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할머니댁에 갔다. 전을 부치고 고기를 굽고 점심 준비를 하고 먹고 치우고 난 후 영우 노는걸 본다고 식탁에 앉아 있는데 높이 있는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는게 재미있었나보다. 이리 와서 영우 하는거 보라고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어쩐지 시댁에서는 영우와 놀아주는데 좀 적극적이지 않게 되어서 안 가고 있었다. 그랬더니 분을 못 이기고 막 소리를 지르다가 짜증나라는 말을 했다. 집에서라면 짜증난다는 말을 쓴 것에 대해, 소리 지른 것에 대해 혼이 났어야 하는데 혼내지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더니 할머니가 가셔서 달래고 오신다. 애초에 내가 영우 하자는대로 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긴 하지만 썩 좋은 모습은 아니다.
서울 온 김에 전에 가보려고 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예르미타시 박물관전을 보러 갔다. 겨울궁전이라고도 불리우는 예르미타시에서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미술품을 갖고 온 모양이다. 마침 영우는 잠이 들어서 편히 감상할 수 있었다. 마지막 관에 들어가자 잠이 깬 영우. 영우에게도 그림을 보여줄겸 다시 이동을 하였는데 푸생의 십자가에서 내림을 보며 예수님이라고 설명해주자 흥미롭게 지켜본다. 아마도, 이 그림이 다른 그림들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서 시선을 두기도 편했을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에게 내가 예수라고 말하며 상처를 보여주는 그림도 설명해주었는데, 중세의 그림을 보려면 성경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몇 번이나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그림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하였다. 그림 하나만 보더라도 기억에 남는게 있다는건 좋은 일이구나.
2018년 3월 19일 월요일
2017년 5월 16일 화요일
3월의 문화생활
아, 이럴수가. 3월에는 일부러 찾아간 전시회도 공연도 없다. 결국 무하전은 보러가지 못했다. 4월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을지로에 약속이 있을 때 방문했던 KF 갤러리에서 본 전시회가 있긴 하다. 빈 시간에 짬을 내서 방문한거라 두 번에 걸쳐 방문해서 겨우 다 봤다.
영상과 물질 - 70년대 일본의 판화
일본의 현대 판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현대도 싫은데 판화라니 익숙치 않다. 주제가 영상과 물질인데, 사진을 여러장 찍어놓고 그것을 다시 판화에 심어놓는다거나 하는 방식, 물질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 놓은 방식의 판화들이었다. TV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대에 블라블라~ 이 작품이야말로 물질주의를 잘 표현한 블라블라~ 하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이우환이라는 이름 석자가 눈에 띄길래 왜 일본의 판화전에 이우환 작품이 있나 싶어 이 이우환이 우리가 아는 그 화가냐고 물어보았다. 맞고, 이우환이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모노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우환이 일본에서 활동한 것, 심지어 꽤 인정받는 작가였다는 것, 아시아에서 시작된 미술사조가 존재한다는 것, 뜻밖에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영상과 물질 - 70년대 일본의 판화
일본의 현대 판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현대도 싫은데 판화라니 익숙치 않다. 주제가 영상과 물질인데, 사진을 여러장 찍어놓고 그것을 다시 판화에 심어놓는다거나 하는 방식, 물질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 놓은 방식의 판화들이었다. TV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대에 블라블라~ 이 작품이야말로 물질주의를 잘 표현한 블라블라~ 하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이우환이라는 이름 석자가 눈에 띄길래 왜 일본의 판화전에 이우환 작품이 있나 싶어 이 이우환이 우리가 아는 그 화가냐고 물어보았다. 맞고, 이우환이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모노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우환이 일본에서 활동한 것, 심지어 꽤 인정받는 작가였다는 것, 아시아에서 시작된 미술사조가 존재한다는 것, 뜻밖에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1월의 문화생활
KF 갤러리
센터원의 KF 갤러리에서 무료 전시가 열리는데 가끔 들러보면 작은 규모이지만 알찬 전시가 열린다. 요즘은 직장인들을 위해서 저녁 8시까지 관람 가능하고 6시 30분에 도슨트도 있다.
1월에는 베트남 땀따잉마을의 사진전이 열렸고 2월에는 일본의 판화가 전시되고 있다. 종로에서 시간이 남을 때 가보면 좋은 곳.
11시 콘서트
휴직자 찬스로 정말 오랜만에 11시 콘서트에 가본다. 오랜만에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을 들을 수 있었는데 도입부가 웅장하게 울려퍼지니 그래, 실연이란게 이런 느낌이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서 오기를 잘했다 싶었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은 많이 들어봤을 것 같은데 이렇게나 경쾌한 곡이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연주였다. 연주자마다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으니, 이래서 실연이 좋다.
라흐마니노프 피협은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연주를 했고 앞으로도 진행을 하나본데 첫 공연이었는지 해설에만 15분을 썼다. 시간이 걸리면 어떠랴, 나는 시간이 많은 휴직자인 것을, 오케스트라도 시간이 길어져 앵콜을 안하려고 생각했나본데 관객들 호응 덕분에 앵콜까지 들었다. 늦은 시간 집에 갈 걱정 없이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11시 콘서트라 그런지 유난히 기분이 좋아서 예술의 전당 페이지에 들어가 다른 공연들을 또 살펴본다.
구혜선 dark YELLOW
11시 콘서트를 본 날 v 갤러리에서 구혜선 개인전을 하길래, 무료이기도 하고 시간도 많은 나는 안들어가볼 이유가 없지. 구혜선이 그린 그림도 있고, 작곡작사한 악보도 있고, 조형물도 있고, 전시실에서 나오는 음악도 구혜선 곡인 것 같다. 나는 그녀의 세상을 영원히 이해 못하겠지만 종합예술인이려니 생각할련다.
너의 이름은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는데 덕후의 영화를 보다니. 후쿠시마 이후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한 작품이란 것을 빼면 그냥 일본의 애니메이션인데, 성지순례를 할만큼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라라랜드
여기저기 수상소식이 들리고 화제가 되고 있으니 봐줘야 할 것 같아서 상영관도 없는데 겨우겨우 찾아서 봤으나 난 좀 실망. 뮤지컬 영화인줄 알고 봤는데 뮤지컬은 일부일 뿐이고 스토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뮤지컬을 기대했던터라 영화 초반의 화려한 파티씬이 있는 부분이 좋았는데 대부분은 마지막 씬이 좋았다고 하니 내 감성이 더 이상 대중과 교감이 안되는 것인가. 음악도 메인 선율이 여러가지 버전으로 변주되어 흐르는 것은 좋았지만 노래는 와닿는 것이 없었다. 이미 여러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았으므로 그 밖의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생략하겠다.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12월의 문화생활
에르메스, 파리지앵의 산책
한동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구었던 에르메스의 전시. 사실 전시보다는 디뮤지엄에 생겼다는 아이엠버거가 더 궁금해서 간거였는데, 휴직 후 첫 평일 일정이라 한가한 전시장과 식당을 기대했으나 웬걸. 아이엠버거도 30분 대기, 에르메스 전시도 입장을 위해 4명씩 줄서서 대기, 평일에도 핫 플레이스는 핫핫핫하구나.
에르메스 전시에 대한 온라인상의 체감은 서울 사람 중에 안 가본 사람이 없는 것 같았는데 정작 나는 큰 감흥이 없었다. 파리에 가본 적이 없어서인가 에르메스에도, 파리지앵의 산책이란 컨셉에도 와닿는게 없었다. (아이엠버거는 아주 맛있었다.) 그렇지만 사진 한 장 투척.
서울시향
서울시향의 브람스 교향곡 1번과 김한과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이번 주에는 무슨 공연이 있나 살펴보다가 발견한 공연인데, 아는 곡만 연주해주는 공연은 흔치 않으므로 덥썩 예매했다. 게다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실연으로 들을 수 있다니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다. 김한은 차세대 클라리넷 연주자인 것 같은데 특유의 몸동작 때문에 몰입이 잘 안되었으나 연주는 괜찮았다. 앵콜곡은 클라리넷으로 이런 곡도 연주할 수 있다는, 꽤나 기교가 필요한 곡을 연주해서 관객들의 호응이 엄청났다. 그런 기교 아니더라도 클라리넷의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가 참 좋았다.
한동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구었던 에르메스의 전시. 사실 전시보다는 디뮤지엄에 생겼다는 아이엠버거가 더 궁금해서 간거였는데, 휴직 후 첫 평일 일정이라 한가한 전시장과 식당을 기대했으나 웬걸. 아이엠버거도 30분 대기, 에르메스 전시도 입장을 위해 4명씩 줄서서 대기, 평일에도 핫 플레이스는 핫핫핫하구나.
에르메스 전시에 대한 온라인상의 체감은 서울 사람 중에 안 가본 사람이 없는 것 같았는데 정작 나는 큰 감흥이 없었다. 파리에 가본 적이 없어서인가 에르메스에도, 파리지앵의 산책이란 컨셉에도 와닿는게 없었다. (아이엠버거는 아주 맛있었다.) 그렇지만 사진 한 장 투척.
