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3일 월요일

iOS 7

지난 연휴에 ios 7이 배포되어 내내 타임라인이 떠들썩했다. 안타깝게도 3일 전,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타는 바람에 나의 아이폰5에는 ios 7을 얹어보지 못했다. 아이패드에만 업데이트해 보았는데,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앱들이 많아서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키보드 디자인과 잠금화면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든다.
예전에 베타버전 배포되었을 때 디자인만 보고 조나단 아이브 왜이래? 실망이야!를 연발했는데 ios 7은 단순히 디자인 측면 외에도 엄청난 기술적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 고수들이 넘치고 훌륭한 리뷰들이 넘치는데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좀 부끄럽긴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의 숨은 의미를 알았을 때 애플에 대한 감동을 조금이나마 공유하고 싶어 어설프지만 리뷰를 쓰기로 한다.
애플의 모바일 기기 아이폰과 아이패드미니, 아이패드레티나는 현재 각각 다른 해상도를 갖고 있다. 아이폰미니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아이패드미니 레티나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디바이스의 크기에 따라 최적의 해상도를 결정하고 그에 맞추어 작업을 하고 테스트 하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일일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 ios 업데이트에 벡터그래픽이라는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해상도가 맞지 않아 픽셀이 깨져보이는 현상은 모두가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벡터그래픽은 좌표를 가지고 점을 표현하기 때문에 어떤 해상도에서도 별도의 작업을 거칠 필요없이 깨끗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디자인 이면에는 벡터그래픽이라는 기술이 반영되어 있었고, 이제 수많은 디바이스를 만들어 내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멋지지 아니한가.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단연 지문인식 터치ID가 화제가 되었다. 지나치면서 본 리뷰들에 몇비트 프로세서 A7 이런 글들이 보이긴 했으나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니 당연히 눈에 띄지도 않았다. CPU가 64비트인 것을 가지고 혹자들은 과잉사양이라고 비웃어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64비트 CPU 탑재의 숨은 의미는 멀티미디어 처리의 강화를 의미한다고 한다. 카메라 속도가 매우 빨라졌고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연결되니 참 재미있다. 이제 자동차에도 아이패드가 기본 탑재된다고 하니 멀티미디어 처리속도는 기존의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범주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애플이 도대체 앞으로 뭘 더 하고싶은 것일까? 우주에 발자국을 남기기 위해 살아온 스티브 잡스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ios 업데이트 아닐까 싶다고 하면 오버이려나?

2013년 9월 22일 일요일

고갱전


오랜만에 미술관 나들이.
오래전에 소셜커머스에서 할인된 티켓 사두고도 시간내기가 어려워 겨우겨우 추석 연휴에 다녀올 수 있었다. 아마 고갱의 3대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크게 홍보가 된 것 같은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 외의 두 작품은 잘 알지도 못하고, 봐도 무슨 의미인지, 왜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라.

예전에 인상주의를 이야기하면서 피사로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피사로는 인상주의를 보다 확장하고 더 많은 인물들을 키우려고 하였다. 그로 인해 내부에서는 너무나 다른 화풍의 화가들로 갈등이 있기도 했는데, 고갱도 피사로의 제자였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전시관에는 고갱이 피사로와 함께 하던 시절의 그림들이 있었는데 역시 인상주의 그림이 가장 편하고 보기 좋다. 그렇게 화풍이 바뀔 수 있다니,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역시 위대한 화가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

타히티, 낙원을 그린 화가로 유명한 고갱이지만 나는 그 시절의 그림은 좋아하지 않는다. 색감이나 윤곽선 등이 인상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고 느끼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고갱이 없었다면 마티스나 피카소같은 화가가 탄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20세기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 고갱, 꽤나 많은 작품들이 와 있어 볼만하다. 아쉬운 점은 고갱의 흔적을 좇을 수 있도록 전시관의 순서를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과, 군데군데 억지로 의미를 부여해 끼워넣은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좀 다르게 전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9.29 서울시립미술관

십자수 모빌


내 대신 태교중인 내동생
십자수로 흑백 모빌을 만들고 있는 중.
자매지만 나랑은 참 다른 동생들. 쌩유~

하우스푸어


지난 달 독서모임의 주제는 '아픔'
요즘 급등하는 전세값과 반대로 매매가는 하락하여 깡통 아파트가 되어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들, 그로 인해 피해보는 세입자들. 현 시절에 잘 어울리는 주제인 것 같아 선택했는데 특별히 모르는 사실도 없고 뻔한 얘기들이지만 실사례는 읽을수록 우울하다. 
그나저나 내년에 이사해야 하는데 여전히 집 살 생각은 없고, 이제는 전세값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된다니까.

