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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7일 수요일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하와이

(1)   2007년 로스앤젤레스(CA)-마이애미(FL)-키웨스트(FL)-뉴욕(NY)-포트리(NJ)-뉴헤이븐(CT)
(2)   2009년 샌프란시스코(CA)-팔로알토(CA)-라스베가스(NV)-그랜드캐년(AZ)-몬테레이(CA)
(3)   2011년 피츠버그(PA)-버팔로(NY)-나이아가라폭포(캐나다)-왓킨스글렌(NY)-스털링(VA)-워싱턴D.C.
(4)   2013
년 괌
(5)   2015년 뉴욕

(6)   2023년 하와이

예전에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시리즈를 올렸었지. 그 이후 뉴욕에 한 번 더 다녀왔고, 이번에 하와이에 다녀왔다. 이제는 유럽에도 한 번 다녀왔을 법한데 여전히 미국 사랑.. 여행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이번에 림림이가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가게 되어서, 여행의 성격이 달라서 별 도움은 안되겠지만 그 전에 정리를 해서 보여주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내년 겨울에는 서부에서 장기여행을 하겠다'고 선언한 2021년 글을 다시 보게 되어서이기도 하다.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

이번 하와이 여행도 충동적으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소멸되기 시작할, 유럽에 가지 못해 소멸될 위기에 처한 나의 마일리지 때문에 이리저리 보너스 항공권을 살펴보니 1년 후 일정으로도 하와이 이코노미 말고는 마땅한 티켓이 없었다. 그런데! 운명처럼! 동아리 선배 언니가 하와이에서 결혼한다는 것이 아닌가. 3개월 후 티켓이 있으려나 했는데 있다? 이것은 하와이에 갈 운명이네 하고 바로 티켓팅했다. 언니 만난 다음 날 티켓팅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그 정도 사이는 아니었던지라 좀 놀라셨을 듯. 

여행은 여행지에 가서도 좋지만 계획부터 신나는 법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흥이 안 난다. 아직도 숙소를 안 정했냐, 아직도 일정을 안 짰냐는 이런저런 주변의 구박을 받아가며 신랑의 진두지휘 아래 숙소 예약을 마쳤다. 9박 예정이라 빅아일랜드를 꼭 가라는 조언도 있었고 그 정도 일정이라면 섬 하나 찬찬히 돌아보기도 빠듯하다는 조언도 있었는데, 돌아보면 오아후에만 있기를 잘했다 싶다. 일정 중에 숙소를 한 번 옮기기는 했지만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타는 건 또 타는건 힘들지. 그래서 우리는 렌터카 없이 오아후에서만 9박을 보내다 왔다.

숙소는 프라이스 라인의 익스프레스 딜을 이용해 4성 '아웃리거 리프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에서 5박, 3.5성(? 3성이겠지)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에서 4박을 했다. 아웃리거 리프는 와이키키 서쪽이고 많이들 가는 쉐라톤과 가깝다. 호텔에서 바로 해변으로 나갈 수 있고, 1층에는 작은 규모의 야외 수영장과 자쿠지가 있었다. 일회용품 천국인 하와이의 호텔이지만 생수는 준비해주지 않아서 비치된 텀블러에 정수기 물을 받아서 다녔는데 호텔을 옮겨보니 층마다 정수기가 있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것이었던지. 그리고 넉넉히 준비해주는 캡슐커피도 맛있었다.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는 와이키키 중심부에 있어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해변 뿐만 아니라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있다. 여긴 모르고 예약했는데(택시기사님이 알려주심) 대한항공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이라 오가며 승무원들도 볼 수 있었고, 한국인 투숙객도 많은 편이었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영우가 와플 만들어 먹는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수영장은 있으나마나할 정도로 작아서, 영우가 맞은편에 보이는 호텔들의 수영장들을 내려다보며 매우 부러워했다.

첫 5박은 일정을 거의 잡지 않았다. 선배언니 결혼식이 가장 큰 일정이기 때문에 액티비티를 끼워 넣기가 부담스럽기도 했고, 숙소가 좋다고 하니 호텔을 누리고 싶었다. 지나고 보니 잘 한 결정이었다. 작다고 생각한 수영장이었지만 자쿠지도 두 개나 있어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수영장과 자쿠지를 잘 이용하면서 놀았다. 힐튼호텔에서 하는 불꽃 놀이도 보았고, 알라모아나 센터에 가서 쿠키도 사고(호놀룰루 쿠키를 잔뜩 샀는데 호놀룰루 쿠키는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로스에 가서 캐리어와 신발(영우가 좋아한 바슈!)도 샀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선배 언니의 결혼식. 날씨가 아쉬웠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장소에서 드라마에서나 보던 미국식 결혼식에 참석해서 신부의 증인도 되어보고 아름다운 사진도 많이 남겼다. 결혼식 후에는 크루즈 피로연에 초대해 주셔서 맛있는 음식과 멋진 공연도 경험할 수 있었다.






다음 숙소는 와이키키 중심가에 있었기 때문에 맛집도 많고,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술집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액티비티가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 둘러볼만한 시간이 없었다. 첫 날은 걸어서 갈 수 있는 호놀룰루 동물원. 호주처럼 특색있는 동물들이 있는건 아니지만 넓고 넓은 동물원에 맹수들이 어느 정도는 여유롭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저 멀리, 어느 바위 뒤에서 쉬고 있는 동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나름의 기쁨이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반얀트리가 많아서 야자수만 보이는 곳보다 더 이색적이다.
다음 날 차로 한 시간 반 가량 걸려 도착한 곳은 쿠알로아 랜치. 쥬라기공원, 로스트 등의 작품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고 목장이라고 하는데 부지가 넓다보니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우리는 UTV(다인승 ATV)를 탔는데 운전을 한 신랑은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거대한 산맥을 끼고 바다를 바라보며 비포장 숲길을 달리는 경험은 어디서도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다만..흙먼지가 엄청나니 꼭 고글을 써야할 것이고, 제일 앞에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면 엄청난 배기가스로 시커매지는 얼굴을 각오해야 한다. 이 외에도 영화 촬영지를 둘러보는 영화투어, 승마, 짚라인 등 다양한 체험이 있다. 체험 뿐 아니라 비현실적인 대자연을 보고만 있어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영화 up의 오프닝 영상에 나오는 그 화산섬들과 똑닮은 산들이 한 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펼쳐져 있다.
다음 날은 폴리네시안 마을에 갔다. 쿠알로아 랜치보다 더 멀어서 전 날 갔던 길을 다시 돌아보며 이동했다. 하와이 원주민들의 민속촌 같은 곳에 가서 원주민들의 문화를 영우에게 보여주자는 취지였는데, 나는 폴리네시아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다. 폴리네시아는 특정 나라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오세아니아 인근에 있는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장 큰 나라가 뉴질랜드이고 사모아, 피지, 통가, 하와이 등이 폴리네시아에 속하고 약 6개 섹션에 이 나라들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거나 체험해볼 수 있도록 운영한다. 폴리네시아인은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는 민족이어서 사모아에서의 나뭇가지로 불지피기 체험은 신랑을 좌절하게끔 했다. 그 밖에도 전통낚시, 카누타기, 타투, 전통춤 배우기 등 많은 체험을 해볼 수 있었으나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마지막은 공연으로 마무리 하였는데 하나의 스토리에 주요 국가의 전통춤을 녹여내서 볼만했다. 크루즈에서 본 공연들과 큰 결은 같아서 복습하는 느낌도 들었고, 화끈하게 불을 사용하는 공연인 점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나면 9시라, 우리는 셔틀버스로 이동했지만 운전해서 와이키키로 돌아오려면 매우 힘든 일정일 것 같다. 북쪽으로 숙소를 옮기거나 하는 날에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그리고 마지막 날은 대망의 헬리콥터 투어! 원래는 한 시간짜리로 예약했는데 놀이기구도 잘 못 타고 흔들림에 예민한 신랑이 좀 자신 없어해서 45분 투어도 변경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영우가 멀미를 해서 헬기에 라면의 흔적을 뿜어놓았다. 그래도 투어를 시작한 후 금방 토해서 이후에는 속이 편해졌다고 한다. 영우는 안됐지만, 헬리콥터에서 바라보는 하와이의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와이키키는 진짜 일부였을 뿐, 와이키키 바다도 예쁘다 했었는데 곳곳마다 아름다운 스팟이 너무나 많았다. 헬리콥터는 처음 타봐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지기는 했는데 조종사가 좌우 45도 이상씩 기울이기도 할 때는 음..힘들었다. 내 옆에 탄 커플은 페이스타임으로 부모님께 하와이의 바다를 보여주었다. 나중에 참고해야지.