서울시향
서울시향의 브람스 교향곡 1번과 김한과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이번 주에는 무슨 공연이 있나 살펴보다가 발견한 공연인데, 아는 곡만 연주해주는 공연은 흔치 않으므로 덥썩 예매했다. 게다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실연으로 들을 수 있다니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다. 김한은 차세대 클라리넷 연주자인 것 같은데 특유의 몸동작 때문에 몰입이 잘 안되었으나 연주는 괜찮았다. 앵콜곡은 클라리넷으로 이런 곡도 연주할 수 있다는, 꽤나 기교가 필요한 곡을 연주해서 관객들의 호응이 엄청났다. 그런 기교 아니더라도 클라리넷의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가 참 좋았다.
2016년 8월 28일 일요일
도쿄 미술관 투어
겨울에 다녀온 여행을 여름의 끝자락에서야 겨우 포스팅한다. 엄청 거창한 여행기도 아닌데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지. 미술사 수업 멤버들 14명과 함께 다녀온 도쿄 2박 3일 미술관 투어.
우리는 8곳의 미술관을 방문하였고, 보티첼리라는 이름만으로, 라파엘전파라는 주제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음에 감동하였고, 정말 다양한 화가에 대한 많은 종류의 책이 출판되어 있음에 놀랐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왜 강국인지, 문화적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미술관에는 작품명과 화가명이 프린트된 종이와 작은 연필을 배포하고 있어 매칭을 해가며, 인상적인 작품은 체크를 해가며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째 날
우리는 8곳의 미술관을 방문하였고, 보티첼리라는 이름만으로, 라파엘전파라는 주제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음에 감동하였고, 정말 다양한 화가에 대한 많은 종류의 책이 출판되어 있음에 놀랐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왜 강국인지, 문화적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미술관에는 작품명과 화가명이 프린트된 종이와 작은 연필을 배포하고 있어 매칭을 해가며, 인상적인 작품은 체크를 해가며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째 날
1. Bunkamura 미술관 : Pre-Raphaelite and Romantic Painting from National Museums Liverpool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한 곳에 놓고 보니 이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라파엘 전파의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첫번째 미술관에서 뜻밖의 수확. 예전부터 알마 타데마(Lqwrence Alma-Tadema)의 작품은 좋아했었는데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Charles Edward Perugini, George Frederic Watts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한 곳에 놓고 보니 이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라파엘 전파의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첫번째 미술관에서 뜻밖의 수확. 예전부터 알마 타데마(Lqwrence Alma-Tadema)의 작품은 좋아했었는데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Charles Edward Perugini, George Frederic Watts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2.신국립미술관 : The Best Selection of the Ohara Museum of Art
오하라 미술관의 작품들이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기모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특색 있고 꽤 괜찮다 싶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로 구색을 잘 갖춰놓았는데, 이렇게 많은 이란의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On Kawara의 작품. 그는 누구인가. 지난 뉴욕 여행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한 나에게 분노를 준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아닌가.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작품은 정상적인 페인팅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잊혀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네.
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가 있었다. 이 작품은 2차원인 회화를 3차원으로 만든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 본 작품이었고, 혼자였으면 캔버스가 찢어졌는지도 몰랐을텐데 일행들이 알려주어 다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나중에 일행들이 Tsutaya 서점에서 Fontana 관련 서적만도 서너권이라며 일본 문화의 저변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재스퍼 존스나 잭슨 폴록의 작품,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작품 딱 한점씩이 갖춰져 있었다. 모네의 수련도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좋기만했을 수련이, 라파엘전파의 작품에 밀려 별 감흥이 없었다. 2월 초의 인상주의전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바뀔 수 있나 싶다.
오하라 미술관의 작품들이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기모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특색 있고 꽤 괜찮다 싶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로 구색을 잘 갖춰놓았는데, 이렇게 많은 이란의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On Kawara의 작품. 그는 누구인가. 지난 뉴욕 여행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한 나에게 분노를 준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아닌가.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작품은 정상적인 페인팅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잊혀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네.
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가 있었다. 이 작품은 2차원인 회화를 3차원으로 만든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 본 작품이었고, 혼자였으면 캔버스가 찢어졌는지도 몰랐을텐데 일행들이 알려주어 다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나중에 일행들이 Tsutaya 서점에서 Fontana 관련 서적만도 서너권이라며 일본 문화의 저변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재스퍼 존스나 잭슨 폴록의 작품,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작품 딱 한점씩이 갖춰져 있었다. 모네의 수련도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좋기만했을 수련이, 라파엘전파의 작품에 밀려 별 감흥이 없었다. 2월 초의 인상주의전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바뀔 수 있나 싶다.
3. 52F Mori Art center Gallery : Vermeer and Rembrandt(The Masters of the 17th century Dutch Golden Age)
롯본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은 52층과 5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52층에서 베르메르와 램브란트 전부터 살펴보는데 전시회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달리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작품은 한 점씩뿐이다. 그러나 17세기 회화의 특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베르메르와 렘브란트가 아니어도 정말 좋았다.
17세기의 정물도 좋고, 하늘과 풍경도 좋았지만 특히나 초상화의 매력에 빠졌다. 할스(Frans Hals)의 그림이 특별히 달라보이는 것은 편견 때문인가, 실력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초상화에는 그 시절의 복식과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샵 벽면에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베르메르만의 특징이 있기도 하고, 뉴욕 여행때 봤던 작품들이 아직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 Mets에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롯본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은 52층과 5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52층에서 베르메르와 램브란트 전부터 살펴보는데 전시회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달리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작품은 한 점씩뿐이다. 그러나 17세기 회화의 특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베르메르와 렘브란트가 아니어도 정말 좋았다.
17세기의 정물도 좋고, 하늘과 풍경도 좋았지만 특히나 초상화의 매력에 빠졌다. 할스(Frans Hals)의 그림이 특별히 달라보이는 것은 편견 때문인가, 실력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초상화에는 그 시절의 복식과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샵 벽면에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베르메르만의 특징이 있기도 하고, 뉴욕 여행때 봤던 작품들이 아직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 Mets에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4. 53F Mori Art Museum : Takashi Murakami The 500 Arhats
동선이 그리 멀지 않긴 했지만 첫 날에 자그마치 네 곳의 미술관을 보러 가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사실 다카시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아는 분이 다카시전에 다녀오신 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셨었는데 크게 감흥도 없었고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단체 활동이니 따라갔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쉴 요량이었는데 이게 웬걸, 뜻밖에도 굉장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언젠가 보았던 작품이 다카시 작품이었구나 매칭시키게 되었고, 규모나 재료비 측면에서 엄청난 작품들이 많고 많았지만 과거의 작품을 재창조해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하는 과정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다니 인상적이었다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술 전공자분께서 말씀하신다. 과거의 작품을 참고하여 재창조하는 것은 전공 수업 중의 하나라고, 누구나 배우는 그것을 재창조해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다카시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이 사람, 만화 그리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동선이 그리 멀지 않긴 했지만 첫 날에 자그마치 네 곳의 미술관을 보러 가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사실 다카시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아는 분이 다카시전에 다녀오신 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셨었는데 크게 감흥도 없었고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단체 활동이니 따라갔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쉴 요량이었는데 이게 웬걸, 뜻밖에도 굉장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언젠가 보았던 작품이 다카시 작품이었구나 매칭시키게 되었고, 규모나 재료비 측면에서 엄청난 작품들이 많고 많았지만 과거의 작품을 재창조해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하는 과정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다니 인상적이었다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술 전공자분께서 말씀하신다. 과거의 작품을 참고하여 재창조하는 것은 전공 수업 중의 하나라고, 누구나 배우는 그것을 재창조해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다카시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이 사람, 만화 그리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둘째 날
1. Seiji Togo Memorial Sompo Japan Museum of Art
이 곳은 손보재팬(손해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이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 고갱의 작품이 유리벽 안에 상시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 대회에선가 입상한 일본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면 마지막 방에 해바라기가 있다. 이 방에는 Seiji Togo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분, Grandma Moses의 작품이 있다.(마지막 방에 있는 작품들은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처음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때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작품들이 더 인상깊었다.
일본 사람들이 모지스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이후 다른 미술관에서도 작품 및 할머니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그린 할머니의 작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9748
이 곳은 손보재팬(손해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이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 고갱의 작품이 유리벽 안에 상시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 대회에선가 입상한 일본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면 마지막 방에 해바라기가 있다. 이 방에는 Seiji Togo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분, Grandma Moses의 작품이 있다.(마지막 방에 있는 작품들은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처음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때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작품들이 더 인상깊었다.