2013년 9월 17일 화요일

뉴욕 크로넛





뉴욕에서 사는 친구가 알려준 지금 뉴욕의 핫한 도넛. 크로넛.

도미니크 안셸이라는 유명한 셰프가 독립하여 차린 베이커리에서 파는, 도넛과 크로와상을 믹스한 크로넛이 인기라고 한다. 오전 8시에 오픈하는데 5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고, 하루 판매량이 정해져 있어 빠르면 20분만에 늦어도 9시에는 매진되어 문을 닫는다고. 이렇다보니 새벽부터 대신 줄서주는 아르바이트가 탄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친구네 회사에서도 먹어자며 회의 때 먹을 수 있도록 주문하려고 했는데, 글쎄 9월에 먹을 수 있도록 배달받으려면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는 자정에 메일로 주문을 해야한다고 한다. 그마저도 1분만에 몇 백통의 메일이 쏟아져서 주문 실패. 친구도 아직 못 먹어봤다고.

도넛이 도넛이겠지 뭐 그렇게 난리일까 싶다가도 처음 크리스피 도넛이 상륙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 맛이 궁금하기도 하다. 언제 먹어볼 날이 오겠나 싶은 생각이 들면, 언제 또 뉴욕에 와서 먹어보겠나 싶은 관광객들이 새벽부터 줄 서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다들 난리니 짝퉁도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도 현대백화점 지하에 크로넛을 판다고 하고, 던킨 도넛도 뉴욕 파이도넛? 이런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왜 미국에선 75센트 짜리가 우리나라에선 2천원이냐고. 흥. 아쉬운대로 던킨에서라도 먹어봐야겠다.

뉴욕의 반응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2888761&mid=FoodDrink

2013년 9월 16일 월요일

직장인 서바이벌 가이드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사회 초년생인 후배들에게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실 초년생뿐 아니라 직장 생활 10년 이상 한 내게도 느끼는 바가 많은 책이다. 
많은 이야기들 중 '기능인을 넘어서 설계자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기능인은 자신이 맡은 일들을 비교적 잘 처리한다. 하지만 의외로 기능인들이 지식의 깊이가 부족한데 자기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왜 그런 방법을 쓰는지? 왜 그렇게 일하는지? 진정한 개념과 원리가 무엇인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다른 길은 없는지?'에 대한 답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이야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고 있는 일이 큰 맥락 안에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기능인일뿐 아닌지, 내 분야에서는 잘난 체 하지만 근본을 탐구한 적도 없고 새로운 흐름을 업무에 잘 적용시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하다.
칸 아카데미 책을 읽을 때에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칸의 생각에 공감을 하면서 반성이 많이 됐었는데 신수정 박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아무래도 내가 근본 원인을 탐구하며 학습하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뜨끔한게 많나보다.
아래는 기능인과 설계자에 대한 저자의 생각 요약.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기능인으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이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넘어선다는 것은 설계자가 되는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기능인의 수준에서 멈춰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업무를 20년을 반복해도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근본을 탐구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을 설계할 수 없고, 최고가 되기 어렵다. 내가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젊은 사람에게라도 배워야 한다. 원리와 근본에 대한 성찰을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

2013년 9월 12일 목요일

관점을 디자인하라


저자 박용후는 카카오톡 전략커뮤니케이션 고문으로 이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10여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리고 자칭 대한민국의 유일한 관점 디자이너라고 말한다. 현재 이 사람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고, 실제 하고 있는 일들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도 하고, 여기저기서 초청 강연을 받기도 하고, 그래서 책을 낸 핫한 사람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사람의 책에서 뭔가 깨우침이 있다거나 가슴이 뜨거워진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용후씨의 책을 읽고난 직후 직장인 서바이벌이라는 정직한 제목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이 훨씬 더 진정성이 느껴지고 와닿는 것이 많다. 후배들에게 권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 박용후 씨의 책은 세련된 제목과 화려한 이력으로 이목을 끌지만 자기 자랑을 가득 늘어놓은 뻔한 자기계발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박용후씨가 현재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리울만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너네도 관점만 바꾸면 성공할 수 있어. 모두 성공해라 성공해라 닥달하는 책이 싫다. 
그러면서도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이것을 이뤘을 때 나는 행복할거야 하고 데스티네이션을 정해놓으면 죽을 때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게 된다. 그날그날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자. (중략) 지금 행복하게 지내면 미래의 내가 과거를 돌아볼 때 나는 행복하게 살았던 사람이 된다. 매일 성공하고 매일 행복한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되고, 당신의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 된다.'
이 부분인데 박용후씨의 성공과 행복에 대해 공감이 가지 않아 글로는 공감이 가지만 전체적으로는 와닿지 않는 책이었다.

