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7일 수요일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하와이

(1)   2007년 로스앤젤레스(CA)-마이애미(FL)-키웨스트(FL)-뉴욕(NY)-포트리(NJ)-뉴헤이븐(CT)
(2)   2009년 샌프란시스코(CA)-팔로알토(CA)-라스베가스(NV)-그랜드캐년(AZ)-몬테레이(CA)
(3)   2011년 피츠버그(PA)-버팔로(NY)-나이아가라폭포(캐나다)-왓킨스글렌(NY)-스털링(VA)-워싱턴D.C.
(4)   2013
년 괌
(5)   2015년 뉴욕

(6)   2023년 하와이

예전에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시리즈를 올렸었지. 그 이후 뉴욕에 한 번 더 다녀왔고, 이번에 하와이에 다녀왔다. 이제는 유럽에도 한 번 다녀왔을 법한데 여전히 미국 사랑.. 여행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이번에 림림이가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가게 되어서, 여행의 성격이 달라서 별 도움은 안되겠지만 그 전에 정리를 해서 보여주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내년 겨울에는 서부에서 장기여행을 하겠다'고 선언한 2021년 글을 다시 보게 되어서이기도 하다.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

이번 하와이 여행도 충동적으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소멸되기 시작할, 유럽에 가지 못해 소멸될 위기에 처한 나의 마일리지 때문에 이리저리 보너스 항공권을 살펴보니 1년 후 일정으로도 하와이 이코노미 말고는 마땅한 티켓이 없었다. 그런데! 운명처럼! 동아리 선배 언니가 하와이에서 결혼한다는 것이 아닌가. 3개월 후 티켓이 있으려나 했는데 있다? 이것은 하와이에 갈 운명이네 하고 바로 티켓팅했다. 언니 만난 다음 날 티켓팅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그 정도 사이는 아니었던지라 좀 놀라셨을 듯. 

여행은 여행지에 가서도 좋지만 계획부터 신나는 법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흥이 안 난다. 아직도 숙소를 안 정했냐, 아직도 일정을 안 짰냐는 이런저런 주변의 구박을 받아가며 신랑의 진두지휘 아래 숙소 예약을 마쳤다. 9박 예정이라 빅아일랜드를 꼭 가라는 조언도 있었고 그 정도 일정이라면 섬 하나 찬찬히 돌아보기도 빠듯하다는 조언도 있었는데, 돌아보면 오아후에만 있기를 잘했다 싶다. 일정 중에 숙소를 한 번 옮기기는 했지만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타는 건 또 타는건 힘들지. 그래서 우리는 렌터카 없이 오아후에서만 9박을 보내다 왔다.

숙소는 프라이스 라인의 익스프레스 딜을 이용해 4성 '아웃리거 리프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에서 5박, 3.5성(? 3성이겠지)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에서 4박을 했다. 아웃리거 리프는 와이키키 서쪽이고 많이들 가는 쉐라톤과 가깝다. 호텔에서 바로 해변으로 나갈 수 있고, 1층에는 작은 규모의 야외 수영장과 자쿠지가 있었다. 일회용품 천국인 하와이의 호텔이지만 생수는 준비해주지 않아서 비치된 텀블러에 정수기 물을 받아서 다녔는데 호텔을 옮겨보니 층마다 정수기가 있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것이었던지. 그리고 넉넉히 준비해주는 캡슐커피도 맛있었다.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는 와이키키 중심부에 있어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해변 뿐만 아니라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있다. 여긴 모르고 예약했는데(택시기사님이 알려주심) 대한항공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이라 오가며 승무원들도 볼 수 있었고, 한국인 투숙객도 많은 편이었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영우가 와플 만들어 먹는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수영장은 있으나마나할 정도로 작아서, 영우가 맞은편에 보이는 호텔들의 수영장들을 내려다보며 매우 부러워했다.

