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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7일 금요일

비올라와 함께하는 질풍노도

남들에게는 줄여서 이야기하지만 2020년 3개월간의 첫 비올라 레슨, 2021년 여름부터 문화센터 레슨, 2022년부터의 회사 동호회 활동, 2025년 여름부터의 개인 레슨, 아무리 줄여봐도 비올라 시작한지 4년은 넘었다고 봐야할 것 같다. 비올라와 함께한 지난 몇 년간 행복한 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좀 잘하고 싶은데 늘지 않아서 슬럼프에 빠진 상태이다.
비올라 이야기를 처음 기록하는 것 같으니 더 잊혀지기 전에 행복했던 기억들을 남겨두어야지.

2022년 클래식살롱 동호회의 문을 두드리던 때, 문화센터 레슨받기 시작한 지 1년 갓 지난 시점이어서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었으나 비올라라는 희귀한 악기를 환영해준 갓갑산님. 바이올린인데 비올라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지요? 라며 환영해준 갓갑산님. 연말 연주 때 정말 쉬운 악보로 편곡해주셔서 난생처음 합주라는 것을 경험해보고 다른 사람과 합을 맞춰 연주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경험인지 알게 되었다.
2023년 동호회제도가 만들어진지 1년을 기념하며 회사 로비에서 연주회가 있었다. 클래식 동호회라 공연 보는 것에도 관심이 많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남의 연주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연주에 더 관심이 많고 대체로 내성적인 편이었다. 뒷풀이도 많지 않고 연습만 하고 헤어지는 분위기였는데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자주 만나 연습을 하니 연습만으로도 친해질 수 있는거였다.  
그리고 2024년. 회사 장애인식교육의 일환으로 시각장애인들로만 구성된 한빛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할 기회가 생겼다. 클래식살롱에 비올라는 나 혼자였던터라 처음으로 다른 비올라 멤버와 함께 연주해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장애가 있는 분들이 연주를 하다니, 암보로 연주하다니 대단하다 감동이다 이런 느낌보다는 언제 들어가야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에 어느 소리를 듣고 들어가라, 활은 이렇게 하라 알려주는 동료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다. 이 때 초보 비올라를 위해 쉽게 편곡된 악보가 아닌 실제 원곡 악보로 연주했는데 물론 나는 모든 음을 다 연주할 수는 없었지만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말 연주회를 준비하다보니 역시 제자리걸음인 나를 발견하고 잠깐 슬럼프가 왔는데 그 때 새로운 비올라 멤버가 합류하였다! 마침 회사 로비 연주회까지 한달 여 시간이 남은 시점이었는데 비올라 악보가 쉬웠기 때문에 이미 다른 오케스트라 경험이 있던 새 멤버는 무리 없이 연습해서 함께 로비 연주회를 마칠 수 있었다. 아니 그런데, 로비 연주회를 마치고 또 한 명의 비올라 멤버가 합류하였다!!! 혼자 자리를 지키다 세 명이 되니 얼마나 좋던지, 세 명이 함께 클래식살롱 제1회 정기 연주회에 설 수 있었다. 
이 뜨거운 마음을 안고 시작한 2025년, 새 악기를 구입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나에게 비올라를 생일 선물로 주었다. 회사 로비 연주회는 없었지만 앙상블팀이 결성되어서 연말 연주회곡 외에도 많은 곡을 연주하였다. 모짜르트의 아이네클라이네, 헨델의 파사칼리아 등 좋은 곡을 알게 되고 연주도 해보게 되고 그렇게 시작된 차이코프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프로젝트. 1회 연주회 때도 2악장을 연주하기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더 많은 멤버들과 1,2악장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비올라 전공자가 가입하는 대박사건 발생, 비올라 멤버가 4명이나 되었다. 쓰면서 돌이켜보니 2025년은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악기도 새로 사고 개인 레슨도 시작하고 연습량도 많아지고 주말에도 많은 시간을 비올라와 함께 보냈다. 물론 그러던 중에도 하기 싫어지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어려서 악기를 했던 친구들은 초견으로도 금방 되는 것을 볼 때마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일정 수준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느낄 때가 가장 위기였다. 그래도 작년에 비해 얼마나 늘었는지, 얼마나 연습했는지 손가락이 테이프 위치를 정확히 짚더라, 연습한 것을 알아봐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순간을 잘 넘긴 것 같다. 얼마나 다정한 동료들인지.
2026년 2월에 갓갑산님이 이한나선생님 비올라 마스터클래스 섭외에 성공하였다. 6월에 예정된 마스터클래스를 위해 어떤 곡을 할지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4명이 함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결국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4비올라의 오블리비언 준비도 하고 설레는 시간들이었다. 특히 4월에 비올라를 위한 전시회에서 접한 couplets de folies를 첼리스트 희경님과 마스터클래스 곡으로 준비한 시간도 좋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 마스터클래스로 인해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내 수준에 맞지 않는 곡이었고 나 또한 마스터클래스를 받을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쓰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네 :) 마스터클래스 때 최근 2주 내 어느 연습때보다 못한 소리가 났다. 그러니 선생님 입에서 끼기긱이라는 소리가 나왔고, 지도해줄 수 있는 부분이 힘 빼라, 활을 길게 써라, 붓점을 어떻게 해야한다 등 레슨 선생님한테서 받을 수 있는 피드백과 비슷했다. 특별한 피드백이 있는 레슨을 바란 것도 아니었는데 아마도 선생님 앞에서 잘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실망감이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마스터클래스가 끝나고 2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재미가 없다. 심지어 목디스크고 인해 손저림까지 있어서 더 재미가 없다. 올해 연주회까지는 어떻게든 하겠지만 계속해서 비올라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나의 낙이었는데 큰 즐거움이 사라졌다. 

