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4일 토요일

1509일 지한이와 예슬이

모처럼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이다. 금요일이라 예슬이도 교회에 와있는데, 날이 좋으니 조금이라도 밖에서 놀리고 들어가자고 해서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에는 지한이와 예슬이가 뛰어놀고 있었고 영우도 합류하였는데 확실히 영우는 다른 아이들과 노는게 좀 다르다. 지한이랑 예슬이는 계속 뛰어다니는데 영우는 미끄럼틀을 왔다갔다 하거나 꼭대기에 머무를 뿐, 뛰는건 좋아하지 않는다.
바람이 좀 불어 쌀쌀한 기운이 돌아서 아이들을 다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다. 둘이 놀 때랑 셋이 놀 땐는 또 다른게, 예슬이랑 둘이 있을 때는 함께 노는 것 같더니 셋이 있으니 각자 논다. 그리고 자꾸 엄마한테 찾아온다. 어쩌다보니 어린이집 친구들 중에서 밖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다 여자애들이고, 교회에서도 여자애들이랑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데, 지한이랑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둘은 서로 싫단다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친구 진석이의 생일파티도 있었고 요리활동도 있어서 아주 바쁘게 일과를 보냈단다.
포도잼(블루베리잼)을 달라고 표현하면서 빵 위에 듬뿍 발라주기도 하고, 맛있다고 표현하면서 모양틀로 찍어서 식빵 한조각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미술영역에서는 나비 모양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수수깡을 붙여서 예쁜 나비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나비 위에도 어김없이 '나영우' 글자를 검을 매직으로 쓰면서 영우 것이라고 알려주었단다.

1508일 화해 해결사

다음 주에 출장을 가는데 주말 즈음에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합류하기로 하였다.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사인이 맞지 않아 서로 기분이 상했는데 집에 들어와서 언성을 높이게 되었다. 엄마아빠가 기분이 좋지않음을 알아챈 영우는 엄마 기분을 좋게 해주겠다며 마사지 롤러를 갖고 와서 내 등을 밀어준다. 며칠 전에 영우가 롤러로 신랑 등을 밀어주었었는데 신랑이 엄마가 기분 나쁠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냐며, 이렇게 등을 밀어주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었더랬다. 그걸 기억하고는 엄마 기분 풀어주려고 온 영우, 신랑과 나 둘 다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리고 이제 기분 풀라고 이야기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네.

- 어린이 집에서는
초롱새반에서의 첫 현장학습으로 중앙공원 나들이를 다녀왔다고 한다. 나들이를 가는 버스 안에서는 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보면서 봄 관련 노래를 불러보고 중앙공원에 도착해서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 간식을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간식을 다 먹은 후에는 내 얼굴이 붙여진 투명 가방 위에 모양 시트지를 붙여 꾸며주고, 친구들과 함께 자연물을 담아오기도 했단다. 초롱새반으로 돌아와서는 우리가 담아 온 자연물들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마무리했다고 한다.

1507일 한글이 야호

잘 준비를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영우가 작은 방에 들어가더니 글자카드를 찾아왔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승우형에게서 받아온 '한글이 야호' 글자카드였다. 받아올 때에는 DVD도 틀어주고, 책도 읽어주고, 한글은 직접 가르쳐봐야지 다짐했으나 현실은 기억 속에서 잊혀진 교구가 되었을 뿐이고, 영우는 어떻게 아는지 모르게 스스로 한글을 떼가고 있다. 몇 개의 글자카드를 자석칠판에 붙였는데, 이미 칠판의 모든 글자들을 다 알고 있다. 곧 성민이 줘야겠네.

