 또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뭐 간단한 영어니 용기만 있으면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힐끔힐끔 쳐다만보다 지나친게 좀 아쉽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러고 보니 올해는 공연은 못봤지만 발레를 굉장히 많이 보았다. 그런데 항상 공연 며칠 전 들여다보고 남는 표나 취소표를 사는 수준이어서 미리 표를 사두고 기대하며 두근두근하는 과정이 사라졌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아마 나의 내 의지로 예매한 첫번째 발레였던 것 같다. 당시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무대장치와 의상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 공연을 올리기가 힘든 공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니버셜 발레단의 공연이었는데 이 재단이 그나마 재정상태가 좋아서 올리는 것이지만 10년만에 하는 공연이라나,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해서 발레 쥐뿔도 모르지만 예매했었더랬다. 그래서 좀 지루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보았는데 오, 정말 재미있다. 아직 연출과 안무 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아는 경지는 아니라, 예전에 봤던 유니버셜과 지금 본 국립발레단의 동명 작품에 어떤 차이가 있어서 이렇게 다른 매력을 느끼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역량차이가 있고, 마녀 역할을 한 이재우의 훤칠한 키와 카리스마 덕분에 포인트도 되고, 의상도 국립발레단이 항상 앞서가는 것 같다. 어쨌든 발레도 종합예술이니까.
결혼기념일에 급히 이벤트 만든다고 예매해서 본 것이었는데 대 만족이었다.
 

2016년 11월 3일 목요일

10월의 문화생활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데, 내용을 알면 더 재미있지만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줄리엣이 등장하기도 전에 잠들어버렸다. 나중에 찾아보니 50대의 줄리엣을 초대해서 꽤 화제가 된 공연이었나본데 아무 준비 없이 간 것이 좀 아쉽다. 외국인 무용수들이 많은 것이 특이하긴 했지만 유니버셜 발레단은 확실히 기량이 떨어져서 눈이 덜 즐겁다. 지난 번에 발레를 보고난 후에 잘하는 사람 거 골라서 봐야지 생각했는데 너무 준비없이 왔다. 실패하는 공연도 있어야 다음이 즐겁겠지.

2016년 9월 11일 일요일

8월의 문화생활


스파르타쿠스.
봄에 보았던 국립발레단의 갈라에서 스파르타쿠스의 역동적인 무대가 너무 멋져서 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엄청 인기가 많은 공연이었나보다. 국립발레단의 정기 레퍼토리라고 생각했는데 4년만에 하는 공연인데다 국립극장에서 하는 바람에 티켓 가격도 싼 영향이었을까. 전석 매진이었다. 신랑도 보고싶어했던 공연이었는데 숙정이가 발레 카페에서 양도표를 구해줘서서 신랑은 배신하고 숙정이랑 보러갔다.
그런데 생각만큼 멋지지는 않았다. 극의 특성상 발레리노들의 역할이 많고 홍보도 짐승남을 강조하길래 멋진 군무를 기대했는데, 발레리나들의 아름다운 군무를 대신할만큼 멋진지 모르겠다. 게다가 김기완을 보면서 발레리노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는지 웬만해서는 감동이 없다. 나중에 김기완이 올린 자기 공연 동영상을 보니, 저 장면이 이렇게 멋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났다. 담에 신랑이랑 보러 갈때는 김기완 공연으로 골라봐야지. 발레 예매의 단점은 캐스팅을 보고 예매하려면 이미 좋은 좌석은 다 예매가 끝나버리는 것.    

4월의 너의 거짓말.
오랜만에 본 애니메이션. 클래식을 주제로 하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신랑이 먼저 보고 강추해서 보게되었는데 나는 그냥 쏘쏘, 역시 노다메 칸타빌레만한게 없다.
피아노 치는 중학생 남자아이와 바이얼린 켜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인데, 신랑은 그 아이들의 감정선에 몰입하여 눈물도 흘리면서 봤나보다. 쇼팽의 선율과 절묘한 영상 구성에 가슴 절절했나보다.
그런데 나는 중학생 남자아이의 죽은 엄마 마음에 이입이 되는 바람에 핀트가 어긋난채로 보게 되어서 별 감동이 없었다. 감동을 공유하고 싶었던 신랑은 실망, 더 이상 소녀소녀한 감성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을 깨달은 나는 절망.