일본 사람들이 모지스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이후 다른 미술관에서도 작품 및 할머니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그린 할머니의 작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9748
2. Tokyo Huji Art Museum : From the Renaissance to the 20th Century - 500years of Western Paintings
후지 미술과는 도쿄 시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곽선을 타고 하치오지로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매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영구히 전시되고 있고, 다른 몇 개 관에서도 시즌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루이14세의 초상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의 멋진 초상화들. 반 다이크, 틴토레토, 할스의 초상화들. 부셰의 작품들도 몇 개나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교과서에 나오는 브뢰겔의 Peasant Wedding Feast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보았던 루벤스전의 복습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들은 영구히 전시되는 것이므로 QR코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설도 잘 되어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우리 일행들이 미술관을 전세낸 느낌, 아톡님이 틈틈이 작품 설명도 해주시고, 이보다 더 좋은 감상 조건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적인 미술관이었다.
다른 관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갑자기 초상화에 꽂힌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전시였다. 로비에 있는 조각 중에도 로뎅의 작품들이 많다. 아마 다른 조각들도 유명한 작품들이겠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보고싶다. 후지그룹 정말 돈이 많았구나.
3. Murauchi Art Museum
여기는 좀 특이한 곳이다. 1층에서는 가구를 팔고 있는데 윗층은 전시실로 꾸며두었다. 그래서 모르고 가면, 가구가 중심인지 작품이 중심인지 헷갈릴수도 있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 같은 풍경을 그려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좋아도 바르비종파는 그냥 그렇다.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 현대의 작품들도 많은데 바르비종파 중심으로 홍보가 되다보니 목가적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양떼 모형들이 있어서 뜬금없기도 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Bernard Buffet의 판화같은 형식의 작품들이었는데 베니스를 그린 작품들이 참 멋졌다. Buffet라는 이름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샤갈, 달리, 뷔페 전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후지 미술과는 도쿄 시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곽선을 타고 하치오지로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매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영구히 전시되고 있고, 다른 몇 개 관에서도 시즌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루이14세의 초상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의 멋진 초상화들. 반 다이크, 틴토레토, 할스의 초상화들. 부셰의 작품들도 몇 개나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교과서에 나오는 브뢰겔의 Peasant Wedding Feast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보았던 루벤스전의 복습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들은 영구히 전시되는 것이므로 QR코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설도 잘 되어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우리 일행들이 미술관을 전세낸 느낌, 아톡님이 틈틈이 작품 설명도 해주시고, 이보다 더 좋은 감상 조건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적인 미술관이었다.
다른 관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갑자기 초상화에 꽂힌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전시였다. 로비에 있는 조각 중에도 로뎅의 작품들이 많다. 아마 다른 조각들도 유명한 작품들이겠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보고싶다. 후지그룹 정말 돈이 많았구나.
3. Murauchi Art Museum
여기는 좀 특이한 곳이다. 1층에서는 가구를 팔고 있는데 윗층은 전시실로 꾸며두었다. 그래서 모르고 가면, 가구가 중심인지 작품이 중심인지 헷갈릴수도 있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 같은 풍경을 그려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좋아도 바르비종파는 그냥 그렇다.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 현대의 작품들도 많은데 바르비종파 중심으로 홍보가 되다보니 목가적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양떼 모형들이 있어서 뜬금없기도 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Bernard Buffet의 판화같은 형식의 작품들이었는데 베니스를 그린 작품들이 참 멋졌다. Buffet라는 이름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샤갈, 달리, 뷔페 전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셋째 날
Tokyo Metropolitan Art Museum : Botticelli
보티첼리와 Lippi 부자 만으로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15세기 작품들로만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종교가 없어서일까, 이런 전시회는 의미를 생각해야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아톡님도 힘든 전시일 것이 예상되었는지 수시로 카톡으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전시에도 사람이 가득가득차는 일본의 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유디트였다. 보티첼리의 유디트라니, 이런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도쿄도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우에노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옆에 국립서양미술관도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휴관이어서 정원의 로댕 작품들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휴관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날은 우에노에서 보냈을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Tsutaya 서점에서 아트서적을 쇼핑하는 우리의 일행들.
이렇게 마무리한 굵고 짧은 2박3일간의 도쿄 미술관 투어. 안타깝게도 이 날 이후로 수업에 가지 못해 일행들과 제대로 된 뒷풀이도 하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네 그려.
보티첼리와 Lippi 부자 만으로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15세기 작품들로만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종교가 없어서일까, 이런 전시회는 의미를 생각해야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아톡님도 힘든 전시일 것이 예상되었는지 수시로 카톡으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전시에도 사람이 가득가득차는 일본의 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유디트였다. 보티첼리의 유디트라니, 이런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도쿄도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우에노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옆에 국립서양미술관도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휴관이어서 정원의 로댕 작품들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휴관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날은 우에노에서 보냈을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Tsutaya 서점에서 아트서적을 쇼핑하는 우리의 일행들.
이렇게 마무리한 굵고 짧은 2박3일간의 도쿄 미술관 투어. 안타깝게도 이 날 이후로 수업에 가지 못해 일행들과 제대로 된 뒷풀이도 하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네 그려.
2016년 6월 30일 목요일
6월의 문화생활
피가로의 결혼.
요즘 영화관마다 차별화를 위해 명화 재상영이나 클래식 공연을 상영해주는데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를 상영해준다. 매년 MET 오페라를 상영해오다가 이제는 유니텔 클래시카 오페라도 추가되었다. 팀에서 보러가기로 해서 무난하고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카르멘을 보려고 했는데 피가로의 결혼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다. 상영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http://www.megabox.co.kr/?menuId=specialcontent-classicHome&majorCode=02&minorCode=0208
워낙 취향을 타는 장르인데 팀원들과 보는 거라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들 재미있었다며 다음 공연도 함께 보러가자고 했다. 오페라 가수들의 풀이 한계가 있다보니 주인공이 미남 미녀가 아니어서 좀 낯설긴 했지만 400년 전에도 출생의 비밀이 담긴 막장 드라마가 인기였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극장에서 보는 오페라는 생동감은 좀 떨어지지만 배우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자막 덕분에 내용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야겠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난 해 국립발레단이 초연하고 세익스피어 사망 400주년을 맞이하여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대부분의 발레는 비극이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희극이다. 발레를 보면서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선도 까다롭고 표정 연기도 많은데 기존의 공연들과는 완전히 달라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도, 연기를 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정통 발레를 보는 것도 늘 감동이지만 이렇게 유쾌한 작품 하나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 시간.
이재효 전시.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되는 이재효 작가의 전시. 이재효 작가의 이름을 인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작품을 보면 아~ 할 것 같다. 그만큼 요즘 큰 건물들의 로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로 만든 작품만 알고 있었는데 못으로 만든 작품도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었고, 그 외에도 낙엽이나 돌 등의 자연소재 작품이 많다.
두 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 작품을 두었는데, 전시실의 로비에는 작가의 작품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고 야외에서는 작품에 매달려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게 해두었다. 손대지 마시오가 아니라 마음껏 매달리고 일상의 가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니 참 인상적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맞이해주는 낙엽을 엮어 만든 길과 빛을 이용한 돌 작품, 가느다란 나무 줄기들로 만들어졌으나 마치 복슬복슬한 털 같은 느낌의 작품, 뻗어나가는 나무 가지의 자연스런 현태를 그대로 활용한 작품 등 볼거리가 많았다. 몽환적인 느낌과 자연 친화적인 익숙한 느낌도 참 좋았다. 좋았던 날 좋은 작품을 만나 더 좋았던 날.
요즘 영화관마다 차별화를 위해 명화 재상영이나 클래식 공연을 상영해주는데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를 상영해준다. 매년 MET 오페라를 상영해오다가 이제는 유니텔 클래시카 오페라도 추가되었다. 팀에서 보러가기로 해서 무난하고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카르멘을 보려고 했는데 피가로의 결혼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다. 상영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http://www.megabox.co.kr/?menuId=specialcontent-classicHome&majorCode=02&minorCode=0208
워낙 취향을 타는 장르인데 팀원들과 보는 거라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들 재미있었다며 다음 공연도 함께 보러가자고 했다. 오페라 가수들의 풀이 한계가 있다보니 주인공이 미남 미녀가 아니어서 좀 낯설긴 했지만 400년 전에도 출생의 비밀이 담긴 막장 드라마가 인기였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극장에서 보는 오페라는 생동감은 좀 떨어지지만 배우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자막 덕분에 내용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야겠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난 해 국립발레단이 초연하고 세익스피어 사망 400주년을 맞이하여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대부분의 발레는 비극이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희극이다. 발레를 보면서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선도 까다롭고 표정 연기도 많은데 기존의 공연들과는 완전히 달라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도, 연기를 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정통 발레를 보는 것도 늘 감동이지만 이렇게 유쾌한 작품 하나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 시간.
이재효 전시.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되는 이재효 작가의 전시. 이재효 작가의 이름을 인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작품을 보면 아~ 할 것 같다. 그만큼 요즘 큰 건물들의 로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로 만든 작품만 알고 있었는데 못으로 만든 작품도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었고, 그 외에도 낙엽이나 돌 등의 자연소재 작품이 많다.