마지막으로 음식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은 없는데..어딜 가도 언제 가도 줄을 서야 하는 곳이 많아서 예약이 필수이다. 첫 5박을 할 때는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아침을 먹기가 애매했다. 오전 9시가 넘으면 맛집에도 스타벅스에도 코나커피 집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영우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타입은 아닌데 그나마 로코모코와 스테이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레드랍스터는 못 갔지만 크루즈에서 랍스터를 먹을 수 있었고, 유명한 포케 맛집은 못 갔지만 숙소 옆 식당의 모든 음식이 맛있어서 포케도 몇 번이나 먹을 수 있었다. 택시기사님이 하와이에서만 파는 맥도날드 코코넛파이를 추천해주었는데 바로 옆이지만 결국 못 먹고 왔다. 그렇지만 아사이는 많이 먹고 왔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맛인가 했으나 1일 1아사이를 하지 못해 아쉬울 정도. 마지막 날 저녁 영우 생일 저녁 식사로 간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작은 생일케이크를 서비스로 제공해주어 홍콩에서의 생일 저녁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이렇게 10살 영우의 생일여행 마무리.









 


 




2019년 5월 7일 화요일

2019년 2월의 영우

5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헬로카봇. 누군가는 부부 중에 한 명만 희생하면 되고 시간도 잘 가는데 이 좋은걸 왜 그간 아껴놓았냐고 한다. 실제로 영우랑 내가 헬로카봇을 보는 동안 신랑은 극한직업을 보았다. 영우도 신나 하고 종종 영화보러 와야겠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흥분해서 민폐가 되기는 한다. 애들 영화니까 다들 이해해주겠지 ㅜㅜ
지난 연말 이후 집에서 노는 것이 좋아진 집돌이 영우. 설 연휴에 어디 갈까 했더니 집에 있고 싶다며, 몸이 안 좋은 것 같다며 기침하는 연기를 한다. 능청스럽기는. 집에서 놀면서 이것저것 그려낸 작품들.
 이제 가위질도 제법 잘한다. 네모, 동그라미를 잘라내서 만든 자동차.

 위의 으르렁 사자는 영상까지 찍어서 소개해준 것이다.

 위의 물고기는 그림은 내가 그렸지만 아이디어는 영우의 것. 해달라는대로 그렸다.

치카를 하면서던가. '히으' 발음을 하면서 이건 어떻게 쓰는건지 묻는다. 음? 그러게 그런 발음이 존재하고 있었네? 그런데 표기법은 없는데 했더니 이렇게 쓸 것 같다며 종이에다 ㅎ 아래에 ㅡ 두 개를 아래로 이어쓴다. 오, 그럴듯하다 했는데 실제로 이런 글자가 있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아 아쉽네. https://namu.wiki/w/%E1%86%96

설날 저녁.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들뜨고 흥분한 영우는 펼쳐놓은 상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혔다. 피가 철철 나는 것을 지혈해서 동네 응급실, 성바오로 응급실을 거쳐 경희대병원 응급실까지 가서야 성형외과 선생님에게서 봉합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가 다치면 무조건 큰 병원에 가야한다. 전문의 선생님이 계시고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응급실을 보이니 안심이 되었다.
피가 날 때에는 '엄마, 머리가 너무 아파. 정말로 피가 나?' 하고 울어서 마음 아프게 하더니 니만 진정이 되고난 후에는 큰 병원의 응급실이 신기했나보다. 처치도 잘 견디고 조잘조잘대니 간호사 선생님들도 귀엽다 하시고 앞쪽 베드의 청년은 몇 살이냐며 똑똑한 것 같다고 한다. 와중에 환자복 입고 이마에 거즈 붙이고 있는 모습은 왜 또 그리 귀여운지. 봉합을 기다리는동안 색종이도 이만큼이나 접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은 흉도 거의 남아있지 않아 다행이다.

색종이로 엄청난 양의 무엇인가를 접어내고 있는데 트럭 접기를 해달라고 한다. 좀 어려워보여서 못하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이런 것도 안해주면 어떡해. 이것도 안 접어주면 엄마 아니야. 그냥 아줌마야'란다. 영우에게 아줌마란 ㅜㅜ

- 친구들
2월에는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서 친구들과 따로 만나서 놀지는 못했다.
푸르니는 반이 바뀌게 되었고 반 배정 오리엔테이션에 갔더니 다람쥐반 아이들 5명이나 이번에 같은 반이 되었다. 다움이와 시우는 3년 연속 같은 반이다! 영우가 시우랑 주원이랑 삼총사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시우 아버님께 삼총사 이야기를 했더니 시우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며 공인인가보구나 하신다.
신년이라 오랜만에 333+++로 만났다. 포시즌 로비에 들어서더니 몇 번 와봤다고, 아 여기구나~ 하면서 입장하신다. 만5세에 호텔방문 자주 하시는 분은 보칼리노의 미로 바닥, 어린이에게 특별히 제공해주는 도넛, 직원들의 친근한 서비스, 모든 것을 다 마음에 들어하였다. 바질을 먹어본 후, 트러플을 맛 본 후의 영우 표정을 본 333은 유튜브 꿈나무로 키우자고 한다. 감정표현과 표정이 풍부한 영우를 보면 신기하긴 하다.

- 홍콩
그리고 영우 생일맞이 홍콩여행.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지나고보니 좋았던 기억만 남아있다.
처음 하루 반나절은 가이드와 함께 하는 일정이어서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 영우는 배가 아프다고 하고, 길거리 담배문화나 지저분한 화장실은 불쾌하고, 에어컨은 너무 세게 틀어놓아서 감기 걸릴까 걱정되고, 걸을 일도 많아서 힘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저기 스팟에서 남긴 사진들을 보니 참으로 좋아보인다.
다음 하루 반나절은 과학박물관에서 이것저것 체험도 하고, 놀이터에서 현지인들과 뛰어놀고, 심포니 오브 라이트도 보고, 대관람차도 타고, 페리도 많이 탔다. 트램을 못탄 것이 조금 아쉽고 맛집을 못다닌 것이 아쉽긴 하다. 대중교통을 많이 타고 다녔는데 엄마는 버스타는거 좋아한다고 했더니 영우가 '나는 택시'란다. 출발선이 다른 인생이로다.
생일 선물로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발견한 페파피그 티셔츠를 사고, 토이자러스에서 직접 장난감을 고르고, 레고도 샀다. 홍콩은 레고가 싸다는 사실!

영우의 생일날에는 생일 축하한다고,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아빠는 씨앗을 보내주어서, 엄마는 태어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한다. 말도 참 예쁘게 하지. 저녁은 근처 맛집을 찾았으나 예약이 필요한 곳이어서 호텔로 돌아와 1층 바에서 해결했다. 버거와 피자를 주문하고 우리가 마실 맥주를 주문하니 영우도 오렌지 쥬스를 직접 주문한다. 호텔 직원이 스마트 보이라고 칭찬을 해준다. 그리고 영우 생일인 것을 알고는 디저트로 무스에 초를 꽂아서 노래를 불러주기까지 했다. 영우에게도 기억에 남을만한 에피소드 아닐까 싶다.
매년 생일에 이런 경험을 시켜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어린이 집에서는
푸르니 책에 선생님께 하트팝업이 되는 카드에 편지쓰기가 있어서 두분께 편지를 써드렸더니 두 분 모두 좋아하셨다.
미술영역에서 텔레비전을 꾸며주면서 달도 그리고 달이라고 글자도 써 주었는데 그 옆에도 자꾸 그림을 그리더니 '선생님 이건 나사예요'라고 이야기해서 NASA? 우주? 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돌리는 나사요, 나사'라고 이야기해서 빵 터지셨단다. 영우 수준을 너무 높게 보고 계셔서 NASA를 안다고 생각하셨단다.
그동안 초롱새반에서 했던 놀이 사진들을 이용해서 추억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우는 큰 흥미를 보이며 직접 자신이 나온 사진들을 오려 붙이고, 각 사진 밑에 달린 질문들(기분이 어땠나요? 누구랑 놀이했나요?)에 '신났어요', '이시우, 황주원'이라고 직접 답을 적기도 했다고 한다.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보드게임을 해보았는데, 주사위를 굴려서 하트 모양 칸에 도착하자 하트 모양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뽑았다고 한다. 그 카드에 '몸으로 하트 만들기' 미션이 써 있는 것을 보고는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팔로 커다란 하트도 만들어준 뒤 손가락 하트까지 총 3종 세트의 하트를 아낌없이 날려주었다고 한다. '선생님 안아주기' 미션이 나왔을 때에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달려와서 꼭 안아주었다고 한다.
영우는 방울새반으로 배정되어서 재원아 적응프로그램을 하면서 새로운 반에서 함께 지내게 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놀이하였다고 한다. 다람쥐반 친구들 4명이 같은 반이 되었고, 초롱새 반의 겸임을 해주시던 이수진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어 영우도 기뻐하였다. 영우가 방울새반에서 이수진 선생님과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초롱새반 선생님들이 서운해 하신다.
초롱새반에서의 마지막 날 생일파티도 하고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즐겁게 놀이하며 마무리했다고 한다. 마지막 날이라 통합반 가기 전에 갔더니 역시나 다들 일찍 가고 3명의 아이들만 남아있다. 아이들 한 명씩 보내면서 선생님도 눈물을 보이신다. 정말 한 해동안 사랑으로 보살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019년 1월 19일 토요일

