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이케아 방문

주말에 가는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평일 휴가를 이용해서 다녀온 이케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하더니 주차장 규모부터 남다르다. 이렇게 넓은 주차장이 주말이 되면 아수라장이 되는건가보다. 들어가는 입구에 철제 구조물이 있어 뭔가 했는데 주말에는 사람들 줄세우는 용도인 것 같다.
2층에는 쇼룸과 식당, 놀이방이 있고 1층에는 셀프 서브를 할 수 있는 창고형 공간과 계산대가 있다.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책정되어 있는 제품들도 많다고 하지만 전시되어 있는 가구들을 보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편이다. 쇼룸에는 전시된 가구의 전체 가격도 기재되어 있어 나처럼 인테리어에 재주 없는 사람들은 요긴할 듯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많아 인테리어에 재주 있는 사람들은 더 요긴할 듯하다. 영우 돌쯤 되면 디자인스킨의 소파를 사주기로 다짐했었으나 이케아의 유명한 유아용 책상은 진정 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잘 참아내고 볼링공 세트와 컵쌓기 세트를 구매, 원목 포크레인도 사고 싶었는데 매진되어서 아쉬웠다.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3,900원의 불고기덮밥, 4,900원의 치즈케잌(회원인 경우 2,900), 1,000원의 커피(회원인 경우 무료)이 유명하다고 한다. 괜히 욕심부려서 크로와상과 파스타도 먹었는데 특별히 인상적인 맛은 아니다. 좀 특이한 연어랩이나 연어샐러드를 먹어볼걸 뒤늦게 아쉽네. 이 레스토랑은 시스템이나 가격이나 대학교 식당, 흔히 말하는 학관의 카페테리아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10시 30분쯤 식사를 했는데 한 시간여 후에는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졌다. 그런데 쇼룸에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쪽 말고 반대쪽으로 들어가도 똑 같은 음식을 사고 계산할 수 있다.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줄 서 있으니 이어서 줄을 서는데 이케아에서는 반대쪽도 있다고 노티스를 해주지 않는다. 주말은 더 난장판일 테니 관리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평일 개장 시간에 맞추어 방문한 덕에 주차도 편히 했고 식사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았으나 쇼룸에는 개장부터 사람이 많았다. 11시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여기저기 부딪히고 쇼룸의 통로 이동이 불편해질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다. 먼지도 많고,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이들도 많이 울어서 정신이 없다. 지금은 연말이라 휴가 내고 온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아 평일에도 붐빈 것 같고 당분간 주말에는 아비규환일듯 하다. 개장효과일지 코스트코처럼 지속적으로 방문객이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만 적으면 구경거리는 많고 재미있다. 레스토랑이 9시 30분 오픈, 쇼룸이 10시 오픈이니 일찍 가서 식사부터 먼저하고 둘러본 후 점심은 나와서, 또는 바로 옆의 롯데 아울렛에서 먹기를 추천한다. 

309일 소파 올라가기

거실 나무 테이블은 좌식이라 영우가 올라가기 어렵지 않다. 굳이 다리를 들어올리지 않더라도 배를 대고 팔을 이용해 조금만 꿈틀대면 바로 안착. 그러나 소파는 높이가 허리춤까지 올라오니 소파에 올라가려면 한참 멀었을거라 생각했다. 며칠 전에 아빠가 소파에 아이패드를 세워 놓으니  건드리고 싶어서 낑낑대는데 손이 닿지 않아 버둥대는 영우 사진이 올라왔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소파에 올라가고 싶었던 것은? 드디어 영우가 소파에 올라갔다. 전 날에는 올라가고 싶은데 다리가 잘 안 올라가서 짜증을 엄청 냈다고 하던데 이 날은 힘겹게 힘겹게 짜증을 내면서 겨우겨우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소파에 올라와서는 아이패드를 누를 수 있게 되어 성취감이 느껴져서인지 씨익 웃으며 좋아한다. 동생의 증언에 의하면 영우를 소파 위에 올려놓았을 때 사람이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 지가 뒷걸음으로 살포시 내려온다고 한다. 이제 곧 올라가고 내려가고가 자유롭게 되겠구나. 소파 위에 올라갈 수 있다는건 이제 난장을 피울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졌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스스로 하나씩 익혀나가는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치료 끝, 식이요법 끝

