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3일 화요일

이케아, 불편을 팔다.


집에 이케아 소품이 약간 있긴 하지만 가구를 접한 적도 없고, 이케아란 그룹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케아가 들어온다고 하길래 골라본 책이지만 읽고나서는 오히려 실망했다. 이건 뭐 윤리 의식이라고는 없는 기업인듯.
이케아는 스웨덴 가구회사라고 알려져 있지만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다. 물론 창업은 스웨덴에서 했으나 이후 많은 돈을 벌어들이면서부터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이전했다. 또한 잉바르 캄프라드 개인 재산의 세금납부 회피를 위하여 그 또한 이민을 택했다. 
뿐만 아니다. 사람들이 열광해 마지 않는 스칸디나비아식 가구 디자인의 대명사인 이케아는 남의 디자인을 법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카피하는 법을 안다. 목재를 사용하다보니 환경을 필연적으로 파괴하는 기업이지만 최근 환경연구소를 만들었을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도 않는다.
저렴한 이케아 가구는 동유럽의 노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이 또한 사상적인 측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이케아의 가격대비 품질이나, 고객을 불편하게 함에도 열광시키는 브랜드 경쟁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우리나라 가구업체 생각하면 이케아가 들어와주는게 고마울 지경이다. 하지만 이케아란 기업에 대해서는 비호감이 되어버렸다.
잉바르는 세계 몇 위의 엄청난 부를 가졌지만 여전히 구두쇠로 불리우고 있고 기부란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젊은 시절 나치 추종자였으나 이 사실이 밝혀지고난 후에도 그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 없는듯하다. 이쯤되면 우리 나라의 몇몇 인사들이 생각나지 않는가?
이 기업이 돈을 많이 번 것 말고는 크게 배울 것이 있나 모르겠다. 잉바르의 경영철학이라고 하는게 뭔지 나는 모르겠다.

2013년 9월 1일 일요일

긍정이

예전부터 나는 쌍둥이를 낳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이 근거없고 뜬금없는 느낌은 뭐지 -_-)
그래서 혹시나 쌍둥이를 갖게 되면 태명을 건강이로 하려고 했다. 건이, 강이, 건강이.
쌍둥인 아니라 뭘로 할까 하다가 생각한 게 긍정이.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
하루는 신랑이랑 카톡을 하는데 처음으로 긍정이를 부른다는게 건강이를 부른 것이다. 내가 긍정이 서운해 한다고 했더니 제발 긍정이에게 인격을 부여하지 말라고 -_-
태어나고 몇 년이 지나도 인격이 생길까 말까인데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냉정한 아빠 같으니. 이제부터 오빠를 냉정이라고 부를 테다! 라고 선언.
그러고 보니 나는 부정이인데? 이런 부모 밑에서 긍정적인 아이가 태어날 수 있을 것인가!
냉정하게 부정적인 애가 태어나면 어떡하지? 라고 오빠가 한마디 한다. 맙소사.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읽은 적이 없어, 언젠가 TV에서 본 만화영화의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돈키호테. 발레는 더욱 생소했는데 알고 보니 몇 안되는 희극발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각국마다 나름의 버전으로 무대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돈키호테 2권 중의 일부 장면이고 그나마도 원작을 충실히 따르는건 아니다.
크게 기대하고 예매한 건 아니었고, 요즘 피곤에 찌든 상태라 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막이 끝나고는 바로 우왕~ 정말 재밌고, 무용의 난이도도 꽤나 높은 것 같은데 이은원과 김기완이 너무나 훌륭히 잘 해내어 감동이었다. 다음날 공연도 예매해두어 또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찌나 기대되던지.
금요일 저녁의 주연은 이은원과 김기완. 내가 사랑하는 커플.
나의 첫 지젤이었던 이은원과 남자발레가 멋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김기민의 형 김기완. 그동안은 김기민의 형 김기완이었는데 이날로 김기완의 팬이 되어버릴 것 같다. 3막의 그랑 파드되에서 멋진 점프와 회전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아니, 이은원의 32회전, 공중회전 리프트 등등 인상적인 장면이 너무 많아 꼽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깜짝깜짝 놀란 것이 몇 번인지~   
4월의 라 바야데르, 보지는 못했지만 5월의 지젤, 이번 돈키호테까지 김기완과 이은원이 이제 짝꿍이 될건가보다. 너무나 이쁘고 멋진 커플!!
토요일 저녁의 주연은 김지영과 이동훈.
김지영이 국립발레단의 얼굴이나 다름없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잔뜩 기대. 나랑 나이도 같아서 이제 은퇴가 머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더 늦기전에 봐야지 싶기도 했고. 워낙에 원숙미, 노련미, 대한민국 최고의 테크닉 이런 수식어가 많이 붙기도 해서 궁금하기도 했고.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은원과 김기완 커플이 훨씬 좋았다. 김지영은 무엇 때문에 원숙미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인데 이 때문에 깜짝 발랄한 키트리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이동훈은 김기완보다 역동적이고 힘은 좋은데 이 날 공연은 내내 뭔가 불안불안했다. 
그렇지만 이 공연을 또 본 것이 후회되지 않는 것은! 로비에서 어슬렁거리는 김기완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은 것!! 완전 계탔다. +_+
그리고 또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서로 다른 캐스팅을 보니 느낌이 새롭고 소소한 부분 다른 연출도 있어서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다.