2026년 3월 5일 목요일

보람찬 겨울방학

이렇게 보람 가득한 겨울방학을 보내니 너무나 행복하다.

가장 기쁜 것은 신랑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그 덕분에 영우랑 점심에 나가서 맛집 탐방을 하기도, 박물관 이곳저곳 체험수업에 가기도, 도서관에 가기도 했고 영우는 체중이 많이 늘었다. 기쁨의 춤을 추며 방학 때 한 것들을 정리해본다.

방학 시작과 함께 떠난 스페인 여행. 스페인이 그리 넓은지 몰랐던 부부는 가이드를 만나자마자 4천킬로미터 버스 이동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기함한다. 패키지 여행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탈리아 때처럼 또 와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안들었다. 그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내부에 들어섰을 때의 홀리한 경험은 예상밖이었다.

수학 학원을 그만둔 영우는 피아노학원을 다니기 시작하였다. 신랑도 함께 다닌다. 신랑의 로망은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인데 언젠가는 가능할테지. 

영화도 3편이나 봤다. 영우랑 신랑 둘이서 주토피아2를 보고 왔고, 셋이서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를 보았다. 흑백요리사와 이사랑통역되나요 완주를 하고 나니 이야깃거리도 더 풍성해진다.

요즘 핫한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님 전시를 보았다. 열린송현공간도 처음 걸어보았는데 서울에 와서 함께 걷기만 해도 얼마나 좋던지. 이후에도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화폐박물관, 국정원, 지리박물관을 아빠와 함께 방문하고 쿠푸왕의 피라미드 VR 전시회에도 다녀왔다. 대전 여행에서도 솔로몬 로파크와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설연휴에 대구에 가서도 여행간 것처럼 이곳저곳 많이 다녔다. 엄마랑 파크골프 치러도 가보고, 아빠랑 앞산공원에도 가보았다. 전쟁기념관에 가보고 앞산 케이블카 처음 타봤는지. 동생들, 조카들이랑 카페 CW 가서 피규어 구경도 하고 동생네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여행계획을 세웠다. 동성로에서 영화본 후에 시내도 걸어보고 스타벅스 종로고택점 구경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호회 사람들과 첫 소모임 술자리를 가졌고, 2차로 집에도 초대받은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연주회 함께 한 세레나데 앙상블 멤버들과 저녁식사 전 첼리스트님과 바스키아 전시회에 가기도 했다. 호르니스트와 클래식 공연도 함께 했는데 요즘 발레도 함께 보고 공연도 함께 보고 술도 함께 마시고 음식선물도 받고 호강중이다. 그 분께 추천받은 써마지도 해버렸다는 것.

그 사이 조직 개편이 크게 있었도 계속 바쁘다. 여전히 세상사는 잘 몰라서 혼자 벼락거지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방학을 보냈다. 또 행복한 봄을 지내보자.


 

2024년 6월 15일 토요일

복권 당첨 된다면

 오늘 300개가 넘는 플라스틱 의자 중 망가진 의자에 앉는 바람에 부상을 당했다. 액땜했다 치려고 복권을 샀다. 나는 자동으로 영우는 수동으로 신랑은 즉석복권.

영우가 1등 당첨되면 좋겠다고 한다. 1등 당첨되면 엄마 회사 그만둬도 되는거야? 했더니 아니요. 1등이 얼마나 되는데요 하길래 10억은 되지 않을까? 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래요? 그 정도예요? 돼요. 

아이고 웃겨라.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평화로운 시간.

 자고 있던 영우가 꿈을 꾸는지 킬킬킬 웃다가 일어나 앉더니 나를 베고 누웠다. 감싸 안으며 ‘영우야 사랑해’라고 속삭였는데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니 이내 코를 곤다. 평화로운 시간.

2024년 1월 20일 토요일

뉴질랜드 한 달살이 10일 전

어영부영 하다보니 뉴질랜드 출국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티켓팅, 숙소, 학교 등록은 8월에 다 해 둔 터라 특별히 더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가, 이번 달 들어서 비자 발급 받고, 유심 알아보고, 차량 이동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해외근무 결재를 올릴 때 주간업무계획을 써냈는데 그것이 계속 압박이다. 다음 주에는 리더님과 이야기를 나누어야겠지. 그것이 압박이 되어서 뉴질랜드 가는 것에 대한 기대나 즐거움이 거의 없다. 배부른 소리라고들 하겠지.

토요일 저녁에 고등학교 친구들이 환송모임을 해주었다. 12월 초에도 만났는데 굳이? 한 달 나가 있는데 그렇게까지? 좀 귀찮기도 하다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지만 사실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학교 다닐 때는 접점이 많지도 않았고, 특히 나는 그 모임에 뒤늦게 합류하여 공유하는 추억들이 적다고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면 우리는 벌써 30년째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친구들이고 그 시절 친했었는지보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인데 놓친 것들에 대한 아쉬움만 갖고 있었나보다.

내 태도가 매사에 그렇다.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미리 하는 걱정이 더 앞서면서 나를 갉아먹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 함께 해주는 친구들, 일할 수 있는 직장, 현재에 감사하면서 작은 행복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애써보자. 우선은 뉴질랜드 가서 즐겁게 보낼 생각부터 해보자.