수요일에 방사선 옥소 복용하고 금요일에 스캔하고 이제 공식적인 치료는 다 끝났다. 다음 달에 외래에서 결과를 들어봐야 알겠지만 잘 끝나지 않았을까싶다. 수요일에 다섯 명의 환자가 함께 교육 받고 같이 있었는데 여자 넷에 남자 하나, 갑상선암의 남녀 비율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좀 놀랐던 것은 두 명의 여성은 나보다도 어린 친구들이었단 것.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는 한 것 같다는 씁쓸한 느낌. 다섯 명 중에 세 명이 지방에서 올라왔다. 지방에도 대학 병원이 있을텐데 유난이다 싶은 생각이 잠깐 들다가도 암은 암인거지, 내가 좀 담담하게 받아들인거 같단 생각이 새삼 든다.
식이요법이 끝나고 맞이하는 아침. 신랑이 지금 이 순간 먹고싶은 것이 무어냐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묻는다. 그러나 아무거나 먹을 수 있게 되었음에도 특별히 먹고싶은 것은 없다. 외부에서 사먹은 첫 번째 음식은 즉석 떡볶이. 신랑은 도대체 사람이 왜 그러냐며 답답해한다. 못먹어서 괴롭긴 했었지만 먹고 싶은건 없구나. 그렇지만 곧 맛있는 것을 조금씩, 많이 먹는 모임에 간다. 와인도 마실거다. 신난다!

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303일 씹어먹기

영우는 이유식을 꿀떡꿀떡 잘 먹는다. 아직 어금니가 없으니 제대로 씹을 수는 없고, 밥알은 점점 커지는데 그냥 삼키니까 후기 이유식에 물을 많이 타서 먹이고 있는 중이다. 며칠 전부터 이유식이 입에 들어오면 바로 삼키지 않고 좀 머금고 있더니만 이제는 달랑 네 개 있는 앞니로 씹어보고 싶은가보다. 턱 관절을 좌우로 살짝씩 움직이고 오물오물거린다.
매일매일 똑같아 보이면서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알아가는 것이 참 신기하다.

크리스마스 선물


난 평소에 먹는 것에 큰 욕심이 없는터라 다른 사람들보다는 식이요법을 잘 견디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반찬 해먹기가 힘드니 저요오드식 반찬을 파는 곳에서 사먹고 있는 중인데 대구 내려가면 엄마가 나물 반찬을 더 해주기도 해서 좀 덜 질린다. 
2주 이상을 먹어야 하니 1주일에 한 번씩 주문을 했는데 대부분 염장식품이라 상할 일은 없겠지만 다 덜어먹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콩조림에 곰팡이가 폈다. 아픈 사람 먹고 싶은거 못 먹는것도 서러운데 몇 개 안되는 반찬에 곰팡이 피니까 열받는다. 클레임을 걸려고 하니 신랑이 영세한 업체일텐데 클레임에 대한 대응이 미숙해서 더 스트레스 받으면 어떡하냐고 말린다. 그렇지만 꼭 말해야되겠다싶어 전화를 했더니 생각보다 대응이 괜찮다. 처음에는 방부제를 안 쓰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자기들이 신경을 더 썼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전화 잘 주셨다 앞으로 더 신경쓰겠다, 그리고 더 필요한거 있으면 이야기를 해달라. 이번주면 식이요법 끝나고 더 먹고싶은 것도 없다고 했으나 그래도 그럴 수 없다고 필요한걸 말해달란다. 그러면 빵이나 보내달라고 했더니 재고가 모닝빵밖에 없댄다. 모닝빵이든 무슨 빵이든 그게 어디야, 별식을 먹을 수 있는데. 모닝빵을 좀 많이 보내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택배를 받아보니 모닝빵에 식빵, 잼에다가 음료수, 식혜까지 보내주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마침 치료받고 온 터라 금식시간이 풀리자마자 모닝빵 두 개에 잼 발라서 폭풍흡입. 아, 맛없는 모닝빵이 이렇게 맛있구나~ 크리스마스 아침은 빵으로 먹어야지! 이렇게 소소한 즐거움이라니. 지난 주 금요일에 다음주 금요일이 되면 일반식 먹을 생각에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싶었는데 실제로는 3일을 남겨둔 화요일 저녁부터 들뜨기 시작했다. 이제 이틀남았다. 다 먹어버릴테다!  