2018년 10월의 영우

10월 초에 다녀온 베트남 여행. 결과는 대만족. 베트남 정말 좋다.
출발할 때에는 낮 비행기를 타서, 영우가 내내 깨어 있었다. 4시간을 깨어 있다보니 언제 도착하냐고 지겨워하며 비행기타기 생각보다 쉽지 않네라고 한다. 돌아올 때는 자정 넘어 출발하고 새벽에 도착하는 스케쥴이어서 영우는 잘 잤지만 어른들은 너무너무 피곤한 일정이었다.
모든 스케쥴을 동생이 준비하였는데, 대구에서 오전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동생네와 부모님은 태풍의 영향으로 비행기가 지연되어서 오후 5시에나 겨우 출발하게 되었고, 갑작스레 생긴 빈 일정을 어떻게 하나 싶었지만 덕분에 리조트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온종일 수영하고, 저렴한 물가 덕분에 풀에서 음식이며 음료수며 막 시켜먹어도 부담없고, 나는 잠시 리조트의 스파에 가서 발마사지도 받았다.
다음 날은 리조트에서 준비한 배를 타고 호이안 시가지를 구경하고 가족들과 합류하여 올드타운을 둘러보기로 했다. 우리 식구만 배를 타니 영우는 지겨웠는지 조용히 하라며, 생각이랑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한다. 숫자를 190까지 셌는데, 아직도 배라며 언제 도착하냐고 지겨워한다. 올드타운 투어 후에는 리조트로 돌아와 성민이와 함께 수영을 한다.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둘이서 깔깔. 밤에는 올드타운 나가서 소원배 타면서 초 띄우는 것도 해보았다.
다음 날 다낭으로 이동하기 전 바나힐에 가기로 했는데, 체크아웃하기 전에 또 수영장에서 논다. 그래, 이럴 때 실컷 물놀이해야지. 바나힐은 큰 기대 없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보는 풍경만으로도 한 번 가볼만한 것 같다. 아이들이 크면 더 놀거리가 많겠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놀다왔다. 그리고 다낭은 동생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숙소인 하얏트 리젠시가 열일했다.
해변에 위치한 리조트는 곳곳에 작은 수영장들이 갖추어져 있고, 작은 슬라이드가 있는 메인풀과, 모래가 함께 있는 영유아풀도 있어서 한국인이 정말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심지어는 영우 어린이집 친구까지 만났을 정도이다. 점심도 시켜먹으며 해 떨어질 때까지 온종일 물에서 놀았더니 영우는 제법 수영 비슷한 것을 한다. 튜브나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손 발을 움직여 이동을 할 수 있다. 4일 연속 물놀이 했더니 보람차구나.
마지막 날은 체크아웃 전에 키즈 프로그램에 참여를 했는데 깜짝 놀랄만한 결과물을 갖고왔다. 영우가 도안을 따라 보며 그리고, 색칠하고, 붙여서 만든 액자라고 한다. 그리고 사다리타기 놀이를 가르쳤더니, 정확히 룰을 알고 선을 몇 개 더 긋는 등의 구체적인 액션을 하기도 한다.


체크아웃 후에는 몇 군데 관광코스를 돌고, 해변에 가서 한참동안 모래놀이를 하였다. 성민이랑 많이 툭탁거리며 싸우기도 했지만 베트남에 오길 정말 잘했다며 즐거워했다. 길게 휴가를 보내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선생님 보고싶고 특히 황주원보고싶다고 한다. 새벽 비행기로 도착한 후, 우리는 지쳐 쓰러지고 싶은데 영우는 너무나 쌩쌩해서 윗집에 SOS를 쳤다. 영우가 지우형과 노는 사이 우리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이사가 버려서 어찌나 아쉬운지.
어느 날은 아침 등원길에 원희형을 만났는데 영우가 원희형은 너무 시끄럽다고 한다. 원희 할머니도 들으시는데 좀 민망했는데 곧이어 사건도 발생하였다. 영우가 수수께끼를 내는데 원희가 계속 옆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시끄럽게 했나보다. 영우가 듣기 싫다며 원희 입을 막는 바람에 원희가 뒤로 넘어졌고 넘어지면서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한다. 화가 난 원희가 영우를 마구 때렸다고 하는데, 영우는 반격도 하지 않고 그냥 맞고 있었다고 한다. 때리는 것보다는 맞는게 낫긴 하지만 막상 맞고 오니까 심경이 복잡하다.
현대백화점에 티파니가 있어서 들러보았다. 페이퍼 플라워는 이쁘기는 하지만 나의 짧은 손가락에는 어울리지가 않았다. 영우가 페이퍼 플라워 말고 파란색이 섞인 다른 반지를 추천해주어서 껴봤는데, 내가 이쁘다고 반응해주지 않자 울어버린다.
여행을 다녀온 주의 일요일 밤, 미열이 있고 두통과 답답함을 호소했다. 병원에서 약을 받고 어린이집에 도착했는데 분수토를 한다. 급히 수습을 하고 다시 병원에 가서 구토약을 받은 후 일단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토한 덕분인지 상태는 좀 진정된 것 같았다. 오후에도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길래 조퇴를 하고 일찍 하원시켰는데 집에서는 잘 놀고, 다행히 금세 회복했다. 아프고 난 후에는 잠깐동안 엄마 껌딱지가 되어서 엄마 출장 가는데 생각만해도 슬프다고 울기까지.
블럭으로 상상을 해서 개별 로봇을 만들고 이것으로 합체도 시킨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길래 합체되는 것까지 설계하는 것일까 굉장히 신기했는데 사진을 찍어둔 게 없네.
교회 유아반에서 대예배 시간에 특송을 하였는데, 확실히 작년에 비해 월등히 나아진 것이 보인다. 귀여운 녀석들. 그리고 교회 예품학교가 시작되었다. 부모도 참여하는 시간이 있어서 5주는 너무 짧다. 와중에 영우가 만든 작품, 다른 아이들은 다 꽉꽉 채워서 색칠을 했는데 영우만 비늘을 그리며 세밀한 표현을 해주었다. 관찰력이 남다른 것 같다.

- 친구들
영훈이 형과 오랜만에 만골근린공원에서 놀려고 했는데 문제가 있는지 임시휴장이라고 한다. 급하게 용인자연휴양림으로 장소를 옮겼는데 넓은 잔디밭도 있고 아이들 놀기에 꽤 좋아보인다. 이제는 밤도 익어서 뚝뚝 떨어지는데 밤 떨어지는 소리 처음 들어봤네 그려.
오후에는 수아, 주희와 쿠킹클래스를 참여하러 갔다. 그리고 또 키즈카페행. 이 아이들의 체력은 정말 대단하다.
주희와 신한카드에서 주최하는 꼬마피카소 미술대회에 갔다. 17회째라고 하더니, 정말 엄청난 규모의 행사였다. 두 가지 주제 중 선택해서 그리는 것인데 영우는 행복한 우리 가족을 그렸다. 요즘 그림을 잘 그려서 좀 기대를 했지만 사람 몇 명 그리고 끝, 저기 저 사람들은  왜 작게 그렸냐니까 멀리 있어서 작게 그렸단다. 그리고는 곧 여기저기 놀러다니기 시작한다. 뮤지컬 공연도 보고, 마술쇼도 보고, 비누방울놀이도 하고, 블럭놀이도 하고, 정말 다채로운 행사였다. 과천 과학관에서 하는 행사라 끝나고 과학관에 가보아도 되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 들러본게 아쉽다.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은 좋은 행사!