첫 5박은 일정을 거의 잡지 않았다. 선배언니 결혼식이 가장 큰 일정이기 때문에 액티비티를 끼워 넣기가 부담스럽기도 했고, 숙소가 좋다고 하니 호텔을 누리고 싶었다. 지나고 보니 잘 한 결정이었다. 작다고 생각한 수영장이었지만 자쿠지도 두 개나 있어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수영장과 자쿠지를 잘 이용하면서 놀았다. 힐튼호텔에서 하는 불꽃 놀이도 보았고, 알라모아나 센터에 가서 쿠키도 사고(호놀룰루 쿠키를 잔뜩 샀는데 호놀룰루 쿠키는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로스에 가서 캐리어와 신발(영우가 좋아한 바슈!)도 샀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선배 언니의 결혼식. 날씨가 아쉬웠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장소에서 드라마에서나 보던 미국식 결혼식에 참석해서 신부의 증인도 되어보고 아름다운 사진도 많이 남겼다. 결혼식 후에는 크루즈 피로연에 초대해 주셔서 맛있는 음식과 멋진 공연도 경험할 수 있었다.






다음 숙소는 와이키키 중심가에 있었기 때문에 맛집도 많고,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술집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액티비티가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 둘러볼만한 시간이 없었다. 첫 날은 걸어서 갈 수 있는 호놀룰루 동물원. 호주처럼 특색있는 동물들이 있는건 아니지만 넓고 넓은 동물원에 맹수들이 어느 정도는 여유롭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저 멀리, 어느 바위 뒤에서 쉬고 있는 동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나름의 기쁨이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반얀트리가 많아서 야자수만 보이는 곳보다 더 이색적이다.
다음 날 차로 한 시간 반 가량 걸려 도착한 곳은 쿠알로아 랜치. 쥬라기공원, 로스트 등의 작품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고 목장이라고 하는데 부지가 넓다보니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우리는 UTV(다인승 ATV)를 탔는데 운전을 한 신랑은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거대한 산맥을 끼고 바다를 바라보며 비포장 숲길을 달리는 경험은 어디서도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다만..흙먼지가 엄청나니 꼭 고글을 써야할 것이고, 제일 앞에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면 엄청난 배기가스로 시커매지는 얼굴을 각오해야 한다. 이 외에도 영화 촬영지를 둘러보는 영화투어, 승마, 짚라인 등 다양한 체험이 있다. 체험 뿐 아니라 비현실적인 대자연을 보고만 있어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영화 up의 오프닝 영상에 나오는 그 화산섬들과 똑닮은 산들이 한 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펼쳐져 있다.
다음 날은 폴리네시안 마을에 갔다. 쿠알로아 랜치보다 더 멀어서 전 날 갔던 길을 다시 돌아보며 이동했다. 하와이 원주민들의 민속촌 같은 곳에 가서 원주민들의 문화를 영우에게 보여주자는 취지였는데, 나는 폴리네시아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다. 폴리네시아는 특정 나라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오세아니아 인근에 있는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장 큰 나라가 뉴질랜드이고 사모아, 피지, 통가, 하와이 등이 폴리네시아에 속하고 약 6개 섹션에 이 나라들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거나 체험해볼 수 있도록 운영한다. 폴리네시아인은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는 민족이어서 사모아에서의 나뭇가지로 불지피기 체험은 신랑을 좌절하게끔 했다. 그 밖에도 전통낚시, 카누타기, 타투, 전통춤 배우기 등 많은 체험을 해볼 수 있었으나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마지막은 공연으로 마무리 하였는데 하나의 스토리에 주요 국가의 전통춤을 녹여내서 볼만했다. 크루즈에서 본 공연들과 큰 결은 같아서 복습하는 느낌도 들었고, 화끈하게 불을 사용하는 공연인 점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나면 9시라, 우리는 셔틀버스로 이동했지만 운전해서 와이키키로 돌아오려면 매우 힘든 일정일 것 같다. 북쪽으로 숙소를 옮기거나 하는 날에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그리고 마지막 날은 대망의 헬리콥터 투어! 원래는 한 시간짜리로 예약했는데 놀이기구도 잘 못 타고 흔들림에 예민한 신랑이 좀 자신 없어해서 45분 투어도 변경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영우가 멀미를 해서 헬기에 라면의 흔적을 뿜어놓았다. 그래도 투어를 시작한 후 금방 토해서 이후에는 속이 편해졌다고 한다. 영우는 안됐지만, 헬리콥터에서 바라보는 하와이의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와이키키는 진짜 일부였을 뿐, 와이키키 바다도 예쁘다 했었는데 곳곳마다 아름다운 스팟이 너무나 많았다. 헬리콥터는 처음 타봐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지기는 했는데 조종사가 좌우 45도 이상씩 기울이기도 할 때는 음..힘들었다. 내 옆에 탄 커플은 페이스타임으로 부모님께 하와이의 바다를 보여주었다. 나중에 참고해야지.