- 어린이 집에서는
역할쌓기 영역에서 봄 나들이를 가기 위해 빅 와플블록으로 자동차를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친구들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부서지자 영우는 형님들과 함께 수과학 영역의 공구 놀잇감 중 망치를 가지고 자동차를 다시 고쳐주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1506일 육아노동

토요일까지 그림을 제출해야해서 마음이 바쁘다. 신랑에게 영우랑 놀아달라고 하고서는 거실에서 그냥 그림을 그렸다. 영우가 궁금해하며 덮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빠의 적극적인 놀이 덕분에 별 탈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저녁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치킨을 먹으며 구기자주를 반주로 곁들이더니, 신랑이 매우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오랫동안 놀아준다. 마치 농사일할 때 새참에 반주 한 잔 하는 것처럼, 알콜이 들어가니 약간 하이 상태에서 오버하면서 놀아줄 수 있어 서로 기분도 좋고 덜 힘들다고 한다. 육아는 농사일에 맞먹는 노동이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나도 그림을 마치고 영우도 즐겁고 신랑도 덜 힘든 해피한 시간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놀이시간에는 안 본 사이 부쩍 자란 무순과 양파를 관찰하였다고 한다. 선생님과 함께 관찰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영우는 코팅된 관찰일지 중 화요일 일지에 보드마카로 무순, 고구마, 양파의 모습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특히 무순이 씨앗 껍질을 깨고 나온 모습을 비슷하게 그려주어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사진을 올려주셨다. 비슷하게 그린건 아니었지만 어떤 포인트에서 잘 그렸다고 하셨는지 알 것 같다.

2018년 4월 10일 화요일

1505일 영종도 나들이 둘째날

엑스트라 베드를 받을 수 있어서 신랑은 정말 오랜만에 편하게 잘 잤다고 한다. 나도 영우가 일어나기 전 사우나를 하고왔다. 찜질방 같은데 다니다가 호텔 사우나를 와보니 별 거 없어도 편하고 참 좋구나.
조식은 종류가 많지 않다. 서관 쪽은 식당이 작아서일수도. 영우가 무엇을 먹을지 몰라 다 준비해주었으나 결국 선택한 것은 맨밥에 김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파인애플을 잘 먹어서 한 열조각은 먹었을 것 같다. 아직은 뷔페가 아까운 아이. 조식 후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사우나를 갔다. 레이트 체크아웃이기도 하고, 패키지에 수영장 사우나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또 수영장엘 가도 된단다. 영우는 수영을 할 줄 모르니 키즈풀이 아니고서는 다른 수영장 이용이 어렵지만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겠다싶다. 하필 그 시간에 업무 메일을 급히 작성해야 해서 온전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순 없었지만 그래도 아들이라 정말 좋구나. 꺄아아~
창 밖의 비행기들을 구경하던 영우는 테라스의 놀이터를 발견하고는 미끄럼틀을 타시겠단다. 미끄럼틀의 흔들다리를 지나는데 이제 제법 균형을 잘 잡고 걷는다. 시계 모양의 판이 붙어 있었는데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이렇게 시계가 간다며, 정확히 시계방향을 알고 있었다. 시소도 타고 체스판에서 체스도 옮겨보고 징검다리도 건너본다. 체스판에서 사진 찍으면 이쁘겠던데 이제 사진 찍게 서보라고 하면 협조를 안해준다. 뒤돌아 서있거나 못난 표정을 짓거나.
체크아웃하고 호텔 옆의 합동청사역으로 가서 자기부상열차를 타본다. 언제 이런게 생겼다냐,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부터 네스트호텔 근처까지 간다고 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하는데 그럼 첫 번째는 상해 여행에서 타 본 그것인건가? 이 열차의 노선은 직선이 아니고, 역도 촘촘해서 속도는 많이 나지 않는다. 기차가 레일 없이 공중에 떠서 움직인다고 하니 영우에게는 재미있는 경험.

분당으로 돌아와서는 영우 여권을 신청하기 위해 분당구청으로 갔다. 업무를 마치면 중앙공원에 꽃구경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여권업무는 시청에서 한다고 한다ㅜㅜ 급히 시청으로 가려했더니 영우는 공원 좋아하는데 왜 공원 안가는거냐고 투덜댄다. 다행히 시청에 실내놀이터가 있었고, 야외에 정원을 잘 조성해 놓아서 만족스러운 나들이가 되었다. 시청의 정원에 많은 꽃과 나무들이 관리되고 있어서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장미가 피는 계절에도 한 번 와봐야지.
약을 안챙겨가는 바람에 호르몬 조절이 안되서 몸이 힘들었는지, 아무 하는 일 없이도 이 정도 나들이는 힘들게 된건지, 몸이 힘드니 인내심도 바닥이 되어버린다. 영우가 별 일 아닌것에 짜증을 내고 우는 것을 참기가 힘들어서 너무 화를 내버렸다. 엄마미안해 라고 하는 영우를 보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이 무척 괴롭다. 내 체력이 잘 관리가 되어야 모두가 행복하겠구나.