두 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 작품을 두었는데, 전시실의 로비에는 작가의 작품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고 야외에서는 작품에 매달려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게 해두었다. 손대지 마시오가 아니라 마음껏 매달리고 일상의 가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니 참 인상적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맞이해주는 낙엽을 엮어 만든 길과 빛을 이용한 돌 작품, 가느다란 나무 줄기들로 만들어졌으나 마치 복슬복슬한 털 같은 느낌의 작품, 뻗어나가는 나무 가지의 자연스런 현태를 그대로 활용한 작품 등 볼거리가 많았다. 몽환적인 느낌과 자연 친화적인 익숙한 느낌도 참 좋았다. 좋았던 날 좋은 작품을 만나 더 좋았던 날.
5월의 문화생활
변월룡전.
변월룡이라는 이 낯선 이름의 화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고려인이다. 평양에서 몇 달간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특이한 이력은 그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몇 달 전 문화사 멤버를 통해 그의 이름을 들었고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잊고 지내다가 수지형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전시회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가서 볼 수 있었다. 정말 극적이었던 것이, 차가 밀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감 한 시간 전 입장종료하는 시간에 걸려버렸다. 그래도 한 번 가보자 해서 갔는데 입장 시간을 놓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속 입장을 요구하고 있었던 덕분에 딱 그 타이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변월룡이란 작가에 대해 감탄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의 이력을 내가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아래의 링크를 통해 설명이 될 것이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8&contents_id=110346
모르고 지나갔을 변월룡이라는 한 예술가의 인생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이 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3&aid=0000021524
아래 작품을 보는 순간 왜 사실주의 얘기가 나왔는지 느껴진다.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훨씬 더 인상적인 것은 해방이라는 작품의 습작들. 실제 해방이라는 작품은 소재지가 불명이라고 하는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북한의 풍경과 초상화가 많았는데 그 그림들을 보니 유화로 그려진 동양의 풍경과 동양인이 어찌나 생경한지 정말 특별한 느낌이 있는 전시였다. 올해 변월룡 작가의 탄생 100주년으로 특별히 기획된 전시였는데 그의 태생과 삶을 생각하면 이 작품들을 갖고 오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사함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어떤 전시라도 경험해 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한민국 발레 축제.
4월에 교향악 축제를 하듯이, 5월에는 발레 축제와 오페라 축제도 열린다. 여러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하루라도 가 볼 수 있으면 감사한 것이 현실이다. 국립발레단의 스페셜 갈라를 보러 갔는데, 그저 김기완과 이은원이 좋아서 믿고 보러 가는 국립발레단이지만 이번 갈라 공연은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요동치다'라는 공연이었는데 국립발레단의 무용수가 안무한 창작공연으로, 국악 리듬에 맞추어 현대적인 춤을 선보인다. 현대 발레도 몇 번 봤지만 도대체가 취향에 맞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 안무며, 음악이며, 무용수들의 완벽한 춤이며, 무대 조명까지,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감탄을 자아내는 공연이었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은퇴가 빠를 수 밖에 없는 단원들의 은퇴 이후 삶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무용수이지만 안무가를 꿈꾸는 강효형의 안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보러 가야지, 정말 신선하고 멋졌다. 그리고 또 하나, 스파르타쿠스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선보였는데 정말 멋져서 전체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8월에 공연 예정인데 갈 수 있으려나. 끝나고 김기완과 사진까지 찍어서 완전 행복한 날이었다.
르누아르전.
일본 출장을 갔다. 처음으로 주말을 포함하여 일정을 잡고 신국립미술관에 르누아르전을 보러 갔다. 거의 10년쯤 전엔가 우리나라에도 르누아르전이 열린 적이 있었지만 일본의 르누아르전은 작품 수준이 다르다. 교과서에서 보는 그림을 거의 다 갖다놓은 느낌인데 그림들이 너무 익숙해서 이 작품들을 다른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지 교과서에서 본 것인지 오늘 처음 보는 것인지 매우 헷갈렸다. 르누아르전이지만 중간중간 피카소, 마티스, 고흐 등의 작품도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 베로의 작품인데, 우리나라에 과연 장 베로의 그림이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귀한 작품 봤다 싶을 수밖에. 혼자 다니는 일정이었으면 억지로라도 한 군데 정도 더 들러봤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르누아르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누린 것에 감사하자. 참고로 8월 22일까지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된다.
변월룡이라는 이 낯선 이름의 화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고려인이다. 평양에서 몇 달간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특이한 이력은 그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몇 달 전 문화사 멤버를 통해 그의 이름을 들었고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잊고 지내다가 수지형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전시회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가서 볼 수 있었다. 정말 극적이었던 것이, 차가 밀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감 한 시간 전 입장종료하는 시간에 걸려버렸다. 그래도 한 번 가보자 해서 갔는데 입장 시간을 놓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속 입장을 요구하고 있었던 덕분에 딱 그 타이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변월룡이란 작가에 대해 감탄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의 이력을 내가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아래의 링크를 통해 설명이 될 것이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8&contents_id=110346
모르고 지나갔을 변월룡이라는 한 예술가의 인생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이 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3&aid=0000021524
아래 작품을 보는 순간 왜 사실주의 얘기가 나왔는지 느껴진다.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훨씬 더 인상적인 것은 해방이라는 작품의 습작들. 실제 해방이라는 작품은 소재지가 불명이라고 하는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북한의 풍경과 초상화가 많았는데 그 그림들을 보니 유화로 그려진 동양의 풍경과 동양인이 어찌나 생경한지 정말 특별한 느낌이 있는 전시였다. 올해 변월룡 작가의 탄생 100주년으로 특별히 기획된 전시였는데 그의 태생과 삶을 생각하면 이 작품들을 갖고 오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사함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어떤 전시라도 경험해 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한민국 발레 축제.
4월에 교향악 축제를 하듯이, 5월에는 발레 축제와 오페라 축제도 열린다. 여러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하루라도 가 볼 수 있으면 감사한 것이 현실이다. 국립발레단의 스페셜 갈라를 보러 갔는데, 그저 김기완과 이은원이 좋아서 믿고 보러 가는 국립발레단이지만 이번 갈라 공연은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요동치다'라는 공연이었는데 국립발레단의 무용수가 안무한 창작공연으로, 국악 리듬에 맞추어 현대적인 춤을 선보인다. 현대 발레도 몇 번 봤지만 도대체가 취향에 맞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 안무며, 음악이며, 무용수들의 완벽한 춤이며, 무대 조명까지,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감탄을 자아내는 공연이었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은퇴가 빠를 수 밖에 없는 단원들의 은퇴 이후 삶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무용수이지만 안무가를 꿈꾸는 강효형의 안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보러 가야지, 정말 신선하고 멋졌다. 그리고 또 하나, 스파르타쿠스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선보였는데 정말 멋져서 전체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8월에 공연 예정인데 갈 수 있으려나. 끝나고 김기완과 사진까지 찍어서 완전 행복한 날이었다.
르누아르전.
일본 출장을 갔다. 처음으로 주말을 포함하여 일정을 잡고 신국립미술관에 르누아르전을 보러 갔다. 거의 10년쯤 전엔가 우리나라에도 르누아르전이 열린 적이 있었지만 일본의 르누아르전은 작품 수준이 다르다. 교과서에서 보는 그림을 거의 다 갖다놓은 느낌인데 그림들이 너무 익숙해서 이 작품들을 다른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지 교과서에서 본 것인지 오늘 처음 보는 것인지 매우 헷갈렸다. 르누아르전이지만 중간중간 피카소, 마티스, 고흐 등의 작품도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 베로의 작품인데, 우리나라에 과연 장 베로의 그림이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귀한 작품 봤다 싶을 수밖에. 혼자 다니는 일정이었으면 억지로라도 한 군데 정도 더 들러봤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르누아르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누린 것에 감사하자. 참고로 8월 22일까지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된다.
2016년 6월 27일 월요일
2월의 문화생활
육아일기 적는것도 매번 밀리기만 하니 문화생활 한 것은 뒷전이다. 너무 오래전에 다녀와서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서울 가려면 마음 먹고 가야하니 명절 전 날, 기름 냄새 풀풀 풍기며 전시회 두 개를 숙제하듯이 보고왔다.
대영박물관전은 흥행을 위하여 '대영박물관'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인간, 또는 인간의 얼굴을 주제로 하는 전시였다. 기원전 몇 천 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소재를 통해 표현된 인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묘한 경험이다. 그리고 아시아의 작품도 많이 있었는데 살면서 인도의 작품들을 이렇게 볼 수 있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싶어 인상적이었다.
인상주의전은 뜻밖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아니, 나는 인상주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감흥이 없다니, 그동안 풍경화를 너무 많이 보았던 것일까? 사실주의부터 야수파까지 시대별로 잘 구성되어 있었고, 그렇다보니 많은 작가의 작품들이 왔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생각나지 않고 잘 접할 수 없는 독일의 인상주의 작품들이 왔다는 것이 신선했었다.
전시회를 다 둘러본 후에 신랑에게 대영박물관전이 더 좋았다라고 이야기하였는데 이 느낌은 일본 미술관 투어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의 미술관 투어 여행은 나중에 다시 시간 내서 포스팅하도록 해야겠다.