2024년 1월 8일 월요일

영우 성장기

 요즘은 잘 때 영우 성장기를 이야기하곤한다. 1월 1일에 10년 전 이 때 엄마는 영우가 나오려고 하는 바람에 입원했었어!라고 과거 이야기를 해서인가,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이 궁금해서인가, 태어나기 10개월 전부터를 이야기해달라고 하여 시작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이제 4살까지 왔는데, 엄마 아빠와 함께 살기 시작한 4살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와는 헤어져 살아야 했었던 그 때. 어린이집 다니면서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기억 난다며, 왜 내가 여기 있는건지 잘 이해가 안됐고, 초록숲 어린이집이 그리웠고, 푸르니 반찬은 좋아하는게 하나도 없없다고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서 지내고 저녁까지 먹고 7시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4살 아이는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래도 그 때는 아무 걱정 없고 놀기만 해서 좋았다며 지금은 힘든 일들이 많다며 또 운다. 할머니가 많이 도와주셨는데 엄마는 잘 못 도와줬다며 할머니 생각하며 또 운다. 

오늘 밤에는 5살 이야기를 하게 될텐데 며칠 전 영우가 한 이야기가 생각나네. 4살에서 5살로 넘어갈 때 엄마가 ‘영우 이제 5살이네~ 축하해’ 라고 말했던 것이 생생한데, 그 때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1월 1일이 되어도 나이가 변하지 않으니까 싫다며 이렇게 헷갈리게 만든 누군가를 탓한다. 아직은 나이 많이 먹는게 좋은 나이.

2023년 12월 31일 일요일

안녕 2023

 올 해는 어쩐 일인지 인스타그램에 2023년을 정산하는 포스팅을 하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다 정리하지 못해 일단 주요 사진들을 추려놓은 후 결국 포스팅한 것은 공연, 전시, 친구들과의 만남이다. 공연, 전시, 친구 키워드가 가장 자랑하고 싶고, 기록하고 싶고, 나를 충만하게 하는 것인가보다. 한동안 공연도 전시도 친구도 채워지지 않았는데 이제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신랑 혼자서도 케어가 가능하고 나의 동호회 활동 덕분에 올 해 정말 충만하게 보냈다.


교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세계여행을 꿈꾸며 만든 해사 모임. 해사 콰르텟을 하기로 하고 비올라를 시작한 것이었는데 아직 한 번도 맞춰보지 못했다. 대신 올 해에만 두 번의 음악제 여행을 다녀왔다. 봄의 통영과 여름의 평창. 휴직할 때 나의 위시리스트였는데 이렇게 이루게 될 줄은 몰랐네. 바닷가에 위치한 통영 콘서트홀은 외부도 내부도 너무나 근사했다. 특히나 합창석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바라보며 연주를 듣는 호사를 누렸다. 평창 대관령 음악제는 피서겸 해마다 가고 싶은 생각도 든다. 해사 친구들과는 가을에 마곡 LG아트센터에서 하는 연극도 보고 왔다.

동호회에서 단체관람으로 함께 한 바이올린, 피아노 리사이틀. 그리고 발레공연. 여름이 되면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갈라를 하나보다. 김기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상태였는데 요즘 가장 핫하다는 윤별 발레리노도 보고, 영우와 함께 발레공연을 봤다는데 의의를 둔다. 또 하나, 파크콘서트를 통해 알게 된 이자람님. 영우가 먼저 이자람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해서 급히 검색해 보았더니 남한산성 아트홀에서 노인과바다 공연이 있어서 함께 볼 수 있었다. 이 또한 얼마나 보람차던지. 아 그리고 또 하나, 동호회 송년 모임에서 만난 길병민님. 아이와 함께라면 사진을 찍자고 말하는데 부끄러움이 없지. 게다가 영우가 로드모지코는 그 때 몇 등 했었냐고 물어본 덕분에 길병민님도 기분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코 앞에서 길병민님의 노래를 들으며 또 눈물이 찔끔. 임윤찬의 크레센도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이 찔끔.

9월에는 회사 로비에서 연주를 하였다. 동호회 활동 지원 1년을 맞이하여 회사에서 준비한 이벤트인데, 우리 동호회와 밴드 동호회 두 곳에서 점심 시간에 연주를 하기로 하였다. 덕분에 매 주 모여 합주 연습을 하고, 연습만 하고 헤어졌을 뿐인데 멤버들과 더 친근해졌다. 나는 희귀악기인 덕분에 3곡이나 연주하는 영광을. 연주할 때는 활이 덜덜 떨리기도 하고 실수도 했지만 즐겁게 연습했고 좋은 경험이었다. 연말 동호회 송년회에서는 더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었다. 2024년의 목표는 연주할 때 비브라토 하는 것과 희경님과 앙상블 연주를 해 보는 것.

동호회에서 들은 정보로, 잠깐 이탈리아어를 배워보았다. 더 깊이 공부하려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어서 3개월만에 중단하였는데 그래도 이제 읽을 수는 있다. 다음 팬텀싱어 때는 마음에 드는 곡을 따라부를 수 있겠다. 이탈리아어를 그만 두고 화상영어를 하기 시작했는데 영어하는 나는 정말 부끄럽다. 해마다 신년 목표로 영어공부를 내세웠으나 늘 제자리걸음만 하다가 이제 그마저도 하지 않아서 하와이에서는 정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 아니 못했다. 뉴질랜드는 여행이 아니라 생활도 해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해두면 낫겠지 싶어서 하기 싫지만 억지로 억지로 하고 있는 중이다.

