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5일 월요일

46개월 리뷰

99.5cm가 되었다. 1m까지 0.5cm 남았구나, 감개무량하다.
잠 잘 때 영우는 통잠을 자는데 함께 자는 사람의 얼굴을 너무 비벼대서 함께 자는 사람은 통잠을 잘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넓은 장소에서 뒹굴대며 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자는 장소가 협소해져서 생긴 습관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또래를 만나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몇 살이예요? 라서 친구면 엄청 반가워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또래는 영우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 어른에게도 이름을 물어본다. 그래서인지 어린이집의 다른 반 선생님 이름도 다 기억하고 있어서 선생님들이 굉장히 신기해하신다. 며칠 전에는 지우형 엄마에게도 이름이 뭐냐고 물어봐서 이 또래에 이름 물어보는 아이는 처음이라며 신기해하셨다.
영우는 대체로 발음이 좋고 어휘가 풍부한 편인데 제대로 한글을 가르치지 않으니 헷갈리는 표현들이 있는 것 같다. '읽으는거, 앉으는거, 볶으기만 하면 되네' 등의 표현을 하는데 그때그때 수정은 해주지만 아직 제대로 알려주는 것은 무리일거라 방치중이다.
계속 영어를 시킬까 하는 고민이 있는데, 신랑과의 대화를 들은 영우가 '엄마 나 영어공부 시키려고? 싫은데. 엄마가 영어 알려주면 되잖아'라고 한다. 결론은 났는데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은 푸르니의 교육방침에 어긋나기 때문에 마음에 걸리는 것일테지.
최근에 들은 귀여운 표현은 신호등이 어떻게 색깔이 바뀌는지 아는거냐는건데, 빨간불을 간지럽히면 초록불이 나타나게 된단다. 결혼 이야기가 나와서 영우도 결혼하고 싶냐니까 다 크고나서 생각해본단다. 요즘은 10살 되면 뭐하겠다, 어른이 되면 뭐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느 날 돌아서면 쑥 커있겠지.

1400일 메리 크리스마스

아침에 눈 뜬 영우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왔다갔나보다고 하니 벌떡 일어나 두리번 거리다가 방방이 위에 쌓인 선물을 발견하고는 달려가서 '선물이다~!'를 외치며 신나한다. 선물이 왜이렇게 많냐며 산타할아버지랑 이모랑 힘을 합쳐서 준건가 한다. 정확히 알고 있군. 전날 교회에서 문집사님 내외를 만났을 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많이 줄 것 같냐는 질문에 매우 자신없어 하더니, 영우가 무슨 착한 일을 많이 했는지, 잠을 많이 자서 그런건지 생각하는게 너무 웃기다.

새 장난감들로 놀이하느라 교회에 안가려고 하길래 로봇 하나를 가방에 넣어서 데리고 갔는데 선물에 눈이 어두워 교회에 간 것이 잘못이었다. 이 날은 유아부 예배가 없어서 다같이 예배당에서 예배를 보는데, 어찌나 산만하고 시끄러운지. 결국은 앞자리 아저씨의 제발 좀 조용히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예배당을 나와야했다. 다음부터는 함께 예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교회를 가지 않으리.
연휴가 휙 지나가버려서 엄마랑 외출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외식을 하려고 하는데 영우는 새 놀잇감을 갖고 노느라 외출하기 싫다고 한다. 그래서 충분히 놀이한 후 칸지고고에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영우가 탕수육과 밥을 정말 잘 먹어서 뿌듯하다. 매번 세 식구만 밥을 먹으니 탕수육을 먹기가 애매했는데 영우는 탕수육 맛에 반한듯하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가는구나.

1399일 교회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브

지난 번 만났을 때, 림림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에는 교회에서 행사가 많을거라고 했는데, 과연 그러했다. 유아부에서는 반별로 성탄 발표회를 했는데, 연습을 시켜도 안될 것을 알았는지 영우네 반은 노래나 율동은 시키지 않고 음악에 맞춰 마라카스만 흔들었다. 괜찮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오후에는 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있었다. 예전에 한 번 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싶어 포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교회 공연이니 부담없이 보러갔다. 영우가 잘 협조해줄까 염려가 되었는데, 드레스 입고 입장하는 솔리스트들을 보고 공주님은 언제 나오는거냐며 기다리다가 잠이 들어준 덕분에 무사히 공연 전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전곡은 아니었지만 성가대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꽤나 괜찮은 수준이고, 솔리스트들도 나쁘지 않았다. 2부 예배 때 가끔 특송하시는 분들이 솔리스트로 나오니 괜히 반갑던지. 할렐루야 때 모두 기립을 하였는데 교회 공연에서도 이렇게 오글거리는데 실제 공연장에서 기립할라치면 얼마나 오글거릴까 싶다. 오히려 괜찮으려나.

영우는 한 시간 푹 자고 일어나서는 다시 공주님을 기다리며 잘 참아주었다. 두 공주님의 노래를 듣고 나서야 지겨워졌는지 집에 가고싶다고 해서 마지막 합창곡 할 때 예배당을 나왔다. 집에 갈 줄 알았더니 예슬이를 봐야한다며, 예슬이 보러가자고 해서 다시 들어갔다가 정말로 예슬이를 만나버렸다. 둘이 끌어안고 손잡고 폴짝거리며 좋아하다가 헤어진 후에 교회에서 제공하는 떡국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에서 저녁까지 먹는 삶을 살게 될 줄이야.

1398일 쇼핑

다음 주 눈썰매장 갈 준비를 위하여 방수부츠와 스키바지를 사러 갔다. 어딜 가도 복잡할 것 같아서, 그리고 NC백화점의 존재를 깨달아서 처음 가보았는데, 복잡하기는 하지만 나름 쇼핑거리가 있었다. 어그부츠는 세 개나 있는데 방수되는 부츠는 없어서 눈놀이를 하려고 생각하니 필요하다 싶어 샀는데 영우가 엄청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스키바지는 아직 입혀보지도 않았는데 어서 빨리 스키바지 입고 눈썰매가 아니라 보드타는 날이 오면 좋겠다.
영우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싶어한 덕분에 적절한 컵세트를 발견하여 내게도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었다. 크리스마스 에디션이라 크리스마스가 코앞이 되니 50% 세일을 하는 적절한 가격. 돌아가는 길에 현대백화점 주차장을 보니 만차던데 복잡한 백화점 대신 이쪽에서 쇼핑해도 되겠다 싶다.

1397일 즐거운 금요일

금요일은 호기심 딱지라는 단어만 들려도, 금요일이라는 단어만 들려도 벌떡 일어난다. 한 순간이라도 놓칠까봐 쉬하면서도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게 너무 웃기다.
오늘은 등원할 때 다니엘 타이거의 '어른들은 꼭 돌아와~'라는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였다. 부끄러워서 하기 싫었으나 영우가 울음을 보이는 바람에 달래려고 노래를 하고 말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선생님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 이상한 노래는 무엇인지 당황하신 듯하고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라 알림장에 변명처럼 영우가 불러달라고 했다는 내용을 써야만했다.
할머니가 오셨다. 오랜만에 신랑과 함께 영우를 하원시키는데 작은초록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한다. 영우에게 할머니가 오셨다고 하니 금세 놀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간다. 거실에 앉아계신 할머니를 보고는 '할머니~'하며 달려가 안기는 영우. 별 계획은 없지만 할머니와 함께하는 연휴 시작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종이벽돌블럭을 쌓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양말 붙여줄래요' 하며 양말 모양 천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며주었다고 한다. 양말 모양 천을 이곳 저곳 붙이며 알록달록하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몄단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케이크를 만들 재료(블루베리, 딸기, 생크림, 빵)의 색, 냄새, 맛을 알아보고 빵칼을 사용하여 머핀빵의 둥근 윗부분을 잘라보았단다. 잘려진 빵 위에 생크림을 발라보고 블루베리, 딸기 등 과일을 사용하여 꾸며보았단다. '맛있어요' 하며 맛있게 먹어보았다고 한다.

