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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0일 월요일

나의 방학 생활

다시 책을 읽었다.

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마지막 4부 2권을 남겨 두니 뭔가 끝내기 아쉬워서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시작은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부터. 수지형 블로그에서 재미있다는 평을 보고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느끼는 소설가의 흡입력에 빠져서 시선으로부터, 보건교사 안은영도 읽었다. 지금은 최근작이자 여행 에세이인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수 없어'를 시작했는데 여행 에세이인지라 왠지 더 기대가 된다.

친구가 책에서 읽은 어떤 영양제 이야기를 하길래 얘는 또 어떤 책을 읽고 팔랑거리나 싶었는데 의외로 하버드 교수가 쓴 책이라 나 역시 권위에 취해 읽은 노화의 종말. 나이가 들면 당연한 현상인 노화를 사망원인 중 하나인 질병일 뿐으로 인식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편다.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데 효과적인 약물들을 발견하였고 NMN(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 그래서 8월부터 NMN을 먹고 있다 ㅎㅎ

위스퍼 네트워크라는 소설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전세계 어디나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유사한 일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 변호사 작가님 멋있어요.

김하나의 동거인인 황선우의 인터뷰 엮음집인 멋있으면 다 언니. 나도 멋진 언니가 되고 싶었는데... 멋진 엄마라도 되어 보자라고 압박하면 안되겠지.

공연을 보았다.

김선욱의 지휘는 처음이었는데 그 열정을 어쩔거야. 첫 곡은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함께 한데다가 전 곡 암보까지 해서 탈진해 쓰러지는거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피아노 연주만 들어도 좋았을텐데 뒤돌아 선 김선욱의 지휘봉 끝을 따라가며 오케스트라에 시선을 주고, 다음 순간을 예상해볼 수 있어서 더 감동적이었다. 원래는 신랑과 영우와 함께 보는 첫 공연이기를 희망해서 좀 아쉽기도 하지만, 함께 볼 친구들이 가까이에 있는 것에 감사해야지.     


8월의 성남 마티네 콘서트는 발트앙상블이라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현악 연주자들의 연주였다. 첫 곡이 드뷔시의 달빛이었는데 현악으로 달빛을 들을 기회가 앞으로도 있을까? 차이코프스키의 곡 역시 처음 들은 것 같은데 악기들의 음색이 잘 드러나고 주고받는 소리와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비올라 소리가 오케스트라 연주 때는 들으려 애써도 듣기 어려웠는데 현악기만 있으니 소리가 잘 들려서 정말 좋았다. 일부러 현악 앙상블 공연을 찾아 보지는 않을텐데 잘 기획된 정기공연을 보게 되니 이런 기쁨이 있구나.


성남 아트센터에서 기획하는 아카데미 수업도 있다. 영우가 수강한 이야기가 있는 코딩 수업도 아트센터 기획인데, 아이들 대상 수업에 실기도 있고 성인 수업도 다양한 편이다. 7월에는 미술 애호가 및 콜렉션이라는 수업과 아트 앤 뮤직 큐레이션 수업을 들었다. 미술 애호가 수업은 실제 내가 작품을 구매하려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과 세계 유수의 컬렉션 및 경매에 대해 알려주는데 새로운 지식들이 많아 재미있게 들었다. 9월에 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서 신청은 안했는데 커리큘럼이 좀 변경되면 이 선생님 수업을 또 들어보고 싶다. 아트 앤 뮤직 큐레이션은 미술 감상 입문에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정말 가볍게 들을 수 있어서, 그리고 9월의 주제가 그리스 신화여서 신청을 했는데 아무래도 9월은 바쁠 것 같아서 취소를 했다.

9월이 바쁠 것 같은 이유는 우리 아이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를 신청했기 때문. 그리고 추석 전 주에 제주도에 간다. 한달 살기 하러가는 영우 친구 따라 가는건데 그 사이 4단계가 풀린다면 제주도에서 더 머물수도. 그리하여 9월에는 마티네 공연도 취소를 했는데..조성진 공연 예매를 시도하다가 이선좌 한 번에 매진되서 슬프다. 



2021년 7월 1일 목요일

2021년 상반기 회고

회고랄 것도 없이 단조롭기만 했던 5월까지의 일상, 결국 다시 휴직을 하게 되었다. 

