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5일 화요일

방치중

복직을 하는 바람에 영우는 방치되고 있다. 보통 5시쯤이면 영우의 학원 일과가 마무리 되는데, 그때부터 내가 퇴근하는 7시까지는 유튜브 삼매경이다.

엄마가 회사 복귀해서 유튜브 맘대로 보니까 좋냐니까 대답하기 곤란해하다가도 좋긴 좋단다. 얼마 전에는 신랑이랑 나의 해방일지 이야기를 하는데 영우가 거든다. 어떻게 아느냐고 하니까 넷플릭스에 뭐 볼거 없나 싶어서 보는데 오늘의 드라마 3위라고 아는체를 한다.

평일에 방치 되니 주말에 더 열심히 놀아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데. 나는 너무나 피곤하다.

2022년 5월 16일 월요일

영우 어록

오랜만에 영우 어록을 쓰려고 메모장을 열어보니 짧은 키워드는 기억이 안난다. 몹쓸 기억력 ㅜㅜ


유튜브에서 초등학생들의 웃긴 답안지 이런 류의 영상을 보다가 '엄마의 웅장한 배'가 나왔는데 그 뒤로 나의 웅장한 배가 놀림감이 되고 있다. 그래서 나도 같이 엄마의 웅장한 배를 유지하려면 많이 먹어야지 했더니 깜짝 놀라며 '그 배를 굳이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요' 한다.

작년에는 내 몸무게를 42kg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엄마 몸무게는 52kg이고 키에 비하면 저체중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체중인데 배는 어떻게 그렇게 통통한걸까 의아해 하길래 사실 엄마는 52kg보다 많이 나간다고 했다. 내 몸무게를 너무나 궁금해 하길래 여성의 몸무게를 궁금해 해서는 안되며, 사회가 여성에게 외모에 대한 압박을 많이 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여자들이 살아가기 힘들겠지? 했더니 '네, 그런데 앞으로는 더 힘들거예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잖아요' 한다. 아이 앞에서 정치 이야기는 자제해야겠다.

방학때부터 가기로 한 미술학원을 계속 안 가겠다고 미루길래 그럼 언제 갈거냐고 했더니 5월부터 다니겠단다. 왜 하필 5월부터냐고 했더니 '대통령 바뀌는 5월부터 학원이 많아져야 바빠서 TV 보는 시간이 줄어들 거 아니예요.' 한다. 우리는 아이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한 걸까나.

직업이 사라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죽지 않는 연구는 하고 있나? 매드 사이언티스트 분들이?' 라고 해서 빵 터졌으나 자세한 앞뒤 상황이 기억나지 않네.

우리 집에는 흔한 남매 책이 없는데 친구들이나 학교에는 흔한 남매 책이 다 있다고 한다. '내가 요즘 세대 형이나 동생들이나 중에서 제일 늦게 흔한 남매 안 거 같아요.' 라며 유행을 좇지 못해 아쉬운가?

 


2021년 12월 28일 화요일

20211227

 기록할만한 사건


1. 영우가 차려준 아침. 의자를 끌어다 그릇을 꺼내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숟가락도 찾아온 후 그릇에 씨리얼과 우유를 부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격의 순간이다.

2. 첫 스노보드. 올해 시즌권을 구매하기는 했는데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싶었던 걱정은 기우였다. 많이 넘어지기는 했지만 쓱쓱 잘 내려온다. 이튿날은 스키를 탔는데 신랑 표현으로는 스키신동이라고, 특별히 가르친게 없는데도 혼자 잘 가더라고 한다. 이렇게 셋이 스키장을 누비는 날이 오다니 또 감격이다.



2021년 10월 27일 수요일

낭독극

시작은 친구네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콩국수를 먹은 날이었다. 친구가 수업이 있다고 하여 헤어지려는 순간, 마을 문화센터 수업이니 같이 들어보자고 하였는데 그것이 낭독극이었다. 낭독극이라니, 그런 극이 존재한다니, 난생처음 인지한 단어이다. 자기 소개를 하고, 주어진 역할대로 대본을 따라 읽으면서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영우가 며칠 전 성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한 것이 생각났다. 성우 경험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연기학원을 등록해줄까 그러고 말았는데 낭독극이라면 딱 아닌가! 영우한테 이야기하니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시작하자마자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서 모여서 연습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한달 여 지난 후, 줌으로 연습을 시작하였다. 영우는 카톡음향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모두의 칭찬을 받을 정도로 잘하였다. 줌으로 연습할 때에는 영우의 역할이 없을 때 그냥 놀게 두었는데 집합 연습을 하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큰 역할도 없는데 2시간은 너무나 긴 것이다. 나머지 시간에 책을 읽고 있으라고 하면 자기 차례에도 전혀 집중을 못하고, 그래서 책을 치우면 매 순간 장난을 쳤다. 누군가는 귀엽게 봐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공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라, 연습 내내 스트레스였다.

드디어 공연 당일. 가기 전에도 내내 집중해서 딱 두 번만 잘 하자고 이야기하였으나 리허설 때 역시나 산만하기 그지 없었다. 연출가 선생님이 영우가 돌아다녀도 카메라는 출연자를 비추고 있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주셔서 조금 위로가 되었다. 쉬는 시간에 또 이야기 나누고 이야기 나누어서일지, 영우도 본 공연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서일지, 공연이 실시간 송출될 때에는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돌아다니는건 계속 했지만 극에 큰 방해는 되지 않은 정도이고 영상을 통해서 보니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끝까지 마음 졸이면서 진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끝났다.