2023년에 영우는 1학기 회장이 되었다.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더니, 괴롭힘 없는 반을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도 내걸었다. 아쉽게도..2학기에는 괴롭힘과 욕설과 폭력이 있는 반이 되기는 했지만..여러가지 사정으로 영어 학원을 바꾸고, 그만 두고, 이제는 과외를 하고 있다. 부디 뉴질랜드가 좋은 자극제가 되어서 영어를 싫어하지 않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재미있어 하던 줄넘기가 시들해지고 하기 싫어하던 수영이 재미있어졌나보다.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수영도 하고 검도도 하는 체육인으로서의 생활을 이어가던 중 드디어 검도 검은띠를 따고 유단자가 되었다. 우리 집안 최초의 유단자라고 멋지다 멋지다 하고 있지만 가장 멋진 건 바로 이 작품들. 고흐 작품의 색감도, 팔레트에 표현한 불의 열기도 너무 멋지다.



올 해도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다. 내 친구들과의 음악제 여행. 영우 친구 가족들과의 여행. 1년 전부터 예약해두었다는 다빈북하우스에서 여섯 가족 캠프파이어, 윤준이와의 워터파크, 연준, 재혁이와 그 친구들과의 노블픽, 연준,선호네와 사나래글램핑, 재혁, 유민이네와 사나래글램핑, 그리고 엄마들의 염원이었던 아빠와 아이들만 가는 외갓집체험. 외갓집체험은 만족도가 높아서 시즌마다 가자고 하는데 잘 되려나. 레고랜드는 드디어 연간회원권이 종료되었는데, 종료 전에 주희랑도 가고 현수네랑도 가서 충분히 잘 즐긴 것 같다.

처음으로 친정 식구 다같이 여행을 갔다. 막내 조카랑은 터울이 좀 있다보니 다같이 시간을 보내기 어려움이 있었는데, 키즈풀빌라에서 아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엄마 칠순이기도 한 해였는데, 엄마가 울릉도 외에는 특별히 선호하는 여행지가 없어서 아이들 데리고 울릉도까지는 무리다 싶어 우리 식구만 엄마아빠와 거제에 다녀왔다. 숙소 뷰가 좋아서 엄마의 만족도가 얼마나 높던지, 울릉도가 문제가 아니라 숙소가 문제군. 동생들 덕분에 가족끼리 칠순 파티도 잘 치렀다. 엄마아빠 건강하세요.


2023년의 마지막 날 영우에게 2024년에 기대되는 것이 있냐고 물었더니, 검도 가검 받을 것도 기대되고, 반배정도 기대되고, 성민이랑 뉴질랜드 가는 것도 기대되고..소소한 것부터 큰 이벤트까지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나도 좀 더 기대하고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2024년을 맞이해야지. 뉴질랜드를 기대하며 잘 준비하고, 리프레시 휴가 생기면 또 어디를 갈까 계획하고, 림이와 호호씨 닮은 믿음이의 탄생이 기대되고, 가족과 친구와 보낼 즐거운 날들을 기대해본다. 반갑다 2024년!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블로그의 존재

영우가 블로그의 존재를 알아버렸다. 며칠 전 블로그를 업데이트 한 터라 신랑이 블로그를 보다가 과거의 어느 날 육아일기를 읽으며 재미있어하자 영우가 와서 뭔지 함께 읽어본다. 사진이 있는 글에서는 이 옷, 이 그림들 생각난다고 하고 몇몇 에피소드 역시 기억난다고 한다. 

너무 재미있다며..다시 기록해 달라고 한다. 시간이 없다고 하니 지금 쓰라고, 지금은 일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하니 그럼 토요일 같은 때 쓰라고 한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인 지금 끄적이고는 있는데 요즘 남기는 주옥같은 멘트들은 다 휘발되어 버렸지. 다시 소소한 기록을 남겨보아야겠다. 

2023년 5월 14일 일요일

팬텀싱어4

팬텀싱어4의 결승전 진출 12인이 결정되었다.

애석하게도(?) 나의 원픽이 아직 없다. 

어쩔 수 없이 시즌3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내 기준에서는 존노와 같이 목소리만으로도 악기가 되는 사람이 없어보인다. 게다가 존노는 성악가임에도 이미 모든 장르를 다 사랑하고 소화해내는 사람이었지. 목소리만으로 보면 서영택의 목소리가 마음에 드는데 2%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성악가가 성악만 했던 바른생활 사나이 느낌..그나마 이승민 정도가 다양한 음악을 즐겼던 사람으로 여겨진다.

시즌3의 국악인 고영열과 같은 포지션으로 이번에는 김수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역시 내 기준이지만..지금 김수인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고영열의 천재성은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김수인도 국악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낼 수 있는 훌륭한 음악가이지만 처음 고영열과 존노의 무대를 보았을 때의 충격만큼은 아니다.

시즌3 때 최성훈에 대해서 나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남성4중창 경연 대회에서 카운터테너가 어울릴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존노와 멋진 무대를 몇 번이나 보여줬지만 최종 결승 멤버가 될거라고 생각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이동규와 오스틴킴을 보니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시즌4는 얼마나 밋밋한 방송이 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카운터테너의 목소리가 들어감으로써 성부가 풍부해짐은 물론이고 곡의 해석도 훨씬 파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최성훈은 보조의 느낌이었는데, 이동규와 오스틴킴은 4중창의 한 멤버로 역할을 다 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최성훈을 다시 보는 것처럼 신선함이 없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둘의 매력이 빛났다.

여러모로 시즌3에 비해 아쉬움이 있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저음부 성악가가 모두 탈락했다는 점이다. 김문정과 윤종신의 입김이 너무 센 것인가. 5인 중에 결승티켓 한 장 남았을 때 이기현이 올라가려나 생각했는데, 그도 탈락했으니 저음부는 노현우와 이승민 둘뿐이다. 앞으로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저음부가 탄탄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무대가 많지 않았다는 점, 이제는 팬텀싱어 키즈가 생길만큼 음악인들의 스타등용문으로 인식되어 유채훈같은 스토리가 있는 음악인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도 왠지 아쉽다. 그래서 이동규도 본인의 결승진출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팬텀싱어의 빅팬이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이지 절대 실망한 것이 아니다. 12명 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음악인들이 멋진 무대를 많이 보여주어서 너무나 즐거웠다. 남은 결승 무대도 기대된다. 나의 원픽은 없지만(현재로서는 정승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만 :p), 모두를 응원한다! 