대영박물관전은 흥행을 위하여 '대영박물관'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인간, 또는 인간의 얼굴을 주제로 하는 전시였다. 기원전 몇 천 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소재를 통해 표현된 인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묘한 경험이다. 그리고 아시아의 작품도 많이 있었는데 살면서 인도의 작품들을 이렇게 볼 수 있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싶어 인상적이었다.
인상주의전은 뜻밖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아니, 나는 인상주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감흥이 없다니, 그동안 풍경화를 너무 많이 보았던 것일까? 사실주의부터 야수파까지 시대별로 잘 구성되어 있었고, 그렇다보니 많은 작가의 작품들이 왔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생각나지 않고 잘 접할 수 없는 독일의 인상주의 작품들이 왔다는 것이 신선했었다.
전시회를 다 둘러본 후에 신랑에게 대영박물관전이 더 좋았다라고 이야기하였는데 이 느낌은 일본 미술관 투어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의 미술관 투어 여행은 나중에 다시 시간 내서 포스팅하도록 해야겠다.
2016년 2월 14일 일요일
12월의 문화생활 -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루벤스에 포커스되어 있지만,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의 소장품들이다. 처음엔 리히텐슈타인이라고 하길래 행복한 눈물의 로이 리히텐슈타인인줄 알았는데;; 리히텐슈타인이라는 국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정작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은 비엔나에 있다고 한다. 이는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생략한다.
보통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이라는 제목의 전시라면 루벤스 작품은 거의 없게 마련인데 이번 전시는 루벤스 작품이 꽤 많다. 루벤스의 제자들과 친구들의 작품도 많고 대형 작품도 많아서 볼거리가 꽤 많다. 17세기 플랑드르를 메인으로 하여 루벤스 뿐 아니라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브뢰겔 가문의 대를 이은 작품들과 풍경화, 정물화 등이 볼만하다.
문화사 수업에서 들은 이야기를 풀어놓자면, 르네상스가 지속되는 300년간 역사화, 초상화가 중심이다가 풍경화, 풍속화, 정물화가 탄생한 것이 17세기 네덜란드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된 것은 정물화에도 종류가 있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바니타스, 프롱켄(은제 식기, 조개 껌데기 등 과시용 정물), 꽃 정물화가 있다고 한다. 굳이 처음 알았다고 쓴 것은 꽃 정물화가 이 시기에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당시 꽃은 엄청난 사치품이었기에 역시 과시용이었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브뢰겔의 아들인 얀 브뢰겔이 꽃 정물화의 대가였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풍경화 역시 미술사상 최초로 하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림에 담은 사람들이 네덜란드 화가라고 한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전시회의 작품들이 담고 있는 하늘은 우울한 색감으로 그리 아름답지는 않은 편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색감마저도 다르게 보인다. 미술사에 네덜란드가 등장할 때는 딱 17세기 뿐인데, 당시의 풍경화가 200년이나 지난 후에 컨스터블이다 바르비종파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덕분에 19세기 프랑스의 인상파도 존재하게 되었으니 다시 한 번 감사하다.
어느 방엔가, 긴 스토리가 담겨있을 것 같은 작품이 하나 눈에 띄었는데 검색해보니 루크레치아의 죽음을 그린 작품이었다. 그림을 첨부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온 작품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칼을 들고 자살하려는 여인의 그림을 본다면 루크레치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또 문화사에서 들은 얘기로는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세 명의 여인이 클레오파트라, 유디트, 루크레치아이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들이 그려졌다고 한다. 루크레치아의 죽음으로 인해 로마가 공화정을 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처음 알았는지.
이 외에도 가구나 그릇 등 소소한 볼거리가 있는데 아름다운 그릇은 나폴레옹의 누이가 쓰던 그릇이라고 한다. 중앙박물관에 환기가 잘 안되는 것 같은 냄새가 나서 오래 있기가 힘들었는데 리뷰 쓰다보니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그리고 근처에 르번미라는 베트남 음식점이 있는데 특색있고 맛있었다. 여기도 다시 가보고 싶네 그려.
국립중앙박물관, ~2016.04.10
2016년 2월 6일 토요일
12월의 문화생활 - 한국건축예찬
리움 무료 입장권이 있는데 잊고 지내다가 종료 하루를 남기고 다녀왔다. 무료 입장권 그게 뭐라고, 무슨 전시를 하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도 안해보고, 기대하는 것도 없으면서 꾸역꾸역 갔는지.
리플렛을 다시 보니 오늘 종료한 모양인데(지금 리움 홈페이지에 가보았더니 3월 27일까지 연장한다고 한다.)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사실 일부러 사진전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지라, 더욱이 한국의 건축물들을 찍은 사진은 가서 보는게 낫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더 감흥이 없다. 게다가 사진이다보니 디지털 영상물이 많아서 좀 더 별로였는데, 누군가에게는 같은 이유로 아주 감동적인 전시회가 될수도 있겠다. 학교 다닐 때 건축과 선배에게서도, 교양 수업 시간에도 강추받았던 소쇄원 사진이 있었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감흥이 없어서 도대체 어떤 곳일까 다시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오후에 영화 예매도 해두었는데 아침에 늦장 부린 탓에 상설 전시는 볼 시간이 없었다. 리움의 상설전시는 꽤나 괜찮은 수준인데다 오디오가이드도 포함되어 있어서 시간이 있었다면 온 종일 있을만도 하다. 다음엔 기획전시 잘 확인해보고 와야지.
리플렛을 다시 보니 오늘 종료한 모양인데(지금 리움 홈페이지에 가보았더니 3월 27일까지 연장한다고 한다.)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사실 일부러 사진전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지라, 더욱이 한국의 건축물들을 찍은 사진은 가서 보는게 낫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더 감흥이 없다. 게다가 사진이다보니 디지털 영상물이 많아서 좀 더 별로였는데, 누군가에게는 같은 이유로 아주 감동적인 전시회가 될수도 있겠다. 학교 다닐 때 건축과 선배에게서도, 교양 수업 시간에도 강추받았던 소쇄원 사진이 있었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감흥이 없어서 도대체 어떤 곳일까 다시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오후에 영화 예매도 해두었는데 아침에 늦장 부린 탓에 상설 전시는 볼 시간이 없었다. 리움의 상설전시는 꽤나 괜찮은 수준인데다 오디오가이드도 포함되어 있어서 시간이 있었다면 온 종일 있을만도 하다. 다음엔 기획전시 잘 확인해보고 와야지.
2015년 12월 19일 토요일
12월의 문화생활 - 김영순 초대전
갤러리 구하 김영순 초대전
333 송년모임을 신사동 부엌에서 하였는데 다이닝 부엌 옆에는 갤러리 구하가 있다. (내 생각엔 건물주가 하는 갤러리, 다이닝인듯 한데) 영우가 뱃속에 있던 2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의 방문이었지만 여전히 음식은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
김영순님은 미술 전공자라기보다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미술전에 출품하여 입상하고 이제는 개인전도 하는 것 같긴 한데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왕성하게 작품활동하는 것이 부럽다.
아크릴화, 유화, 수채화 작품이 꽤 많았고 수지형은 백합을 그린 아크릴화, 봄의 속삭임을 마음에 들어하였고 나는 자작, 그리고 바람이라는 수채화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전시회에서 항상 유화만 보다가 수채화를 보니 산뜻함이 이쁘기도 하고 다시 그림그리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다.
333 송년모임을 신사동 부엌에서 하였는데 다이닝 부엌 옆에는 갤러리 구하가 있다. (내 생각엔 건물주가 하는 갤러리, 다이닝인듯 한데) 영우가 뱃속에 있던 2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의 방문이었지만 여전히 음식은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
김영순님은 미술 전공자라기보다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미술전에 출품하여 입상하고 이제는 개인전도 하는 것 같긴 한데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왕성하게 작품활동하는 것이 부럽다.
아크릴화, 유화, 수채화 작품이 꽤 많았고 수지형은 백합을 그린 아크릴화, 봄의 속삭임을 마음에 들어하였고 나는 자작, 그리고 바람이라는 수채화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전시회에서 항상 유화만 보다가 수채화를 보니 산뜻함이 이쁘기도 하고 다시 그림그리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다.