2013년 9월 6일 금요일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뭐야? 왜 이리 두꺼워? 였다. 칸 아카데미의 바로 그 살만 칸이 직접 쓴 책이라 성공에 대한 자서전격인 가벼운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교육에 대한 철학과 그간 연구해온 교육방법들이 너무나 진지하고 범위가 방대해서 조금 놀랐다. 어느날 갑자기 대박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과 삶에 대한 방향이 바로 서야 성공에 대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책 후반에 접어들면서 칸이 헤지펀드를 나와서 칸 아카데미 운영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핑 돌 지경이다. 
현재의 교육이 문제라고 느끼면서도 그 기원은 몰랐다. 우리의 기본적 교실모델은 프러시아에서 만들어졌다. 애초에 공교육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와 교사, 교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왕의 권위에 굴복하는 가치를 배워 충성스럽고 다루기 쉬운 시민들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도입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방식이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100년 넘게 이어져 왔으니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프러시안들로부터 계승한 전통적인 교육모델에서 학생들은 동년배 집단끼리 함께 움직였다. 가장 빠른 학생과 느린 학생들 사이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므로, 그들 모두를 한 교실에 밀어넣으면 결국 빠른 학생들을 지겹게 만들거나 느린 학생들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궁극적으로 현실에 적용하는데에 실패하는 것이 우리의 망가진 교실모델의 핵심적 결점 중 하나이다. 벡터를 배웠으나 어디다 써야할지 모르는 나는 그것이 3D 게임을 만들 때도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뭘 배운건가 싶었다. 아무생각 없이 그저 개념만 아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데 말이다. 
칸은 금융위기를 겪으며 CDS, 모기지 등 어려운 개념의 금융에 대해 자료를 만들었고, 칸 아카데미가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표준화된 학습주제만을 다루는 일 이상을 할 의무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를 둘러싼 변화무쌍한 세상에 대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배우도록 도울 필요가 있었다.세상이 더 복잡해짐에 따라 무엇이 왜 일어나는지를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마음의 평화는 말할 것도 없고 진정한 민주주의도 위기에 처할 것이다."라는 그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모든 놀이와 학습을 어린 시절에만 몰아넣고, 모든 일은 중년에, 모든 후회를 늙은 나이에 몰아넣는 것은 완전히 틀렸으며 지독하게 독단적이다라는 마거릿 미드의 말을 인용해 두었는데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칸 아카데미가 시작되었다.
한세상학교에 대한 그의 꿈. 이미 절반 이상은 이루어 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한, 빌게이츠마저도 감탄케 한 그의 업적을보며 나는 또 뜬금없이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구마구 하고 있다. ㅜㅜ

2013년 9월 5일 목요일

상황이란.

잠깐 이중잣대란 제목을 생각했는데 이중잣대까지는 아니고, 상황에 따라 이렇게 마음이 오락가락할 수 있는거구나 싶은 생각이 많은 요즈음이다.
지금까지 닥친 일이 아니었을 때까지는 출산휴가 3개월 외에 다른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임박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여건이 좋은 것은 친정 엄마가 아이를 봐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인데, 그렇더라도 지방에서 키워야 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엄마가 그렇게까지 하겠다고 하는건 내 경력이 끊어지는 것이 아까워서이겠지. 나도 그런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태어나서 1년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하는 마음과, 이 회사가 내 인생에서 뭐 그리 중요한가 싶은 생각과, 내가 없으면 당장 팀 운영에 차질이 있을텐데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이 교차된다.
아마도 이 고민을 막달까지 가져가겠지. 오늘 만난 언니는 그때되서 고민하라고, 그때 되서 내가 제일 편할 것 같은 방향으로 선택하라고, 맘 편히 가지라고 한다. 어서 엄마가 일하기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3년 9월 3일 화요일

이케아, 불편을 팔다.


