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0일 일요일

꾸뻬씨의 행복 여행


이번 달 독서모임 주제는 깨달음. 정신과 의사인 꾸뻬씨가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떠난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꾸뻬씨가 던지는 질문. 행복은 단지 뇌의 화학적 반응에 불과한 것일까? 이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대답하고 보니 이렇게 냉정한 사람을 봤나 싶다. 그렇지만 그 동안 읽어왔던 책들의 내용을 기반으로 보면 행복은 뇌의 화학적 반응이 맞는 걸 뭐. 그렇더라도 내가 행복하면 되는거지.
꾸뻬씨의 깨달음 중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행복의 요소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이다. 모임 중에도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결국은 자존감이 가장 중요하다. 자존감이 있어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이 지금 있는 그대로 나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꾸뻬씨가 만난 노승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다. 지금 이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으이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것.

지식의 권유


EBS 지식채널e의 김진혁 PD가 쓴 책이다. 그 프로그램을  TV에서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많이 회자된 다큐멘터리임은 알고 있다. 많은 고민 없이는 특정 주제를 5분동안 압축해서 임팩트있게 보여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그 고민의 흔적들이 책에서도 나타난다.
진보주의자일 것으로 생각되는 김PD가 진보 진영에 던지는 메세지가 눈에 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치에만 주목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기능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면 가치를 모르는 기능주자자라며 영혼이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는 점. 그러나 기능을 무시함으로 인해 무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오히려 더 기능주의자에게 의존하게 되어 휘둘리게 된다는 점. 계몽을 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결론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알게 된 과정을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점. 계몽을 하고 있는, 혹은 해야 한다고 믿는 진보 진영은 절대로 올챙이 적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
책 후반부에는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의 철학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나도 처음엔 그들은 철학이 없는 줄 알았었다. 그러나 무학의 통찰을 가진 분이 당시 최고의 권력자의 철학에 대해 ‘돈’이라는 흔들림 없는 철학이 있다는 가르침을 준 적이 있는데 김PD의 생각 역시 비슷하다. ‘나에게 이득이면 그만!’이라는 철학에 근거하여 매우 적확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다는 아니다. 그러나 기득권들이 원했던 것은 기득권의 유지지 자본주의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그들이 주도한 경제 성장은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하는 수준의 철학을 바탕으로 구현되는데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천민자본주의이다.

이것이 역사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그 역사가 지금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6월 24일 월요일

한솔뮤지엄


오크밸리에 새로 생긴 한솔뮤지엄.
보유하고 있는 작품에 대한 기대보다는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다고 해서 가보고 싶었다. 콘크리트와 물을 이용한 전형적인 안도 타다오 스타일의 건축물이다. 신랑한테 누구 작품이게? 했더니 바로 맞추더라는! 콘크리트 벽면을 돌자마자 대형 구조물과 물위에 지어진 뮤지엄이 자태를 드러내는데 감탄사가 나오게 된다. 건축가도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었을테지. 수상 테라스에서의 커피 한 잔도 운치있고, 뮤지엄 동선을 따라 관람하다보면 나의 발자취를 계속 확인할 수 있게되는 구조도 멋있다. 곳곳에 쉴 공간이 많고 공간마다 외부를 볼 수 있게 해놓아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컨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한솔이 제지회사이다 보니 원래 종이박물관을 운영했다고 한다. 거기에 이건희 누나인 한솔제지 이인희 명예회장(?)이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들을 내놓아 뮤지엄을 만들었다. 뜬금없이 의자도 전시되어 있고 어찌보면 산만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컨셉에는 충실했던 것 같다.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김환기 등의 유명한 한국 화가들 작품이 꽤나 많았고 미술책에서 보던 지원의 얼굴도 반가웠다. 현대작가 작품도 많았으나 역시 서양이나 동양이나 현대미술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종이박물관에서 닥나무를 이용한 종이 만들기 영상을 보았는데, 뜬금없이 닥나무가 mulberry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 멀버리 BI의 그 나무가 닥나무였구나 >.<