육아휴직이긴 하지만 주요한 사유는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작년 건강검진 때부터 심상치 않기는 했는데 자궁내막증을 모니터링해 오다가 증상이 생겨서 결국 비잔정을 먹기로 했다. 호르몬약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는데 잠을 푹 못자는거 빼고는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더 주요하게는 두근거림 증상이 다시 시작되어서 신경정신과에 다시 가봐야 하나 걱정했는데 휴직 이후에는 그 증상이 없다. 역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건강검진에서 심근병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있고, 그 증상에 두근거림이 포함되어있다. 다음 주에 서울대 병원 예약을 했는데 별 일 없이 지나가기를. 그런 와중에 잔여백신도 맞았다!

휴직하자마자 필라테스를 다시 등록하였다. 주3회를 목표로 다니고 있는데 선생님 기량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조금도 늘어나지 않는 내 기량이 더 문제다. 언제쯤 티저 자세를 할 수 있는걸까.

그리고 친구들 만나기. 고등학교 친구들도 만나고, 대학원 동기 언니도 만나고, 동아리 언니들도 만나고, 영우 친구 엄마들도 만나고. 작년에 해외여행 계모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올해 처음 만났다. 만나서 공연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얼마나 좋던지, 회사 다니면서는 이럴 여유가 왜 안생기는건지, 요즘 너무 좋은 나날들이다. 친구들과 11시 콘서트도 보고, 혼자 보러 갈 생각이었던 라비던스 공연도 함께할 친구가 있었고 정말 행복했다. 아직 333을 못 만난 것이 아쉽지만 다음 주에는 드디어 만날 수 있다! 


비올라 레슨을 다시 시작하였다. 비올라도 샀다! 주 3회 정도는 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 주부터는 소리가 한결 나아진 것 같다. 지난 번 레슨 때 지적받던 것을 그대로 지적받았는데 고질적인 엄지손가락 모양도 좀 나아진 것 같다. 


책을 읽고 싶은데 짧은 글만 읽다보니 긴 글 읽는 호흡이 부족해져버렸다. 그냥 닥치는대로 읽으면 될테지만 지난 번 언어의 온도 트라우마로 아무 책이나 골랐다가 낭패를 볼까싶어 더 읽기 싫어졌다. 그러던 중 차라리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았던 장르 어떻냐는 조언을 받았고, 우연에 호의가 더해져 작가 친구에게서 책 선물을 받았다. 이 친구 판타지 소설 장르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가인데 장르가 장르이다보니 한 번 사보지도 않았네. 프롤로그 읽을 때까지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후로는 쭉쭉 읽힌다. 너무 재밌다. 어쩜 이런 글을 상상해서 쓸 수 있는걸까, 고맙다 친구야!


6월 1일은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무창포에 다녀왔다. 영우가 아빠랑 인라인 스케이트 탄다고 주말에 탄천에도 몇 번 나가고, 에버랜드도 다녀왔다. 양고기의 매력에 빠진 영우와 양고기 먹으러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집합 금지가 풀리지 않으니 친구들이랑도 모여 놀 수가 없고, 7월만 기다렸는데 당분간은 어렵겠지. 방학 때 잘 놀아줘야겠다.
휴직한 한 달 동안 하고싶은거 하고 지내니 너무 좋다. 지난 번 휴직 때는 걱정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지금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계속 잘 지내고, 블로그는 자주 못하겠지만 인스타그램에라도 잘 기록해두어야지. 신난다!



2020년 2월 16일 일요일

나의 근황

아래는 2019년 11월 13일에 작성중이다가 완성하지 못한 글이다.
다시 보니 조금 부끄럽네. 관심있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 시간내서 슬슬 해봐야지 했으나 지난 2달간은 넷플릭스의 스캔들을 정주행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부끄러울 것 없는데 부끄러워하는 이것이 나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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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의 근황이 궁금한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나의 근황을 먼저 보고하자면..

결국 몸에 탈이 나서 10월 말에 수술을 했다. 수술은 잘 되었고, 회복의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12월부터는 외부활동을 할 수 있기를.

퇴원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게임을 삭제한 것. 그동안 나의 여가시간을 좀먹던, 아니 통째로 가져가버렸던 게임들을 드.디.어. 삭제했다. 다른 놀 거리를 찾을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땡볼님의 유튭을 보았다. 그동안 모아놓은 영상들이 많고도 많았는데 가장 먼저 열어본 것이 나랑 상관없는 '한국인이 미국회사에서 많이 듣는 소리와 대처법 : https://www.youtube.com/watch?v=qxsXgODmbAM ' 이라니 인정하기는 싫지만 난 여전히 미국회사에 대한 동경이 있나보다.
좋아요 찍어놓은 것을 보면..과거에는 중구난방이었는데, 최근 1년간을 보면 책 소개, 학습 동영상 소개, 건강 운동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 이제 관심있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 시간내서 슬슬 해보자.

