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0일 화요일

여지심경




어제 우리 팀이 거의 IT화 된다는 슬픈 소식이 있었는데 아무에게도 전하지 못했네.
집에 가면 자느라 바쁘고 회사 오면 우울함이 증대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팀 분위기가 나쁘진 않은 편인데 요즘은 팀 분위기 유지를 위해 늘어나는 술자리로 스트레스다.
우울할 땐 옛날 사진 보면서 스트레스 풀라는 신랑의 배려로 이름까지 붙여진 여지심경.
아침부터 들여다보며 힐링하고 있다.

여행가고 싶네. 이 프로젝트, 이 팀에서 도망치고 싶나보다.

2013년 8월 13일 화요일

청평 춘천 여행


서울에 피서 온 동생 덕분에 처음 가 본 쁘띠 프랑스와 제이드 가든.
그러고 보니 두 군데 다 근식이가 촬영한 드라마의 촬영지로군. 본의 아니게 성지순례?
쁘띠 프랑스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긴 했는데 이제 그런거 좋아할 나이는 지났나보다. 동생은 좋아라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지만 난 별 감흥이 없는지.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는 나도 그런 곳 찾아다니는거 좋아했던 것 같은데, 감성이 메말라간다.
제이드 가든은 생각보다 좋았다. 일부분만 본거라 비교가 어렵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침고요수목원보다 덜 인위적이고 한적하고 조용한 것 같다. 특이할만한 점은 임산부가 참 많다는 것. 나무도 많고 깨끗해서 가을쯤 다시 가봐도 좋을 것 같다.
춘천에서는 갑작스레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닭갈비 먹고 차 타고 지나면서 소양강댐 바라보는걸로 마무리. 춘천은 예전에 친구들과 한 번 와 봤었는데 이른 아침, 걸어올라가면서 바라본 물안개 가득한 소양강댐은 마치 수묵화처럼 운치있었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즐겨 찾는 나들이 코스 둘러보고 오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어쩌다보니 올 해 강원도에 여러 번 가게 되는데 강원도, 좋더라. 내일은 설악산으로~

2013년 8월 12일 월요일

청포도

아래 글을 쓰고 보니 문득 생각나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이육사의 청포도를 옮겨본다.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출처] 청포도 - 이육사|작성자 곰탱이

내 고향 8월은 사람이 익어가는 계절

어제 친구가 이렇게 시작하는 글을 썼는데, 완전 빵터졌다.
너무 더운 그 곳. 1994년의 대구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더위에 대해 논하지 말라.
드디어 1994년과 비교하는 기사들이 등장하는걸 보니 올 여름 정말 덥긴 더운가 보다.
http://www.diodeo.com/comuser/news/news_view.asp?news_code=198944

날이 더우니 괴로운 것은 지하철.
출근 시간의 지하철은 타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어 불쾌한 일도 별로 없고, 역사가 덥다고들 하지만 그만하면 쾌적한 편이다. 그러나 퇴근 시간의 지하철은 정말 괴롭다. 가장 괴로운 것은 자리에 앉았는데 옆사람에게서 나는 악취.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말 참을 수 없는 경우 그냥 서서 가는 것을 택한다.
이래저래 힘든 계절이다.

올해 가장 잘 한 일은 에어컨을 미리 산 것.
아침마다 잘 잤는지 체크하는데 잘 자고 잘 일어나는 신랑을 보니 참 다행이다.
여전히 전기요금이 걱정되긴 하지만 >.<

2013년 8월 5일 월요일

통섭의 식탁



21세기 통섭형 인재로 성공하기라는 주제에 통섭의 식탁이라는 제목의 도서는 매우 적합해 보인다. 최재천 교수가 통섭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신 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물학자이다보니 소개해주는 책들이 그리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기획 독서를 통해 통섭형 인재가 되자는 의도에 비해 동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과학서적의 나열들은 와닿지가 않는다. 메인요리를 벗어나 일품요리와 퓨전요리에서는 읽어본 책들도 있고 흥미로운 주제도 있지만, 메인요리에서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넘치는 책들 중에 통섭형 인재가 되기 위한 다른 분야 책들을 소개받은 정도로 생각하면 가볍게 읽어볼만하다. 문제는 소개받은 책들을 읽고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메디치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는 김상근교수의 책. 출간된지 좀 오래되었지만 최근에 메디치가에 대해 다시 공부할 기회가 있어서 겸사겸사 읽어보았다.
오늘 날 우리가 많은 예술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해 준 가문, 위대한 예술가들을 지원해준 가문, 무엇보다 피렌체를 300년 이상 통치한 리더십있는 가문. 코시모, 로렌초와 같은 위대한 인물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어볼만하다.

채식의 배신


이번 달 독서모임 주제는 건강.
내가 채식을 해왔던터라 제목에 끌려서 선정한 책이다. 책을 선택하면서 나름의 기대했던 바가 있었을 것이다. 채식의 영양학적 측면에서의 부작용이라던가, 다양한 사례에 대한 소개라던가, 육식에 대한 추천이라던가. 이 책은 모든 기대를 져버렸다고 해야할까?
저자는 세 가지 측면에서 채식주의를 비판한다. 도덕적, 정치적, 영양학적 측면에서. 확실히 미국은 채식문화가 오래되어서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논쟁이 오갔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후의 내용은 내내 ‘나 20년간 비건했는데 건강 잃고 아팠어요, 징징’ 이런 느낌이랄까. 한비야 스타일의 문체도 매우 마음에 안들었다. 이 분은 도대체 지난 20년간 무엇을 먹고 살았던 것일까? 밀가루?
또한 레퍼런스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영양학적 이유의 채식주의에 대해 반박을 하려면 영양학적으로 채식이 좋다는 레퍼런스와 그렇지 않다는 레퍼런스를 다 인용해야 할것인데 놀라울 정도로 인용이 없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사실은 이게 더 좋다, 사실은 이렇다, 이런 수준의 문장 나열은 책 내용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이 갈 정도이다. 이건 내가 이과 출신이라 그런건가?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건가?
특히 앞으로 대안으로 내놓은 이야기는 더욱 기가막히다. 지구를 위해 운전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고 인구 수를 줄여야 한다고 한다. 이런 이상한 극단주의적 신념을 보면 저자가 20년간이나 몸을 해치는 식사를 해온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마케팅에 낚여 이 책을 선택한 나로 인해 함께 이 책을 읽게 된 독서모임 멤버들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로컬푸드에 대한 이야기나 일년생 곡물과 다년생 곡물에 대한 이야기, 농업이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 콩에 대한 문제 인식 등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던지. 어차피 이런 책에서 100퍼센터 순도의 지식을 얻을 순 없는 것이고 편하게 취할 것만 취하자고 하시던지. 책보다 멤버들과의 이야기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결론! 이 책 읽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