1396일 아빠의 육아

이번 주는 회식 두 번에 야근까지 있어서 아빠가 영우와 저녁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있다. 우리에겐 오뚜기 피자가 있으니 이제 저녁 걱정을 별로 하지 않는데 이 날은 짜장라면을 먹었다고 한다.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짜장라면을 하던 중에 갑자기 빵이 먹고 싶다고 해서 짜장면과 빵을 간식으로 먹었다는 영우. 먹기는 많이 먹는다. 노력하면 실력이 는다는 다니엘 타이거의 말처럼 이제 점점 신랑의 육아스킬이 늘고 있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 후 선생님과 크리스마스 행사에 대해이야기 나누어 보고 기분 좋게 오전 일과를 보냈다고 한다. 점심 식사 후 1시 10분에 잠이 들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로부터 온 편지 선물을 받아보고 편지 내용을 들어보았다고 한다. 편지지에 그려진 계란 그림을 살펴본 후 '영우 건 계란이네~' 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고 한다. 영우가 직접 고른 계란을 깨고 나오는 샐리 엽서이지^^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편지 내용도 끝까지 들어보았단다.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주황놀이터에 처음 올라가는 점과 크리스마스 행사에 대한 설렘을 갖고 함께 즐겨보았단다. 자리에 앉아 푸르니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하는 연주와 짧은 연극을 보고 겨울 노래(괜찮아요, 멋진 눈사람, 루돌프 사슴코)를 따라 불러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뒤이어 파랑새, 방울새, 종달새 반 형님들이 부르는 겨울 노래를 들으며 따라 불러보고 힘껏 박수를 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행사가 끝난 뒤 다람쥐반에서 놀이하며 주황놀이터에서 들었던 겨울 노래를 반복하여 흥겹게 불러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2017년 12월 24일 일요일

1395일 몸이 안좋아요.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더 안 좋은지 병원에 가고싶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도 의사선생님께 '머리도 아프고 몸도 안 좋아요' 하는데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귀여운지. 어린이집에서는 들어가기 싫어하다가 결국 눈물을 보인다. 그래도 잘 놀고, 낮잠도 잘 잤다고 한다. 낮잠 잘 때 금세 잠들었는데 일어나서는 낮잠 안 잔 거 같다며 좀 피곤해했나보다. 저녁에 신랑이 영우를 하원시키고 나를 데리러 왔는데 축 처져 있길래 아프냐고 물었더니 '쉬고 있는거야' 한다. 몸이 안 좋긴 한 모양인지 평소와 달리 정적으로 논 것 같다.
자려고 누웠는데 코가 막힌다고 손을 잡아달라고 하더니 엄마랑 같이 자겠다고 한다. 또 얼굴을 너무 많이 비벼대서 도대체 왜 그러냐고 했더니 엄마가 좋아서 그런단다. 그러면서 엄마아빠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고 있는 줄 아냐고, 몇 번이나 엄마아빠를 많이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행복이 이런데 있구나 싶어 찡했다.

- 어린이 집에서는
놀이실에 들어가 친구들의 놀이 모습을 살펴보며 기분전환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기분 좋게 놀이하던 중 울음을 보였지만 산타놀이, 듀플로 블럭 놀이를 즐기며 기분이 좋아졌단다.
큰 양말 모양을 따라 실을 꿰어보았다고 한다. 큰 양말 모양을 여러 방향으로 살펴본 후 소근육을 조절하며 끈을 꿰어보았단다. 큰 양말 모양을 따라 뚫린 구멍에 차례차례 끼워보고 완성된 양말 안에 손을 넣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1394일 아빠 친구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열이 난다. 머리도 아프다고 해서 38도는 안됐지만 해열제를 먹였더니 좀 나아져서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어린이집에서는 열이 38도를 훌쩍 넘어갔나보다. 해열제를 먹이긴 했는데 콧물도 나고 기침도 했나보다. 아이들이 계속 감기를 달고 사는데도 이만하면 건강하게 지낸다 싶었는데 그래도 피해갈 수가 없구나.
이 날도 나는 센터 송년회가 있어서 늦게 들어왔는데 마침 신랑도 약속이 있어서 신랑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였다. 집에 와보니 영우는 코를 훌쩍거리며 한글이 야호를 보고있다. 친구들 초대해서 이렇게도 놀만하구나 싶다. 영우를 향한 아빠의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놀랐다고 한다. 신랑이 영우한테 참 잘 하긴 하지.
친구들이 간 후 신랑이 못다한 작업을 마무리해야한다고 방에 들어가자 영우가 아빠아빠 엄청 찾는다. 노트북 갖고 와서 영우 옆에서 일하란다. 다정한 아빠가 노트북을 갖고 나와서 마우스 터치패드로 일하는 것을 본 영우는, 노트북 그렇게 안해도 된다며 미키를 가지고 오겠다고 하며 아빠 방으로 들어간다. 곧 마우스를 갖고 나왔는데, 터치패드가 마우스의 역할을 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신기하네.

- 어린이 집에서는
오전 놀이시간에는 커다란 트리를 탐색해보며 그림자 퍼즐을 맞춰보았다고 한다. 검은색 그림자를 보고 모양과 크기를 비교한 후 똑같은 트리장식을 찾아 고리에 걸어보았단다. 그림자 모양과 똑같은 트리장식을 모두 걸어 꾸며보고는 트리를 완성했다며 뿌듯해했다고 한다.
눈이 쌓인 잔디정원에서 눈을 이용한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았다고 한다. 양동이에 눈을 가득 담아 뿌려보며 차가움을 느껴보기도 하고 신체활동을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1393일 영화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어린이집 가면 재미있는거 많이 할텐데 하면서 이번 주 활동계획을 읽어주었더니 흥미로워했다. 오호~ 이거 괜찮은 방법이로군.
출장자들이 많이 와서 저녁에 급회식이 잡혔다. 영우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싶었는데 피자 먹는 사진이 왔다. 오뚜기 덕분에 좀 덜 미안하달까.

집에 왔더니 신랑이 영우와 영화를 보고 있다. 아빠가 영화를 보면서 주요 내용들을 이야기해주니까 영우는 영화를 보는 것도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뭘 이해할까 싶었는데, 우주에서 혼자 깨어나 생활하는 내용이 나오자 지겹겠다며 울기 시작한다. 지겹겠다는 표현은 이상하지만 대충 내용을 파악하고 엄마아빠와 떨어져서 외롭게 생활하는 모습이 슬피 느껴졌나보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감정을 느끼다니 신기하네.

- 어린이 집에서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꾸며보았다고 한다. 초반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다가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영우도 할래요'하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검은 종이를 골라 영우 사진을 찾아 붙여보고, 산타 모자 중 원하는 색의 모자를 골라 붙여 영우 산타를 꾸며주었단다. 누구에게 보내는 카드인지 물으니 고민하다가 '할머니, 할아버지요'라고 했단다. 나중에 엄마, 아빠 카드도 만들기로 했다고.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하고 싶은 말을 카드에 옮겨 적어주었다고 한다.
눈이 많이 와서 놀이실 내에서 즐기던 겨울놀이를 실외에서 즐겨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하얀 눈을 밟으며 찍히는 발자국을 보고 신나했단다. 놀이터로 달려가 눈싸움을 시작해 선생님, 친구에게 눈을 가득 모아 뿌리기도 하고 눈을 뭉쳐 던져보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누워보기도 했단다.