아이가 없던 시절 친정에 가면 동생과 엄마아빠는 꼭 근교에 나들이 일정을 잡아두었고 이곳 저곳 다니며 찍은 사진들이 많이 남아있다. 지금은 아이들끼리 놀게 두는 것이 편하니 주로 집에서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지금을 추억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 사진도 많이 남겨두고 싶다.
마찬가지로 어머님이 건강하시던 시절은 가족모임이 있을 때 나들이를 하기도 했고, 사진들도 남아있다. 영우와 나들이를 하고싶은 마음이 가득하실텐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니 지금 상황이 안쓰럽다. 영우 올라오면서 사진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성장앨범은 중단했는데 다시 만들어서 갖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영우를 만나기 이전은 몇 개의 이벤트가 있고 그를 기록하기 위한 사진들이 있다면,
영우를 만난 이후는 매일의 일상이 이벤트가 되고 매일을 기록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2017년 1월 1일 일요일

휴직 4주차

시간 참 잘간다. 열흘이 지나고 나니 마치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고 쉬었던 것처럼 매일매일이 비슷해서 새롭게 쓸 내용이 없다.
일주일에 3~4회 헬스를 하고, 1~2회 필라테스를 한다. 그러면 오전이 휙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오후에는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 빈둥거린다. 지겹도록 놀고 나면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그래본 경험이 없으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길까 믿어지지가 않고, 결국 하고 싶은 일이 생기지 않으면 아웃풋 없는 휴직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길 것 같다. 그래서 운동에 더 집착하는 것일지도. 어쨌든 R이나 SQL 공부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있다가 한 주를 완전히 무쓸모하게 보낸 후, 약속을 좀 잡아서 서울에 나갔다. YCV 송년회, 이직하느라 여유가 있는 선배, 고등학교 동기, 333, 그리고 회사 송년회까지! 프로젝트 시상도 있고 해서 연달아 3일동안 회사 사람들을 만났는데 3주간 있었던 이야기를 들으니 휴직한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영우가 올라가면 자유시간은 끝이라고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하는데 딱히 땡기지가 않는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어딘가 가보기는 해야 할랑가.

2016년 12월 15일 목요일

휴직 열번째 날

아침에 겨우겨우 일어나서 운동을 갔다. 매일 복근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하라는데, 이렇게 힘든 운동을 꾸준히 잘 할 수 있을지. 오늘의 GX는 지금 체력으로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세 가지 운동을 쉬지 않고 한 사이클 한다길래 너 나가라는 이야기로 들려서 일찍 마쳤다. 월,수만 GX를 하고 화,목은 필라테스를 열심히 해야겠다.
점심은 TGI에서 먹었는데 버스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이지만 걸어서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동네이지만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분당의 아파트 단지들을 구경하였다. 낯선 동네를 걸으며 여행가면 현지인들의 동네를 돌아보던 낯선 설레임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아직도 낯설기만 한 이 동네, 이 곳에 정착하게 될까?
통합계좌조회를 해보고 잠자고 있던 돈 십여만원을 찾아냈다. 계좌를 해지하는데 아직도 계좌번호를 외울 수 있는, 대학교 입학할 때 학관에서 만들어서 썼던 그 계좌를 해지하려니 뭔가 서운하다. 그래도 이런 서비스는 아주 잘 만든듯!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휴직 아홉째 날

운동 첫날이다. 인바디를 측정했는데 신랑도 나도 경도비만이란다. 흠, 지난 건강검진 때는 정상이었는데 긴장감을 주기 위한 헬스장의 계략일까? 가볍게 몸을 풀고 GX에 참여했는데 우리 신랑 힘들어 쓰러지기 직전이다. 나는 힘들까봐 아령을 1kg짜리로 사용하긴 했지만 그 외의 운동도 유연성이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잘 따라한 거 같다. 그리고 필라테스가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 병원 상담이 예약되어 있는데 신랑도 함께 갔다. 드라마틱하게 삶에 대한 태도가 개선이 된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간단히 써보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날 잡고 써야겠다. 그 날까지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겠지.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휴직 여덟째 날