1504일 영종도 나들이 첫째날

회사 게시판을 보다가 인천 그랜드하얏트 패키지 구성이 괜찮길래 생일 기념 이벤트로 예약하였다. 수영장이 좋다길래 수영용품도 챙기고 낮잠 시간에 맞추어서 출발~
체크인하고 들어가는 길에 수영장을 발견한 영우는 우리가 지나치자 행여나 수영장에 들리지 않을까봐서인지 '수영장에서 꼭 수영을 할 거야'라고 다짐을 한다. 키즈전용 수영장이 따로 있는데 규모는 아주 작고 워터슬라이드 등이 있는건 아니고 딱 풀밖에 없다. 왜 그렇게 좋다고들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온수풀 온도가 높고 선베드가 무료라서 그런건가? 영우는 지칠줄 모르고 풀을 옮겨다니며 즐겁게 놀았고, 마지막에 에너자이저 형아를 한 명 만나 둘이 뛰어놀기도 하였다. 그렇게 두 시간을 꽉 채워 놀고 신랑이 씻기러 데리고 가니 세상 편하고 좋다. 아들이라서 좋은건 이거로구나.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영종도 밖으로 나가는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영우에게 공항구경을 시켜주기로 한다. 그랜드하얏트에서 셔틀을 운행하는데 내려간 시간에는 2터미널로 가는 셔틀이 있어서 탔는데 한 20분 걸렸나보다. 첫 느낌은, 1터미널과 똑같구나. 그래 뭐 같은 공항인데 크게 다를 건 없겠지. 나름 유명한 집들을 섭외하여 푸드코트를 구성해두었다. 우리는 강릉의 교동짬뽕과 광장시장의 순희네 빈대떡과 마약김밥을 먹었는데 교동짬뽕은 맛이 좀 다른 듯도 하다. 영우도 빈대떡과 김밥과 탕수육을 많이 많이 먹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욕조에서 목욕하고 놀이하는데 얼마나 업되어 있는지 모른다. 교회에서도 예슬이가 영우집 놀러가겠다고 하자 안된다고 영우는 오늘의 우리집에 가야한다고 하고, 세은이가 오후에 영우랑 놀 수 있냐고 하니 안된다고 영우는 없을거라고 정확히 알고 있더니만 밖에 나와서 자는게 참으로 좋은가보다. 엄마도 참으로 좋구나. 

1503일 결혼식

오전에는 영우가 예품학교 간 덕분에 여유시간이 있어서 부모숙제를 위해 그림을 그렸다.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니 재미있기도 하고, 혼자서도 해볼만하다 싶기도 하고, 그러나 몇 번이나 반복해서 그릴 생각하니 벌써부터 지겹기도 하다. 2시간이나 활동을 하니 활동도 보다 다채로워서 영우도 예품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너무너무 좋다.
오후에는 신랑의 사촌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압구정에 갔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사촌동생은 뉴질랜드 사람과 결혼을 하는데 생각보다 친척들이 많이 와서 영우도 영어하는 사람들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마침 화동을 담당하는 영우 또래의 꼬마들이 있었는데 영우가 가서 말을 걸었다. 말은 안통하지만 그저 함께 폴짝폴짝 뛰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아이들. 정말 귀엽다. 영우가 수줍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았지만 발음이 이상한건지 아이들은 잘 못알아듣는다. 형인 알렉스는 5살이라길래 영우는 4살이라고 알려주었더니 듣고 있던 영우가 왜 자기가 4살인지 의아해한다. 그러게 말이다, 우리나라 나이는 왜 이런거니. 어쨌든 영우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두려움 없이, 친구라고 생각되니 평소처럼 가서 말 걸고 놀고 싶어하는 것을 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
지난 번 결혼식 때 영우가 오지 않아서 이번에 영우를 처음 보는 친인척들이 많았다. 영우는 고모댁의 손자인 형아와도 잘 놀았는데 이런걸 보면 역시 아이들은 함께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