2015년 12월 5일 토요일
11월의 문화생활
라 바야데르
우리는 4층 만원짜리 좌석에서 봤는데, 이런 공연을 만원에 보려니 미안하기도 하고 빈 자리가 너무 많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나는 칼군무를 보는 것이 좋아서 높은 곳에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고, 어차피 2층부터는 표정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쌍안경을 활용하므로 4층도 충분히 괜찮다. 이런 훌륭한 공연이 계속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많이들 보러 가면 좋을텐데.. 영우랑 같이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모네전
억지로 억지로 짬을 내서 방문한 모네전. 일본의 미술관은 우리나라보다 이른 시간에 오픈하고 금요일에는 늦게까지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Marmottan Museum이란 곳의 소장품인데, 이는 모네의 아들이 죽으면서 기증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모네의 인물화는 까미유의 임종을 그린 작품 말고는 본 기억이 없는데 모네가 그린 가족들의 초상화는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고 집 안에 두고 감상했었기 때문이다. 친구인 르누아르가 그린 모네와 까미유의 초상, 모네가 그린 쟝과 미셸의 초상, 쟝이 까미유와 함께 있는 풍경은 본 적이 있었지만 미셸은 처음이다. 거기다 베이비 미셸부터 어린이 미셸까지 석 점의 초상화가 있어 모네의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희귀한 작품이라 생각되는 것은 모네의 캐리커쳐. 부뎅을 만나기 전까지 캐리커쳐 화가였던 모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수련과 꽃으로 가득찬 1층을 지나 2층으로 가면 Japanese Bridge가 가득한데 이 시리즈만으로도 벽 하나를 넘게 채울 수 있다. 버드나무 시리즈도 있었는데 이 작품들은 거의 처음 보는듯하다.
모네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기증된 것이기에 부뎅과 들라크루아, 용킨트의 스케치도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가 들라크루아를 존경했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 모네의 초창기 작품부터 노년기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1910년 이후 작품들이 꽤 많았는데 이 시기의 수련은 거의 추상에 가까웠다.
모네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일본을 사랑한 모네라는 컨셉으로 이런 작품들을 갖고 올 수 있다니, 심지어 인상주의의 시발점인 해돋이를 갖고 올 수 있다니 부럽다. 희귀한 작품들이 많아 도록을 사왔어도 좋았을텐데 그 순간에는 괜한 질투심(?) 때문에 사지 않았다. 돌아와서 신랑한테 작품 이야기 하면서 내가 왜 안샀을까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렇게 이성이 감정을 지배하는 한심한 의사결정에 휘둘려버렸다.
오랜만의 발레. 라 바야데르를 처음 본 것은 국립발레단의 작품이었는데 이번엔 유니버셜 발레단. 그래서 선입견이 작용한 것일까, 기량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박수도 많이 안 나오는 것 같고 무대랑 의상 디자인도 조금 모자란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다. 사실은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고 3막의 군무도 안정적이고 아름다웠는데 왜 저런 생각을 하면서 즐거움을 반감시키는걸까. 끙
시작할 때 문훈숙 단장이 몇 가지 의미에 대해 마임을 보여주었는데, 가끔 마임에 대해 해설해 주는 것을 봐도 웬만해선 와닿지 않는다. 이번에는 자막을 넣어주었는데 자막이 있으니 발레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마임 설명보다는 자막 도입이 시급하다고 본다!! 연기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니 몇 배는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우리는 4층 만원짜리 좌석에서 봤는데, 이런 공연을 만원에 보려니 미안하기도 하고 빈 자리가 너무 많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나는 칼군무를 보는 것이 좋아서 높은 곳에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고, 어차피 2층부터는 표정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쌍안경을 활용하므로 4층도 충분히 괜찮다. 이런 훌륭한 공연이 계속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많이들 보러 가면 좋을텐데.. 영우랑 같이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모네전
억지로 억지로 짬을 내서 방문한 모네전. 일본의 미술관은 우리나라보다 이른 시간에 오픈하고 금요일에는 늦게까지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Marmottan Museum이란 곳의 소장품인데, 이는 모네의 아들이 죽으면서 기증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모네의 인물화는 까미유의 임종을 그린 작품 말고는 본 기억이 없는데 모네가 그린 가족들의 초상화는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고 집 안에 두고 감상했었기 때문이다. 친구인 르누아르가 그린 모네와 까미유의 초상, 모네가 그린 쟝과 미셸의 초상, 쟝이 까미유와 함께 있는 풍경은 본 적이 있었지만 미셸은 처음이다. 거기다 베이비 미셸부터 어린이 미셸까지 석 점의 초상화가 있어 모네의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희귀한 작품이라 생각되는 것은 모네의 캐리커쳐. 부뎅을 만나기 전까지 캐리커쳐 화가였던 모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수련과 꽃으로 가득찬 1층을 지나 2층으로 가면 Japanese Bridge가 가득한데 이 시리즈만으로도 벽 하나를 넘게 채울 수 있다. 버드나무 시리즈도 있었는데 이 작품들은 거의 처음 보는듯하다.
모네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기증된 것이기에 부뎅과 들라크루아, 용킨트의 스케치도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가 들라크루아를 존경했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 모네의 초창기 작품부터 노년기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1910년 이후 작품들이 꽤 많았는데 이 시기의 수련은 거의 추상에 가까웠다.
모네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일본을 사랑한 모네라는 컨셉으로 이런 작품들을 갖고 올 수 있다니, 심지어 인상주의의 시발점인 해돋이를 갖고 올 수 있다니 부럽다. 희귀한 작품들이 많아 도록을 사왔어도 좋았을텐데 그 순간에는 괜한 질투심(?) 때문에 사지 않았다. 돌아와서 신랑한테 작품 이야기 하면서 내가 왜 안샀을까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렇게 이성이 감정을 지배하는 한심한 의사결정에 휘둘려버렸다.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9월의 문화생활
10월이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힘들게 시간을 내서 전시 다녀왔는데 한줄짜리 리뷰라도 남겨야겠다.
- Ballerina & Ballerino
성남아트센터에서 문화생활 초급자를 위한 콘서트 시리즈를 준비한 듯.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은 발레 토크쇼로 국립발레단장 이후의 삶을 정한듯한데 그녀의 발음이 어떻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뜨악했다. 좀 더 한국어 발음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공연조차도 저평가될 것 같다.
코리아 유스 발레 스타즈라는 한국 유일의 청소년 발레단이 주축이 된 공연이었는데, 전국의 발레영재들이 모여있다고는 하나 역시 노련미가 없는 군무는 불안불안하다. 팔다리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고 파도타기하는 것 같아 괴로웠다. 김주원과 이원국의 지젤은 처음엔 균형을 잘 못잡아 불안했으나 안정되고 나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은원의 지젤도 좋지만 김주원의 지젤도 참 아름담다. 국립발레단의 이재우가 유스 발레단과 연기를 했는데, 이재우의 키 때문에 발레리나 선택이 어려웠겠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 안타까웠다. 유스발레단에서 두 명 정도의 발레리노와 발레리나 한 명이 눈에 띄었으나 공연 보고나서 바로 기록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미래의 김기민, 서희로 성장하는거겠지.
공연장 로비에서 탤런트 김규리를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연예인과 사진 찍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 난 내 얼굴이 큰 편은 아니라 생각해서 큰 부담 없이 찍었는데, 그 정도로 오징어가 될 줄은 정말 몰랐네.
- 유럽현대미술전 : 친애하는 당신에게 Bonjour, La France!
현대미술이기도 하고, 아는 작가는 니키 드 생팔 밖에 없어서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작품도 많았고 현대미술 특유의 짜증스러움이 없어서 좋았다. 도슨트가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하였고, 안내하시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작품들에 대한 리뷰를 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고, 리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장 미셀 오토니엘의 작품이었을까 정도만 궁금하다.
- 모딜리아니전
모딜리아니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독특한 그의 화풍, 짧은 생, 잔느.
그러고 보면 어느 사조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 피카소와 친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큐비즘보다는 조각에 더 관심이 많았다. 누군가를 뛰어난 예술가다 아니다 감히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보고나니 제대로(?) 예술가였구나 싶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행복하지 않았던 삶과 잔느를 떠올리면 우울해진다.
- 매그넘 사진의 비밀전
사진전은 어쩐지 별로이다. 왜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사진은 억지로 철학을 끼워넣은 현대미술 같은 느낌이라 감동이 별로 없다. 아직 심금을 울리는 사진을 못봐서일수도 있겠다.
이번 사진전은 특히나 더 별로였는데, 별것도 없는 사진을 대충 찍어놓고는, 단지 매그넘이라는 이유만으로 번지르르하게 포장되는 것이 너무나 상업적이이어서 별로였다. 마지막 세션은 좀 괜찮아보였는데 어머 웬일, 현대차에서 협찬을 받아 찍은 작품들 아닌가. 모든 조합이 다 별로였다.
- Ballerina & Ballerino
성남아트센터에서 문화생활 초급자를 위한 콘서트 시리즈를 준비한 듯.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은 발레 토크쇼로 국립발레단장 이후의 삶을 정한듯한데 그녀의 발음이 어떻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뜨악했다. 좀 더 한국어 발음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공연조차도 저평가될 것 같다.
코리아 유스 발레 스타즈라는 한국 유일의 청소년 발레단이 주축이 된 공연이었는데, 전국의 발레영재들이 모여있다고는 하나 역시 노련미가 없는 군무는 불안불안하다. 팔다리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고 파도타기하는 것 같아 괴로웠다. 김주원과 이원국의 지젤은 처음엔 균형을 잘 못잡아 불안했으나 안정되고 나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은원의 지젤도 좋지만 김주원의 지젤도 참 아름담다. 국립발레단의 이재우가 유스 발레단과 연기를 했는데, 이재우의 키 때문에 발레리나 선택이 어려웠겠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 안타까웠다. 유스발레단에서 두 명 정도의 발레리노와 발레리나 한 명이 눈에 띄었으나 공연 보고나서 바로 기록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미래의 김기민, 서희로 성장하는거겠지.