정은언니가 분당에 올 일이 있다고 해서 필라테스를 마치고 만나기로 했다. 필라테스 건물에서 AK까지 가는동안 회사 사람과 마주쳐서, 아 점심시간이구나 깨닫고 회사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카페로 갔으나 역시나 회사 주변은 피해갈 수가 없구나.
이동시간까지 포함하니 3시간이나 수다를 떨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수다 떨어본게 언젠지, 참 오랜만이다. 
처음으로 중고나라 거래를 해보았다. 이런 곳에서 헬스장 양도권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지, 야탑까지 두 번이나 가는 수고를 했지만 어쨌든 꽤 세이브했다. 야탑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며 얼마나 힘들던지, 이제 내일부터 열심히 운동해서 체력증진에 힘써보자.
새로운 그림을 시작하였다. 안동에서 부용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그리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그리려고 보니 너무 어려워보여서 포시즌 카페에서 찍은 케잌과 커피 사진도 후보로 준비해갔다. 선생님한테 구도에 대한 잔소리만 듣고 부용대 그림을 그리기로 했는데 너무 어렵다. 그러나 선생님이 손을 대주니 첫날인데도 마법처럼 완성도 있는 그림이 되었다. 잘 마무리할 수 있겠지? 선생님이 있으니까!  



2016년 12월 12일 월요일

휴직 일곱째 날

염언니랑 점심을 먹고 Gontran Cherrier란 베이커리에서 디저트도 먹었다. 1년 육아휴직을 풀로 사용하였던 염언니는 이런데 다니면서 맛있는거 많이 먹고 푹 쉬고 여행도 다녀오란다. 휴직했다고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여행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아직은 여행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의 설렘도 없다.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에 구름이 몽글몽글 이뻐서 잠깐 집에 들러 처리할 일들을 한 후, 사진을 찍어볼까하고 다시 나왔다. 그러나 몽글몽글 구름들은 사라지고 없다. 역시 모든 일은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처리해야한다. 마트에 들러 반찬거리도 조금 사고 기분전환을 위해 포인세티아도 샀다. 마트를 나오니 다시 몽글몽글한 구름이 나타나 사진 한 방.
오늘은 밀린 육아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청소하고 빨래 정리하고 재활용 쓰레기 버리고 했더니 시간이 훅 가버린다. 워낙에 집안일을 안해서 조금만 해도 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신랑한테 물어보니 알아채지 못했다. 역시 집안일이란;;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휴직 여섯째 날

오늘까지 마감인 한 해 성과 리뷰를 작성하였다. 누군가는 1년 만근과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금만 더 참았다가 휴직을 하라고 조언해주었다. 당장이 괴로운데 평가가 무슨 대수인가 싶었으나 막상 리뷰를 하다보니 아쉬움이 좀 남는다.
저녁에는 시댁에 갔다. 영수증 뭉치를 받아오면서 다시금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다. 아버님은 설 이후 올라올 영우를 맞이할 생각에 들떠 계시고, 어머님은 우리가 영우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밥은 해먹일 수 있을지, 그 좁은 집에서 영우가 뛰어놀 수 있을지 걱정이시다. 그 모든 걱정을 저도 하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데 어떻게든 살아질테지만 지금은 걱정 한가득.

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휴직 다섯째 날

333을 만나는 날! 신랑과 디구친구님도 만나는 날!
미래에셋에서 투자한 포시즌스 호텔의 유유안에서 딤섬브런치를 하기로 했다. 전 날은 미슐랭 빕 구르망, 이 날은 미슐랭 원스타, 왠지 트렌디한 사람이 된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333을 만날 때만 이런 욕구(?)가 채워지니 항상 목마른 상태이다. 뭐, 이제 시간도 많으니 신랑이랑 찾아다녀도 되겠지만 333만이 줄 수 있는 다채로움과 조화가 있다.
위 사진은 처음 셋팅된 일부 요리들로, 이후에 나온 모든 딤섬들이 아주 맛있었고, 딤섬 외에도 특이한 식감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런 식감은 처음이예요!'라고들 이야기하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고, 한 피스에 6천원인 베이징덕은 그냥저냥, 식사로 나온 게살볶음밥은 무난했고, 신랑이 선택한 우육탕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배 터지게 먹고난 후 1층의 컨펙션이라는 카페에서 림림 생일축하를 위한 케잌을 샀다. 덕분에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까르띠에 케잌의 존재를 알게 되고 맛도 보고 이쁜 사진들을 찍으며 기분도 냈다. 럭셔리하고 기분 전환되는 송년회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송년회의 피날레는 스크린 사격! 이런 신문물을 맛보다니 정말 신선한 송년회다. 나는 워낙 운동신경이라는게 없으니 그다지 큰 기대는 없었는데 팀을 나누어 게임을 하니(물론 나는 구멍이었다.) 나름 신나고 재미있었다.
두 게임만에 급격히 체력이 고갈된 수지형은 금세 체력을 되찾고 광화문으로 갔다. 나는 전 날에 이은 강행군으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어 집에 와서 빈둥대고 있는데, 뭔가 아쉽다. 매일매일 화장실에서 마주쳐서 수다 떨고 저녁에 급번개도 하던 때가 그립다. 매일 채팅은 하지만 역시 얼굴을 봐야 한다. 서면보고가 아니라 대면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휴직 넷째 날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될 수 있는 12월 9일.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국민의 힘!