1392일 영우에게 보내는 카드

교회 소모임이 끝나서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더 정신없이 보냈다. 전 날 영우가 하도 얼굴을 비벼대서 한참동안 다시 잠들지 못한 바람에 일어나니 이미 10시가 다된 시간이다. 요즘 영우는 교회 가기 싫어해서 예배는 생략하고, 잠깐 친구를 만나러 나만 교회에 다녀왔다. 친구가 아파서, 건강검진 중에 유방암이 발견되어서, 검진에서 수술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데, 내 이야기도 해주고 하다보니 3년밖에 안된 일이란 것에 새삼 놀란다.
마트에 갔다가 서현에 있는 키즈카페에 가서 예슬이, 예진이, 세은이랑 놀았는데 이제는 아이들끼리 놀게 두어도 불안하거나 하지 않아서 편하고 좋다. 오랜만에 키즈카페 간다고 했더니 영우는 졸려 죽겠는데도 꼭 가서 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일요일 저녁이라 한 시간 정도 놀다가 돌아왔는데 이렇게 노는 것도 괜찮구나 싶다.
어린이집에서 내 준 숙제가 있다. 엄마아빠가 보낸 크리스마스카드 내용을 들어보고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 해 동안 자녀에게 고마운 점, 자녀가 성장한 점 등 하고싶은 이야기를 적은 손편지를 보내달라고 한다. 마트에서 카드를 못 찾아서 그냥 엽서에 썼는데 참으로 오글거린다. 어린이집 숙제이긴 하지만, 엄마아빠가 영우에게 쓴 첫 손편지이니 기념으로 남겨둔다.

1391일 수아의 방문

아침부터 수아를 기다린 영우, 드디어 수아가 왔다. 방방이에서 뛰어 놀고, 장난감을 다 꺼내서 이것저것 함께 해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책도 읽고, 텐트에 들어가 놀고, 로봇도 만들어달라고 하고, 둘이서 너무너무 잘 논다. 수아와 함께여서 그런지 사과도 잘 먹고, 치킨도 잘 먹고, 스콘과 마카롱은 먹으라고 말 안해도 자리에 착 앉아서 서로 먹을 것을 챙긴다. 나중에는 수아 동생 수현이도 왔는데, 함께 놀 수 있는 레벨은 아니지만 수현이를 안아도 보고, 만져도 보고, 이뻐해준다.
수아가 장난감을 갖고 놀이하는 방식을 보니 영우랑 완전 똑같다. 심지어 영우가 하는 대사랑도 비슷한다. 수아 엄마랑 아이들이 집에서 하는 행동, 어린이집에서 하는 행동 들을 이야기 나누어 보니 아이들 다 똑같다는 말이 맞는지 정말 비슷하고 고민되는 지점들도 비슷해서 면담에서 한 질문들까지도 비슷하다. 수아네 식구들은 총출동했는데 우리집에서 봐서 그런가 꽤 편하고 괜찮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다른 친구를 또 초대할까 했더니 신랑이 사람들 부담되게 왜 자꾸 초대하냐며 반대한다. 흠, 요즘 세상엔 그렇기도 하겠군. 그래도 영우가 좋아하니 초대하고 싶은데 너무 오버인가.

2017년 12월 16일 토요일

1390일 뭐 좋아해?

수아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아마 수아 부모님께서 시키신 것일테지만, 수아가 영우에게 와서 영우야 뭐 좋아해?라고 물었다고 한다. 영우가 '뭐? 먹는 거? 장난감? 뭐?'라고 반문을 하자 수아가 이해를 못하고 가버렸다고 한다. 영우가 뭐 좋아하는지 물어보라는 미션만 받았는데 반문을 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는 몰랐겠지, 그 상황이 너무나 눈에 그려져서 완전 빵터졌다.
동아리 송년회가 있어서 신랑이 영우의 저녁시간을 챙겼는데, 오뚜기 피자를 먹는데 영우가 3조각이나 먹었다고 한다. 영우가 먹는 양은 정말 많은 것 같다. 간편식이 잘 나와서 나같은 사람에게는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이번 주말엔 피자를 쟁여 놓으러 마트에 가야겠다.

- 어린이 집에서는
어제 밟아본 녹말 가루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탐색해보았다고 한다. 하얀 녹말 가루를 손으로 눌러보고 만져보고 느껴본 후 '부드러워요'라고 이야기하였단다. 녹말 가루 위에 뿌려진 물을 손으로 섞어보기도 하고 점성이 생긴 녹말가루를 잡아 흘러내리는 모습을 살펴보며 탐색을 즐겼다고 한다.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를 주제로 간호선생님께서 해주시는 안전교육 이야기를 들어보았다고 한다.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야기 나누어보고 '두근두근 예방주사' 그림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고 한다. 예방주사를 맞고 있는 그림책 속 친구를 보고 '영우는 3살 때는 조금 울었는데 4살 때는 안 울고 주사 맞았어요'하며 예방주사 맞은 경험을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건강할 때 예방주사를 맞아보고 평상시 놀이 후, 배변 후에도 손을 깨끗이 씻어 세균을 없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1389일 면담

요즘 영우가 즐겨보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은 다니엘 타이거. 정말 교육적이어서 마음에 든다. 이번에 본 편은 '몸이 아프면 편히 쉬어야해요' 인데 그것이 인상적이었는지 아침 내내 열이 나서 저녁까지 쉬어야겠다고 한다. 꾀병 부리지 말라니까 꾀병은 깨지는 병이냐는 반문.
어린이 집에서는 하반기 면담이 진행되었다. 상반기는 아이들의 적응 상황에 대한 면담이었다면 이번에는 발달 중심의 면담이다. 소근육, 대근육 모두 잘 발달하여 가위질을 하거나 마커 뚜껑을 열거나 할 때 힘들어하지 않고 잘 한다고 한다. 말도 잘 하고, 글자에 대한 관심도 많고, 숫자도 많이 셀 수 있어서 따로 교육을 하는지 물어보셨다. 영우의 교육은 대구에서 이미 완성되어왔지요, 엄마아빠가 더 발전시켜주지 못하고 있을 뿐 ㅜㅜ
대체로 일상생활 하면서 선생님께 전달받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는데, 몰랐던 사실은 내년이 되면 5세와 6세가 한 반에서 생활한다는 것. 5세는 6세를 모방하며 성장하고, 6세는 5세를 보살피고 끌어주는 역할을 한다는데 꽤 좋은 교육법인 것 같다. 누나와 형들 사이에서 지내는게 어색하지 않은 영우는 모방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아이들이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어린이집에서 엄청 이야기한다고 한다. 영우가 수아랑 놀고 싶어해서 초대를 했는데 지난 번처럼 다른 아이들이 들으면 속상해하거나 하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다 했더니 이미 아이들 모두 알고 있다며; 수아가 영우집 간다고 자랑을 했다지 뭔가. 아직은 아이들이 별 생각이 없는데 5,6세쯤 되면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끼리 약속을 한 후 아이들에게는 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당일에 이야기한 후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하신다.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푸르니 나름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학습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내년에도 잘 해보자 영우야.

- 어린이 집에서는
녹말을 탐색해보았다고 한다. 하얀 녹말 가루를 보고 '선생님! 눈 좋아요'라고 하며 녹말을 밟아보기도 하고 손으로 꾹꾹 누르기도 하면서 '빗소리 같아요'하고 들리는 소리를 표현해보았다고 한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걷고 누워보며 탐색하였다고 한다.

1388일 꽃선물

블럭으로 이것 저것 만들던 영우가 엄마한테 선물을 주겠다며 꽃선물이라며 블럭을 내민다. 엄마는 꽃을 좋아하니까 엄마한테만 꽃선물을 한다며 여러 개를 만들어 주었다. 꽃 좋아하는 엄마라는 이미지는 좀 가식적인 것 같지만 아들한테서 꽃선물이라니, 아이고 좋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전 날 오전에 2살, 3살 때 영우 놀이를 했는데 잠이 들기 직전에 6,7,8살 영우 놀이를 못했다며 더 놀고 싶어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알림장에 썼더랬다. 선생님 말씀은 놀고싶은 마음과 이유를 표현하는게 더욱 구체적이어지는 것 같다며, 영우가 체력이 좋다보니 놀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때가 많은가보다고 하셨다. 날이 추워져서 실외에서 신체활동을 하기 어려움이 있겠지만 실내놀이터에서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빅와플블럭으로 썰매를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놀이실 바닥에 있는 비닐 위에 직접 만든 썰매를 올린 뒤 타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따뜻한 음식이 먹고싶다고 하자 가게를 구성하기도 하여, 붕어빵, 호떡 등 따뜻한 음식을 판매해보았다고 한다.