영우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일기를 쓰자고 하였다. 영우는 본 공연 때는 엄마한테 야단 덜 맞은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일기에는 낭독극이 끝나서 이제 화요일에 아무 일정 없다는 것, 그래서 놀 수 있다는 것을 신나게 써놓았다. 영우가 원해서 시작한 것 같은데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되었구나. 그래도 좋은 경험과 추억으로 남아있을거라 믿는다. (사실 끝나서, 화요일에 이제 서현동 가지 않아도 되어서, 나도 마음 편하고 후련하다. )


- 아래 영상에서 낭독극을 확인할 수 있는데..나는 정말 너무나 늙고 못생겼다..카메라를 통해 보니 더욱 괴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V3TzYM34il8

- 낭독극이 예정보다 늦게 공연되면서 9월 행사에는 어린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줌으로 실시간 송출되었는데 기사까지 나면서 영우가 정말 뿌듯해 하는 경험이 되었다. 

https://snvision.seongnam.go.kr/14546

2021년 10월 12일 화요일

친구들이 막 대하는 것 같아서 슬픈 8세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다.

수아 동생인 5세 수현이가 영우, 수아, 윤준이가 만들어 놓은 모래구조물을 부셨다고 한다.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부셨다고 한다. 그래서 영우가 수현이를 끌어내는 바람에 크게 혼이 났다. 뒤이어 밀치는 것 같은 행동을 또 하는 바람에 다시 혼이 났고 오해였던 것으로 결론 났지만 영우는 마음이 크게 상했다. 왜 원인을 제공한 수현이는 아무도 혼내지 않고 자기만 혼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몸에 터치를 하게 되면 원인 제공자보다 터치한 사람이 더 잘못한게 된다고 이야기해주었지만 여전히 속상하다.

더 나아가서 왜 자기만 맨날 형이라서 양보하고 배려해야 하냐고 한다. 성민이나 재희와 있을 때 영우가 더 많이 혼나고 형이니까 양보하라고 하는 것이 속상하다고 한다. 혼낼 때 '형이니까' 라는 표현은 안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런 표현을 많이 하시다보니 감정이 쌓였나보다.

교실에서 세 걸음 뒤에 영우 자리가 있어서 영우가 뒷걸음질쳐서 걸어가고 있다가 앞으로 걸어오는 다른 친구와 부딪혔다고 한다. 영우도 잘못이 있는 줄은 알겠지만 좀 부딪혔다고 큰 소리로 화를 낼 필요가 있는 것인지 이야기를 하며 요즘 친구들이 영우를 막 대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마음은 슬프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우선적으로 잘 다독여줬어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해줄까, 위로를 해줄까라고 물어봐서 영우는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네 알겠어요. 그런데 이제 위로받고 싶어요.'라고 하면서 엉엉 울었다.

친구들이 왜 막 대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더 이어나가면 안될 것 같아서 그만했는데 어제 이야기를 다시 꺼내보았다. 요즘은 막 대한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하고 스트레스도 별로 없다고 한다. 엄마가 바로 위로를 잘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하니 '왜요? 엄마가 잘 위로해주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어요?'라고 한다. 바로 위로를 해줘야 했는데 객관적으로 이야기 먼저 해서 마음이 더 슬프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하니 그래도 나중에 위로를 해줘서 괜찮았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더 위로를 받는다.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의 여행 에세이에 뉴욕이 등장한다. 나는 또 설렌다. 미국병이 도진다.

(파리에서 장기 여행중인 아톡님 글을 보고는 별 감흥이 없고 그다지 부럽지도 않다. 가 보지 못한 곳이어서인가, 큰 맘 먹고 계획했으나 취소된 여행으로 더 심드렁해진건가, 막상 가 보면 좋긴 좋을테지?)

아무튼 정세랑님이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신랑과 나눈 이야기를 적어보자면, 코로나 상황이 좀 안정이 된다면... 내년 겨울에 서부로 장기 여행을 가련다. 산타바바라 인근으로 갈 것이다. 우리 세 식구는 캘리포니아의 겨울을 만끽하고 올 것이다. 

일단 선언은 했다.



20210927

 기록할 만한 사건들


1. 지난 금요일에 참여한 글마루데이 행사의 기사가 성남시 소식지에 실렸다. 줌으로 실시간 송출되는거라 장비들을 보니 이런 행사에 또 참여할 기회가 있으려나 싶었는데 기사까지 실릴 줄이야. 엄마가 시켜서 참여한 거긴 하지만, 씩씩하게 피아노 치고, 인터뷰도 잘하고, 기사에 실린 사진까지 보니 뿌듯하긴 하다. 영우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https://m.snvision.seongnam.go.kr/14546


2. 드디어 혼자서 그네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매번 밀어주어야 했는데 갑.자.기. 그네를 타고 있다. 이제 놀이터에서 엄마를 부르는 일이 더 줄어들겠지. 친구들과 더 신나게 놀 수 있겠지.


3. 영우가 엄마 무섭다고 울면서 피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후배들에게, 어쩌면 선배에게도? 좀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영우에게는 큰 소리 낸 적이 별로 없었다. 오늘도 뭐 내가 진짜 화가 난 건 아니고, 몇 개의 사인이 제대로 맞지 않아 일이 커진건데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지. 영우가 무서운 엄마를 처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