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로베르토 볼레와 서희의 무대. 로비에 황혜민, 문현숙 단장을 비롯하여 발레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 공연 아니었나 싶다.
로베르토 볼레가 등장할 때는 여기저기서 탄식이 새어나온다. 신이 내린 발레리노라는 명성에 너무 선입견 가득찬 상태로 기대하고 바라보던 중이어서 그랬는지 단지 걸어나오는 것일 뿐인데도 기품이 줄줄 흐른다.
드라마 발레라 개인의 테크니컬한 측면이 많이 부각되는건 아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발레리나를 들어올리는 것만 봐도 뭔가 남다르다. 너무나 쉽게, 우아하게, 힘들이지 않고서 해내는 것이 발레리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낼지 많이 궁금하고, 그래서 발레 팬들은 캐스팅별로 다 보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로베르토 볼레가 서희를 들어올릴 때 너무나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뻔 했다. 정말 깃털처럼, 중력을 거스르고 아름다게 날고있는 것 같은 느낌. 오네긴이 바람둥이 설정이다보니 타티아나와 올가 외에도 여러명의 발레리나들과 춤을 춘다. 내 수준은 저 발레리나들 계탔구만, 인데 다른 사람들은 로베르토 볼레가 손만 잡아줘도 춤추는 모양새가 달라졌대나 뭐래나. 드라마 발레는 군무보다 스토리에 집중하는 편이라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꽤 재미있게 보았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무조건 1층에서 봐야하는 공연이라길래 예매한 바로 그 자리 근처에 예전에 문화사 같이했던 분들이 마침 다 모여계시는 우연이!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 많이 볼 수 있었다. 문화사 공부하고 발레보러 다니는 고상한 모임인것 같지만 실제로는 로베르토 볼레 몸을 보고 쓰러지는 유쾌한 분들이란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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