1387일 아빠 그러지 마.

조금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신랑이 영우를 먼저 하원시키고 나를 데리러 왔다. 분당의 신호체계는 매우 이상해서 한 번 신호를 받으면 계속 신호를 받게된다. 그래서 운전 중 짜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그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좌회전 신호를 받아야 하는데, 저 멀리서부터 신호가 바뀐 것을 봤는데 도대체 앞 차가 가지를 않는다. 앞 앞 차가 안가는건가 싶었으나 앞에는 차가 없는데 그냥 안가는거다.
아빠가 흥분하기 시작하자 영우가 '아빠 그러지 마. 왜냐하면 처음 운전해서 그래'라고 한다. 신호를 못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자 신랑이 하이빔을 막 쐈는데 영우가 반복해서 그러지 마를 외친다. 겨우 신호를 받아 좌회전을 하면서 저 아저씨는 너무했어라고 하자 '아저씬지 모르잖아. 처음 운전해서 그렇다고 내가 여러번 이야기했잖아. 그러지 마'라고 한다. 어른보다 나은 영우. 하지만 그 차는 정말 너무했다.
영우가 노는 것을 보니 귀여워서 엄마 좀 안아달라고 하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럼 엄마도 영우랑 안 놀아줘야지 했더니 벌떡 일어나 와서 안긴다. 요물같은 녀석.
책을 읽고 싶다고 가만 놔두면 뭐가 생기는거 읽어달라고 한다. 예전에는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또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안 읽어본 책을 읽고싶어한다. 대체로 아빠랑 책을 읽어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잘 모르는데 '가만 놔두면 뭐가 생기는거' 라는 어려운 표현을 듣고 곰팡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지금 생각해봐도 어떻게 알아챘는지 훌륭하네 그려.
갑자기 수아랑 우리 집에서 피아노 놀이를 하고싶다고, 수아가 놀러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번 주 토요일은 수아를 초대해서 놀기로~

- 어린이 집에서는
놀이실 내에서 겨울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언어영역에 있는 겨울놀이 화보를 보며 썰매, 스케이트 등 겨울놀이에 대해 알아본 뒤, 놀이실 바닥에 부착된 비닐 위에 올라가 겨울철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선생님과 손을 마주잡고 썰매를 타기도 하였단다.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놀이터에서 놀이가 이루어져서 영우는 선생님, 친구와 함께 얼음집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빅브릭스를 끼워 얼음집을 구성한 뒤, '얘들아! 추우니까 집으로 들어와~' 하며 친구들과 함께 얼음집 안에 들어가 몸을 녹이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1386일 선물 발견

아 이럴수가, 바자회에서 산 선물을 들켜버렸다. 제대로 숨겨놓지 않은 내 잘못이긴 하지. 왜 평소에 잘 들어가지 않는 아빠 방에 들어간 것일까. 그래도 자동차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 아직 기타는 발견하지 못했다. 크리스마스까지 잘 사수해보자.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울음을 보였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울음 그치고 헬로카봇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커다란 블럭을 이어붙여 헬로카봇을 만들었다며 자랑했단다. 나중에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주기로 했다고 한다.
지점토로 눈사람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유리창에 붙어있는 눈사람을 살펴보며 지점토를 둥글게 굴려보고 쌓아 올려 눈사람 모양을 만든 뒤 빨대를 꽂아 팔을 표현해보았다고 한다. 지점토를 납작하게 누른 뒤 길게 늘여서 눈길을 만들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1385일 바자회

교회 소모임이 종강을 하면서 멤버들의 기증품으로 바자회를 열었다. 지난 주에 만난 의준형네 부부를 초대하여 지혜씨가 모자도 득템했다고 하고, 얼떨결에 판매도 하고, 신랑도 뒷정리할때까지 있어주니 뭔가 교회에 참여도가 높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바자회 덕분에 영우 스키장갑과 선글라스, 대형 튜브도 생기고, 신랑 티셔츠와 영우 장난감도 몇 개 샀다. 장난감 중에 새 제품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이 될 예정이고, 중고 제품은 좀 특이한 블럭인데 엄청 잘 갖고 놀아서 뿌듯하다.
바자회가 끝난 후 바베큐 파티를 했는데, 고기가 익는 동안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컵라면이 제공되었다. 전 날 지우가 컵라면 먹다가 코로 면발이 나온 이야기를 들으며 5살밖에 안됐는데 라면을 먹어도 되나 생각했는데  4살에 컵라면을 맛본 영우. 고기는 먹기 싫어해서 라면 국물에 찍어서 밥 한그릇을 뚝딱한다. 9살 하령이 누나가 옆에 앉아서 영우 밥을 떠먹여주니 어찌나 웃기던지. 인형놀이하는 기분일까?
이제 모임이 마무리되면 당분간은 일요일에 여유가 생기려나. 한편으로는 커뮤니티가 생겨서 좋고 한편으로는 시간을 너무 많이 써야되서 부담스럽구나.

1384일 지우형과 333 이모들

지우형과 소명이가 놀러왔다. 지우는 영우를 챙기며, 영우는 소명이를 챙기며, 꼬꼬마들 어찌나 잘 노는지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 아이들끼리 툭탁거리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어도 얼마나 귀여운지. 지우는 엄마가 설거지하고 오겠다고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전혀 엄마를 찾지 않고 동생들과 싸우지도 않아서 지우맘은 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여유롭게 집안일을 하는 호사를 누렸다며 좋아한다. 이런게 호사라는게 슬픈 일이긴 하지만 독박육아중이니 정말 혼자만의 시간이 없을 듯하여 다시금 공동육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3시 반까지 잘 놀다가 지우네는 외할머니댁으로 우리는 333 이모들을 만나러 서울로 갔다. 가는 도중에 잠든 영우는 더 자고 싶은데 잠을 깬 바람에 징징모드가 되어서 지난 번 모임에서 이모들이 입장할 때마다 이름을 불러주며 눈웃음을 날리던 모습은 기대할 수가 없다. 그래도 잠이 다 깬 후에는 기분이 좋아져서 꾹꾹 눌러담은 공기밥 한그릇을 다 비워냈다. 우텐더의 고기는 참 맛있었는데 다행히 영우도 두 세 점 받아 먹어서 보람차다.
우텐더에서 식사를 마치고 이어서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커피집 키쏘에서 수지형의 팀장 취임(?) 축하파티를 거행했다. 센스 만점의 림과 봄의 선물에 나는 그저 얹혀갈 뿐, 이쁜 꽃다발을 받고 수줍어하던 수지형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심심해서 방황중인 영우의 뒷모습을 보며 비율이 좋다고 느끼는 건 나만의 착각인가요.