공연장 로비에서 탤런트 김규리를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연예인과 사진 찍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 난 내 얼굴이 큰 편은 아니라 생각해서 큰 부담 없이 찍었는데, 그 정도로 오징어가 될 줄은 정말 몰랐네.
- 유럽현대미술전 : 친애하는 당신에게 Bonjour, La France!
현대미술이기도 하고, 아는 작가는 니키 드 생팔 밖에 없어서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작품도 많았고 현대미술 특유의 짜증스러움이 없어서 좋았다. 도슨트가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하였고, 안내하시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작품들에 대한 리뷰를 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고, 리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장 미셀 오토니엘의 작품이었을까 정도만 궁금하다.
- 모딜리아니전
모딜리아니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독특한 그의 화풍, 짧은 생, 잔느.
그러고 보면 어느 사조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 피카소와 친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큐비즘보다는 조각에 더 관심이 많았다. 누군가를 뛰어난 예술가다 아니다 감히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보고나니 제대로(?) 예술가였구나 싶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행복하지 않았던 삶과 잔느를 떠올리면 우울해진다.
- 매그넘 사진의 비밀전
사진전은 어쩐지 별로이다. 왜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사진은 억지로 철학을 끼워넣은 현대미술 같은 느낌이라 감동이 별로 없다. 아직 심금을 울리는 사진을 못봐서일수도 있겠다.
이번 사진전은 특히나 더 별로였는데, 별것도 없는 사진을 대충 찍어놓고는, 단지 매그넘이라는 이유만으로 번지르르하게 포장되는 것이 너무나 상업적이이어서 별로였다. 마지막 세션은 좀 괜찮아보였는데 어머 웬일, 현대차에서 협찬을 받아 찍은 작품들 아닌가. 모든 조합이 다 별로였다.
2015년 7월 12일 일요일
마크 로스코전
종료하기 1주일 전에 겨우 시간 내서 찾아갔는데 후기도 이제서야 쓴다. 얼마만의 예술의 전당 방문인지, 예술의 전당에 가는 것만으로도 들뜨고 즐거웠다. 메르스가 이슈이던 때라 사람이 많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많았다. 다음 주 마감할 때는 정말 혼잡했다고 하던데 이 날은 그 정도는 아니고 마스크를 써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정도의 밀도였다.
로스코 전의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로스코 채플 외에도 여기저기 만들어 두었다는 것. 그 공간이라는 것이 방석과 의자가 다이긴 했지만 언제 예당의 전시가 이리 친절했던가. 바닥에 앉아서 또는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오디오 가이드가 예전에 예당에서 공연했던 로스코의 생을 다룬 연극 ‘레드’의 대사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들으며, 생각하며, 감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사람들마다 감상이 다를테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로스코의 작품들을 보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어느 미술관에를 가도 한두 작품씩은 있는데 그렇게 볼 때는 모르겠더니,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니 뭔가 로스코의 광기가 느껴진달까, 죽음의 기운이 느껴진달까. 점점 기분이 별로더니만 마지막에 어느 사연 있는 여인인가가 오열했다는 작품 앞에서는 정말 기분이 안좋았다. 그림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야만 의미있다고 했으니 나는 로스코의 의도에 맞게 감상을 하고 온 것인가.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일단 보면 좋고 그냥 보는 거지 뭐 했었는데 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나 싶은 색다른 경험이긴 했지만 다음에 또 로스코 전을 하면 보러갈 것 같진 않다. 이 작품들이 워싱턴DC의 미술관에서 온 것들이었는데 새삼 워싱턴까지 가서 그 많은 작품들 구경도 못하고 돌아온게 아쉬워졌달까. 영우 데리고 워싱턴 미술관 박물관 가는 날이 올까나~ 이렇게 전시회 감상문 쓰는데도 또 기승전영우.
2015년 3월 12일 목요일
뉴욕 뮤지엄
공식적인 첫 일정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휴관일이 없고 도네이션 입장이 가능하다. 메트 당일 입장권으로 클로이스터 뮤지엄도 입장할 수 있다. 2007년에 왔을때는 클로이스터도 가고 메트도 전관 돌아봤었다. 그런데 딱 하나, 인상파 작품관이 전체 대여였던가 해서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인상파 작품만 들러보았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까지의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작가들의 작품이 있다. 모네의 정물화도 두 작품 있었는데 정물화는 처음 본 것 같다. 이 작품들을 이런 밀도로, 게다가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작품이 많아 두 시간 걸려 봤더니 힘들다. 미술관 투어도 체력이 필요한 일. 한 번 더 방믄하고 싶었는데 못 가서 너무 아싑다.
MoMA가 호텔과 매우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현대카드 소지자는 무료 입장 가능하고 금요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6층에는 주로 특별전이 열리고 4층과 5층에 우리가 아는 작가가 많다. 실제작품을 보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것을 알려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여전히 5층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잭슨 폴록과 로스코가 서른살 즈음이었을 때 그린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스타일이 갖추어지기 전의 작품들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방 한 칸을 차지한 모네의 수련도 언제나 감동적이다. 이번에는 후반기 작품 몇 개를 보면서 어쩐지 짠한 느낌이 들었다. 무료 입장 시간대여서인지 메트보다 모마에 사람이 많았다. 주말에 친구랑 한 번 더 가보려고 했는데 완전 지쳐서 못갔다는 슬픈 사실.
Frick Collection은 프릭이란 사람의 대저택 1층에 그의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도네이션 입장이 가능하다. 이 사람은 정말 엄청난 재력가였나보다. 그림 뿐만 아니라 장식품도 정말 화려하고 작은 조각들도 엄청 많아, 조각에 대해서도 좀 알았으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미 그림만도 감동이다. 취향이 분명한 사람이었는지 돈키호테 관련된 그림, 태피스트리, 삽화 등을 방 두 개에 가득 채워놓았고, 모네나 르느와르보다는 터너 작품이 많았고, 베르메르의 작품이 세 개 정도 있었는데 베르메르 작품 자체가 몇 십점 밖에 안되는데 이 곳에 세 개나 있는것도 놀랍고, 가장 놀랐던 건 방 하나를 가득 채운 프라고나르의 대형 작품들. 사랑의 과정이라고 하는 연작이 방의 세 면을 꽉 채우고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부셰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작품들도 너무 예뻐서 모조 페인팅까지 샀다. 이 곳은 중앙에 작은 분수가 있는데 유난히 그림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곳이다.
노이에 갤러리. 미국 사람들은 오스트리아 갤러리라 생각하는 곳으로 클림트, 에곤 쉴레, 코코슈카 작품이 대부분이다.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원래 이 시간에 맞추어 방문했었는데 줄이 백미터 가까이 늘어서 있어서 추운 날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 포기하고 다시 방문했다.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클림트의 바우어 여사의 초상화 때문인데 에스티 로더의 아들이 매우 비싼 가격에 이 작품을 사들였다. 친구가 여긴 작품도 많지 않고 비싸다고 만류했으나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보겠나 싶어 이 작품을 보려고 간 것인데 처음 봤을 땐 실망스러웠다. 워낙 금빛 화려한 작품인데 유리액자를 한데다 조명을 비추니 작품이 죽어보이는 것이다. 한참 뒤에 물러서서 보니 그래도 좀 나았지만 과한 작품 관리가 오히려 작품의 감동을 반감시킨 것 같다.
구겐하임 미술관. 토요일 오후 5시 45분부터 7시 45분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구겐하임에는 칸딘스키 작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마지막 미술관 방문이라 얼마나 많은 작품이 보일까 기대하며 방문하였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On Kawara 특별전으로 인해 작품들이 다 치워져 있었다. 오 맙소사, 그렇다면 On Kawara라는 사람의 작품은 볼만한가? 이 사람은 나 아직 살아 있다고 매일매일을 기록한 사람이다. 대표적 작품이 친구나 가족에게 오늘 일어난 시간을 스탬프로 찍어 엽서를 보내고, 전보를 치고, 캔버스에 오늘 날짜를 기록하여 오늘자 신문과 함께 박스에 넣어둔 것들이다. 아 정말 현대미술이란 이토록 사람을 짜증나게 할 수 있는 것인가! 돈 많은 백수가 뉴욕에서 50년간 살면서 한량짓 한 것을 거금들여 봐주다니 혈압이 오른다. 그런 나를 위로해주려는지 2층과 3층 별관(?) 같은 곳에 몇 개 작품들이 있긴하다. 칸딘스키가 추상을 시작하기 전 작품들도 있고 19세기 작품들도 있었지만 실망스러움은 어쩔 수 없다.
결과적으로는 제 돈 내고 들어간 곳들이 더 실망스러웠다. 반대로 말하면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을 무료로 또는 도네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 주는 뉴욕 미술관들이 정말 감사한거지. 메트, 모마는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여유가 된다면 프릭콜렉션에도. 구겐하임은 현재 전시를 잘 보고 방문할 것!