이종사촌들이 판교 사는 오빠 집에서 모인다길래 우리도 조인하였다. 테라스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여서 어른들은 좋았지만 영우는 형아들이 안 놀아줘서 속상한 저녁이었다.
교회에서 수목원에 소풍을 갔다. 다행히 좋은 날씨라 5세 남아 친구들과 흙장난하며 재미있게 놀았다. 흙장난한 손으로 과자를 집어먹는 모습이 심란하지만 그렇게 크는거지 뭐.

- 어린이 집에서는
옛날에는 가스레인지도 없었다는 이야기에 나무판을 벽돌블록 위에 오려놓고 그 밑에 불이 나온다고 하였단다. 선생님은 기발한 생각이라고 해주셨는데 아무래도 캠핑에서 본 것을 이야기한 듯.
견학가는 버스에서 선생님에게 '선생님 잠이 오려면 디카페인커피를 마셔야 해요'라고 해서 선생님들 모두 웃으시며 디카페인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묻자 '아빠가 잠이 오려면 디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을 먹어야 한대요'라고 했단다.
윷놀이를 하는데 초반에는 선생님이 앞서나가다가 영우가 던진 윷가락들이 많이 뒤집히면서 선생님 말을 따라잡다가 잡게 되니까 '잡았다! 한 번 더~'를 외쳐서 너무 귀여웠다고 한다.
영우가 저녁 시간에 오늘은 아빠 생일이라고 선생님께 이야기해서 카드를 썼냐는 물음에 집에 가서 쓸거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 얼른 먹고 교실 가서 쓴 다음에 아빠한테 몰래 주면 어때? 그럼 더 좋아하실 것 같아~라고 이야기하니 정말 너무나도 환하게 웃으며 써주던 영우의 표정이 잊히질 않는다며 알림장에 써주셨다. 아빠도 뜻밖의 카드 선물에 정말 감동받았다.

나뭇잎 점토 작품에 이름표를 달아서 전시장을 꾸며주고, 작품명에는 '호이안'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여행의 즐거웠던 기억이 자꾸 생각나나보다.
요즘 주원이랑 아주 친해져서 낮잠 전에 '우리 꿈 속에서 만나~'라고 인사하고 잠들었다고 한다.

2018년 5월 3일 목요일

1518일 일본 여행 넷째 날

드디어 무탈하게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늦은 8시 비행기이기는 하지만 근처에서 쇼핑하고 도쿄도청에 가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사실 영우는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혹시나 해서 가져온 셀카봉을 결국 한 번도 쓰지 않았고, 호텔방에서 영우네 사진관이라며 셀카봉을 삼각대로 쓰면서 놀다가 다리만 부러뜨려놓았다. 그래도 영우 덕분에 일본 여행 가족사진을 남겼네.
예전에는 디지털 카메라를 사러 일본에 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많던 카메라 샵들이 이제는 1층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 2층 어른들의 취미용품, 3층 아이들의 장난감..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 영우에게 원하는 장난감을 하나 사주겠다고 하고 두 군데 정도 구경을 갔는데 보는 것마다 이거 갖고 싶고 이거 좋다고 한다. 얼마나 좋겠니. 건담을 엄청 좋아하길래 건담 사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결국 고른건 장난감 망원경이다. 너무 소박한 것 같아서 열심히 보던 신카리용 기차 조립제품도 하나 더 사주었다.
직접 고른 망원경을 얼마나 좋아하던지 목에 걸고 길을 가면서도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 체크아웃한 후에 도쿄도청 전망대에 올라갔는데 전망대에서도 영우의 망원경으로 도심을 살펴보았다. 소중한 장난감을 얻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실신하여 잠을 보충한 영우는 하네다 공항 구석에 마련된 작은 놀이터에서 뛰어놀기 시작하였다. 언젠가 지나가면서 보고 영우가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그 일이 진짜로 일어났다. 4세 교포아이를 만나 얼마나 열심히 뛰어노는지, 땀에 흠뻑 젖었다. 4세 동생이 비행기 타러 떠난 후에 5세 일본아이를 만났는데 일본아이가 너무 숫기가 없으니 영우가 계속 찝적댄다. 아이가 반응이 없다면 엄마에게라도. 영우의 망원경을 보여주고, 곤니치와 인사를 하고, 계속 말을 걸어보지만 말이 통하지 않자 아쉬워하며 놀이터를 떠났다.
나는 비즈니스를 타고, 신랑과 영우는 이코노미를 탔는데, 누군가의 우려와는 달리 비행기를 타기 전 헤어지면서도 영우는 전혀 나를 찾지 않았다. 기내식도 잘 먹고 했는데 한국에 비가 많이 와서 기류가 불안정했던 바람에 영우가 토해버렸다. 비행기가 착륙을 하자 속이 안 좋다며 일어서겠다고 했다는데 토하려는 기색이 보여서 신랑이 대체로 잘 대처를 한 모양이다. 오히려 내가 함께 있었으면 나는 그런 순발력이 없었을듯 ㅜㅜ 그래도 다 토하고 났더니 속이 괜찮아졌는지 영우의 토사물을 처리해야 할 아빠 걱정도 하고, 먹은 순으로 배출된 토사물을 보며 이건 카레인가봐라며 해맑게 웃기도 했단다. 끙
마지막에 토한게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정말 성공적인 여행이었다. 비가 많이 와서 조금 걱정했지만 벅시를 이용했더니 편하게 집 앞까지 데려다주어서 생각보다 집에도 일찍 도착했다. 이렇게 힘들었던 출장과 즐거웠던 여행을 마무리한다. 무엇보다 신랑이 영우와의 여행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1517일 일본 여행 셋째 날 - 우에노 공원

드디어 나도 합류하는 날의 일정은 우에노 공원이다. 우에노의 미술관에는 몇 번 와 보았지만 동물원이 있는지는 몰랐네. 동물원에 인기 있는 판다도 있다고 하여서 동물원에 갔다가 미술관에 가는 일정을 잡았다.
지하철을 타고 우에노까지 가는데 어찌나 지겨워하는지, 아무것도 안하는게 제일 힘든 영우. 동물원에서도 역시 유모차를 빌려서 이동한다. 아기 판다는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너무 인기가 많아서 시간이 마감되어 버렸고 아빠 판다는 낮잠을 자고 있다. 북극곰도 보고, 말레이시아 반달곰도 보는데 곰이 늘어져 있지 않고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거나 공을 갖고 논다거나 하는 모습은 나도 생전 처음 보는 것 같다.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영우가 잠이 드는 바람에 우리는 호숫가에 앉아서 도시락을 까먹으며 생맥주 한 잔 하는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잠에서 깬 영우는 판다 도시락을 먹고 펭귄, 기린, 홍학 등을 구경한 후 모노레일을 타보기도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들러보니 아빠 판다는 깨어나 열심히 대나무를 씹어먹고 있었다. 이런 모습도 또 처음 보네. 한국이나 일본이나 동물원 매한가지겠지만 공놀이하는 곰은 영우도 인상적이었나보다.
이제 엄마아빠의 사심을 채우기 위한 미술관 방문. 미술관에는 유모차를 빌릴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날도 더웠는데 로뎅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정원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더니만 미술관에서는 지쳐서 아빠한테 안겨다녔다. 국립서양미술관에는 처음 방문하였는데 현재 프라도 미술관전을 하고 있다. 홍보는 벨라스케스의 프라도전이라고 하는데 벨라스케스 작품은 많지는 않다. 중세의 작품이 많고 아는 작가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영우 보느라 신경이 쓰였는지 작품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오히려 상설전에 있었던 작품들이 더 인상적이었다. 상설전에도 매우 많은 작품들이 있었고 보다 더 친근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들여온 작품들에는 New Acquisition이라고 표식이 붙어 있었는데 드가와 모리조의 작품을 최근에 샀더군. 이런 안내와 전시 참 좋다.