오랜(?) 칩거를 마치고 요즘 핫하다는 한남동 디뮤지엄에 갔다. 평일 낮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웬걸, 30여분 대기해서 홍대맛집이라는 아이엠어버거에서 수제버거를 먹었다. 새우가 들어간 6번 메뉴를 기대했는데 기본 패티인 2번이 참 맛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먹고싶네. 이어서 에르메스에서 여는 전시회 '파리지앵의 산책'을 보고 돌아왔다.
다음 일정은 구로구청에 가서 신랑회사 업무를 보고, 성환형과 만나 여의도로 출발. 림림 덕분에 편하게 주차를 하고 국회 앞에서 탄핵 투표 결과를 기다렸다. 박원순 시장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후 전해진 가결 소식, 여의도는 축제 분위기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이후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어야할텐데, 야당이 헛발질 그만해야 할텐데.
이어서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하였다. 서울시향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브람스 1번 교향곡이었는데 전석 매진인 공연이었다. 전 날 취소표를 예매하였는데, 한 때는 몇 개월 전부터 미리 예약하고 기다리며 예습하던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내가 직접 예매한 첫 공연이다. 참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보다.
저녁은 백년옥에서 먹었는데 그 짧은 식사 시간동안 미쉐린이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들었다. 점심에 이어 저녁도 핫한 곳에서 먹었군. 오전 11시에 집을 나가서 오후 11시에 돌아온 날. 피곤하면서도 뿌듯한 것이, 난 빈둥대지 못하는 인간인 것인가.


2016년 12월 8일 목요일

휴직 셋째 날

오늘도 느지막히 일어나서 겨우 필라테스 갔다오고, 온종일 미드를 보았다.
엄마랑 통화하며 어제 12시 넘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전하니 팔자 좋단다. 말 그대로 온종일 팔자 좋게 늘어져 있는데 문득문득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다.
밥도 해 먹고 밀린 설거지와 가벼운 청소를 했더니 놀고먹는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위안이 된다.
다음주부터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하면 마음이 좀 나아지려나.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휴직 둘째 날

수많은 알람이 울렸지만 12시가 넘어서야 기상.
이번 주는 반둥대기로 마음 먹었으면서도 없어져버린 오전이 못내 아쉽다.
점심을 먹고 헬스장을 몇군데 둘러보았다. PT만 전문으로 하는 헬스장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결국 마음이 가는 곳은 좀 비싸더라도 가까운 아파트 상가 헬스장인데, 이사 오고나사 한 번 들러보자 생각만 하고 1년 반이 지나버린 것이 못내 아싑다.
이제 되도록 집 밥을 해먹을 생각인데 집에 쌀이 똑 떨어졌다. 오랜만에 마트에 가서 쌀과 반찬 몇 가지를 샀는데 얼마만에 와 본 마트인지, 그간 참 정상적이지 않은 생활을 했다싶어 못내 아쉽다.

2016년 12월 6일 화요일

휴직 첫 날

11시까지 늘어지게 자겠다는 계획은 잘못 맞춘 알람 때문에 실패.
필라테스를 하고 돌아와서 무언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누르고 소파와 침대를 오가며 빈둥거리기 돌입.
저녁에는 유화 수업을 마치고 신랑과 삼겹살에 소주.
텍스트로 보면 팔자 좋은 분당 아줌마의 삶 같구나. 이번 주는 그냥 이대로 빈둥대며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