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소재는 언제나 존재했겠지만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 특히 유행한 정물화 양식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한다.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양식 특성상 썩 보기좋은 그림들은 아니라 그나마 무난한 홀바인의 대사들을 소개한다.
주말에 외할아버지를 뵈러 부산에 다녀왔다. 꽤 오랫동안 병상에서 거동도 제대로 못한채로 지내셨는데, 이제는 음식물 섭취도 어려운 지경이다. 외할아버지는 20대부터 교장을 하셨고, 당신의 직업에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분이셨다. 완전히 선비 스타일이라 시도 쓰시고, 글도 잘 쓰시고, 여기저기 초청 받으며 매우 바쁘게 사신 분이셨다. 누워계신 동안에도 정신은 매우 맑아서 오히려 그게 더 안쓰러울 지경이었는데 한동안 굉장히 안좋으시다가 우리가 갔을땐 그래도 좀 괜찮으신 상태였다.
연세도 있으시고, 죽음이란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젊은 시절의 꼿꼿하고 선비같았던 모습을 떠올리면 참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언젠가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일어날 일일텐데 그땐 또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건강히 오래오래 함께 살 수는 없는 것인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