2017년 12월 9일 토요일

1383일 만들기

요즘 영우는 가위질을 하고싶어 한다. 가위로 오려서 테이프로 붙이는 일을 하고싶어 하지만 집에 유아용 가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내가 대신 오려준다. 이번에는 종이박스 몇 개를 가져다 쥐어주었더니 테이프로 오려붙이며 즐거워한다. 이런 사소한 놀이에도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집에서 좀 더 많이 놀아주면 좋을텐데 싶지만 현실은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엉덩이를 떼기도 힘든 엄마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김, 백김치, 양념기치, 낙지볶음 모두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한 손에 김을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밥을 떠보며 함께 싸서 맛있게 먹어보았단다. 김 반찬이 맛있었는지 '김 더 주세요' 하며 한 번 더 추가배식 받아 먹었다고 한다. 낙지볶음은 입에 담고 반복하여 씹는 모습을 보여 물어보니 '낙지 씹기가 힘들어요'라고 이야기하였단다. 여러 번 더 씹어본 후 꿀꺽 삼켜보았다고 한다.
오늘도 면봉 사용하여 하얀 물감을 묻혀 눈 내리는 모습을 표현해보았다고 한다. 면봉에 하얀 물감을 많이 찍어본 후 종이에 여러번 반복하여 찍어 쌓인 눈을 표핸해보았단다. 면봉을 이리저리 문질러보며 눈보라치는 모습을 표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1382일 공부는 어떻게 해?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옆에 오더니 '이건 어떻게 알게 되는거야?'라며 궁금해한다. 영우가 호기심은 많은 편인 듯하다. 기억력도 좋고 해서 교육을 일찍 시켜도 될 것 같기도 한데 뒷받침할 자신은 없고..어려운 일이다.
처음 일본어를 공부하던 시점에 영우에게 '하지메마시떼(처음 뵙겠습니다)'를 알려줬는데 잊지도 않고 잘 쓴다. 무창포 갔을 때 진섭이가 '곤니치와'를 하길래 영우도 일본말 알잖아 했더니 곧 '하지메마시떼'라고 해서 모두를 놀라게 했더랬다. '이타다키마스(잘 먹겠습니다)'와 '고치소사마데시다(잘 먹었습니다)'를 알려줬으니 일본 여행 가서 대활약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면동을 사용하여 흰 눈을 표현해보았다고 한다. 컵에 담긴 흰 물감에 면봉을 찍어 물감을 묻혀보고 검정 종이에 반복하여 찍어보았다고 한다. 검은 종이에 물감을 여러 번 찍어보고 동그란 모양으로 점점 크게 찍어보기도 하며 '선생님! 눈이 많이 와요. 중간에 큰 눈도 있고 눈사람도 있어요'라고 이야기해주었단다. 이제 밤에 내린 눈과 어린이집에서 함께 눈을 보았던 경험도 이야기 나누었다고 한다.
'나는 소중해요'를 주제로 한 성폭력 학대예방교육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내 몸에 있는 눈, 코, 입, 손, 발 등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말해본 후 소중한 부분이 어떤 점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영상 속 신체 부위가 각각 하는 일에 대해 들어본 후 속옷 속 소중한 곳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화장실에서도 소변본 후 속옷을 올리고 나오기로 반복하여 약속을 했다고 한다.

1381일 치카 좀 시켜줘.

저녁이 되면 유난히 아빠를 더 찾아서 아빠는 피곤하다. 이 날도 녹초가 되어서 영우한테 아빠 치카 좀 시켜달라고 했더니 '진짜 시켜줘야돼? 어른이잖아'라고 한다. 요즘 들어 어른이 할 일을 미루면 호되게 지적하는 영우.

- 어린이 집에서는
따뜻한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모래놀이감으로 따뜻한 겨울 음식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다람쥐반에서 호떡 만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본 것이 떠올랐는지 모래를 뭉쳐보고 놀이감으로 눌러보기도 하며 따뜻한 호떡을 만들어보았단다. 모래 놀이 후 차가워진 손을 비벼보기도 하고 입김을 불어 녹여보기도 하였단다.
따뜻한 코코아를 만들어 마셔보았다고 한다. 유자차와 달리 코코아에는 어떤 음료가 들어가는지 물어보니 '우유요'라고 이야기해주며 코코아 가루의 냄새를 맡아보고 맛, 색을 탑색해본 후 따뜻한 우유와 섞어보았단다. 하얀 우유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살펴보고 컵을 들어 마시면서 '초코 맛이예요. 맛있다!' 하며 코코아의 맛을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1380일 보고싶은 성민이

오랜만에 성민이랑 영상통화를 하였다. 성민이가 영우형을 부를 때마다 영우는 '왜? 성민아 왜?' 하며 얼굴을 쓰다듬기도 하고, 영우가 하는 거 보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장난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는 성민이가 보고 싶다며 눈물을 찔끔 흘린다. 놀이를 하면서도 계속 성민이가 보고싶다며 중얼중얼한다. 동생한테 이야기해주니 성민이도 전화 끊고 나서 영우형을 외쳤다고 한다. 가까이에 있어서 자주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다시금 아쉽다.

- 어린이 집에서는
추울 때 먹는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놀이를 해보았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아침에 영우는 호떡이나 붕어빵 먹어보았냐고 물어보시는데 붕어빵은 안 먹어봤다고 하니 다람쥐반 아이들은 아무도 붕어빵을 먹어보지 않았다며, 전 날 붕어빵 사진을 보여주는데 아이들이 이제 뭔지를 모르더란다. 당연히 모두 먹어봤을 줄 알고 미리 경험시켜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수업은 아이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힘들겠네요 하신다.
화보 속 붕어빵 가게를 보고 가게에서 파는 호떡, 붕어빵, 고구마를 보며 따뜻한 음식을 이야기나누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종이벽돌블럭으로 붕어빵 가게를 구성해 보고 가게 주인이 되어 '붕어빵이랑 호떡 있어요' 하며 손님들을 불러보고 포장지에 담아 건네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유자차를 만들어 마셔보기도 하였단다. 컵 속에 담긴 유자를 숟가락으로 찍어 맛을 본 뒤 미지근한 물을 담아주니 숟가락으로 저어보았다고 한다. 물과 함께 섞인 유자를 살펴보고 컵을 들어 마셔보았다고 한다. '달콤해요~' 이야기하면서 컵 속에 남은 유자를 모두 건져 먹었다고 한다.

1379일 평온한 하루

어쩐 일인지 '엄마아빠랑 헤어지기 싫지만 참을 수 있어'라며 안 울고 들어갔다. 시작이 좋아서인지 일주일 내내 울지 않고 들어갔다. 휴우, 이제 끝난걸까. 정말 다행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새로운 도구인 보드마카를 이용해서 겨울 용품 그림 위에 끼적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겨울 용품 그림을 살펴보더니 '추우니까 목도리 해야돼요'하며 목도리 그림을 골랐다고 한다. 목도리 그림의 선을 따라 끼적이거나 지그재그로 그어 끼적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끼적이기를 즐겼다고 한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모래놀이터로 바깥놀이를 나가보았단다. 냄비에 모래를 담아보며 탐색해 본 후, 냄비에 모래를 담고 꾹꾹 눌러 평평하게 만들어 '이건 마시멜로우 쿠키예요' 하고 만든 음식을 소개해주고 먹는 시늉을 하였다고 한다.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1378일 바쁜 일요일

이번에는 카페에서 놀 때에 영우와 예슬이의 방해를 받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스티커북과 낙서하고 놀만한 것들을 준비해갔다. 그래도 놀거리가 있으니 조금은 잠잠하다. 다들 이러저러한 일정으로 예진이와 놀고 싶은 세은이만 남게 되어서 교회에서 점심을 먹은 후 3시까지 우리집에서 놀기로 하였다. 아이들끼리 잘 놀아주니 한결 편하다.
소모임이 다음 주에 끝나는데 그 날은 바자회를 하고 바베큐 파티가 있을 예정이라 실질적으로는 이번 주가 마지막 모임이다. 4살인 영우에게는 아직 요리가 따라하기 힘든지 쿠킹클래스 재미없다고 몇 번을 이야기하더니 결국 지난 달은 거의 가지 않았다. 이번은 마지막 수업이라고 누나들이랑 같이 가게 했으나 역시나 아웃풋은 사진으로 남길만하지 않다. 다음엔 체육이나 시켜야겠다.
저녁은 의준형네와 먹기로 하였는데 5분밖에 안되는 거리를 이동하면서 영우가 잠들어버렸다. 의준형네를 만날 때면 높은 확률로 영우가 잠들어서 어른들끼리 편히 식사할 수 있다. 근처 카페로 이동할 때 영우도 깼는데 더 자고 싶어서 기분이 안 좋은지, 그리하여 또 동영상의 힘을 빌린다.
잠시 마트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지 않은 영우를 위해 물만두를 해주었는데, 물만두가 너무너무 맛있나보다. 기분이 완전 업되어서 '판사님 만두 좀 아십니까, 만두 좀 먹고 살고 계세요'를 외친다. 하아..도대체 뭘 배운거니.. 판사님 만두 좀 아십니까의 기원은 한화 김승현 회장의 판사님 권투 좀 아십니까이다. 권투 동작까지 하면서 판사님 만두 좀 아십니까를 하는데 예상치 못한 행동에 빵 터지긴 했지만 신랑은 영우에게 이상한 거 그만 가르치시라.