하루에 여러개의 일정을 하기가 부담스러워서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다이바라도 갈 걸 그랬나 싶지만 영우의 체력만 문제가 아니라 내 체력도 문제이다. 저녁은 근처에서 라멘을 먹기로 한다. 영우를 위해 볶음밥도 시켰지만 영우는 맨밥만 먹겠단다. 일본에 와서도 그놈의 맨밥 사랑은.. 오전엔가 파파고를 갖고 놀면서 이런저런 일본어, 영어 인삿말들을 해보며 재미있어 했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고치소사마데시따'를 큰 소리로 외쳐주어서 주방에 계신 분들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1516일 일본 여행 둘째 날 - Disney Sea

호텔에서 디즈니랜드, 디즈니씨까지 가는 무료 셔틀이 있어서, 복잡한 신주쿠에서 어디 가려고 헤매는 것보다 버스로 편히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메리트, 평일 놀이공원의 메리트를 노리고 디즈니씨에 가기로 했다. 게으르고 힘든거 싫어하는 엄마아빠 덕분에 한국에서도 놀이공원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영우는 첫 놀이공원으로 디즈니씨를 밟게된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디즈니씨를 가보자 뭐 이런 거창한 의도는 없었고 랜드보다는 씨가 사람이 적을 것 같아서 씨를 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한 것 같다. 언젠가 디즈니랜드에도 가 보는 날이 오겠지.
한 달 전 디즈니랜드에 다녀간 주희 엄마의 조언대로 유모차를 빌렸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일상생활에서 걸을 일이 거의 없으니 영우의 체력도 만만치 않게 저질체력이라, 계속 아빠한테 안아달라고 한 모양인데 유모차가 없었으면 어쨌을까 싶다.
디즈니씨 답게 배를 타거나 곤돌라를 많이 탈 수 있었는데 낭만 없는 영우는 곤돌라를 타며 '왜 이렇게 느린거야? 이래가지고 도착하겠어?'라고 했단다. 3D 영상도 보았는데 신기하기는 했는지 계속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면서 '이거 진짜야?' 라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잠수함을 타고 떠나는 여행도 있었는데 재미있었는지 돌아와서도 계속 아빠와 이야기를 한다. 밥을 먹다가 밖에서 퍼레이드 하는 것을 보고는 뛰쳐나가는 바람에 몇 초간 영우를 놓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지만 애들 잃어버리는 건 정말 한순간일듯. 그렇지만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수고해준 아빠에게도 박수를.
너무 무리하면 안될 것 같아서 폐장 전에 돌아오는 셔틀을 예매해두었다. 언젠가 다시 온다면 폐장까지 있으면서 불꽃놀이도 보고 더 많은 퍼레이드도 볼 수 있겠지. 디즈니씨인 것을 알 수 있을만한 사진 하나.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즈니씨를 모르겠지ㅜㅜ

신주쿠에 돌아와서 퇴근한 나와 만나 츠케멘을 먹으러 갔다. 어찌나 잘 먹는지 어른만큼 먹은 것 같다. 이 곳은 일본이지, 맛있는 건 정말 많이 먹는구나. 이렇게 둘째 날도 잘 마무리.

1515일 일본 여행 첫째 날

대망의 일본 여행을 시작하는 날. 전 날 영우 콧물이 찡찡했다길래 병원에 가야하나 걱정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다행히 괜찮았나보다. 편의점에서 참치주먹밥으로 아침을 먹고 공항버스를 타러 가는 길, 수아엄마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영우와 신랑을 포착하고 사진을 찍어보내주었다. 어서오세요~
20개월쯤 됐을 때 제주도 가는 비행기 타본 게 전부라, 그리고 그 때는 이착륙 때 바퀴가 굴러가자마자 잠이 들어서 비행기를 잘 탈지 어떨지 궁금했는데 귀가 좀 아프다고는 했지만 잘 탔나보다. 디즈니씨에 갈 계획이 되어 있어서 급히 토이스토리를 보여주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드는 바람에 기내식은 깨고난 후부터 착륙할 때까지 열심히 먹었다고 한다. 소바를 맛있게 먹었단다.
드디어 일본에 도착. 리무진을 타고 신주쿠로 오면 블루보틀에서 접선을 하기로 하였다. 회전의자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영우를 보니 감개무량하다. 일본까지 무사히 잘 도착하였구나. 여유 있게 드립커피를 마시면 좋겠지만 블루보틀은 너무 복잡해서 콜드브루와 영우 먹을 쿠키를 하나 사서 먹이고 호텔키를 전달한 후 헤어졌다. 이것도 기념인데 블루보틀 사진을 좀 찾아보니 이 곳이 한국의 카페인지, 일본의 블루보틀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 일본 여행의 사진 컨셉이 일본인지 눈치채지 못할 사진들이다.
호텔에 도착한 영우는 방 곳곳을 탐색하며 놀다가 목욕을 하고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돈가스를 먹었는데 깨를 갈아서 소스와 함께 사용하는 곳은 처음이라 재미있어 하며 깨를 갈았다고 한다. 돈가스도 맛있게 잘 먹은 모양인데 나중에 일본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했더니 돈가스를 꼽았다.
나는 일본 조직과 출장온 사람들과의 회식이 있어서 좀 늦게 들어갔는데 영우는 장난감 하나 없이도 아빠와 잘 놀고 있었다. 퀸사이즈 침대에서 혼자 자다가 셋이 함께 자려고 하니 매우 불편했지만 영우도 잘 자고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2018년 4월 10일 화요일

1505일 영종도 나들이 둘째날

엑스트라 베드를 받을 수 있어서 신랑은 정말 오랜만에 편하게 잘 잤다고 한다. 나도 영우가 일어나기 전 사우나를 하고왔다. 찜질방 같은데 다니다가 호텔 사우나를 와보니 별 거 없어도 편하고 참 좋구나.
조식은 종류가 많지 않다. 서관 쪽은 식당이 작아서일수도. 영우가 무엇을 먹을지 몰라 다 준비해주었으나 결국 선택한 것은 맨밥에 김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파인애플을 잘 먹어서 한 열조각은 먹었을 것 같다. 아직은 뷔페가 아까운 아이. 조식 후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사우나를 갔다. 레이트 체크아웃이기도 하고, 패키지에 수영장 사우나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또 수영장엘 가도 된단다. 영우는 수영을 할 줄 모르니 키즈풀이 아니고서는 다른 수영장 이용이 어렵지만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겠다싶다. 하필 그 시간에 업무 메일을 급히 작성해야 해서 온전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순 없었지만 그래도 아들이라 정말 좋구나. 꺄아아~
창 밖의 비행기들을 구경하던 영우는 테라스의 놀이터를 발견하고는 미끄럼틀을 타시겠단다. 미끄럼틀의 흔들다리를 지나는데 이제 제법 균형을 잘 잡고 걷는다. 시계 모양의 판이 붙어 있었는데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이렇게 시계가 간다며, 정확히 시계방향을 알고 있었다. 시소도 타고 체스판에서 체스도 옮겨보고 징검다리도 건너본다. 체스판에서 사진 찍으면 이쁘겠던데 이제 사진 찍게 서보라고 하면 협조를 안해준다. 뒤돌아 서있거나 못난 표정을 짓거나.
체크아웃하고 호텔 옆의 합동청사역으로 가서 자기부상열차를 타본다. 언제 이런게 생겼다냐,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부터 네스트호텔 근처까지 간다고 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하는데 그럼 첫 번째는 상해 여행에서 타 본 그것인건가? 이 열차의 노선은 직선이 아니고, 역도 촘촘해서 속도는 많이 나지 않는다. 기차가 레일 없이 공중에 떠서 움직인다고 하니 영우에게는 재미있는 경험.

분당으로 돌아와서는 영우 여권을 신청하기 위해 분당구청으로 갔다. 업무를 마치면 중앙공원에 꽃구경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여권업무는 시청에서 한다고 한다ㅜㅜ 급히 시청으로 가려했더니 영우는 공원 좋아하는데 왜 공원 안가는거냐고 투덜댄다. 다행히 시청에 실내놀이터가 있었고, 야외에 정원을 잘 조성해 놓아서 만족스러운 나들이가 되었다. 시청의 정원에 많은 꽃과 나무들이 관리되고 있어서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장미가 피는 계절에도 한 번 와봐야지.
약을 안챙겨가는 바람에 호르몬 조절이 안되서 몸이 힘들었는지, 아무 하는 일 없이도 이 정도 나들이는 힘들게 된건지, 몸이 힘드니 인내심도 바닥이 되어버린다. 영우가 별 일 아닌것에 짜증을 내고 우는 것을 참기가 힘들어서 너무 화를 내버렸다. 엄마미안해 라고 하는 영우를 보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이 무척 괴롭다. 내 체력이 잘 관리가 되어야 모두가 행복하겠구나.