마지막으로 음식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은 없는데..어딜 가도 언제 가도 줄을 서야 하는 곳이 많아서 예약이 필수이다. 첫 5박을 할 때는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아침을 먹기가 애매했다. 오전 9시가 넘으면 맛집에도 스타벅스에도 코나커피 집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영우가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타입은 아닌데 그나마 로코모코와 스테이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레드랍스터는 못 갔지만 크루즈에서 랍스터를 먹을 수 있었고, 유명한 포케 맛집은 못 갔지만 숙소 옆 식당의 모든 음식이 맛있어서 포케도 몇 번이나 먹을 수 있었다. 택시기사님이 하와이에서만 파는 맥도날드 코코넛파이를 추천해주었는데 바로 옆이지만 결국 못 먹고 왔다. 그렇지만 아사이는 많이 먹고 왔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맛인가 했으나 1일 1아사이를 하지 못해 아쉬울 정도. 마지막 날 저녁 영우 생일 저녁 식사로 간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작은 생일케이크를 서비스로 제공해주어 홍콩에서의 생일 저녁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이렇게 10살 영우의 생일여행 마무리.









 


 




2023년 5월 14일 일요일

팬텀싱어4

팬텀싱어4의 결승전 진출 12인이 결정되었다.

애석하게도(?) 나의 원픽이 아직 없다. 

어쩔 수 없이 시즌3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내 기준에서는 존노와 같이 목소리만으로도 악기가 되는 사람이 없어보인다. 게다가 존노는 성악가임에도 이미 모든 장르를 다 사랑하고 소화해내는 사람이었지. 목소리만으로 보면 서영택의 목소리가 마음에 드는데 2%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성악가가 성악만 했던 바른생활 사나이 느낌..그나마 이승민 정도가 다양한 음악을 즐겼던 사람으로 여겨진다.

시즌3의 국악인 고영열과 같은 포지션으로 이번에는 김수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역시 내 기준이지만..지금 김수인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고영열의 천재성은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김수인도 국악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낼 수 있는 훌륭한 음악가이지만 처음 고영열과 존노의 무대를 보았을 때의 충격만큼은 아니다.

시즌3 때 최성훈에 대해서 나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남성4중창 경연 대회에서 카운터테너가 어울릴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존노와 멋진 무대를 몇 번이나 보여줬지만 최종 결승 멤버가 될거라고 생각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이동규와 오스틴킴을 보니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시즌4는 얼마나 밋밋한 방송이 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카운터테너의 목소리가 들어감으로써 성부가 풍부해짐은 물론이고 곡의 해석도 훨씬 파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최성훈은 보조의 느낌이었는데, 이동규와 오스틴킴은 4중창의 한 멤버로 역할을 다 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최성훈을 다시 보는 것처럼 신선함이 없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둘의 매력이 빛났다.

여러모로 시즌3에 비해 아쉬움이 있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저음부 성악가가 모두 탈락했다는 점이다. 김문정과 윤종신의 입김이 너무 센 것인가. 5인 중에 결승티켓 한 장 남았을 때 이기현이 올라가려나 생각했는데, 그도 탈락했으니 저음부는 노현우와 이승민 둘뿐이다. 앞으로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저음부가 탄탄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무대가 많지 않았다는 점, 이제는 팬텀싱어 키즈가 생길만큼 음악인들의 스타등용문으로 인식되어 유채훈같은 스토리가 있는 음악인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도 왠지 아쉽다. 그래서 이동규도 본인의 결승진출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팬텀싱어의 빅팬이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이지 절대 실망한 것이 아니다. 12명 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음악인들이 멋진 무대를 많이 보여주어서 너무나 즐거웠다. 남은 결승 무대도 기대된다. 나의 원픽은 없지만(현재로서는 정승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만 :p), 모두를 응원한다! 