마지막으로 제임스 터렐관. 사실 제임스 터렐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언제 또 한솔뮤지엄에 와보겠나 싶어 통합권을 사서 들어갔다. 첫번째, 두번째 관은 일출/일몰 시간에 보아야 한다는데, 터렐관 입장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다. 뭐지, 그런데 왜 입장료를 받고 여길 들여보낸거지, 지금 뭐 보여주려고 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던지. 7월부터 멤버십 회원들만 대상으로 일몰 시간에 프로그램을 만들거라고 한다. 살짝 기분 나빴는데 세번째 관을 들어가면서 그런 마음이 싹 가셨다. 빛을 활용해서 그런 공간감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니,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빛의 연금술사라 불리우는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인터넷상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결국 언젠가는 멤버십 가입해서 일몰 프로그램 꼭 감상해 보자는 다짐을 하면서 나왔다.


매번 예술의 전당이나 북적거리는 전시회만 다니다가 서울을 벗어나 한가로이, 좋은 작품들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패랭이꽃이 다 져서 아쉬웠고, 자작나무 숲이 있어 반가웠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께.

2013년 6월 18일 화요일

전시/공연

지난 두 달간의 전시, 공연 관람 중 빠진 것들 요약 감상.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 : 덕수궁 미술관
체코의 문화예술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큰 기대없이 갔는데 날씨가 좋아서인지, 전시 막지막 날이어선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체코 작가를 모르니 그림도 잘 모르는 것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동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법, 큐비즘이나 르네 마그리트의 회화 기법 같은 작품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같은 사조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미술사에 영원히 남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미국미술 300년전 : 국립중앙박물관
미국의 역사는 300년이 안됐는데 미술은 300년? 식민지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작품들이 포함되었고, 미술품 뿐만 아니라 가구나 공예품도 있어서 흑백영화 속에서 보던 미국의 모습도 살짝 엿볼 수 있다. 특히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조지아 오키프, 잭슨 폴록, 로스코 등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아 꽤나 구색을 갖춘 전시회라 할 수 있겠다.  
역시 마음에 드는 것은 인상주의 그림. 메리 카사트의 따뜻함이 넘치는 작품도 좋고 서전트의 뤽상부르 공원은 파리에 대한 동경을 더한다. 풍경화에만 집중하는 평소와는 달리 인물화가 유난히 마음에 들었는데, 맥유인가의 어린 두 자매를 그린 그림은 한동안 내 핸드폰의 배경화면을 장식하였다.
잭슨 폴록의 부인 리 크래스너의 작품을 보면서 도슨트가 하는 말이, 폴록이 워낙에 유명했으니 그냥 그의 명성을 듣에 업고 그의 사조를 따르기만 했어도 충분히 유명하고 돈도 많이 벌었을텐데 그녀는 그녀만의 스타일을 창조해냈다고 하였다.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 있지, 남편이 유명하니까 똑같이 하면 될거다라는 발상은 어떻게 나올 수 있는거지? 대중들은 그것을 인정해줄거라고 생각하나? 괜한 반발심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그녀 역시 폴록을 만나기 전 이미 천재 예술가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유리 마슈메트와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체임버 앙상블 (손열음 협연) : 5/29
유리 마슈메트가 얼마나 유명한지도 모르고, 그저 손열음의 바흐가 궁금해서 예매했는데 유리 마슈메트는 비올라 연주자로서는 세계 탑클래스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연주한 곡들에 대해 애호가들은 저렇게 쉽게 연주해버리다니,하며 감동받은 모양인데 난 아무런 평가를 할 수가 없다. 그 주에 계속 피곤하더니만 엄청 졸았기 때문. 예습없이도 클래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란 나의 오만에 대해 반성한다.
J.S.Bach Piano Concerto No.1, BWV1052
Schubert Arpeggione Sonata in Aminor, D.821
Paganini Concerto for Viola in A Minor
P.I.Tchaikovsky Serenade for strings, Op.48