2023년 5월 13일 토요일

코로나 재감염

이럴수가. 또 코로나라니.

우선, 지난 주에 영우 컨디션이 안 좋아서 병원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비염임 것 같다고 해서 비염 약만 받았는데, 수요일에는 목도 아프다고 하고 기침도 했다. 약을 받아왔고, 연휴를 맞이해서 대구에 내려가는 도중 문득 조카들과 아빠한테 옮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우가 손꼽아 기다린 대구가는 일정을 취소할 순 없어서 그냥 강행했는데 그날 밤, 엄청난 일이 생겼다. 가래가 많이 생겨 불편해진 영우는 가래를 내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 평소라면 기침을 해서 가래를 뱉어내는데 생각처럼 가래가 잘 올라오질 않으니 계속 기침을 하다가 과호흡이 온 것이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쳐대니 엄마는 너무 당황하시고 잠시 응급실에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어떻게 진정을 시켜야할지 몰랐는데 신랑이 침착하게 등을 계속 두들겨주어서 가래는 내려가고 영우도 진정되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모두 당황했지만 영우가 상황을 이해하고 진정해서 잘 마무리되었다.

이런 일을 겪고난 후 내게도 목아픈 증상이 찾아왔다. 나는 당연히 영우한테서 감기가 옮은 것이라 생각하고 대구에서 이비인후과에 갔다. 돌아오는 날 아침에는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아팠는데 영우도 전 날 겪은 일이라 '엄마 그거 5시쯤 되면 목소리가 돌아올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응원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7시간을 함께 밀폐된 공간에서 보냈다. 그런데 목이 점점 아프다. 빨래를 개면서, '사람들이 면도칼을 삼키는듯한 통증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인걸까? 나도 정말 아픈데'라고 했더니 신랑이 목을 들여다봐주었다. 작년 코로나 때 최악의 통증을 겪었던 신랑은 목에 구멍이 열개 뚫린 것 같은 염증을 경험하였고 나한테는 4~5개의 구멍이 보인다고 했다. 이 염증들이 터지면 더 아플 것이라고 예언을 하였다. 이전에는 영우 감기가 옮은 것이라고 확신하였는데, 이제는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검사결과 나만 양성. 영우와 신랑은 음성.


이렇게 선명하게 두 줄이 되는거구나. 처음에는 이 선을 보고도 뭔지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우와 신랑이 음성인 것도 너무 이상했다. 다음 날 병원에서도 나만 양성, 영우와 신랑은 음성. 둘 다 증상이 있어서 학교와 회사에 가지 못한채로 집콕의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지만 목이 너무 아프고 기침이 심했다. 특히 밤새 기침이 나는 탓에 너무나 힘들었고 탄툼으로도 목통증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수요일이 되자 목아픔과 기침이 조금 덜해졌다. 이제 나아가고 있는건가 싶었는데 오후가 되자 갑자기 눈이 충혈되었다. 눈꼽도 자꾸 끼었다. 이것이 눈으로 온다는 그 코로나인가 싶었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눈에 찌르는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통증이 사라져서 눈이 떠지면 거울을 보았다. 염증이 터지면서 나온 고름이라고 추정되는 것이 눈가로 흘러나오면서 눈꼽이 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저녁 내내 아팠다 나아졌다 하는 것이 반복되자 내일 아침에 눈이 제대로 떠질 것인지가 걱정되었다. 그치만 밤새 기침으로 눈을 뜰 때마다 눈을 씻을 수 있어서 눈을 못 뜨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안과를 가야하나 싶기는 했는데 회사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는 중에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아픈게 아니라면 눈을 보여줘야 하므로 격리해제된 후에 안과를 가라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이 되니 전 날처럼 눈이 자주 아프지 않아서 이대로 낫나 싶기도 했다. 금요일이 되니까 목아픔과 기침이 확연하게 나아졌다. 이제 살아났다 싶어서 염언니한테 회복소식도 전했다. 그런데 밤이 되니 다시 눈통증이 오면서 토요일 아침엔 눈꼽으로 눈이 붙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다시 기침이 잦아지고 있다. 일요일 현재, 새벽에 기침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제때 일어날 수도 없었다. 지금 상태가 1차 코로나 때 겪은 통증 정도인 것 같다. 1차 때도 격리해제 후 3주는 지나서야 이제 다 나았나보다 싶었는데 이번에도 이대로 3주는 더 아프게 되려나. 내일부터는 업무도 해야하는데 걱정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의무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영우한테 옮기면 안되기 때문에 방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눈 아플 때 말고는 틈틈이 브리저튼 외전인 샬롯 여왕도 보고, 웹툰 정주행도 했다. 시차를 두고 나와 같은 증상을 보였으나 계속 음성인, 영우의 놀아달라는 외침을 받아줘야 했던, 그리고 오늘 회사 행사로 출근까지 한 신랑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함께 잘 회복할 수 있기를.

아직 코로나가 진행중이지만 결론은 재감염된다고 덜 아픈 것 아니다. 눈으로 오는 코로나의 증상은 결막염이라고 한다. 항염 항생 점안액을 쓰면 금방 낫는다고 한다.

2023년 3월 23일 목요일

기록하고 싶은 2022년

2023년 1사분기가 끝나가는데 뜬금 없는 2022년 이야기.