어쨌든 앞으로 태교는 이은원과 김기완이다! (별로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완소커플!!

2013년 8월 29일 목요일

분석의 힘


지금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의 업무 중에 BI 영역이 포함되게 된다. 그 때문에 팀장이 읽어보라고 한 책. 삼일회계법인에서 BI 프로젝트를 많이 한 컨설턴트가 쓴 책이다.
경험 많은 컨설턴트가 맘 먹고 하는 말이니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고 당연한 말들이다. 당연한 것들이지만 전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BI란 것을 조직에 어떻게 정착시키고 문화를 만들어낼지가 문제이고 고민이다.

빅데이터 이슈와 맞물려 사내 정보분석 조직을 만들고 어떻게 visioning을 할지 고민이라면 참고해볼 만하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빅데이터가 몇 년 전부터 이슈가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다. 너무 원론적이거나, 식상한 타사 사례만 잔뜩 늘어놓거나, SNS에서 파생된 데이터가 빅데이터의 전부인양 이야기하거나, 지나치게 흥미 위주이거나 한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이 가장 와닿는게 많았다. 통계학을 전공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고정관념과 편견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끔 한다.
가장 감명깊은 한 구절을 소개하자면 '많은 데이터를 가진 간단한 모델이 적은 데이터를 가진 정교한 모델보다 뛰어나다'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샘플링을 잘 하는 것, 정교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는데 이제는 샘플링을 할 필요조차 없는 환경이 됐다는 것. 따라서 전체 데이터를 사용하여 심플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지난 10년동안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제는 인과성보다 상관성이 주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급변하는 이 사회에 일상적인 용도에서는 이유가 아니라 결론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첫 직장에서 두 명의 상사가 논쟁을 한 적이 있었다. 한 분은 모델은 무조건 Lift(모델 향상도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가 중요하다는 것. 0.01 차이라 하더라도 lift가 높으면 그 모델을 써야 하고 얼마나 복잡한 모델을 쓰던지 상관없다는 것. 다른 한 분은 lift 차이가 크지 않다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쓰는게 낫다는 것. 당시에는 뭐가 맞는지도 모르고 같은 학교에서 같은 학문을 배워도 저렇게 다르구나 싶을 뿐이었는데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 이런 논쟁도 의미가 없어지겠구나.

나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재미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은 데이터를 가치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   

2013년 8월 28일 수요일

AHAF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수지형 덕분에 호텔에서 하는 아트페어에 가보는 호사를. VIP 티켓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만 입장 가능해서 한산한 편이고 라운지에서는 커피, 와인 등을 무제한 공급해줘서 된장삘이 충만해지는 경험이었다. 큭
기존의 갤러리를 벗어나, 컨벤션에서 부스 형식으로 하는 방식을 벗어나, 호텔 객실 하나당 한 갤러리가 들어가 작품들을 전시해놓는 형식이었다. 욕실에도 걸어두고, 벽, 창, 침대, 가구 등등을 활용하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신선한 방식이긴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좁다는 것이고, 큰 작품들을 입구 복도에 전시해놓은 경우 감상하기도 어렵고, 매일 보는 여의도 풍경이라 그런가 콘래드 호텔의 뷰도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렇지만 작품들은 기대 이상으로 볼만한 것들이 많았다. 좀 규모있는 갤러리는 스위트룸을 빌려 전시했는데 그 중 오페라 갤러리는 데미안 허스트, 살바도르 달리, 줄리안 오피 작품들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떠오르는 중국 작가들 작품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국 작가들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있었는데 어찌나 취향이 저렴한지 40만원, 50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사겠다는 결정은 하지 못했다. 미술품 사모으는게 취미인거 같은 고상한 사모님들 구경도 많이 했고 바로 옆에서 2천만원이 넘는 작품 매매하는 광경도 보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미술품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봐야 제 맛.