신세계 토요콘서트 (서민정 협연) : 6/15
그냥 갑자기, 요즘 디프레스되어 있기도 하고, 골드회원 종료 시점이 다가오기도 하고, 일정 없는 토요일이 싫기도 하고, 그래서 이틀 전 급히 예매한 신세계 토요콘서트. 또 마찬가지다. 내내 졸아서 아무 평가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앞으로 절대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차르트와 그의 아버지 분장을 한 배우가 나와서 10여분간 연기를 하는데 정말 싫었다. 그것만 보고 졸다니, 그건 더 싫다.
F.Mendelssohn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W.A.Mozart Symphony No.40 in g minor, K.550

다음 예정된 공연은 7월 7일, 오네긴. 발레리노의 탑클래스인 로베르토 볼레와 ABT의 서희가 커플로 출연한다. 로베르토 볼레 때문에 발레 애호가들은 지금 난리났다. 그때도 설마 또 졸지는 않겠지. 이 와중에 김기민이 홍콩문화센터에서 백조의 호수 게스트 출연한다고 하니 엄청엄청 땡긴다.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지금 즐길 수 있는거나 충실히 즐기자고!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행쇼~


요즘 컨트롤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보니 잠도 잘 못자고 업무관련 꿈도 꾸고 스트레스도 많다.
물론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이 정도 강도의 스트레스만 받는 것만도 큰 진전이지만 지금 당장 괴롭고 짜증나는건 어쩔 수가 없다. 누구를 향한 짜증도 아니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더 답답하다.
이번 주는 특히 힘든데 예민한 상태로 출근한 어느 날 아침, 문득 눈에 띈 무도달력.
짜증을 내어서 무얼하나~ 그래 짜증 내 본들 뭐하겠노.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좀 더 마음을 편히 가져야 주변 사람들도 편하고 무엇보다 내가 편하지. 힘 내보자.

2013년 6월 12일 수요일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번에 베스트셀러 사재기 사건으로 황석영 작가가 절판을 선언했는데, 김연수 작가가 함께 절판을 선언한 책이 이 책이다.
줄거리만 보면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 간 아이가 작가가 된 후 출생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으로 오면서 생긴 일인데, 과거의 일이면서도 과거가 아니다. 현재의 일이면서도 현재가 아니다.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니다.
작가의 말에 그가 써놓지 않은 이야기들을 독자들이 잘 읽어주었기를 바란다고 하였는데 나는 온전히 잘 읽은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많은 사람들과 현실의 아픔들이 나의 오버인 것일까. 에세이를 읽을 때는 그의 문장과 문체가 좋았는데 소설은 서글프다.

2013년 6월 9일 일요일

오랜 친구들

정말 오랜만에 주말에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해 외출한 것 같다.
꾸준히 만나왔던 친구도 있고,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있고.
1시부터 시작된 모임은 9시가 될 때까지 장소도 옮겨가며, 다양한 소재로 수다가 이어졌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으로 이제 언제 봐도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도 불편하지 않은 관계가 되었다.

이 친구들 만나러 나가는 길에 받은 또 다른 친구의 전화는 무척이나 반가웠다.
아무 일 없이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전화해볼 수도 있는데 난 전화에 무척이나 인색하다.
오랜 시간 가족들과 떨어져서 지냈음에도 외롭지도 않았는지,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필요한 경우에만, 용건만 간단히, 그런 통화 습관이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 있는 친구들과 통화할 때에도 특별히 할 말이 없어 당황스러울때도 >.<

오래 전부터 보아왔던 친구들과의 만남은 생각이 많아지게 하기도 한다.
남부럽지 않게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도 나름의 고민이 있고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에는 위화감도 느껴지고, 그래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나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여전히 배울 것 많고, 때론 부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같이 살아가는거지 뭐.
가끔씩이더라도 만나서 서로 사는 얘기 부담없이 할 수 있어서 좋구나, 친구들.

