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31일 수요일

1404일 오크밸리 첫째 날

예슬이네랑 오크밸리에서 1박하고 놀기로 했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야외활동이 조금 염려되긴 했지만 우리끼리라면 엄두가 안나 한참 후에야 진행될 일,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로 하고 영우는 병원에 들렀다.
이날 따라 병원에 가면서 아기코끼리 인형을 갖고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신랑이 영우 챙기느라 코끼리 챙기느라 진땀뺐단다. 진료보는데 선생님 책상 위에 코끼리 인형을 떡하니 세웠다가 넘어지자 균형을 맞춰서 세워야 안 넘어진다며 다시 균형을 맞추어 세워놓자 의사 선생님도 기가 막히셨나보다.
오크밸리는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꽤 괜찮은 입지라고 생각한다. 영우도 한시간동안 한 숨 푹 자면서 도착은 잘 했는데 미세먼지가ㅜㅜ 늦은 점심을 먹고 놀이기구를 좀 타다가 방에 들어와서 쉬고 있는데 5시에 도착한 예슬이네 가족은 그 시간에 눈썰매를 타러 나가자고 한다! 5시에 눈썰매장 마감한다고 했더니 스키장에서 타면 된다고 한다. 오호 그런 방법이~
오후가 되어도 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질 기미가 없었으나, 어둑어둑해진 스키장에서, 정설중인 스키장 아래에서 눈썰매를 탔다. 다이소에서 오천원 주면 살 수 있다던 플라스틱 눈썰매를 보며 꼭 사야지 다짐했건만 아직도 안샀군. 엄마아빠들이 번갈아가며 썰매를 끌어주고, 아이들끼리도 썰매를 끌어주며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 이어서 향한 곳은 오크밸리 천문공원. 원래는 예슬이네 오기를 기다리면서 눈썰매 시간이 종료되어 아이들이 놀 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크밸리 천문대를 예약해두었는데 어쩌다보니 매우 빡센 일정이 되어버렸다. 겨우겨우 9시에 시간 맞춰서 갔는데 짧은 천문강의부터 망원경 관측까지 생각보다 매우 유익하고 꼭 한번은 체험하도록 추천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먼저 천문강의를 할 때 퀴즈를 내서 답을 맞추면 선물을 주는게 있었는데, 내가 하나 맞춰서 선물 받는 것을 본 영우가 자기도 받고 싶었는지 저요저요 손을 든다. 지금까지 달에 우주선을 보낸 나라를 맞추는거였는데 '백 개'라고 외치며 손을 번쩍 드는데 제 딴에는 진지해서 얼마나 웃겼는지 모른다. 강의가 끝나고 야외 천문 공원으로 나오면, 실제 밤하늘을 바라보며 강의때 이야기해주었던 별자리들을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하여 짚어준다. 이 날은 달이 밟아서 별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관측하기에는 달이 잘 보이는 날도 좋은 날이라고 한다.
6개의 망원경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보는데 성운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던 것 말고는 다 만족스러웠다. 특히 달을 비추고 있는 망원경의 렌즈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고 사진을 찍게 해주는데 이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별자리를 좀 안다면 더 좋았겠지만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
달 관측까지 마치고 들어온 아이들은 모두 흥분 상태로 춤추고 노래하고 신나게 놀다가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는 슬픈 사실. 그래도 아이들끼리 잘 노니까 엄마아빠들은 와인 한 잔 기울일 시간도 나고 좋았다. 콘도 여행 좋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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