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5일 화요일

근황



1.감기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지난 화요일 저녁부터 목이 칼칼하더니 수요일날 온종일 밖에 있어서인지 목요일에는 목감기가 꽉! 주말에도 회사 일정이 있어서 찬 바람쐬고 시댁 가는 길에 찬 바람쐬고 일욜에도 결혼식가고 했더니 이번 주는 더 심해져서 몸살이 함께 왔다. 어제 주사맞고 약 처방을 새로 받긴 했는데 정신만 몽롱하고 나아지고 있는건진 잘 모르겠다. 잘 때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데 지금 집이 너무 추워서 땀이 식으면 더 추워지는 것도 낭패. 이번 주말도 일정이 꽉 차 있어서 쉴 수가 없을텐데 주중에라도 열심히 쉬어야지. 내일 선욱군의 연주가 육체적인 힐링도 되면 좋겠다. 그러나 예당가면 또 찬 바람. ㅜㅜ
2.독서
이번 달 독서주제는 경제인데.뭘 읽어야 할 지 모르겠다.
괴짜 경제학을 읽긴 했는데 사회현상을 풀어나가는거 말고 정통 경제학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블랙스완과 이콘드를 뒤적거리고 있긴 한데 요즘 정신상태가 메롱이라 그런건지 초반 한 두장만 읽어도 집중이 안되고 재미가 없다. 지난 번 ‘디지털 워’를 읽으면서 포기할 책은 빨리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한 터라 포기할까 싶기도 하고. 어떤 책이 좋을지 좀 골라조~
3.미술
그림 안그린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이번 주에도 몸 상태가 이러면 안갈거 같은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까봐 빨리 시작하고 싶은데 한 번 가면 세 시간씩 써야 하니 좀 부담된다.
미술사도 이번 달 말에 끝나면 아톡님 개인사정상 기약이 없다. 블로그는 계속 하실거라고 하니 블로그 복습하고 추천해주신 책, 영화 다 보기만 해도 얻는건 꽤 많을 거 같은데 의지가 부족하다보니 선생님 없이 할 수 있을까 싶고 아쉽기만 하다.

2013년 1월 8일 화요일

괴짜경제학


이 책은 출간 당시 기발함을 담은 주제들로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도 하고 저자가 경제학자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하여 현상을 분석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인센티브에 대해 고민하는 전형적인 경제학 관점의 책이다. 저자가 동명의 블로그 운영하는 것도 그렇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는 경제학자인 것도 그렇고 Hubris님의 책과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아래 리스트는 책의 주요 소주제이다.
1.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2.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3. 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4. 그 많던 범죄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5. 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6. 부모는 아이에게 과연 영향을 미치는가?
특별히 교사나 마약 판매상이 주제에 오른 것은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호기심이 발단이 되어 연구를 하기도 한다. 일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주제도 있지만 편견없이 데이터에 기반한 편인듯 하고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은 별로 없다. 최근 들어 사회 현상에 대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한 책을 많이 읽게되어 사실은 좀 식상하기도 하다. 담번엔 다른 주제의 책을 읽어야지!

2013년 1월 7일 월요일

밀가루 똥배




저자가 밀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어쩌면 철인3종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잘 알다시피 극한의 경기를 해내야 하는 철인3종경기의 선수들은 모르긴 몰라도 준비과정에서 운동량이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 왜 철인3종경기 선수들 중 3분의 1은 과체중인 것일까? 여기에서 출발한 것 같다.
제목에서도 느끼겠지만 저자는 현대사회에 비만이 늘어나고 각종 질병들에 고생하게 된 것이 밀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기아 감소에 획기적이고도 혁혁한 공을 세운 밀이 이제는 우리를 병들게 하는 주범이라니. 원인은 간단하다. 유전자가 조작되었기 때문.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밀은 50년 전의 밀과도 다르다고 한다. 50년 전의 밀은 염색체가 14개였다고 하는데 대량 생산 등 인간이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밀은 개종된, 염색체 42개짜리 키 작은 밀이라고. 밀밭이라고 하면 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 생각나겠지만 지금은 바람에 휘청휘청하는 키 큰 밀들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밀가루를 끊은 것만으로도 건강해진 저자의 환자 케이스가 수없이 소개되어 있는데, 나 역시 밀가루를 과도하게 많이 섭취하기 시작한 대학교 3학년 무렵부터 여드름 나고 피부가 뒤집어지기도 했던터라 어느 정도 공감된다. 설탕도, 밀가루도, 정제된 것은 좋을게 없긴 하지. 하지만 고기도 잘 안먹는데 밀가루도 안 먹게 되면 난 정말 먹을 것이 없다는 슬픈 사실. 식습관 때문에 밀가루를 아예 끊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도 매일 아침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있지만, 먹는 것에 좀 더 신경쓰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책이다.