2023년 5월 13일 토요일

코로나 재감염

이럴수가. 또 코로나라니.

우선, 지난 주에 영우 컨디션이 안 좋아서 병원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비염임 것 같다고 해서 비염 약만 받았는데, 수요일에는 목도 아프다고 하고 기침도 했다. 약을 받아왔고, 연휴를 맞이해서 대구에 내려가는 도중 문득 조카들과 아빠한테 옮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우가 손꼽아 기다린 대구가는 일정을 취소할 순 없어서 그냥 강행했는데 그날 밤, 엄청난 일이 생겼다. 가래가 많이 생겨 불편해진 영우는 가래를 내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 평소라면 기침을 해서 가래를 뱉어내는데 생각처럼 가래가 잘 올라오질 않으니 계속 기침을 하다가 과호흡이 온 것이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쳐대니 엄마는 너무 당황하시고 잠시 응급실에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어떻게 진정을 시켜야할지 몰랐는데 신랑이 침착하게 등을 계속 두들겨주어서 가래는 내려가고 영우도 진정되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모두 당황했지만 영우가 상황을 이해하고 진정해서 잘 마무리되었다.

이런 일을 겪고난 후 내게도 목아픈 증상이 찾아왔다. 나는 당연히 영우한테서 감기가 옮은 것이라 생각하고 대구에서 이비인후과에 갔다. 돌아오는 날 아침에는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아팠는데 영우도 전 날 겪은 일이라 '엄마 그거 5시쯤 되면 목소리가 돌아올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응원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7시간을 함께 밀폐된 공간에서 보냈다. 그런데 목이 점점 아프다. 빨래를 개면서, '사람들이 면도칼을 삼키는듯한 통증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인걸까? 나도 정말 아픈데'라고 했더니 신랑이 목을 들여다봐주었다. 작년 코로나 때 최악의 통증을 겪었던 신랑은 목에 구멍이 열개 뚫린 것 같은 염증을 경험하였고 나한테는 4~5개의 구멍이 보인다고 했다. 이 염증들이 터지면 더 아플 것이라고 예언을 하였다. 이전에는 영우 감기가 옮은 것이라고 확신하였는데, 이제는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검사결과 나만 양성. 영우와 신랑은 음성.


이렇게 선명하게 두 줄이 되는거구나. 처음에는 이 선을 보고도 뭔지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우와 신랑이 음성인 것도 너무 이상했다. 다음 날 병원에서도 나만 양성, 영우와 신랑은 음성. 둘 다 증상이 있어서 학교와 회사에 가지 못한채로 집콕의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지만 목이 너무 아프고 기침이 심했다. 특히 밤새 기침이 나는 탓에 너무나 힘들었고 탄툼으로도 목통증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수요일이 되자 목아픔과 기침이 조금 덜해졌다. 이제 나아가고 있는건가 싶었는데 오후가 되자 갑자기 눈이 충혈되었다. 눈꼽도 자꾸 끼었다. 이것이 눈으로 온다는 그 코로나인가 싶었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눈에 찌르는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통증이 사라져서 눈이 떠지면 거울을 보았다. 염증이 터지면서 나온 고름이라고 추정되는 것이 눈가로 흘러나오면서 눈꼽이 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저녁 내내 아팠다 나아졌다 하는 것이 반복되자 내일 아침에 눈이 제대로 떠질 것인지가 걱정되었다. 그치만 밤새 기침으로 눈을 뜰 때마다 눈을 씻을 수 있어서 눈을 못 뜨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안과를 가야하나 싶기는 했는데 회사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는 중에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아픈게 아니라면 눈을 보여줘야 하므로 격리해제된 후에 안과를 가라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이 되니 전 날처럼 눈이 자주 아프지 않아서 이대로 낫나 싶기도 했다. 금요일이 되니까 목아픔과 기침이 확연하게 나아졌다. 이제 살아났다 싶어서 염언니한테 회복소식도 전했다. 그런데 밤이 되니 다시 눈통증이 오면서 토요일 아침엔 눈꼽으로 눈이 붙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다시 기침이 잦아지고 있다. 일요일 현재, 새벽에 기침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제때 일어날 수도 없었다. 지금 상태가 1차 코로나 때 겪은 통증 정도인 것 같다. 1차 때도 격리해제 후 3주는 지나서야 이제 다 나았나보다 싶었는데 이번에도 이대로 3주는 더 아프게 되려나. 내일부터는 업무도 해야하는데 걱정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의무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영우한테 옮기면 안되기 때문에 방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눈 아플 때 말고는 틈틈이 브리저튼 외전인 샬롯 여왕도 보고, 웹툰 정주행도 했다. 시차를 두고 나와 같은 증상을 보였으나 계속 음성인, 영우의 놀아달라는 외침을 받아줘야 했던, 그리고 오늘 회사 행사로 출근까지 한 신랑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함께 잘 회복할 수 있기를.