1504일 영종도 나들이 첫째날

회사 게시판을 보다가 인천 그랜드하얏트 패키지 구성이 괜찮길래 생일 기념 이벤트로 예약하였다. 수영장이 좋다길래 수영용품도 챙기고 낮잠 시간에 맞추어서 출발~
체크인하고 들어가는 길에 수영장을 발견한 영우는 우리가 지나치자 행여나 수영장에 들리지 않을까봐서인지 '수영장에서 꼭 수영을 할 거야'라고 다짐을 한다. 키즈전용 수영장이 따로 있는데 규모는 아주 작고 워터슬라이드 등이 있는건 아니고 딱 풀밖에 없다. 왜 그렇게 좋다고들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온수풀 온도가 높고 선베드가 무료라서 그런건가? 영우는 지칠줄 모르고 풀을 옮겨다니며 즐겁게 놀았고, 마지막에 에너자이저 형아를 한 명 만나 둘이 뛰어놀기도 하였다. 그렇게 두 시간을 꽉 채워 놀고 신랑이 씻기러 데리고 가니 세상 편하고 좋다. 아들이라서 좋은건 이거로구나.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영종도 밖으로 나가는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영우에게 공항구경을 시켜주기로 한다. 그랜드하얏트에서 셔틀을 운행하는데 내려간 시간에는 2터미널로 가는 셔틀이 있어서 탔는데 한 20분 걸렸나보다. 첫 느낌은, 1터미널과 똑같구나. 그래 뭐 같은 공항인데 크게 다를 건 없겠지. 나름 유명한 집들을 섭외하여 푸드코트를 구성해두었다. 우리는 강릉의 교동짬뽕과 광장시장의 순희네 빈대떡과 마약김밥을 먹었는데 교동짬뽕은 맛이 좀 다른 듯도 하다. 영우도 빈대떡과 김밥과 탕수육을 많이 많이 먹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욕조에서 목욕하고 놀이하는데 얼마나 업되어 있는지 모른다. 교회에서도 예슬이가 영우집 놀러가겠다고 하자 안된다고 영우는 오늘의 우리집에 가야한다고 하고, 세은이가 오후에 영우랑 놀 수 있냐고 하니 안된다고 영우는 없을거라고 정확히 알고 있더니만 밖에 나와서 자는게 참으로 좋은가보다. 엄마도 참으로 좋구나. 

2018년 3월 24일 토요일

1464일 곤지암 나들이 셋째 날

곤지암의 조식부페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라면도 남아 있고 아이들 볶음밥도 남아 있고, 돌쟁이 아이 데리고 나갔다 오기 뭐해서 또 안에서 먹기로 했다. 체크인 시간까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라운지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었다. 영우는 전 날에 이어 WHY 시리즈의 인체 책을 또 읽어달라고 한다. 요즘 집에서도 뼈, 근육, 피에 관한 책을 좋아하며 자주 읽어달라고 했는데 마침 인체 책이 있어서 푹 빠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산책. 투숙객들만 들어갈 수 있는 산책로라 한가하고 잘 조성되어 있다. 밤에 볼 때도 좋았지만 낮에도 비누방울 놀이하면서 뛰어다니니 좋다. 얼음폭포 앞에서는 단체 사진도 찍고, 전 날부터 얼음폭포에 감탄한 영우는 친히 동영상까지 찍어놓았다.
그리고 대망의 외식, 이번 여행의 첫 외식. 아이들은 돈가스를 먹고 엄마들은 크라제버거를 먹고 마무리를 한다. 식당 지하 주차장에 실내 놀이터를 꾸며놓았다고 하길래, 투숙객은 한 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길래 우리는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고 마무리하였다. 영우는 주로 블럭을 좋아하였지만 잡기꿈나무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니 다들 내가 더 힘들다 내가 더 힘들다 하소연이 많았는데 특히 밥먹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밥 먹는 속도 면에서 압도적으로 꼴찌를 하는 영우, 다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던데 왜 엄살인지, 언제나 꼴찌로 일어나는 영우, 영우가 짱 먹었다. 예전 영우 갓난아기 시절 진섭이 엄마가 영우 몇 번 보고는 먹는거나 자는걸로 힘든건 영우가 짱이라고 했었는데 이제 다른 집도 내 앞에서는 힘들다고 못할 듯. 영우야 그래도 엄마아빠는 영우를 사랑한단다. 언젠가는 우리의 노력을 알아줄테지.

1463일 곤지암 나들이 둘째 날

전 날 영우의 민폐로 거실에서 잔 진섭이네는 매우 힘들었을 듯 하지만 모두 일찍 기상해 있고 우리집 남자들만 9시가 넘어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눈썰매장 가서 본격적으로 놀기로 했는데 문의할 것이 있어서 전화를 해보았더니 글쎄 눈썰매장이 오늘 안한단다. 폐장이 가까워지니 눈썰매장 운영비용이 많이 드는 탓인지 월화수 휴장이고 목요일부터 개장한단다. 아이들은 눈썰매 탄다고 들떠 있는데 당황스러운 소식에 곤지암 근처의 다른 눈썰매장을 검색해서 연락해보았다. 다행히 10분 거리의 중부cc에서 운영하는 눈썰매장이 있다고 하여서 출발한다. 형님인 진섭이는 이제 스노보드를 탄다. 영우에게 진섭이형 다리 힘이 좋아서 우리랑 같이 눈썰매 안타고 스노보드 탄다고 이야기해주었더니 듣고 있던 진섭이가 '너네들 내 다리 만져봐'란다. 전 날은 은기가 나를 보면서 '니가 영우 엄마니' 하던데 이 아이들 글로벌한 언어표현을 하는군.
중부cc의 눈썰매장도 눈이 다 녹아내려서 아랫쪽은 진흙탕이다. 덕분인지 티켓 가격도 균일 6천원이다. 눈썰매장을 나누어서 한 쪽은 타이어를 타고 내려오는 곳, 한 쪽은 플라스틱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곳이다. 타이어 썰매는 슬로프 중간에 사람이 두 세 명 서서 내려오는 사람들 손을 잡고 빙빙 돌려준다. 보고만 있어도 무서울 것 같아서 영우가 탈 수 있으려나 했는데 내려오자마자 더 탈래 한다. 좀 무섭지만 재미있다고 한다. 그래서 용기를 얻고 나도 같이 타보았는데 조금 무섭긴 하지만 재미도 있다. 몇 번을 더 타고 플라스틱 썰매 타는 곳으로 이동. 지치지 않고 계속 타려는 영우 때문에 힘들어하는 신랑 대신 내가 한 번 같이 탔다가 썰매가 진흙탕으로 돌진할 것 같은 두려움에 브레이크를 걸었더니 눈이 다 들어와서 영우의 원망을 받았다. 은기가 무서워서 눈썰매를 못타는 바람에 한 시간 재미있게 놀고 숙소로 돌아갔다.

지은이네는 외갓댁에 간다고 해서 먼저 출발하고 진섭이네는 보드타다가 진섭이가 잠들어서 저녁까지 먹고 더 타다가 들어온다고 하고 은기네랑 우리만 저녁을 먹었다. 남은 재료들이 한가득이어서 또 해먹었다. 리조트 와서 이렇게 만들어 먹고 설거지하고 해야하다니, 다음 날은 꼭 외식하자고 약속하였다.
오전에 다른 가족들은 산책로를 다녀왔었는데 우리만 라운지에서 휴식하느라 안갔더랬다. 진섭이네 배웅하는 김에 산책로로 나가서 얼음폭포까지 다녀왔는데 조경도, 조명도 잘 해놓았다. 벤치에 앉아서 한참 얼음폭포를 바라보는데 영우가 '엄마아빠 고마워~'라고 한다. 아, 정말 뭉클하고 행복한 순간이구나. 언젠가 되새겨볼 좋은 추억이 하나 더 쌓인다.