1377일 서울나들이

동아리 후배 결혼식이 있어서 오랜만에 서울나들이. 이제 서울 나가는게 쉽지가 않다보니 간 김에 뭐라고 하고싶은 마음이라, 날씨가 좋은 계절이었다면 여의도 공원이라도 구경시켜주는건데 싶어 아쉽다. 영우는 배가 고팠는지 왜 밥을 안 주냐고 큰 소리를 쳐서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새우탕수가 맛있었는지 거의 어른밥 한공기만큼을 먹었는데 이어서 자리를 옮긴 카페에서도 초코 케잌을 흡입을 했다.
후배들과 헤어진 후에는 할머니댁으로 이동. 장난감을 별로 갖고가지 않았는데도 이것저것 갖고 놀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원래는 저녁 먹기 전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영우가 왜 벌써 가냐고 더 놀고 싶다고 해서 저녁까지 먹었다. 이러니 할머니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나. 영우 본 덕분에 아픈 것도 잊었다고 하시는 할머니 말씀에 마음이 무겁다. 영우한테 관심을 쏟는 것처럼 관심을 쏟을 다른 소일거리나 취미가 있어야 할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만 계시니 더 아프게 느끼시는 듯.

1376일 심부름은 거부한다.

월요일부터 기다리던 금요일이 왔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호기심딱지'를 외치면서 거실로 뛰어나갔다. 이 아이에게 요일 개념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호기심딱지를 보고 기분이 좋아서인지 등원할 때에도 안 울고 들어갔다. 울고 싶은데 꾹 참는 표정이 안쓰럽다.
이제 영우가 말을 다 알아들으니 간단한 심부름도 시킬 수 있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 저녁에는 아빠가 리모콘 좀 달라고 했더니 '왜 꼭 나만 시켜? 아빠가 보려는거 아냐? 그럼 아빠가 해야지'라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무한거 아니니?

- 어린이 집에서는
전 날 울지 않고 들어가겠다고 연습도 했었는데 정말 씩씩하게 등원하였다. 등원 후에도 친구들과 놀이하며 기분 좋게 오전 일과를 보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종이벽돌블럭으로 겨울용품 판매하는 가게를 구성해보고, 겨울용품 판매도 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물건 사러 오세요~ 여기 목도리도 팔고 모자도 팔아요~'하며 큰 소리로 손님을 불러보고, 물건을 구매한 친구에게 '바구니에 담아드릴까요?' 하고 묻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놀이했다고 한다. 어떤 물건이 예쁜가요 물어보는 친구에게 '여기 분홍색 장갑이 예뻐요. 잘 어울려요'하며 모든 겨울용품을 다 판매해보았다고 한다.
모래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냄비에 관심을 가져보고 뚜껑을 열고 닫으며 소리를 들어보았다고 한다. 모래놀이 삽으로 냄비에 모래를 가득 채워보고 '뜨거운 음식이에요~' 하며 두 손으로 조심히 들어보기도 하였단다.

2017년 12월 4일 월요일

1375일 태초에 누가 있었지?

갑자기 물어본다. 사람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사람이 만들어졌냐고. 하아, 이건 너무 어려운 질문이잖아? 교회를 다니고 있으니 태초에 하나님이 만들었다고 하면 정말 쉽게 해결이 될 것을..이과 출신인 우리는 그럴 수가 없네. 영우를 앉혀놓고, 단백질들만 존재하던 시절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있을 수가 없으니 중간에 이야기는 끝났지만, 요즘 영우가 궁금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을 하다보면, 어렸을 때 배웠던 것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괴롭다.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것인가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할 때는 울음을 보였지만, 오전 간식으로 나온 치즈를 먹고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즐겁게 오전일과 보냈다고 한다.
점심에는 자장밥과 어묵탕, 다시마튀각, 백김치와 후식으로 나온 파인애플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나 혼자서 자장밥 비빌 수 있어요!' 하며 스스로 자장에 밥을 비비고 뿌듯해하며 즐겁게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겨울 풍경 속에 숨어있는 겨울용품 그림들을 찾아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돋보기를 가져와서 겨울풍경을 꼼꼼하게 살피며 숨어있는 겨울용품 그림들을 찾아보았단다. 찾고싶은 물건을 정하고 '목도리 어딨지, 목도리 어디있을까?' 하고 용품 이름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찾아보고, 숨어 있는 겨울용품 그림을 하나씩 찾을 때마다 '모자 여기있다! 여기 뽀로로 마스크고 있다!' 하고 외치며 무척 즐거워했다고 한다.

1374일 아빠가 보고싶어

신랑이 시어머니 병원 모셔다 드리느라 영우가 일어나기 전,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눈을 뜬 영우는 아빠가 보고싶다며 울기 시작한다. 저녁에 만날거라고 달래도 지금 보고싶다고 눈물을 뚝뚝 흘리길래 아빠 사진이라도 볼래? 했더니 그러겠단다. 가족 사진을 앞에 가져다 두니 아빠~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고 사진 속 아빠 얼굴을 만져보고 응가를 할 때에도 아빠 사진을 보이는 곳에 두라고 한다. 아빠 사랑이 참 애달프구나.
이번 주도 계속 울면서 들어가는데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발언을 했다고 하길래 6:50분에, 통합반으로 이동하기 전에 데리러 갔다. 그랬더니 우리를 발견한 영우는, 아니 아직 캥거루반에 가지도 않았는데, 덜 놀았는데 왜 온거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표정이 그랬다. 왜 지금 온거지 하는 표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애앵 울면서 더 놀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캥거루 반으로 이동해서 십분 더 놀다가 하원했다. 우리 왜 일찍 온거니, 그동안 영우에게 농락당한거니?

- 어린이 집에서는
오전 놀이시간에는 얼음 속에서 눈사람, 모자, 장갑 모양 모루를 찾아보았단다. '선생님 내가 주희랑 같이 모자 찾았어요'라고 이야기해보고 얼음 탐색을 즐겼다고 한다. 얼음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녹여서 얼음 안에 들어있는 스팽글과 솜공, 모루를 찾아보기도 하며 즐거워햇다고 한다.
지진대피훈련이 실시되었다고 한다. 사전활동으로 지진이 무엇인지, 일어났을 때의 대피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고 한다. 지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린 후에는 언어, 쌓기 매트와 쿠션 아래로 대피해 몸과 머리를 보호해보고 이어서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쿠션감있는 모자를 쓰고 신속하게 어린이집 대피장소까지 안전하게 대피했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지진대피훈련과 관련하여 이야기나누어 달라고 써주셨는데, 영우가 먼저 지진 이야기를 하며 어떻게 대피하는거라고 시범을 보여준다. 귀여운지.

1373일 미용실에서

아빠랑 미용실에 갔다가 마트에 가서 놀고 엄마 미술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와주었다.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을 들으니 너무 웃기다. 몇 번 갔더니 헤어드레서 분이 영우를 알아봐주면서 매우 반가워했다고 한다. 머리도 잘 잘라서 형아들은 울고 그러는데 더 형아 같다며 칭찬을 많이 받았나보다. 머리를 감으면서 집에서는 누가 감겨줘 했더니 '아빠가' 엄마는 안 감겨줘? 했더니 '응 아빠만 머리 감겨줘' 하고는 '엄마랑은 안고 자' 그랬단다. 말을 잘 해서 대화가 되니 너무 귀여운지 헤어드레서 분이 이런 아이라면 다섯도 키우겠다는 발언을 하셨다고! 밖에서 보는 영우라면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하지.
마트에서 다른 형들과 어울려 레고블럭과 로봇놀이를 한 모양인데, 영우보다 형아들도 발음이 부정확하고 전형적인 어린아이의 말투를 사용하고 있더란다. 그러고 보면 영우는 어린아이 특유의 억양이 하나도 없다. 우리가 너무 어른처럼 대하면서 대화하는 것일까 싶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연근조림을 좋아해서 2번 추가 배식 받아서 밥 한그릇과 배불리 먹었다고 한다.
오전 놀이시간에는 차가운 얼음을 탐색했다고 한다. 얼음을 하나씩 손으로 만지며 수를 세어보기도 하고, 얼음 속에 들어 있는 솜공, 스팽글을 찾아 모양과 크기를 탐색해 보기도 하였단다. 손바닥 사이에 얼음을 올려 놓고 녹인 후에 얼음 속에 들어있던 솜공과 스팽글의 수를 다시 세어보기도 하며 탐색을 즐겼다고 한다.
큰 초록 놀이터에서는 봉지연의 끈을 잡고 팔을 쭉 뻗어 날려보았다고 한다. 연 안으로 바람이 쏙 들어가 연이 부풀자 '이것 봐요~'라며 더 빨리 달려보았단다.