아직 코로나가 진행중이지만 결론은 재감염된다고 덜 아픈 것 아니다. 눈으로 오는 코로나의 증상은 결막염이라고 한다. 항염 항생 점안액을 쓰면 금방 낫는다고 한다.

2023년 3월 23일 목요일

기록하고 싶은 2022년

2023년 1사분기가 끝나가는데 뜬금 없는 2022년 이야기.

기록하고 싶었던 내용들이 있어서 계속 방치되고 있는 나의 블로그 생각이 났다.

여행도 다녀왔으니 틈날 때 써보아야지.


2022년을 기록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말에 간 것이긴 하지만 겨울시즌 영우의 스키, 보드 경험. 시즌권을 산 것에 비해서는 많이 못 갔지만 영우가 좋아하는 운동이 또 하나 생겼다. 2023년에는 친구랑도 한 번 다녀왔다.

연초에 풀배터리 검사라고 불리는 검사를 해보았다. 예상대로 지능은 높다고 한다.

글램핑을 많이 했다. 덧붙여 영우 친구들과 함께 여행도 자주 갔다. 연준이네와 서핑도 하고, 다섯 집이나 함께 한 양평 글램핑, 주희네와 함께 한 레고랜드+키즈풀빌라, 연준이 선호네와 함께 한 양평 글램핑, 엄마와 아이들만 함께 한 럭셔리 글램핑.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고 좋은 시간들이었다.

여러가지 경기에 참여하였다. 검도 심사도 이제 오프라인으로 하고,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체스, 바둑 대회까지. 재미있는 경험으로 기억되길.

포켓몬 가오레에 푹 빠져 한동안 열심히 했는데, 돗자리마켓에서 판매도 했다. 사고 싶은 것도 사고, 매출도 내고, 영업도 잘 하는 영우.


아빠가 요도암 판정으로 수술 후 항암을 하셨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많은 만남을 가졌다. 오랜 친구인 성은이를 만났고 복직을 했다. 다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져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고 탄천 산책을 시작했다.

팟캐스트 여둘톡을 듣기 시작했다. 여둘톡에서 추천해 준 노브라웨어도 사 입고, 책도 읽고, 술도 사고, 음식도 사고, 여러가지 콘텐츠도 경험해보고. 한 때는 여둘톡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 일상이었다. 볶아치지 말라면서 왜 다들 그렇게 열심히들 사는지.

동네 친구들이 생겼다. 덕분에 10년 만에 골프채도 잡아 보고 술도 함께 마시고 여행도 함께 갔다. 해사 친구들과 아이 없이 여행도 처음 가보았다.

회사 동호회를 시작했다. 클래식 악기 연주 동호회인데 희귀악기인 비올라를 소지한 덕분에 가입되었다. 처음으로 해 본 합주는 재미있었다. 동호회 연주회 한 번 해보고 싶어서 회사를 연말까지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제 코로나도 끝나가니 더 열심히 놀고 싶은데, 지금 나는 또 힘들다 힘들다 하고 있네.