집에 이케아 소품이 약간 있긴 하지만 가구를 접한 적도 없고, 이케아란 그룹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케아가 들어온다고 하길래 골라본 책이지만 읽고나서는 오히려 실망했다. 이건 뭐 윤리 의식이라고는 없는 기업인듯.
이케아는 스웨덴 가구회사라고 알려져 있지만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다. 물론 창업은 스웨덴에서 했으나 이후 많은 돈을 벌어들이면서부터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이전했다. 또한 잉바르 캄프라드 개인 재산의 세금납부 회피를 위하여 그 또한 이민을 택했다. 
뿐만 아니다. 사람들이 열광해 마지 않는 스칸디나비아식 가구 디자인의 대명사인 이케아는 남의 디자인을 법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카피하는 법을 안다. 목재를 사용하다보니 환경을 필연적으로 파괴하는 기업이지만 최근 환경연구소를 만들었을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도 않는다.
저렴한 이케아 가구는 동유럽의 노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이 또한 사상적인 측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이케아의 가격대비 품질이나, 고객을 불편하게 함에도 열광시키는 브랜드 경쟁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우리나라 가구업체 생각하면 이케아가 들어와주는게 고마울 지경이다. 하지만 이케아란 기업에 대해서는 비호감이 되어버렸다.
잉바르는 세계 몇 위의 엄청난 부를 가졌지만 여전히 구두쇠로 불리우고 있고 기부란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젊은 시절 나치 추종자였으나 이 사실이 밝혀지고난 후에도 그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 없는듯하다. 이쯤되면 우리 나라의 몇몇 인사들이 생각나지 않는가?
이 기업이 돈을 많이 번 것 말고는 크게 배울 것이 있나 모르겠다. 잉바르의 경영철학이라고 하는게 뭔지 나는 모르겠다.

2013년 9월 1일 일요일

긍정이

예전부터 나는 쌍둥이를 낳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이 근거없고 뜬금없는 느낌은 뭐지 -_-)
그래서 혹시나 쌍둥이를 갖게 되면 태명을 건강이로 하려고 했다. 건이, 강이, 건강이.
쌍둥인 아니라 뭘로 할까 하다가 생각한 게 긍정이.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
하루는 신랑이랑 카톡을 하는데 처음으로 긍정이를 부른다는게 건강이를 부른 것이다. 내가 긍정이 서운해 한다고 했더니 제발 긍정이에게 인격을 부여하지 말라고 -_-
태어나고 몇 년이 지나도 인격이 생길까 말까인데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냉정한 아빠 같으니. 이제부터 오빠를 냉정이라고 부를 테다! 라고 선언.
그러고 보니 나는 부정이인데? 이런 부모 밑에서 긍정적인 아이가 태어날 수 있을 것인가!
냉정하게 부정적인 애가 태어나면 어떡하지? 라고 오빠가 한마디 한다. 맙소사.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읽은 적이 없어, 언젠가 TV에서 본 만화영화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돈키호테. 발레는 더욱 생소했는데 알고 보니 몇 안되는 희극발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각국마다 나름의 버전으로 무대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돈키호테 2권 중의 일부 장면이고 그나마도 원작을 충실히 따르는건 아니다.
크게 기대하고 예매한 건 아니었고, 요즘 피곤에 찌든 상태라 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막이 끝나고는 바로 우왕~ 정말 재밌고, 무용의 난이도도 꽤나 높은 것 같은데 이은원과 김기완이 너무나 훌륭히 잘 해내어 감동이었다. 다음날 공연도 예매해두어 또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찌나 기대되던지.
금요일 저녁의 주연은 이은원과 김기완. 내가 사랑하는 커플.
나의 첫 지젤이었던 이은원과 남자발레가 멋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김기민의 형 김기완. 그동안은 김기민의 형 김기완이었는데 이날로 김기완의 팬이 되어버릴 것 같다. 3막의 그랑 파드되에서 멋진 점프와 회전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아니, 이은원의 32회전, 공중회전 리프트 등등 인상적인 장면이 너무 많아 꼽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깜짝깜짝 놀란 것이 몇 번인지~   
4월의 라 바야데르, 보지는 못했지만 5월의 지젤, 이번 돈키호테까지 김기완과 이은원이 이제 짝꿍이 될건가보다. 너무나 이쁘고 멋진 커플!!
토요일 저녁의 주연은 김지영과 이동훈.
김지영이 국립발레단의 얼굴이나 다름없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잔뜩 기대. 나랑 나이도 같아서 이제 은퇴가 머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더 늦기전에 봐야지 싶기도 했고. 워낙에 원숙미, 노련미, 대한민국 최고의 테크닉 이런 수식어가 많이 붙기도 해서 궁금하기도 했고.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은원과 김기완 커플이 훨씬 좋았다. 김지영은 무엇 때문에 원숙미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인데 이 때문에 깜짝 발랄한 키트리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이동훈은 김기완보다 역동적이고 힘은 좋은데 이 날 공연은 내내 뭔가 불안불안했다. 
그렇지만 이 공연을 또 본 것이 후회되지 않는 것은! 로비에서 어슬렁거리는 김기완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은 것!! 완전 계탔다. +_+
그리고 또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서로 다른 캐스팅을 보니 느낌이 새롭고 소소한 부분 다른 연출도 있어서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다.

어쨌든 앞으로 태교는 이은원과 김기완이다! (별로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완소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