1462일 곤지암 나들이 첫째 날

신랑 친구 가족들과 곤지암에 가기로 했다. 자그마치 네 가족이나 함께 1박을 하고 두 가족은 1박 더 하는 일정이다. 이 날은 영우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2월 생일이 많아 함께 파티를 해야겠다싶어 케이크를 사서 갔다. 아이들이 네 명이니 생일 축하 노래도 네 번, 촛불 끄기도 네 번 해야한다. 은기 동생 준기가 조금 더 크면 다섯 번 해줘야겠지.
지은이는 얼굴 본지 1년 반이 넘은데다 혼자 여자라서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힘들어하거나 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게 씩씩하다. 다같이 침대를 방방이 삼아 뛰어놀고 옷장에 들어가서 숨바꼭질을 한다.
메인 이벤트는 눈썰매였는데 곤지암의 눈썰매장 이용시간은 좀 애매한 기준이기도 하고, 지난번 오크밸리 때를 생각하며 슬로프 구석 어딘가에서 눈썰매를 타면 된다 이야기하고 나갔는데, 아뿔싸 2월 말의 슬로프는 물 반 눈 반이란다. 유료 눈썰매장은 눈관리를 하겠지만 슬로프 아래는 관리가 되지 않으니 아이들은 강이 되어 흐르는 눈밭에서 첨벙거리며 물장난을 하다가 들어왔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것도 재미있었을테지만 함께 나간 아빠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눈썰매는 제대로 못탔지만 이어서 이어지는 이벤트는 사격. 은기네는 장난감 정말 안 사준다고 하던데 은기 아버님께서는 이번 이벤트를 핑계로 장난감 총을 박스로 구매하셨다. 아마도 본인의 장난감일테지. 이런 본격적인 총놀이는 처음이니 아이들 모두 흥분하였다. 초상권이 지켜지는 사진이 마땅치가 않은데 아래 사진을 보면 영우는 고글까지 갖춰쓰고 놀이에 심취하였다.

그리고 어른들의 저녁 식사시간. 진섭이네는 엄마아빠가 셰프 수준이라 장 봐온 음식들과 준비성이 남다르다. 김치찌개를 하기 위해 육수로 순대국을 준비해왔고, 쌈채소에 양배추쌈까지 준비해오고, 다음날 아침반찬을 위한 양념장을 만들어오고, 식용유와 세제까지 따로 담아왔다. 케이크 하나 달랑 사고 맨 몸으로 온 나는 열심히 고기를 구웠다;
아이들은 온종일 놀아서 지칠법도 한데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헤어져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잠들기 전 영우가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 더 큰 반응은 없어서 아빠가 안아줘서 잘 재우기는 했다. 그런데 새벽에 갑자기 깨서는 자지러지게 우는 것이다. 보통은 어디가 아프면 아프다, 꿈을 꿔서 그런거면 꿈이 무서웠다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리 물어봐도 말 한마디 못하고 계속 울기만 하는 것이다. 아픈거냐고 했더니 겨우겨우 고개만 끄덕이길래 병원에 가려고 옷을 입히고 나왔다.
곤지암 리조트 인근에는 큰 병원이 없어서 광주까지 나가야 한다고 하고 광주까지는 25분이 걸린다. 집에서 올 때 30분 걸렸는데 차라리 분당에 가서 응급실을 가는게 나으려나 하는 생각을 하며 차를 탔다. 그런데 그 사이 영우는 좀 진정이 된 것 같다. 아프냐고 병원 가야겠냐고 하니 병원 가야겠다고 말은 한다. 지금 가는 병원은 우리가 평소에 가는 병원이 아니고 정말로 많이 아픈 사람들, 급하게 병원 가야하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서 영우가 아까보다 괜찮아졌으면 안가도 된다고 했더니 안가도 될 것 같단다. 자기도 그 난리를 친 직후라 병원 안가겠다고 말하기 민망했나보다. 크게 놀라긴 했지만 이렇게 마무리되어서 천만다행이다.

2018년 1월 31일 수요일

1405일 오크밸리 둘째 날

제대로 아침부터 눈썰매를 타러 갔다. 여전히 미세먼지는 나쁜 상태였지만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춥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영우도 감기가 심해지지 않아 더더욱 다행이다.
오크밸리에서 리프트 타러 올라가기 전, 스키캠프 강습을 하는 구역이 두 군데 정도 있는데 스키강습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눈썰매 인파들이 북적댄다. 나름 경사도 있어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기에도 나쁘지 않다. 양보를모르는 영우는 자기 것도 아닌 눈썰매와 한 몸이 되어 눈썰매에서 떨어질 줄을 몰라 예진이 누나를 속상하게 했지만 실컷 타고 나서는 서로서로 썰매를 끌어주기도 하고, 언덕 뒷편 꽁꽁 언 계곡에서 얼음덩이와 눈덩이를 갖고와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 시간 예슬이는 신랑이 끌어주는 눈썰매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지요. 다 함께 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함께 놀아줄 아이가 있으니 참으로 좋구나 싶다. 전 날 사진이긴 하지만 대략 이런 모습들.
이런 와중에, 예슬이네 엄마아빠는 보드를 타러 갔다. 용감한 사람들. 리프트권이 4장이 있다며, 우리 부부도 함께 타자고 했는데 보호장비도 없고 해서 우리는 안타기로 하였으나......예슬이 엄마가 하도 성화라 결국 맨 몸으로, 제대로 된 장갑과 고글도 없이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사건 아닌 사건 발생. 몸이 기억할거라며 다들 격려해주었으나 힐이 안되서 계속 엉덩방아를 찧는다. 부츠 사이즈도 맞지 않아 발이 계속 들리는 바람에 몇 번 넘어지고 나니 다리가 후달달. 이런 악조건에서는 보드를 탈 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한 신랑의 선경지명에 박수를 보낸다. 몇 년 만에 다시 탄 보드는 상처만을 남기고 영우 스키캠프 보낸 후에나 타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여튼 예슬이네 덕분에 눈썰매 체험도 하고 보람차다.

1404일 오크밸리 첫째 날

예슬이네랑 오크밸리에서 1박하고 놀기로 했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야외활동이 조금 염려되긴 했지만 우리끼리라면 엄두가 안나 한참 후에야 진행될 일,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로 하고 영우는 병원에 들렀다.
이날 따라 병원에 가면서 아기코끼리 인형을 갖고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신랑이 영우 챙기느라 코끼리 챙기느라 진땀뺐단다. 진료보는데 선생님 책상 위에 코끼리 인형을 떡하니 세웠다가 넘어지자 균형을 맞춰서 세워야 안 넘어진다며 다시 균형을 맞추어 세워놓자 의사 선생님도 기가 막히셨나보다.
오크밸리는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꽤 괜찮은 입지라고 생각한다. 영우도 한시간동안 한 숨 푹 자면서 도착은 잘 했는데 미세먼지가ㅜㅜ 늦은 점심을 먹고 놀이기구를 좀 타다가 방에 들어와서 쉬고 있는데 5시에 도착한 예슬이네 가족은 그 시간에 눈썰매를 타러 나가자고 한다! 5시에 눈썰매장 마감한다고 했더니 스키장에서 타면 된다고 한다. 오호 그런 방법이~
오후가 되어도 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질 기미가 없었으나, 어둑어둑해진 스키장에서, 정설중인 스키장 아래에서 눈썰매를 탔다. 다이소에서 오천원 주면 살 수 있다던 플라스틱 눈썰매를 보며 꼭 사야지 다짐했건만 아직도 안샀군. 엄마아빠들이 번갈아가며 썰매를 끌어주고, 아이들끼리도 썰매를 끌어주며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 이어서 향한 곳은 오크밸리 천문공원. 원래는 예슬이네 오기를 기다리면서 눈썰매 시간이 종료되어 아이들이 놀 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크밸리 천문대를 예약해두었는데 어쩌다보니 매우 빡센 일정이 되어버렸다. 겨우겨우 9시에 시간 맞춰서 갔는데 짧은 천문강의부터 망원경 관측까지 생각보다 매우 유익하고 꼭 한번은 체험하도록 추천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먼저 천문강의를 할 때 퀴즈를 내서 답을 맞추면 선물을 주는게 있었는데, 내가 하나 맞춰서 선물 받는 것을 본 영우가 자기도 받고 싶었는지 저요저요 손을 든다. 지금까지 달에 우주선을 보낸 나라를 맞추는거였는데 '백 개'라고 외치며 손을 번쩍 드는데 제 딴에는 진지해서 얼마나 웃겼는지 모른다. 강의가 끝나고 야외 천문 공원으로 나오면, 실제 밤하늘을 바라보며 강의때 이야기해주었던 별자리들을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하여 짚어준다. 이 날은 달이 밟아서 별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관측하기에는 달이 잘 보이는 날도 좋은 날이라고 한다.
6개의 망원경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보는데 성운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던 것 말고는 다 만족스러웠다. 특히 달을 비추고 있는 망원경의 렌즈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고 사진을 찍게 해주는데 이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별자리를 좀 안다면 더 좋았겠지만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
달 관측까지 마치고 들어온 아이들은 모두 흥분 상태로 춤추고 노래하고 신나게 놀다가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는 슬픈 사실. 그래도 아이들끼리 잘 노니까 엄마아빠들은 와인 한 잔 기울일 시간도 나고 좋았다. 콘도 여행 좋아좋아.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1358일 모래놀이

고대하던 모래놀이를 하러 해운대 해수욕장 쪽으로 갔다. 부산은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많이 춥지는 않아서 모래놀이를 할 만했다. 엄마아빠가 마시고 난 후의 빈 커피잔도 훌륭한 장난감이 되고, 파도와 갈매기도 훌륭한 놀이감이 된다. 모래놀이는 해도해도 재미있는지, 한시간 반을 놀았나보다.