2013년 8월 21일 수요일

속초 여행

프로젝트 중 휴가란 언감생심이지만 샌드위치 연휴에 개발자들까지 단체로 쉬기로 해서 초성수기에 얻은 소중한 휴가. 회사 콘도에 당첨되어 설악 한화콘도에 다녀왔다. 가기 전까진 설악산 바로 옆에 속초가 있는지도 몰랐던 국내 지리 무지랭이 1人
아침 7시에 출발했는데 연휴의 시작이라 가평휴게소까지 3시간이나 걸렸다. 좁은 고속도로에 밀려드는 차들로 꽉 막힌 고속도로를 보니 고속도로가 매주 이 모양인데, 매주 사람들의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데 4대강 사업이 웬말이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5시간만에 도착한 속초에서 첫 식사는 김정옥 할머니 순두부. 순두부가 순두부지 싶지만 다음 날 나름 맛집인 대청마루에서 먹은 순두부랑 비교하니 이 집이 낫다 싶다. 체크인 시간까지 속초시립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지은지 얼마 안되어서 실내는 냄새가 너무 심하고 실외는 너무 더워 바로 콘도로 와서 휴식. 저녁은 속초 시내의 황가네 찜에서 생선찜을 먹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4가지나 되는 생선이 나오는 푸짐한 식사로 대만족. 그리고 유명하다는 속초 중앙시장을 갔는데 마주치는 5명 중에 한 명은 만석 닭강정을 들고 있는듯하다. 만석 닭강정 외에도 엄청 많은 닭강정 집이 있었는데 쌓여 있는 닭강정 물량들이 어마어마한데 제 때 소진되고 재고관리 잘 되고 있는건지 의심스럽다. 씨앗 호떡이랑 뻥튀기 아이스크림에 줄 서서 먹던데 저녁을 너무 배불리 먹어서인지 더이상 먹을거에 욕심은 안나서 아이스크림만 먹고 돌아왔다.

다음 날, 수학여행 이후 처음으로 설악산에 가보았다. 물론 등산을 한 건 아니고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 그냥 내려오기는 아쉬워 75m 아래에 있는 작은 암자까지 갔다가 800년된 무학송을 보고 왔는데 올라오는 길에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한 세 번은 쉰 듯. 이 저질 체력을 어찌할꼬. 그래도 아침 일찍 서둘러 움직였던 덕분에 대기 시간도 거의 없고 돌아오는 길에 2km 이상 늘어선 차량 행렬을 보니 뿌듯하기도. 콘도로 돌아오는 길에 족욕공원에서 발 담그고 놀고, 들어와서는 늘어져 자고, 침대에서 눈을 뜨면 파란 하늘이 보이고, 놀고 먹고 자는 휴가이다. 저녁은 교동짬뽕에서. 지난 번 강릉에서 먹었던 교동짬뽕이 생각나 강릉에 갈까 했는데 짬뽕 하나 먹으러 왕복 세 시간은 아닌듯하여 찾아보니 속초에 분점이 생겼다. 대략 비슷한 맛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인근 시내를 구경다니는데 정말 오랜만에 보는 가게. 바로 현상소! 예전엔 놀러갔다오면 필름 맡기고 언제 현상되나 손꼽아 기다리고 했었는데 이제 세월이 좀 더 흐르면 아이들은 현상소라는 것을 모를테지?
마지막 날, 느지막히 일어나서 체크아웃하고 돌아오는 길. 계속 고춧가루 들어간 음식만 먹어서인지 어쩐지 햄버거가 땡긴다. 나중에 보니 이서진도 꽃할배에서 유럽여행 마지막에 햄버거 먹방을 선보였다고 하던데~ 그래서 이동 중에 검색을 해보니 홍천에 몽고버거가 유명하단다. 이름도 웃기지 몽고버거가 뭐람. 그래서 찾아가 보았는데 가게가 잘 보이지도 않고 완전 옛날식 인테리어에 옛날식 수제버거인 것이다. 떡볶이 노점상에서 팔던 것 같은 햄버거? 물론 그보다는 고퀄리티긴 했지만 이렇게 장사하는 곳이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내부에 손님은 우리 뿐이었는데 배달이 많은지 계속해서 포장을 하고 계셨다. 이 햄버거도 교동짬뽕처럼 나중에 생각날까?

이렇게 2박 3일 속초 여행 마무리. 순 먹은 얘기밖에 없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