2016년 8월 28일 일요일

7월의 문화생활

7월엔 메가박스 오페라만 두 편 보았다.

투란도트.
정말 유명한 오페라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 티켓이 매진이길래 실망하고 있었는데 전날 밤에 보니 오전 10시에 추가 오픈되어 운좋게 볼 수 있었다. 1막부터 막 재미있는지, 내용을 추리면 정말 심플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의상, 동양의 문화까지 결합되어 볼거리가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투란도트가 할머니 같았다는 것, 바로 직전에 투란도트의 아버지가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혹시 투란도트의 어머니가 나오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 잘하는 소프라노가 이렇게 적은 것인가 정말 몰입감 떨어진다.
테너는 노래를 잘 해서 그가 등장할 때부터 3막이 될 때까지 네순 도르마를 얼마나 잘 불러줄지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되어 노래를 들으니 실망. 그동안 정말 잘하는 사람들의 네순 도르마를 들어왔나보다. 수수께끼를 맞추는 부분도 그렇게 짧고 쉽게 끝나다니, 원작이 그런거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거 같은데 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투란도트는 Met Opera였기 때문에 르네 플레밍이 나와서 또 열심히 홍보를 해준다. 난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이런 무대 뒷모습이 더 좋더라. 다음 작품인 마농 레스코도 여건이 되면 보고싶군. 투란도트는 화려한 피날레가 인상에 남고, 무대장치며, 배우들이며, 아리아를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한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마탄의 사수.
팀원이랑 보러 갔다. 결론은 지루했다. 아무리 오페라라 해도 그렇지 너무 억지스럽잖아.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극적인 화해도 좀 별로였다.
독일어로 하는 오페라여서 좀 투박하달까, 그리고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도 있어서 특이하다. 뭔가 베버에 대해서도 좀 쓰고, 독일어 오페라에 대해서도 썰을 풀어야 할 것 같지만 조사해서 올리는건 넘나 귀찮은 일.

2016년 6월 30일 목요일

6월의 문화생활

피가로의 결혼.
요즘 영화관마다 차별화를 위해 명화 재상영이나 클래식 공연을 상영해주는데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를 상영해준다. 매년 MET 오페라를 상영해오다가 이제는 유니텔 클래시카 오페라도 추가되었다. 팀에서 보러가기로 해서 무난하고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카르멘을 보려고 했는데 피가로의 결혼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다. 상영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http://www.megabox.co.kr/?menuId=specialcontent-classicHome&majorCode=02&minorCode=0208
워낙 취향을 타는 장르인데 팀원들과 보는 거라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들 재미있었다며 다음 공연도 함께 보러가자고 했다. 오페라 가수들의 풀이 한계가 있다보니 주인공이 미남 미녀가 아니어서 좀 낯설긴 했지만 400년 전에도 출생의 비밀이 담긴 막장 드라마가 인기였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극장에서 보는 오페라는 생동감은 좀 떨어지지만 배우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자막 덕분에 내용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야겠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난 해 국립발레단이 초연하고 세익스피어 사망 400주년을 맞이하여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대부분의 발레는 비극이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희극이다. 발레를 보면서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선도 까다롭고 표정 연기도 많은데 기존의 공연들과는 완전히 달라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도, 연기를 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정통 발레를 보는 것도 늘 감동이지만 이렇게 유쾌한 작품 하나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 시간.  

이재효 전시.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되는 이재효 작가의 전시. 이재효 작가의 이름을 인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작품을 보면 아~ 할 것 같다. 그만큼 요즘 큰 건물들의 로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로 만든 작품만 알고 있었는데 못으로 만든 작품도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었고, 그 외에도 낙엽이나 돌 등의 자연소재 작품이 많다.
두 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 작품을 두었는데, 전시실의 로비에는 작가의 작품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고 야외에서는 작품에 매달려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게 해두었다. 손대지 마시오가 아니라 마음껏 매달리고 일상의 가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니 참 인상적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맞이해주는 낙엽을 엮어 만든 길과 빛을 이용한 돌 작품, 가느다란 나무 줄기들로 만들어졌으나 마치 복슬복슬한 털 같은 느낌의 작품, 뻗어나가는 나무 가지의 자연스런 현태를 그대로 활용한 작품 등 볼거리가 많았다. 몽환적인 느낌과 자연 친화적인 익숙한 느낌도 참 좋았다. 좋았던 날 좋은 작품을 만나 더 좋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