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5일 목요일

1028일 자동차 수리공

가지고 놀던 자동차의 뒷바퀴가 빠졌다. 정비소에 데려가서 고쳐야 한다며 견인차를 갖고 와서 자동차를 견인차에 실어온다. 빠진 바퀴를 끼워넣고 망치로 탕탕탕 두드리길래 완성이야? 했더니 '조금만 더'라고 하더니 살살살살 두드린다. 세 살치고는 꽤나 섬세한 손길이 아닐 수 없다. 포크레인까지 갖고 와서 뭘 더 튼튼하게 만들어놨단다. 그러나 영우가 고친 것은 뒷바퀴가 아니라 뒷통수라는 것이 함정.
자동차 수리뿐만 아니라 요즘 동물농장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는데 이 날 찍어놓은 사진이 딱 한 장이라 올려본다. 지금은 동물농장의 규모가 훨씬 커져서 이걸 잘 만들었다고 찍어놓은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록이니까, 나의 육아일기는 다큐멘터리니까.

1027일 이모네 집 나들이

제부가 출근을 하여서 막내동생 부부와 함께 성민이네로 총출동. 집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을 밖에서 먹고, 놀이방에 가려 했는데 휴무인 바람에 커피를 사서 집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이동을 했는데, 낮잠시간이 되어가 졸리기도 했겠지만 그 거리가 영우에게는 벅찬가보다. 힘들다고 주저앉는 바람에 내가 영우를 안았는데 이제 무겁기도 하고, 길이도 안맞아서 안고 가기가 너무 힘들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무 트리를 많이 받고 싶다고 했다길래 트리를 사야하나 어쩌나 고민하고 있었더니 동생이 사 놓은 트리를 꺼내서 영우와 함께 만들어주었는데 바로 파괴, 인증샷은 커녕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트리가 나동그라졌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트리는 아닌걸로. 대신 트리에 장식할 반짝이 꼬마 전구로 두 꼬맹이가 한쪽씩 잡고 뛰어다니며 난리가 났다. 성민이는 요즘들어 영우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전구를 한쪽씩 잡고 꺅꺅 소리지르며 툭탁거리는것을 보니 형제가 힘들어도 좋긴 좋겠구나 싶기도 하다.
저녁에는 아파트 놀이터의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이 들어와 있었는데 반짝거리는 것, 알록달록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답게 '이야, 이 놀이터 멋지다~ 그네도 있고 반짝반짝하고 멋지다~'며 감탄을 해준다. 덕분에 종일 잘 먹고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잘 놀다 간다.

2017년 1월 4일 수요일

1026일 작품

할아버지가 사진 찍으려면 100원씩 달라고 했더니 여행가려고 모아놓은 장난감 돈을 꺼내온다. 할아버지가 핸드폰을 안 주시니 내 핸드폰으로 작품활동을 하였는데 수백장 사진 중에 하트표시 해놓은 사진이 있다. 뭐 알고 하트를 날린 건 아닐테지만 느낌 있다.
 
이 날 영우는 우리에게 엄마아빠 뭐 사왔어요?라고 물었다. 조부모님이 아이를 키워주고 주말에만 만나러 가는 맞벌이 부부의 전형적인 서글픔.

1024일 영우의 카톡

막내동생한테서 장문의 카톡이 왔다.
영우의 편지란다. 편지가 좀 잘리긴 했지만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랑해요. 잘못했어요. 조금했어요. 문버렸어요. 핸들버렸어요.

1023일 셀카의 달인

요즘은 셀카를 포함하여 영우가 나오는 사진을 찍고 보는게 너무 좋은가보다. 소파에 매달리고도 찍어주세요, 할아버지 얼굴에 발을 대고는 브이, 못난이 표정으로 셀카. 대구에 갔다오면 신랑과 내 핸드폰에도 영우 사진이 넘쳐난다.

1022일 팝콘 신세계

 아빠가 영우가 뭔가를 먹고 있는 동영상을 올려주셨는데 뭘 먹는건지 완전 허겁지겁이다. 과자인 것 같은데 양 손으로 하나씩 집어서 계속 입에 넣는다. 아빠가 맛있냐고 물어보셔도 대답도 않고 바닥이 보일 때까지 계속 먹는다. 알고 보니 캬라멜 팝콘이란다. 그래 팝콘 맛있지, 캬라멜 팝콘이라면 얼마나 더 맛있겠니. 그래도 맛있는 팝콘 할아버지가 하나 달라고 하니 드리기는 하네. 군것질의 신세계가 열렸구나.

2017년 1월 1일 일요일

휴직 4주차

시간 참 잘간다. 열흘이 지나고 나니 마치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고 쉬었던 것처럼 매일매일이 비슷해서 새롭게 쓸 내용이 없다.
일주일에 3~4회 헬스를 하고, 1~2회 필라테스를 한다. 그러면 오전이 휙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오후에는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 빈둥거린다. 지겹도록 놀고 나면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고들 하는데 그래본 경험이 없으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길까 믿어지지가 않고, 결국 하고 싶은 일이 생기지 않으면 아웃풋 없는 휴직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길 것 같다. 그래서 운동에 더 집착하는 것일지도. 어쨌든 R이나 SQL 공부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있다가 한 주를 완전히 무쓸모하게 보낸 후, 약속을 좀 잡아서 서울에 나갔다. YCV 송년회, 이직하느라 여유가 있는 선배, 고등학교 동기, 333, 그리고 회사 송년회까지! 프로젝트 시상도 있고 해서 연달아 3일동안 회사 사람들을 만났는데 3주간 있었던 이야기를 들으니 휴직한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영우가 올라가면 자유시간은 끝이라고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하는데 딱히 땡기지가 않는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어딘가 가보기는 해야 할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