연아 vs 마오


1월 1일 오후, 신랑은 출근하고 혼자 빈둥빈둥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케이블에서 연아와 마오의 옛 경기들을 보여주는 것을 발견.

2006년 경기 정도부터 본 것 같은데 올림픽을 포함해서 바로 얼마전 NRW 경기까지 볼 수 있었다. 둘의 경기를 보면 연아는 정말 타고났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마오도 훌륭한 선수임은 틀림 없고, 경기를 쭉 이어서 보니까 해마다 기량이 늘어가는 것이 내 눈에까지 보일 정도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느껴지지만 연아가 있는 한 최고가 되기는 힘들겠구나 싶다. 그래도 선의의 경쟁자가 있었던 덕분에 두 선수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겠지.  
정말 아름답고 우아한 연아의 스파이럴을 보고 있자니 누가 대인배 김슨생에게 돈연아라 비난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어 혼자 막 흥분이 되던지. 장시간 혼자 TV 보다 보니 별의 별 생각을 다한다 싶네. 이제 그만 은퇴하고 편히 대학생으로서의 낭만과 청춘을 만끽해도 될 것 같은데 선수 생활을 계속 하는 것도 대단하고. 그 어린 나이에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 씀씀이도 대단하고. 무엇보다 그 실력이 대단하다. 스포츠를 예술로 승화시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노력했을지. 1만시간을 훌쩍 넘겨 훈련이 일상이 되었을테지.
문득, 지금 내가 1만시간 무엇에인가 노력을 쏟는다면 어떻게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3시간 10년. 40대 후반. 우와~ 앞으로 10년이 더 지나도 살 날이 몇 십년은 남아있을 한창 나이구나. 흠. 그럼 정말 영어를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또 한 번 해보았다. >.<