기록하고 싶었던 내용들이 있어서 계속 방치되고 있는 나의 블로그 생각이 났다.

여행도 다녀왔으니 틈날 때 써보아야지.


2022년을 기록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말에 간 것이긴 하지만 겨울시즌 영우의 스키, 보드 경험. 시즌권을 산 것에 비해서는 많이 못 갔지만 영우가 좋아하는 운동이 또 하나 생겼다. 2023년에는 친구랑도 한 번 다녀왔다.

연초에 풀배터리 검사라고 불리는 검사를 해보았다. 예상대로 지능은 높다고 한다.

글램핑을 많이 했다. 덧붙여 영우 친구들과 함께 여행도 자주 갔다. 연준이네와 서핑도 하고, 다섯 집이나 함께 한 양평 글램핑, 주희네와 함께 한 레고랜드+키즈풀빌라, 연준이 선호네와 함께 한 양평 글램핑, 엄마와 아이들만 함께 한 럭셔리 글램핑.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고 좋은 시간들이었다.

여러가지 경기에 참여하였다. 검도 심사도 이제 오프라인으로 하고,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체스, 바둑 대회까지. 재미있는 경험으로 기억되길.

포켓몬 가오레에 푹 빠져 한동안 열심히 했는데, 돗자리마켓에서 판매도 했다. 사고 싶은 것도 사고, 매출도 내고, 영업도 잘 하는 영우.


아빠가 요도암 판정으로 수술 후 항암을 하셨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많은 만남을 가졌다. 오랜 친구인 성은이를 만났고 복직을 했다. 다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져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고 탄천 산책을 시작했다.

팟캐스트 여둘톡을 듣기 시작했다. 여둘톡에서 추천해 준 노브라웨어도 사 입고, 책도 읽고, 술도 사고, 음식도 사고, 여러가지 콘텐츠도 경험해보고. 한 때는 여둘톡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 일상이었다. 볶아치지 말라면서 왜 다들 그렇게 열심히들 사는지.

동네 친구들이 생겼다. 덕분에 10년 만에 골프채도 잡아 보고 술도 함께 마시고 여행도 함께 갔다. 해사 친구들과 아이 없이 여행도 처음 가보았다.

회사 동호회를 시작했다. 클래식 악기 연주 동호회인데 희귀악기인 비올라를 소지한 덕분에 가입되었다. 처음으로 해 본 합주는 재미있었다. 동호회 연주회 한 번 해보고 싶어서 회사를 연말까지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제 코로나도 끝나가니 더 열심히 놀고 싶은데, 지금 나는 또 힘들다 힘들다 하고 있네.

2022년 5월 16일 월요일

영우 어록

오랜만에 영우 어록을 쓰려고 메모장을 열어보니 짧은 키워드는 기억이 안난다. 몹쓸 기억력 ㅜㅜ


유튜브에서 초등학생들의 웃긴 답안지 이런 류의 영상을 보다가 '엄마의 웅장한 배'가 나왔는데 그 뒤로 나의 웅장한 배가 놀림감이 되고 있다. 그래서 나도 같이 엄마의 웅장한 배를 유지하려면 많이 먹어야지 했더니 깜짝 놀라며 '그 배를 굳이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요' 한다.

작년에는 내 몸무게를 42kg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엄마 몸무게는 52kg이고 키에 비하면 저체중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체중인데 배는 어떻게 그렇게 통통한걸까 의아해 하길래 사실 엄마는 52kg보다 많이 나간다고 했다. 내 몸무게를 너무나 궁금해 하길래 여성의 몸무게를 궁금해 해서는 안되며, 사회가 여성에게 외모에 대한 압박을 많이 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여자들이 살아가기 힘들겠지? 했더니 '네, 그런데 앞으로는 더 힘들거예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잖아요' 한다. 아이 앞에서 정치 이야기는 자제해야겠다.

방학때부터 가기로 한 미술학원을 계속 안 가겠다고 미루길래 그럼 언제 갈거냐고 했더니 5월부터 다니겠단다. 왜 하필 5월부터냐고 했더니 '대통령 바뀌는 5월부터 학원이 많아져야 바빠서 TV 보는 시간이 줄어들 거 아니예요.' 한다. 우리는 아이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한 걸까나.

직업이 사라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죽지 않는 연구는 하고 있나? 매드 사이언티스트 분들이?' 라고 해서 빵 터졌으나 자세한 앞뒤 상황이 기억나지 않네.

우리 집에는 흔한 남매 책이 없는데 친구들이나 학교에는 흔한 남매 책이 다 있다고 한다. '내가 요즘 세대 형이나 동생들이나 중에서 제일 늦게 흔한 남매 안 거 같아요.' 라며 유행을 좇지 못해 아쉬운가?

 


2020년 10월 5일 월요일

재미있는 직장생활

2008년, 조직이 해체된 적이 있었다. 싸이월드 시절이었던 그 때는 미니홈피에 조직장 욕을 잔뜩 적어놓았었고 한동안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었다. 좋아했던 리더와 동료들, 재미있게 일했던 시절이었기에 충격이 컸었다.

2020년, 또 조직이 해체되었다. 사실 복직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어서 자세한 사정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 덕분에(?) 나도 회사를 이동하게 되었다. 4시간 단축근무도 포기하고, 얼마간의 주식과 스톡옵션 권리도 포기하고, 이동을 결정한 것은 다시 분석가의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이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데이터와, 그것들로 만들어나갈 일들이 기대된다. 물론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한가득이지만, 지난 몇 년간 의욕없이 보냈던 시간에 비해 요며칠 이것저것 들춰보고 있는 중이다. 