2014년 12월 1일 월요일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문화가 있는 날 마지막 이벤트. 원래는 오후 7시까지 전시 관람이 가능하지만 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6시 이후에는 입장료의 50%가 할인된다.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는 필립스컬렉션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인데 '고야, 마네, 세잔, 모네, 반 고흐, 피카소, 잭슨 폴록 등'의 작품 국내 최초 공개라고 홍보를 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고야, 마네, 세잔, 모네, 반 고흐, 피카소, 잭슨 폴록 작품이 한 작품씩밖에 없겠구나. 그래서인지, 만오천원이나 하는 관람료 때문인지 하루 종일 무리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꼭 할인받아서 보고싶었더랬다.
전시는 19세기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구성되어 있다. 앵그르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많고 많은데 필립스컬렉션의 앵그르 작품은 살짝 아쉽다. 마네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이 있었던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스페인 발레라는 작품은 마네의 명암표현 방식이 잘 나타나 있어서 아 이것이 마네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을 보니, 예전에 보았던 전시의 어느 화가가 세잔을 좋아해서 생 빅투아르 산을 통째로 사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는데 도통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기억력은 안드로메다로 가는가보다. 그 외에도 칸딘스키나 폴록의 초기 작품으로 보이는 작품들을 볼 수 있고, 이제 아는 작가가 된 라울 뒤피 작품을 보며 반가워라 해주었다.
이렇게 11월의 문화가 있는 날 마무리~
예술의 전당. 2014.11.25~2015.03.12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
전시회 제목을 띄엄띄엄 보고는 인상파 전시회인줄 알았다. 나같은 착각을 하는 사람 또 없으려나? 주제는 노르망디이다. 우리는 뭐 노르망디 하면 노르망디 상륙작전밖에 모르지. 지도로 보니 노르망디 지역의 센 강을 따라 르아브르(모네가 태어난 곳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내 포스팅 어딘가에 그렇게 적어놨었는데 모네는 파리에서 태어나 5살에 이주했다고 한다.), 트루빌, 루앙 등의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렸던 장소들이 바로 여기로구나, 그래서 인상파의 고향인거구나, 그간 글로만 배웠던 터라 위치조차 모르고 있었구나 싶다.
앙드레 말로 미술관 관장이 기획하고 30여 개의 미술관이 협력하여 준비된 전시회라고 하는데 노르망디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노르망디가 영국과 가까운 지역이라 프랑스 화가뿐만 아니라 영국 화가인 터너의 작품도 볼 수 있고, 인상주의 시대뿐만 아니라 낭만주의, 사실주의, 야수파 화가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으니 꽤나 재미있다. 나는 이후에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전시도 함께 봐서 두 전시에 동시 등장하는 작가도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문화사 함께 들었던 줄라이님을 만나는 우연까지!
이 전시에는 부댕의 작품이 많다. 부댕이 모네의 스승이었다는 단편적인 지식만 갖고 있었는데 19세기에 부댕은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나보다. 라울 뒤피를 소개하면서 19세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부댕이라면 20세기는 라울 뒤피가 대표한다나.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미술사에는 몇 자에 그치다니 트렌드를 잘 따라서 살아생전 명성을 떨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변화를 꾀하여서 역사에 길이 남는 것이 좋은 것인지? 어쨌거나 부댕 미술관에서 온 작품들도 많고 하늘을 표현하는데 탁월했다고 하는 부댕 작품도 많이 보고 새로운 발견이었다.
로베르 팽숑과 라울 뒤피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화가들이다. 로베트 팽숑의 작품은 아주 인상깊게 보았는데 돌아서고 나니 그림만 머릿속에 맴돌고 화가가 기억 안나서 검색하는데 아주 애먹었다. 모네는 제자를 두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로베르 팽숑에 대해서는 아주 극찬했다고 한다. 야수파의 영향도 받아 색감이 다양한데, 이 그림을 가까이에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아주 다르다. 그러게, 큰 그림은 대각선 길이의 몇 배 뒤에서 봐야 제대로 감상하는거라고 하던데 그렇게 감상해야 했던 그림. 라울 뒤피는 색과 선이 개성이 넘친다. 다른 작품을 봐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지금까지 못본걸까.
또하나 알게 된 것은 픽처레스크. 18세기 유행했던 그랑투어 덕분에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픽처레스크화가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문화사에서 배운 것들과 새로운 지식이 일부 연결되니 좋긴 한데 아직 한참 멀었다. 예전에 듣고 배운 것들이 이제 거의 기억이 안나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풍경화들로 기분 전환이 되었다.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보다 내 취향에는 더 맞는 전시였음~
예술의 전당. 2014.11.22~2015.2.15
2014년 10월 9일 목요일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
10주년을 맞이하여 꽤나 많은 소장품들을 전시중이라고 하길래 지난
달부터 가려고 벼르다 평일 휴일을 맞이하여 방문. 개관 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하였는데 1층은 만차, 12시 10분쯤엔 전 주차장 만차였다. 차를 갖고 가려면 최대한 빨리 가야한다.
1전시실부터 보기 시작하는데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어쩜 하나 걸러 하나씩 보물이고 국보인지. 1전시실은 청자, 백자, 고서화, 불교미술품이, 2전시실은 현대미술작품이, 3전시실은 설치미술 작품과 영상물이 있다. 교감이라는 주제에 맞춘 큐레이팅은 특히 1전시실에서 빛을 발한다. 리움이 갖고 있는 작품들을 자랑하는 전시회라 데미안 허스트, 아니쉬
카푸어,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알베르토 자코메티, 루이스 부르주아 등 생각나는대로만 써도 이 정도
레벨이다. 한국 작가도 천경자,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내로라 하는 대표작가와 현대 화가 작품이 많고 많았다.
작품도 많고 오디오 가이드도 잘되있다. 오후 일정 때문에 정말 서둘러서 휙휙 봤는데 겨우겨우 1시간 20분만에 다봤다. 도슨트와 함께 하는 시간만도 1시간 30분이니 한 세 시간 여유갖고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현대미술쪽은 딱 예상한만큼이었는데 1전시실의 우리나라 자기들과 보물들은 정말 감동스러웠다. 나이가 들어서 청자, 백자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일지도. 그런데 왜 한편으론 화가 나는건지.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 : 교감
2014.8.19~12.21
2013년 10월 28일 월요일
피카소전
왜 제목이 고향으로부터의 방문인가 했더니 피카소가 태어난 말라가에 있는 피카소 재단에서 큐레이션 한 전시였다. 그래서인지 전시 구성도 짜임새 있고 작품도 매우 많다.
피카소가 워낙에 오래 살아서 시대별로 그의 작품 스타일의 변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 아저씨 너무 일찍부터 입체파 화풍이 굳어져버렸다. 주로 스케치, 판화 등이 많은데 입체파의 스케치와 판화라니 썩 재미있지는 않지만 그의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일찍이 인기 화가가 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고 부를 축적한데다 오래 살기까지 했으니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볼 수 있었을테지. 그림 뿐만 아니라 도자기도 만들고, 책의 삽화, 본인이 직접 글을 쓰기까지 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세잔을 좋아해서 세잔이 살았던 지역의 산과 성을 사버리고 노후를 보냈다니 돈이 있고 볼 일이다. 그리고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피카소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울긋불긋한 예당을 기대했지만 올해는 단풍이 늦은 듯. 다음번 예술의 전당을 찾을 때는 겨울이겠구나.
~11.24 예술의 전당.
2013년 9월 22일 일요일
고갱전
오랜만에 미술관 나들이.
오래전에 소셜커머스에서 할인된 티켓 사두고도 시간내기가 어려워 겨우겨우 추석 연휴에 다녀올 수 있었다. 아마 고갱의 3대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크게 홍보가 된 것 같은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 외의 두 작품은 잘 알지도 못하고, 봐도 무슨 의미인지, 왜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라.
예전에 인상주의를 이야기하면서 피사로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피사로는 인상주의를 보다 확장하고 더 많은 인물들을 키우려고 하였다. 그로 인해 내부에서는 너무나 다른 화풍의 화가들로 갈등이 있기도 했는데, 고갱도 피사로의 제자였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전시관에는 고갱이 피사로와 함께 하던 시절의 그림들이 있었는데 역시 인상주의 그림이 가장 편하고 보기 좋다. 그렇게 화풍이 바뀔 수 있다니,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역시 위대한 화가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
타히티, 낙원을 그린 화가로 유명한 고갱이지만 나는 그 시절의 그림은 좋아하지 않는다. 색감이나 윤곽선 등이 인상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고 느끼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고갱이 없었다면 마티스나 피카소같은 화가가 탄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20세기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 고갱, 꽤나 많은 작품들이 와 있어 볼만하다. 아쉬운 점은 고갱의 흔적을 좇을 수 있도록 전시관의 순서를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과, 군데군데 억지로 의미를 부여해 끼워넣은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좀 다르게 전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9.29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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