2013년 1월 3일 목요일

바티칸 박물관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에 간 바티칸 박물관전.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어딜 가나 한가한 편이라 생각되어 서둘러 갔는데 생각보단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와서 이 그림은 성인 누구를 그린 그림이야라고 설명해주는 부모를 보니 종교가 있다면 크리스마스 아침에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이제 그림을 보는데도 취향이 생겨서 성서에 나오는 그림들, 중세 뿐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 그림들도 감흥이 없고 별로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조각 작품만 보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전시회였다.
 처음엔 피에타와 라오콘 군상이 온다길래 설마, 말도 안돼, 했었는데 생각했던대로 헤라클레스와 텔레포스 석상 외에는 진품이 없다. 조금이라도 균열이 있는 작품은 손상의 우려로 국외 반출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진품은 아니지만 진품을 그대로 본뜬 것들이고 그 섬세함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은 덜했다. 사실 조각 작품 당연히 별 관심없고 잘 모르는데 베르니니의 페르세포네의 납치라는 작품을 보고 대리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 섬세한 질감에 감탄을 했던 터라 바티칸전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도슨트에게서 한시간 정도 설명을 들었는데 그 중 재미있었던 것 몇가지.
미켈란젤로가 25살에 피에타를 만들고 공개한 날, 작품 주위를 서성이며 반응을 수집하였는데 아무도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란 것을 몰라서 화가 난 그는 그날 밤 마리아 옷의 가슴띠에 본인의 작품이라는 것을, 마리아의 왼손에 M이라는 이니셜을 새겼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고. 이 작품은 수십년 전 어느 정신병자가 망치로 깨버린 일이 있었던 터라 현재 방탄유리 안에 들어가 있고 가까이에서 볼 수가 없는데, 이건희는 바티칸 가서도 방탄유리 안에서 작품을 감상했다는군.역시 머니는 세계를 지배한다는.
라오콘의 잃어버린 오른팔을 최근에야 찾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한데 복원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라오콘 발굴 시 현장에 있었고 그 작품성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미켈란젤로는 복원 작업에도 참여하고 싶었으나 당시 시스티나 천장화를 제작하던 중이라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복원된 라오콘은 오른팔을 쭉 뻗고 있는 형태였으나 나중에 발견된 오른팔은 팔꿈치를 구부린 형태이다. 라오콘의 오른쪽 갈비뼈 부분을 보면 수축되어 있어서 인체에 대한 이해가 있었더라면 그러한 형태로 복원하지는 않았을테지만 누구의 이슈 제기도 없이 잃어버린 팔이 발견될 때까지 그런 모습으로 벨베데레 정원에 서있었고 이번에 온 작품도 그 복원품이다. 여기서 반전은 미켈란젤로가 복원 작업에 참여는 못했지만 나라면 이렇게 복원하겠다고 스케치를 해 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실제 모습처럼 팔꿈치를 구부린 형태였다고. 역시 미켈란젤로는 탁월한 사람.하나 더, 대리석은 매우 약해서 지지대를 잘 만들어놓지 않으면 활 쏘는 동작 등을 표현할 때 팔이 뚝 떨어지고 만다고 한다. 그런데 라오콘 군상에는 지지대가 하나도 없다고. 안정적인 구도와 휘감는 뱀이 지지대의 역할까지 한다고 하니 헬레니즘 시대의 조각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른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일화. 초천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세상 만사에 너무나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위키피디아에 검색해보면 그는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기술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도시 계획가, 천문학자, 지리학자, 음악가라고 나오는 전형적인 르네상스형 인간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짜 직업은? 바로 요리사! 도슨트가 낸 퀴즈인데 내가 맞춰서 아주 깜놀하는 눈치였다. 내가 알기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은 몇 십점 안되는 반면, 발견된 레시피만 하더라도 몇 만장에 달할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최후의 만찬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그리지 않으려다 식당 벽화라고 했더니 그러면 그리겠다고 했다나. 3년의 제작 기간 중 2년 반 동안은 최후의 만찬 때 어떤 음식을 먹었을 지 고민하고, 식탁에 직접 배치해보는 등 구상 작업에 정성을 쏟고 그림은 6개월만에 뚝딱 그렸다고 한다. 이번에 알게 된 더 재미있는 사실은 비너스의 탄생으로 유명한 보티첼리와 동업으로 식당까지 열었다고!
작품도 작품이지만 역시 그 시절을 살아간 작가들의 스토리가 들어가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2013.3.31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2013

2012년 결산.
길지 않은 인생 1년 단위로 끊는게 소모적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반복되는 일상 일부러라도 끊어서 돌아보고 반성하고 보다 나아지기 위한 노력은 필요한 것 같다.

2012년엔 몇가지 변화가 있었다.

1. 회사
TF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때문이기도 하고 워낙 변화무쌍한 조직이라 올 한 해 세 개 본부, 네 명의 팀장을 겪었다. 아직까지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고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오픈 될 예정이라 성패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창립 이래 최대 금액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라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도 많다. 바쁜 나날들도 있었고 망연자실한 날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컨설팅 받으면서 배운 것들도 좀 있었던 것 같다. 가끔 기존 조직에 있었으면 좋은 평가 받고 더 자신감있게 일했을텐데 여기선 맘대로 되는 것도 없고 뭐한건가 싶은 생각이 들때도 많았다. 어쨌건 지난 날은 뒤로 하고 남은 기간 열심히, 그리고 잘 해내야겠다.