2013년 6월 7일 금요일

콰이어트


5월 독서모임의 주제는 힐링이다. 이 책을 타임라인에서 처음 소개받았을 때 어느 정도 공감을 하면서 나중에 읽어봐야지 했던 것은 저자가 내향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국식의 활달하고 외향적인 사람을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인인 저자 역시 그런 사회인식 때문에 힘들었던 자신의 이야기와 여러 사례를 통해 이 땅의 내향적인 사람들의 고민을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 독서모임의 멤버 전원이 내향적인 사람들이라 읽으면서 다들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
의외였던 것은 테스트를 해보면 미국도 내향적인 사람이 3분의 1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 모형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이미 교육 방식마저 외향적인 인간을 지향하고 있다. 인간의 기질이란 것이 타고난 것일텐데 이것을 한 방향으로 맞춰가는 교육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협력 학습 모형은 인간 개개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향한다. 협력 학습은 팀으로 일하는 기술을 향상시켜주므로 직장에서 필요한, 자본주의 사회에 걸맞는 기술인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을 기업이 원하는 외향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놓는 경우에 생기는 문제는 리더십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상황을 지배하는 데 무관심하다는 성향 때문에, 구성원들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시도해볼 확률이 높다. 이들은 사람들의 재능에서 도움을 받고 나서 더더욱 그들에게 능동적으로 행동하도록 독려하기 쉽고, 따라서 능동성이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몰두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놓치고 사람들이 수동성에 빠져들도록 할 소지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리더의 자리에 ‘말 많은 사람’ 뿐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내향적인 것이, 또는 외향적인 것이, 옳다 그르다기보다는 개인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기는 불편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 않지만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활달한 척 어울려야 하고 술 마시며 즐거워해야 하고 구성원들을 리드해야한다. 다 그런거 아니겠나. 자유특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성격 특성을 타고나거나 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고난 기질이 크게 좌우하긴 하지만 결국 애티튜드 문제이다.

2013년 6월 4일 화요일

천재들의 유엔, TED


TED. 처음 접했을 땐 정말 신선했다. 지금은 테드의 포맷을 따라 한 세바시나 강연 100도씨 같은 아류들도 많고 TEDx의 남발로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접하게 될때면 훌륭한 지식공유 플랫폼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엔 몇몇의 디너파티 성격이었다고 한다. 운영자가 바뀌면서 컨퍼런스의 형태를 띄게 되면서 오늘날의 TED 형식을 갖추게 되었고, 그 영상을 우리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가치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을 목표로 하는 TED 덕분에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루어가고 있는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지식인들의 열망은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TED를 볼 수 있게 하는 IDEO의 TED BOX 프로젝트로 실현되었다.
신랑 덕분에 IT 트렌드는 뭐든 빨리 접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한때는 TED 홍보하고 다니기도 했으나 책을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 정말 다양한 형태의 모임과 활동이 있다. TED에 대해 궁금한 분들에게는 추천. 동시대의 지식인들의 활약상을 보면 약간 불끈하기도 한다. 잠깐이지만. ㅜㅜ

소설 맹자


맹자는 공자를 스승으로 여기고 스스로를 후계자로 자임했다고 하고, 공자의 사상을 계승하고 학문적으로 완성한 인물이라 하여 공자와 비슷한 면모를 지녔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지극히 현실주의자였던 공자에 비해 보다 이성적으로 절제된 학자의 느낌을 받았다.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이사를 세 번 했다는 맹모삼천지교나 중도에 공부를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짜던 베를 잘랐다는 맹자 어머니의 이야기가 전하듯이 어머니의 교육열 또한 맹자의 지성을 완성시켰을 것이다.
맹자의 ‘유교적 자본주의’는 “일정한 재산이 없으면서도 항상 일정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는 오직 선비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라며 왕도정치를 주문하는데,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정한 생업을 보장해 주어야만 백성들의 안정된 마음도 잡아둘 수 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한 수입이 없으면 이로 인해 항상 일정한 마음이 없어지게 되고, 일정한 마음이 없어지면 방자함, 편벽됨, 사악함, 사치스러움 등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데 그리하여 죄를 저질렀다고 백성들을 벌준다면 이는 백성들을 법망에 걸려들도록 그물질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인간을 도덕적으로 살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는 경제적 기반부터 닦아야 한다는 이 진리를 2천 5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치자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모양이다. 막스 베버가 주창한 20세기 경제사상의 중심인 서구 자본주의가 오늘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을 보면 유교적 자본주의를 21세기 경제사상의 기본으로 삼고, 빈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목표로 국가의 경제철학을 운영해나가면 보다 좋은 세상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