회사생활 더 안할 줄 알고 세상 일 무심했다 싶어 트렌드 책도 빌려서 읽어보고, 데이터 시각화 책도 좀 읽어보고, 일본어 수업도 다시 듣기 시작했다. 파이썬으로 워드클라우드 한 번 그려보고, D3란 것도 알아보았지만, 결국 시각화 대세는 R인 것일까. 한숨. 

영우 학원 스케줄도 다 조정하고, 다시 야간 통합반까지 있다 오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적응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재미있는 직장생활을 기대한다.

2020년 7월 2일 목요일

팬텀싱어3

팬텀싱어3 결승을 하루 앞두고, 전야제 방송을 보고 있자니 기록을 남겨두지 않을 수 없다.
가까운 지인 중에 팬텀싱어3를 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혼자서만 보고 있으니 너무 아쉽고, 이 대단한 사람들을 제대로 소개해 주지 못해 아쉽다.

나의 원픽은 존노.
고영열과 함께 부른 쿠바 노래를 접하면서 저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예선 영상을 찾아보았다. 청량한 목소리, 정통 성악가임에도 어떤 장르든 소화해낼 수 있는, 네이티브 천재 음악가이다. 뻗어나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인간의 목소리가 얼마나 훌륭한 악기인지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존노라면 누구와 함께해도 우승후보가 되겠지만 글로벌을 겨냥한 그의 선택은 고영열. 소리꾼이라고 말들이 많은 모양이지만 이 사람 역시 천재다 싶다. 그가 프로듀싱한 무대들을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무서운시간( https://www.youtube.com/watch?v=jFPQRDPKmu8 )과 결승전의 흥타령( https://www.youtube.com/watch?v=4wPUa8OKbos ) 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흥타령 무대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막 흘렸는데 나중에 신랑에게 추천했더니 신랑도 눈물을 흘렸다. 한국인의 정서란 도대체 무엇인지 원.
그리고 황건하. 고영열이 황건하의 소리가, 음악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할 때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흥타령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본선을 거치면서 성악을 포함한 모든 장르에서 빠르게 흡수하고 발전하여 엄청난 역량을 선보여 왔는데 흥타령을 부르는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다. 성악발성의 존노의 경우에는 국악발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온몸을 사용하여 깊은 울림을 표현하였는데 황건하는 그런 것 없이도 감정에서 발성까지 거의 국악인 같다고 느껴졌다.

결승전에 선 12인은 누구 하나 흠잡을데 없이 훌륭한 음악가들이다. 자신에게 맞는 음악, 팀을 만났을 때 역량이 발휘되고 더욱 빛나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다니, 그리고 우승을 떠나 평생 함께 할 음악적 동반자들을 만난 것이니 부럽지 아니할 수가. 
어쨌든, 우승은 라비던스! 존노!!

옆에서 영우가 흥타령의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를 부르고 있다. 엄마가 팬텀싱어 본다고 조용히 책 읽고 있다. 고마운 녀석

2020년 5월 31일 일요일

돌덩이 사랑

요즘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되는 노래는 하현우의 돌덩이. 플레이시키는 사람은 영우.
이태원 클라쓰 OST였다고 하는데, 웹툰을 너무 재미있게 보는 바람에 드라마를 안 봤더니 전혀 몰랐다. 팬텀싱어3에서 돌덩이를 부른 팀이 있어서 처음 듣게 되었는데 노래가 너무 멋있어서 따로 찾아들었더니 팬텀싱어를 함께 본 영우도 돌덩이에 반해버렸다. 그러다 복면가왕에서 방패가 부르는 돌덩이를 또 듣게 되자 따라 부르는 지경까지. 일주일 내내 우리 집은 돌덩이를 부르는 영우 목소리로 가득찼다.
바이브에서 돌덩이를 틀어달라고 하면 다음 곡으로 이태원 클라쓰 OST 아니면 복면가왕에서 하현우가 불렀던 노래들을 이어서 틀어주는데, 일상으로의 초대 듣고 깜짝 놀랐다. 전반부에는 신해철처럼, 후반부에는 하현우의 색깔 그대로 부르는데 4년 전에 불렀던 곡을 지금 온식구가 들으며 감탄하는 중.
 
팬텀싱어의 돌덩이
https://www.youtube.com/watch?v=Fu_ugdRufjc
하현우의 돌덩이
https://www.youtube.com/watch?v=8vP7Nk8sQBk
복면가왕의 돌덩이
https://www.youtube.com/watch?v=-fMPLYPzhtA


2020년 2월 16일 일요일

나의 근황

아래는 2019년 11월 13일에 작성중이다가 완성하지 못한 글이다.
다시 보니 조금 부끄럽네. 관심있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 시간내서 슬슬 해봐야지 했으나 지난 2달간은 넷플릭스의 스캔들을 정주행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부끄러울 것 없는데 부끄러워하는 이것이 나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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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의 근황이 궁금한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나의 근황을 먼저 보고하자면..

결국 몸에 탈이 나서 10월 말에 수술을 했다. 수술은 잘 되었고, 회복의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12월부터는 외부활동을 할 수 있기를.

퇴원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게임을 삭제한 것. 그동안 나의 여가시간을 좀먹던, 아니 통째로 가져가버렸던 게임들을 드.디.어. 삭제했다. 다른 놀 거리를 찾을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땡볼님의 유튭을 보았다. 그동안 모아놓은 영상들이 많고도 많았는데 가장 먼저 열어본 것이 나랑 상관없는 '한국인이 미국회사에서 많이 듣는 소리와 대처법 : https://www.youtube.com/watch?v=qxsXgODmbAM ' 이라니 인정하기는 싫지만 난 여전히 미국회사에 대한 동경이 있나보다.
좋아요 찍어놓은 것을 보면..과거에는 중구난방이었는데, 최근 1년간을 보면 책 소개, 학습 동영상 소개, 건강 운동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 이제 관심있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 시간내서 슬슬 해보자.

