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7일 금요일

콰이어트


5월 독서모임의 주제는 힐링이다. 이 책을 타임라인에서 처음 소개받았을 때 어느 정도 공감을 하면서 나중에 읽어봐야지 했던 것은 저자가 내향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국식의 활달하고 외향적인 사람을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인인 저자 역시 그런 사회인식 때문에 힘들었던 자신의 이야기와 여러 사례를 통해 이 땅의 내향적인 사람들의 고민을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 독서모임의 멤버 전원이 내향적인 사람들이라 읽으면서 다들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
의외였던 것은 테스트를 해보면 미국도 내향적인 사람이 3분의 1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 모형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이미 교육 방식마저 외향적인 인간을 지향하고 있다. 인간의 기질이란 것이 타고난 것일텐데 이것을 한 방향으로 맞춰가는 교육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협력 학습 모형은 인간 개개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향한다. 협력 학습은 팀으로 일하는 기술을 향상시켜주므로 직장에서 필요한, 자본주의 사회에 걸맞는 기술인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을 기업이 원하는 외향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놓는 경우에 생기는 문제는 리더십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상황을 지배하는 데 무관심하다는 성향 때문에, 구성원들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시도해볼 확률이 높다. 이들은 사람들의 재능에서 도움을 받고 나서 더더욱 그들에게 능동적으로 행동하도록 독려하기 쉽고, 따라서 능동성이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몰두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놓치고 사람들이 수동성에 빠져들도록 할 소지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리더의 자리에 ‘말 많은 사람’ 뿐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내향적인 것이, 또는 외향적인 것이, 옳다 그르다기보다는 개인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기는 불편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 않지만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활달한 척 어울려야 하고 술 마시며 즐거워해야 하고 구성원들을 리드해야한다. 다 그런거 아니겠나. 자유특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성격 특성을 타고나거나 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고난 기질이 크게 좌우하긴 하지만 결국 애티튜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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