2017년 12월 3일 일요일

1372일 월요병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영우는 금요일 아침과 금요일 저녁이 제일 좋단다. '금요일 아침에는 호기심 딱지를 해서 좋고, 금요일 저녁은 다음 날이 토요일이라서 제일 좋아'라고 한다. 또 울면서 들어가는 한 주가 시작되었다.
영우 잠버릇 중에 하나는 옆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인데, 아주 어렸을 때는 콧구멍을 후벼파더니 요즘은 다행히 얼굴을 더듬는다. 그런데 그 얼굴 더듬는 힘이 너무 세서 내 얼굴에 주름이 많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마구마구 든다. 얼굴 좀 안 만지면서 자면 안되냐고 했더니 '엄마가 너무 좋아서 얼굴을 만질 수밖에 없어'라고 한다. 에효 고마워해야하는건지.

- 어린이 집에서는
다양한 모양 스티커 중에서 하얀색 스티커가 마음에 들었는지 하얀색 스티커를 찾아 연 위에 붙여 자유롭게 꾸며보았다고 한다. '눈 같아요~'라며 영우가 꾸민 연을 보여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실외놀이터에서는 영우가 만든 연을 하늘 위로 높이 날려보며 열심히 달려보았다고 한다. 또한 차갑게 언 모래를 삽으로 두드려보고 '딱딱해요'라며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단다. 양동이에 모래를 가득 담아 모래를 찍어 성을 만들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1371일 밀당남

예배 마치고 아이들을 기다리며 카페타임. 아직 어려서 다른 프로그램을 할 수 없는 예슬이와 영우는 함께 잘 놀면 좋을텐데 영우가 예슬이랑 잘 안 놀아준다. 영우가 나한테 와서 예슬이가 비타민을 안 준다고 이르길래 예슬이 건데 예슬이 마음이지 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예슬이가 와서 비타민을 쥐어준다. 그리고는 '비타민 줬으니까 이제 나랑 대화해~, 내가 매일매일 비타민 줄테니까 매일매일 대화해~'라고 한다.
너무 웃겨서 신랑한테 이야기했더니 전 날 네이버에서 만났을 때는 예슬이가 '왕자님~'하면서 영우한테 달려왔는데 영우가 '나 왕자님 아닌데?'라고 하면 휙 돌아섰다고 한다.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다보니 예슬이에게는 이제 시큰둥하다. 그러다가도 예슬아 부르며 안아주기도 한다. 보고 있으면 어찌나 웃긴지.

1370일 Open Saturday

원래 세정이네랑 가려고 했는데 여행 일정이 잡혀서 예전에 갔던 교회 멤버들과 재방문. 아이들은 또 가도 마냥 즐거운가보다. 엄청 신이 났다. 약속한 건 아닌데 수아랑 수정이도 만나서 영우는 더 신이 났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아이들 단체사진. 7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모두가 잘 나오는 사진이 있으려나 싶었지만 그래도 이쁜 사진을 얻었다. 다들 표정도 예쁘고 귀여워서 보람차다. 액자는 정정당당히 가위바위보를 통해 세은이네로.
한 번 와봤으니 그냥 4층 카페에서만 놀게 하고 엄마들은 수다나 떨어야겠다 계획했지만, 모든 체험을 다 해보시겠다는지ㅜㅜ 시간 맞춰 예약하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느라 몸은 더 힘들었다.
지난번처럼 로봇 강의가 있었는데, 끝나고 로봇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에 거북이 로봇을 한 마리 가져다 두고 시간을 정해 만져볼 수 있게 해주었다. 7세 이상 아이들은 퀴즈도 맞추면서 제법 오랜시간 로봇 체험을 했는데 영우와 예슬이, 수아는 거북이가 사탕 똥을 내놓자마자 사탕을 들고 모두 뛰어나왔다. 다 나오길래 끝난 줄 알았더니 좀 큰 아이들은 남아서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던지, 그래 아직은 로봇 체험보다는 사탕이 더 좋을 나이지.

1369일 이 구역의 문제아 3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와있다. 영우에게 눈이 왔다고 하니 창 밖을 바라보다가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 거예요~' 노래를 시작한다. 그래도 나름 첫 눈인데 사진 한 장 안 남겼네.
큰 초록 놀이터에서 어떤 아이가 음식물을 먹는 바람에 다른 아이가 먹고 싶어서 우는 사건이 발생했나보다. 그래서 당분간 하원 후 큰 초록에서 놀지 못하도록 전날부터 불을 끄고 커텐을 쳐두기 시작했다. 큰 초록에 못간다는 사실을 안 아이들은 그냥 작은 초록 놀이터에서 놀았더랬는데 왜인지 시우는 울고 있고 주희는 더 놀겠다고 울고 있고 영우는 꿋꿋이 놀았다. 그 사실을 오늘 전달받으신 선생님께 큰 초록에서 놀지 말라고 한 건 집에 일찍 가라는거지 작은 초록에서 놀라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영우를 이 구역의 문제아로 만드는 것은 가만 내버려두는 엄마아빠 탓인것 같기도.
이번 주는 월요일만 울고 안 울고 들어갔다. 뭣 때문이었나, 월요일 날 저녁에 폴리 시리즈 중에 미니, 로디, 베니를 사 달라고 하길래 이제 어린이집 안 울고 들어가면 선물로 주겠다고 했는데 정말 화요일부터 안 울고 들어갔다. 미리 사두었던 미니, 로디, 베니를 짜잔 선물로 주었다. 안 울고 들어가서 선물 받는거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지만 다음 주에도 울고 들어갔다는 슬픈 사연이..

- 어린이 집에서는
중간에 친구의 엄마를 보고 엄마아빠가 보고싶다며 울음을 보였지만 어제 우는 시간동안 놀이를 하지 못한 일과 눈을 탐색하러 실외놀이를 하러 갈 예정이라고 안내하자 바로 울음을 멈추고 간식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도트물감을 사용하여 좋아하는 동물 그림을 꾸며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여러 동물 중 코끼리 그림을 골라 친래보았는데 여러 색의 도트물감을 번갈아가며 손으로 잡고 콕콕 찍어 꾸며주었다고 한다.
모래놀이터에 눈 쌓인 것을 보러 나가보았단다. 영우는 눈 쌓인 모래놀이터를 한참 바라보다 모래삽을 사용하여 눈을 퍼보기도 하고 동그랗게 뭉쳐진 눈도 모래삽으로 눌러보았다고 한다.

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1368일 40분간 울기

회사에서 어린이집 전화를 받았다. 영우가 오전에 40분 정도를 울었다고 한다. 갑자기 울음이 터지면서 엄마아빠가 보고싶다고 했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했다가, 작은 초록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가, 아무 말이나 하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계속 울었다고 한다. 보통은 선생님께서 영우가 울음으로 표현하면 선생님이 알아듣지 못하니까 그치고 이야기하자고 하면 그치는 모양인데 이 날은 그치다가 다시 울음이 터지고 다시 울음이 터지고 했단다.
그 때의 상황과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들을 비교적 자세히 말씀해주셨는데 선생님은 우리가 영우를 너무 오냐오냐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사실 전 날에도 10시가 넘어서 책을 읽고 자자고 했는데 갑자기 라바를 보겠다고 해서 라바를 보여줬더니만 11시가 되어서야 책을 읽겠다고 억지를 부려서 안된다고 했더니 엄청 울었더랬다. 그 이야기와 교회 안 갔다고 울다가 토했던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그렇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하신다.
어떨 땐 네 살밖에 안된 아이에게 너무 가혹하게 혼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떨 땐 너무 해달라는대로 하고 혼을 안내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어렵다.

