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0일 일요일

지식의 권유


EBS 지식채널e의 김진혁 PD가 쓴 책이다. 그 프로그램을  TV에서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많이 회자된 다큐멘터리임은 알고 있다. 많은 고민 없이는 특정 주제를 5분동안 압축해서 임팩트있게 보여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그 고민의 흔적들이 책에서도 나타난다.
진보주의자일 것으로 생각되는 김PD가 진보 진영에 던지는 메세지가 눈에 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치에만 주목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기능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면 가치를 모르는 기능주자자라며 영혼이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는 점. 그러나 기능을 무시함으로 인해 무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오히려 더 기능주의자에게 의존하게 되어 휘둘리게 된다는 점. 계몽을 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결론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알게 된 과정을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점. 계몽을 하고 있는, 혹은 해야 한다고 믿는 진보 진영은 절대로 올챙이 적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
책 후반부에는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의 철학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나도 처음엔 그들은 철학이 없는 줄 알았었다. 그러나 무학의 통찰을 가진 분이 당시 최고의 권력자의 철학에 대해 ‘돈’이라는 흔들림 없는 철학이 있다는 가르침을 준 적이 있는데 김PD의 생각 역시 비슷하다. ‘나에게 이득이면 그만!’이라는 철학에 근거하여 매우 적확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다는 아니다. 그러나 기득권들이 원했던 것은 기득권의 유지지 자본주의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그들이 주도한 경제 성장은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하는 수준의 철학을 바탕으로 구현되는데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천민자본주의이다.

이것이 역사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그 역사가 지금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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