아이가 없던 시절 친정에 가면 동생과 엄마아빠는 꼭 근교에 나들이 일정을 잡아두었고 이곳 저곳 다니며 찍은 사진들이 많이 남아있다. 지금은 아이들끼리 놀게 두는 것이 편하니 주로 집에서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지금을 추억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 사진도 많이 남겨두고 싶다.
마찬가지로 어머님이 건강하시던 시절은 가족모임이 있을 때 나들이를 하기도 했고, 사진들도 남아있다. 영우와 나들이를 하고싶은 마음이 가득하실텐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니 지금 상황이 안쓰럽다. 영우 올라오면서 사진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성장앨범은 중단했는데 다시 만들어서 갖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영우를 만나기 이전은 몇 개의 이벤트가 있고 그를 기록하기 위한 사진들이 있다면,
영우를 만난 이후는 매일의 일상이 이벤트가 되고 매일을 기록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2018년 9월 2일 일요일

근황

블로그를 방치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기존의 방식처럼 매일의 육아기록을 남기기는 불가능해졌다. 이제 빼도박도 못하는 40대가 되어서 블로그 제목도 적절하지 않다. 40대가 되면 좀 안정적일 줄 알았더니 여전히 질풍노도의 시대를 살고 있다.
최근에는 즐겁지도 않았는데, 블로그를 방치한 시점으로 되돌아가 원인을 찾아보면 조직에 큰 이슈가 생겼다. 그때부터였을까, 또 무기력한 상태가 되어서 모든 휴게시간은 웹툰과 웹소설 보는데에만 사용되었다. 웹소설까지 보는건 정말 자괴감이 느껴졌는데 딱 10년 전 내 모습과 오버랩된다. 조직이 해체되고 3개월동안 지뢰찾기만 해댔었지. 나는 조금도 나아지지 못했다.
시간이 약이라고, 긴 터널을 어느 정도는 빠져나온 것 같다. 조직은 이제 겨우 정리가 되었고, 이제 새로운 역할이 시작된다. 가정에서도 조금은 더 나아진 모습이기를 기대해본다. 길고 힘들었던 여름이 이렇게 마무리되기를. 

2018년 3월 21일 수요일

1454일 외할머니

아침에 일어났는데 뭔가 분주한 느낌이다. 새벽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엄마아빠는 서둘러 준비를 하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셨다. 제부가 당직이라 성민이네랑은 저녁에 병원에 가보기로 하고 부산에 내려가는 김에 큰댁에도 들리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영우를 보신 큰어머니, 큰아버지는 기뻐하신다. 영우가 대구에서 자란 덕분에 몇 번 뵐 수 있었지만 이제는 좀 힘들테지. 오래 머물 수는 없어서 세배하고 간식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마침 설연휴라, 문상 오시는 손님들은 번거로우셨겠지만 가족들은 다 부산에 내려와 있어서 한동안 보지 못했던 사촌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모두가 모일 수 있는 날도 이제는 거의 없다고 봐야할테지.
장례식장에 아이는 영우와 성민이밖에 없었는데 지겨운 시간들이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뛰어다니지 않고 잘 보냈다. 아빠들이 고생을 하긴 했지만. 늦은 시간까지 머물게 되어서 영우는 처음으로 12시가 넘었는데도 집 밖에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일요일인데 자고 일어나도 일요일이라는 이야기에 몹시 혼란스러워하던 영우. 다행히 돌아오는 길에 잠들지는 않아서 씻고 재울 수 있었다.
할머니, 편히 쉬세요.

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마지막 유화 작품

작년 3월부터 시작했던 유화 클래스를 마무리하였다.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8호, 기존보다 큰 캔버스에 그렸고 선생님이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리고 스케치를 할 때부터 내내 기분도 좋고 마음에도 들었다. 좋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면 이렇게 기분전환될 수 있구나 싶었다. 그러나 회사도 이사하고, 신랑도 혼자 영우 보기 힘들다고 하고, 겨울이기도 하고, 일단 겨울학기는 쉴 예정이다. 영원히 쉬게 될지 다시 그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좀 그릴 줄 알게 된 것 같은데 쉬게 되니 아쉽다. 집에서 그리는 일은 불가능할테지?
21개월동안 그린 14개의 작품들, 뿌듯하다.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근황

10월부터 육아일기가 중단되었습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영우 잘 때 잠들어서 영우 일어날 때 거의 같이 일어나는 일상이다보니 개인 시간이 하나도 없어서 육아일기를 쓸 시간이 없습니다. 이렇게 많이 자는데도 피곤하군요.
그림도 못 그리고, 일본어도 못 들여다본지 오래고, 육아일기는 3주 넘게 밀려 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다 휘발되어 마음이 아파요. 오늘은 마음 잡고 써보려고 6시 30분에 알람까지 맞추었으나, 잠깐 거실 정리하는 사이, 7시 10분에 영우가 기침하여 또 실패하였습니다.
영우네 가족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회사 내 상황은 썩 좋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두 세건의 일정을 잡으며 바쁘게, 피곤하게, 일상을 부여잡으며 살고 있습니다. 좋은 가을 날, 더 많이 나가 놀고 더 많은 일정을 잡아서 원없이 놀고 싶네요. 그럼 다시 육아일기로 만나보아요. 앞으로 알람을 맞추고 잘 예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