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따라 병원에 가면서 아기코끼리 인형을 갖고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신랑이 영우 챙기느라 코끼리 챙기느라 진땀뺐단다. 진료보는데 선생님 책상 위에 코끼리 인형을 떡하니 세웠다가 넘어지자 균형을 맞춰서 세워야 안 넘어진다며 다시 균형을 맞추어 세워놓자 의사 선생님도 기가 막히셨나보다.
오크밸리는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꽤 괜찮은 입지라고 생각한다. 영우도 한시간동안 한 숨 푹 자면서 도착은 잘 했는데 미세먼지가ㅜㅜ 늦은 점심을 먹고 놀이기구를 좀 타다가 방에 들어와서 쉬고 있는데 5시에 도착한 예슬이네 가족은 그 시간에 눈썰매를 타러 나가자고 한다! 5시에 눈썰매장 마감한다고 했더니 스키장에서 타면 된다고 한다. 오호 그런 방법이~
오후가 되어도 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질 기미가 없었으나, 어둑어둑해진 스키장에서, 정설중인 스키장 아래에서 눈썰매를 탔다. 다이소에서 오천원 주면 살 수 있다던 플라스틱 눈썰매를 보며 꼭 사야지 다짐했건만 아직도 안샀군. 엄마아빠들이 번갈아가며 썰매를 끌어주고, 아이들끼리도 썰매를 끌어주며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 이어서 향한 곳은 오크밸리 천문공원. 원래는 예슬이네 오기를 기다리면서 눈썰매 시간이 종료되어 아이들이 놀 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크밸리 천문대를 예약해두었는데 어쩌다보니 매우 빡센 일정이 되어버렸다. 겨우겨우 9시에 시간 맞춰서 갔는데 짧은 천문강의부터 망원경 관측까지 생각보다 매우 유익하고 꼭 한번은 체험하도록 추천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먼저 천문강의를 할 때 퀴즈를 내서 답을 맞추면 선물을 주는게 있었는데, 내가 하나 맞춰서 선물 받는 것을 본 영우가 자기도 받고 싶었는지 저요저요 손을 든다. 지금까지 달에 우주선을 보낸 나라를 맞추는거였는데 '백 개'라고 외치며 손을 번쩍 드는데 제 딴에는 진지해서 얼마나 웃겼는지 모른다. 강의가 끝나고 야외 천문 공원으로 나오면, 실제 밤하늘을 바라보며 강의때 이야기해주었던 별자리들을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하여 짚어준다. 이 날은 달이 밟아서 별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관측하기에는 달이 잘 보이는 날도 좋은 날이라고 한다.
6개의 망원경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보는데 성운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던 것 말고는 다 만족스러웠다. 특히 달을 비추고 있는 망원경의 렌즈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고 사진을 찍게 해주는데 이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별자리를 좀 안다면 더 좋았겠지만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
달 관측까지 마치고 들어온 아이들은 모두 흥분 상태로 춤추고 노래하고 신나게 놀다가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는 슬픈 사실. 그래도 아이들끼리 잘 노니까 엄마아빠들은 와인 한 잔 기울일 시간도 나고 좋았다. 콘도 여행 좋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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