점심은 미포에 가서 복국을 먹었는데 영우가 먹을만한게 있으려나, 맨밥만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김을 두 봉지나 가져다주셨다. 게다가 복국을 좀 먹여봤더니 복어는 안 먹으려고 하는데 국물은 잘 받아먹는다. 개인적으로는 금수복국보다 훨씬 맛있었던 것 같다. 미포원조할매복국인가 그런데 비슷한 이름이 너무 많다.
식사 후에는 잠시 미포마을 기찻길에 들렀다. 예전에 333이랑 부산여행 왔을 때 생각이 나는 코스로구나. 영우는 기찻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가보고 싶어했지만 이 기찻길이 송정까지 이어지므로 불가. 며칠 전에 중국 출장자로부터 선물받은 셀카봉이 있어서 가족사진을 남기고 돌아왔다. 그리고 집으로 출발, 다행히 영우가 2시간 푹 자 주어서 4시간이나 걸린 귀경길을 조금 수월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은 좋지만 아직은 힘들다.

1357일 부산 나들이

대구에서 부산까지가 딱 영우가 지루하지 않을만한 거리이다. 처음 보는 5촌 아저씨의 결혼식에서 다행히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고 여기저기 계단을 오르내리며 아빠를 피곤하게 하였다. 성민이와 똑같은 네이비 자켓을 입고 베이지색 바지를 입었더니 보는 사람들마다, 모르는 사람들조차 쌍둥이는 아닌데 형제인가 하면서 귀여워해주었다. 그런데 사진 한 장을 안 남겨두었네.
외할머니가 댁에서 넘어지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해 계셔서 다같이 방문하였다. 이제는 너무 연세가 많으셔서, 너무 마르셔서 보기가 안쓰럽다. 틀니를 빼고 계셨더니 영우가 난생처음 보는 틀니를 너무 궁금해하고 할머니께 계속 질문을 해서 민망했다. 다행히 잘 못알아들으신 것 같지만.
우리는 월요일에 휴가를 내고 부산에서 하룻밤 묵을 요량으로 콘도를 신청해두었다. 그동안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오랫동안 머물렀더니 엄마는 이틀밤 자고 영우랑 헤어지는게 꽤 서운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같이 하룻밤 자고 가자고 했더니 월요일에 바쁘시다며;
가족들과 헤어지고 해운대로 향했다. 바다에 가서 모래놀이 할 수 있다고 말했더니 영우는 성민이한테도 모래놀이하러 가자고 하고, 본인도 모래놀이를 꼭 해야겠다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아뿔싸,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해가 져버렸고 숙소 앞에는 모래가 없다ㅜㅜ 그래도 모래 찾으러 가자고 해변을 걸으며 모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니 별로 떼를 쓰진 않고 금세 포기해서 다행이다.
부산까지 와서 저녁은 치킨으로, 놀거리는 콘도 편의점에서 산 전투기 조립으로 대신한다. 그래도 광안대교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었으니 위안을. 아침에 본 바다 풍경으로 위안을.

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1317일 무창포 나들이 둘째 날

진섭이가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하자 영우가 '진섭이형~' 하면서 방에서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막 잠에서 깨어나 눈도 못 뜬 상태로 씨익 웃으면서 나와서 진섭이형을 찾는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진섭이는 전 날 수영장 이야기가 나온터라 수영장에 가자고 난리다. 수영장 슬라이드 보수중이라 마침 비용도 저렴하고 해서 아빠들과 아이들만 수영장에 들여보내고 엄마들은 꿀휴식. 아 좋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
보수중인 슬라이드는 큰 슬라이드이고, 작은 슬라이드는 운영을 해서 영우와 진섭이는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다. 수영장에 워터마사지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수압으로 발마사지가 되었나보다. 영우가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엄마가 왔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했단다. 한참 지난 지금도, 진섭이형이란 간 수영장에서 물이 발을 주물러줬다며 좋았던 기억을 되새기곤 한다. 사우나에 가서는 39도 정도의 탕 속에 들어갔다고 한다. 진섭이는 뜨거워서 못 들어갔는데 영우는 '아~ 따뜻해서 좋아~'라고 하면서 한참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어르신 취향인지.
비체펠리스에서 아침, 점심까지 다 해결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교통정체도 없어서 더욱 좋다. 1박2일 보람차게 놀다온데다 영우가 지금까지도 그 날의 이야기를 하니 더더욱 뿌듯하다. 그러고 보니, 전 날이었나, 집에 가자면서 영우는 여행이 싫다고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정말 여행이 싫으냐고 했더니 '응, 제주도만 한 번 더 가보고 이제 여행은 그만하자'고 했구나. 조만간 비행기도 한 번 태워줘야 할텐데.

1316일 무창포 나들이 첫째 날

지난 여름부터 끊임없이 회사 콘도에 도전했는데 매번 탈락하다가 추석 연휴에 드디어 당첨! 방이 두 개니까 누구라도 한 가족 더 데리고 가면 좋겠다 싶어 여러 명에게 물어봤지만 명절 전이라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우리끼리만 가야되나보다 했는데 은기네에서 불꽃을 보고 헤어지는 순간에 물어봤는데 다들 오케이를 해서 세 가족이 함께 무창포에 갈 수 있었다. 많이 막힐까 걱정했는데 9시 30분에 출발한 우리는 2시간, 10시에 출발한 진섭이네는 4시간, 10시 반에 출발한 은기네는 3시간 걸려 도착했다.
은기가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반 넘게 갯벌에서 노는데 날씨가 최고로 좋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별로 춥지도 않고 하늘도 그림 같다. 갯벌에 박혀 있는 아무 바위나 들어올리면 게와 소라게, 각종 벌레들이 넘쳐난다. 영우는 아직 갑각류들이 좀 무서운지 게를 양동이에 담아주었더니 바로 버려버린다. 그리고 시작된 무한 모래놀이. 아직은 갯벌체험보다는 모래놀이가 더 좋은 나이인가보다. 원없이 모래놀이를 한 후 은기네와 합류하여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은기와 영우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뛰어가는 모습만 봐도 흐뭇한 것이 함께 와서 더욱 좋다.

점심 식사 중에 진섭이네도 도착하여 식사를 마친 후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나가고 엄마들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진다. 바닷가에서는 본격 물놀이가 시작되어 신발도 젖고 옷도 젖고, 결국은 바지 걷어부치고 맨발로 뛰어들어가서 놀았나보다.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서해 쪽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데 머드축제도 가까이에서 하고,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 바로 이 곳이라고 한다.
바람이 심해져서 수영장을 데리고 가는 것이 좋을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객실에 올라가서 씻기고 아이들끼리 놀게 하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각자 가지고 온 장난감으로 함께 놀면서 싸우다가 울다가 다시 놀다가 한다. 와중에 진섭이는 자기가 형아라고 동생들이 잘못하면 막 혼내기도 한다.
마침 대하 전어 축제가 한창인 때라 근처 수산시장에 가서 요리를 해달라고 한 후 포장해와서 먹으니 편하고 좋다. 이렇게 콘도의 장점을 활용해서 놀아본 적은 처음인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의 묘미가 있구나.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갓난쟁이가 있는 은기네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진섭이네와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