2022년 7월 9일 토요일

기록하고 싶은 날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놀이터에서 줄넘기하면서 노는 영우를 보면서, 참 좋은 날이다 느꼈다. 그리고 영우에게도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오늘 정말 좋은 날이다. 바둑도 하고 체스도 하고 현수랑 밥도 같이 먹어서 좋았고, 영어 숙제 하면서 영우가 그동안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고 엄마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놀이터 나와서 아빠가 구해 준 트라이더도 타고, 줄넘기 배운 것도 보여주고 하니까 너무 좋다. 좋은 날이다. 이야기하였다.
저녁은 영우가 몇 주 전부터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던 김밥을 만들었다. 물론 재료는 마트에서 파는 재료를 샀지만 신랑이 이 더위에 김발을 사러 갔다 오기도 했다. 그리고 김밥 열 줄을 온전히 영우가 쌌다. 이런 날이 오다니. 모두가 너무나 즐겁게 김밥을 싸고, 자르고, 먹으면서 하하호호 시간을 보냈다. 너무 좋았던 시간. 기록하고 싶은 날이다.
놀이터에서 무릎에 앉은 영우를 안고, 언젠가 이 좋았던 여름날이 기억에 날테지 생각했는데 다같이 김밥을 만들어 먹은 저녁까지, 온전히 행복한 날이다.

2022년 7월 5일 화요일

방치중

복직을 하는 바람에 영우는 방치되고 있다. 보통 5시쯤이면 영우의 학원 일과가 마무리 되는데, 그때부터 내가 퇴근하는 7시까지는 유튜브 삼매경이다.

엄마가 회사 복귀해서 유튜브 맘대로 보니까 좋냐니까 대답하기 곤란해하다가도 좋긴 좋단다. 얼마 전에는 신랑이랑 나의 해방일지 이야기를 하는데 영우가 거든다. 어떻게 아느냐고 하니까 넷플릭스에 뭐 볼거 없나 싶어서 보는데 오늘의 드라마 3위라고 아는체를 한다.

평일에 방치 되니 주말에 더 열심히 놀아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데. 나는 너무나 피곤하다.

2022년 5월 16일 월요일

영우 어록

오랜만에 영우 어록을 쓰려고 메모장을 열어보니 짧은 키워드는 기억이 안난다. 몹쓸 기억력 ㅜㅜ


유튜브에서 초등학생들의 웃긴 답안지 이런 류의 영상을 보다가 '엄마의 웅장한 배'가 나왔는데 그 뒤로 나의 웅장한 배가 놀림감이 되고 있다. 그래서 나도 같이 엄마의 웅장한 배를 유지하려면 많이 먹어야지 했더니 깜짝 놀라며 '그 배를 굳이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요' 한다.

작년에는 내 몸무게를 42kg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엄마 몸무게는 52kg이고 키에 비하면 저체중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체중인데 배는 어떻게 그렇게 통통한걸까 의아해 하길래 사실 엄마는 52kg보다 많이 나간다고 했다. 내 몸무게를 너무나 궁금해 하길래 여성의 몸무게를 궁금해 해서는 안되며, 사회가 여성에게 외모에 대한 압박을 많이 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여자들이 살아가기 힘들겠지? 했더니 '네, 그런데 앞으로는 더 힘들거예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잖아요' 한다. 아이 앞에서 정치 이야기는 자제해야겠다.

방학때부터 가기로 한 미술학원을 계속 안 가겠다고 미루길래 그럼 언제 갈거냐고 했더니 5월부터 다니겠단다. 왜 하필 5월부터냐고 했더니 '대통령 바뀌는 5월부터 학원이 많아져야 바빠서 TV 보는 시간이 줄어들 거 아니예요.' 한다. 우리는 아이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한 걸까나.

직업이 사라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죽지 않는 연구는 하고 있나? 매드 사이언티스트 분들이?' 라고 해서 빵 터졌으나 자세한 앞뒤 상황이 기억나지 않네.

우리 집에는 흔한 남매 책이 없는데 친구들이나 학교에는 흔한 남매 책이 다 있다고 한다. '내가 요즘 세대 형이나 동생들이나 중에서 제일 늦게 흔한 남매 안 거 같아요.' 라며 유행을 좇지 못해 아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