문화가 있는 날 - 예술의 전당 아티스트 라운지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시작되는 나의 일주일간의 휴가. 연말에 이렇게 긴 휴가라니, 그러나 현실은 병원과 요양. 여행을 갈까도 생각했었지만 너무나 흥이 나지 않아 보류했다. 여행이 흥이 나지 않는 이런 기분 상태임에도 공연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우니 다행이다. 지난 달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이 끝나고 프로그램도 모른 상태에서 바로 예매했는데 지난 달의 바람대로 기분 전환이 되었다.
피아노 이미연, 첼로 이정란, 바이올린 권혁주, 비올라 이한나는 이 프로그램의 고정 멤버이다. 이번에는 각자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곡들로 선정을 한 것 같다. 피아노의 헝가리안 랩소디나 바이올린의 카르멘 환상곡은 난이도가 있었던만큼 박수도 많이 받았다. 보통의 연주회가 저녁에 많다보니 손이 안 풀리는건지 오전에 연주하는게 힘들다고들 했지만, 어렸을 때보다 힘들다고들 했지만 차세대답게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중이라는 소프라노 홍주영의 아리아도 들을 수 있었는데 편차가 꽤나 느껴지는 기악에 비해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르면 성악은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엔 성악 듣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사람의 목소리가 참 듣기좋다. 물론 기악과 성악 중에 택하라면 여전히 기악이지만.
앵콜이었던 크리스마스 캐롤을 끝으로 짧은 공연이 끝났다. 자리를 뜨지 않고 핸드폰으로 다음달 아티스트 라운지를 예매하는 사람들을 보니 좀 부럽다. 나도 언젠가는 매주, 매월 공연보고 전시보고 다니리라. 지금 이 순간, 우울해 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다.


2014년 12월 23일 화요일

300일

영우를 만난 지 300일. 대구 내려온지 100일 더 지났고 이제 돌까지 두 달이 남았다. 언제 키우나 싶었는데 이렇게 조금씩 자라고 있다.
먹는거 잘 먹고 노는거 잘 노는데 잠이 문제다. 수면텀이 40~50분 정도밖에 안되고 자다가 깨어났을 때 옆에 사람이 없으면 엄청 서럽게 운다. 혼자 자는게 아직 많이 무서운가보다. 밤에는 자다 깨서 놀려고 하지는 않지만 몸부림을 심하게 치고 자주 깨서 통잠은 아직도 먼 얘기다. 잠만 좀 잘 자주면 훨씬 수월할텐데 300일의 기적은 없었으니 또 400일의 기적을 기다려봐야겠다.
오후에는 동생 내외도 방문하여 300일 촛불 켜고 미니 파티를 했다. 200일 때는 고깔모자 씌워도 가만히 있더니 이제는 싫단다. 지가 벗겨낸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되는지 번갈아가며 사진 찍는데 뻥한 표정. 이쁜 사진 찍어서 카톡 프로필을 바꾸고 싶었는데 실패. 돌 스냅사진도 미루다 미루다 이제야 겨우 예약했는데 돌 사진은 이쁘게 찍어보자! 돌잔치 식당은 한 달 전에 예약해두었었고 이제 돌상 예약하고 돌잔치 준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