2. 취미/문화생활
올 해는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많이 한 해였다.
-발레. 지젤을 시작으로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를 다 보았는데 인간의 몸으로 표현되는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을. 발레리나는 말할 것도 없고, 전에는 발레리노의 매력을 몰랐는데 힘있는 점프가 정말 멋졌다.
-오페라. 정식 오페라는 아직 라보엠밖에 겪어보지 못했지만 오페라 갈라를 두 번 정도 더 볼 기회가 있었다. 이 또한 인간의 목소리가 얼마나 훌륭한 악기인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뮤지컬 위키드와 레미제라블도 감동적이었다.
-연주회. 올 해 해외 연주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할 기회가 많았는데 대만족이었다. 비용의 압박으로 좋은 좌석에서 즐기긴 어렵지만 경험을 해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 차이.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좋은 공연을 즐기고 싶다.
-그림. 그리고 싶다, 그리고 싶다 말만 하다가 드디어. 학원에 나가게 되었다. 지금 잠시 쉬는 중이고 언제까지 하게될 진 모르겠지만 그리는 시간동안은 즐겁다. 언젠가 여행지에서 색연필로 슥슥 그릴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여행. 마카오, 홍콩, 대만, 상해.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친구들과 동행한 여행. 긴 시간 함께해 온 유년시절 친구와의 여행, 회사라는 드라이한 공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의 여행. 정말 즐겁고 유쾌하고 의미 있었던 시간들이다. 앞으로 한께할 시간들도 기대되는 인연들.

3. 자기계발
블로그를 시작하였다. 맘편히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다시 독서모임을 시작하였다. 덕분에(블로그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올해 31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 혼자라면 다소 편협한 도서선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텐데 여러 사람의 기호가 반영된 책을 볼 수 있다는 정도로 의미를 두려고 한다.
올해도 영어공부는 하지 않았다. 언제쯤 영어공부란 얘길 하지않고 생활 속에 녹여낼 수 있을지 원. >.<

2013년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여 또 어떤 다이나믹한 일들이 생갈지 짐작도 안간다.
나는 지금까지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때론 후회도 해가면서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의 나를 기대하며 살아갈 것이다.
여러분들도 힘내시길!
Happy new year~!!

2012년 12월 30일 일요일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이번 달 독서모임의 주제는 인간과 사회이다. 마침 대선을 치룬 후라, ‘보수’는 이 시대를 어떻게 지배해 온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선택한 책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에서 말하는 세 가지 명제가 꼭 보수만의 레토릭은 아닌 것 같다. 다만 현재의 기준으로 보자면 인류의 지난 역사가 진보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할 때마다 그러한 변화에 대해 반대논리를 펼 수밖에 없는 쪽이 보수이다 보니 그들이 펼친 논리를 참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세상을 조종해 온 세 가지 논리라고 하는 것은 역효과 명제, 무용 명제, 위험 명제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을 법한, 그래봐야 의도했던대로 안되고 정반대 결과만 낳을걸? 그래봐야 아무소용 없을걸? 그러면 우리가 위험해질 걸?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류가 정진을 시작한 이후 크게 세 번의 진보적인 과제가 화두가 되었는데 첫번째가 프랑스 혁명으로 대표되는 인권, 시민권의 정립. 두번째가 보통선거권, 투표권의 확대. 세번째가 복지국가의 등장이다. 이 때마다 보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프랑스혁명이 도대체 어떤 변화를 가져온거야? 프랑스혁명의 결과 혹은 흔히 말하는 성과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구체제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는데! (무용 명제)
보통선거권이 확대되면 글도 못 읽는 농촌 민중들이 투표권을 얻게 되고, 그러면 그들의 투표는 오히려 매수되거나 권력자들의 뜻대로 유도될 거라고. 민주주의가 오히려 지배 집단의 권력을 강화시키고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게 된다니까! (위험 명제)
실업보험이라고? 그러면 새로운 일거리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게 되고 사람들은 게을러져.
빈민구제법이라니! 구걸을 방지하자는 것이 오히려 구걸을 합법적인 직업으로 만들어버렸네.(역효과 명제)

이런 이야기들은 참으로 그럴듯하지 않은가? 한쪽 면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목적을 가진 사회적 행위는 분명 긍정적 결과와 부정적 결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고 때로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긍정/부정 어느 결과가 더 큰지, 옳은 것인지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지난 대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지만 프랑스 혁명 이후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이들은 얼마나 괴로웠겠는가. 역효과 명제보다 무용 명제가 훨씬 더 고통스러운 것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역효과 명제는 그래도 변화는 있었고 그 방향이 의도와는 반대였으나 그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무용 명제는 어떠한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는 무기력을 수반하므로 매우 모욕적이라고 한다.
역사의 단계를 뛰어넘을 순 없는 법. 더디 가더라도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미래를 맞이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