- 어린이 집에서는
천장에 매달린 동물 그림 풍선을 당겨보았다고 한다. 높이 매달린 풍선을 잡기 위해 발뒤꿈치를 들어보고 두 팔도 높게 뻗어보았단다. 길게 뻗은 팔보다도 더 높은 풍선을 두 팔 모아 뛰어서 잡아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높은 풍선을 잡기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풍선을 잡아 건네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67일 오즈링과 쿠키

지난 주말에 처음으로 씨리얼을 사보았다. 아침에 씨리얼을 먹다보니 그 편리함에 헤어나올 수가 없다. 초코가 많이 함유된 첵스를 먹고 있는데 영우가 씨리얼을 먹을 때마다 오즈링과 쿠키 먹냐며 맛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도대체 오즈링과 쿠키가 무엇인걸까 물어보면 '흰 거는 사람이고 뭘 타고 가다가 휙 들어가고' 하면서 뭔가 광고에서 본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이 날 드디어 그 광고를 보게 되었는데 정말로 이름이 오즈링과 쿠키였다. 오즈링이란 말이 너무 웃겨서 영우가 대충 듣고 만든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우는 제대로 듣고 이야기한 것이었구나.
요즘 영우는 호기심 딱지 덕분에 인체에 관심이 많다. 신랑이 구글의 바디 브라우저를 이야기하며 영우와 3D로 인체를 탐구해보았다. 구글은 정말 훌륭하다. 어른인 나도 신기해하며 재미있게 살펴보았다. 그나저나 나는 배웠던 것들이 정말 하나도 생각 안나는데 신랑은 잘 설명해준다. 이러다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거 아닌가 몰라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고기볶음과 미역줄기, 백김치, 깍두기를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포크로 고기볶음 속 파프리카를 찍어 먹어보고 미역줄기도 맛있게 먹어보았단다. 미역줄기의 이름을 알려주니 관심을 갖고 기본 제공 양을 모두 먹어보았다고 한다.
동물 패턴 퍼즐을 맞추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동물 사진을 반복하여 보며 스스로 패턴을 알아내고 동물 사진을 붙이며 동물 패턴 퍼즐을 맞추어보았단다.

1366일 할머니와 영상통화

영우가 대구에 있을 때에는 거의 매일 영상통화를 하였던 터라 올라와서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매일 영상통화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제는 영상통화를 해도 집중을 하지 않고 쳐다보지 않을 때도 많고 인사도 몇 번이나 시켜야 겨우겨우 한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좀 서운해하시는게 보여서 전화하기 전에 영우한테 물어보고 하기 싫다고 하면 전화를 하지 않았다.
어쩐 일인지 이 날은 영우가 먼저 할머니한테 전화하자며, 10시도 넘은 시간인데 할머니가 보고싶다며 전화를 하자고 하였다. 그리고는 눈웃음을 날리고, 화면 속의 할머니에게 뽀뽀를 하고, 얼마나 애교를 부리는지 모른다. 끊으려고 할 때 할머니가 '고마워~'라고 하시는데 영우가 '고마'까지 듣고 끊어버려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할머니 말씀하시는데 영우가 끊었다고 이야기하며 다시 끊는 모습까지 보였다. 늘 지금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몇 달에 한 번 있는 이벤트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울지 않고 등원하여 놀이하면서 '오늘 영우 안울면서 들어왔지요?'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영우에게 울지 않고 들어와서 멋있다고 칭찬을 해주셨단다. 영우가 이런 모습을 보일 때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하며 기다리고 마음이 차분해질 때 영우의 마음을 함께 이야기나누어달라고 당부하신다.
목욕용품을 사용하여 동물을 씻겨주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목용용품에 관심을 가져보고 더러워진 동물 인형을 씻겨주었단다. 종이벽돌블럭으로 목욕탕을 구성해보고 목욕탕 안에 샤워기, 샴푸, 바디워시 등 목용용품으로 개구리, 원숭이 인형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흉내를 내보았다고 한다.
동물 그림 그려진 종이컵을 사용하여 컵쌓기도 해보았다고 한다. 선생님이 컵 쌓는 모습에 관심을 보이고 따라 층층이 쌓아보았단다. 영우는 친구와 함께 협동하여 높이 쌓아올려보고 친구가 종이컵이 부족하여 더 쌓을 수 없자 '이거 써' 라고 이야기하며 컵을 건네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65일 또 울면서 등원

집에서부터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징징댄다. 청소도우미 분이 오시는 날인데 평소와 달리 우는 영우를 보더니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우려를 표하신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는건 아닐테지만 그냥 한 번 물어보니, 엄마아빠 보고 싶어서 우는데 울면 운다고 혼난단다. 엄마아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왜 회사에 가야하고 어린이집에 가야하냐며 세상이 왜 그런거냐고 한다. 아, 참 답하기가 힘들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듀플로 블럭으러 놀이하며 기분 전환되어 기분좋게 놀이하였다고 한다. 동물 그래프에 관심을 가지며 친구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살펴보고 영우가 좋아하는 동물을 이야기하며 얼굴 사진을 붙여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코끼리, 사자, 토끼 그래프에 얼굴을 붙여 좋아하는 동물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따뜻한 외투를 입고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단다. 차가워진 가을 바람을 느껴보고 모래를 만져보았다고 한다. 차가워진 모래를 두 손으로 만지며 '모래가 얼음이 됐어요. 딱딱해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1364일 싫어싫어

오랜만에 교회에 가서인가, 교회 가기 싫다고 난리다. 잠깐 가지말까 싶기도 했지만 하고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안될 것 같아 함께 나섰다. 오랜만이라 선생님이 영우 기억 못할까봐 이름표 목걸이도 갖고 간다고 했는데 막상 교회에 도착하니 들어가기 싫다며 집에 가고 싶다며 운다. 예배실에 함께 있어줄까 생각했는데 류선생님께서 가셔도 될 것 같다고 하며 돌봐주셨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내내 안아주셨다. 엄마보다 더 사랑으로 대해주시는 것 같아 조금은 반성이 된다. 예배 마치고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는데, 계속 시큰둥하다. 겨울이라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니 교회에 오는 것도 재미가 없어서 그러는건가 내내 싫어싫어가 입에 붙어 있어서 큰일이다.

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마지막 유화 작품

작년 3월부터 시작했던 유화 클래스를 마무리하였다.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8호, 기존보다 큰 캔버스에 그렸고 선생님이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리고 스케치를 할 때부터 내내 기분도 좋고 마음에도 들었다. 좋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면 이렇게 기분전환될 수 있구나 싶었다. 그러나 회사도 이사하고, 신랑도 혼자 영우 보기 힘들다고 하고, 겨울이기도 하고, 일단 겨울학기는 쉴 예정이다. 영원히 쉬게 될지 다시 그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좀 그릴 줄 알게 된 것 같은데 쉬게 되니 아쉽다. 집에서 그리는 일은 불가능할테지?
21개월동안 그린 14개의 작품들, 뿌듯하다.



1363일 지우형

정말 오랜만에 지우형과 소명이와 놀았다. 전 날 엘리베이터에서 지우형 아빠를 만나서 내일 지우형 우리 집에 놀러오라고 하세요 하길래 연락해보니 마침 일정이 없었나보다. 일요일에 교회를 가니까 토요일마다 이래저래 일정이 많아서 처음 초대를 하게 되었다.
이제 좀 큰 아이들이라, 셋이 붙여 놓으니 신경 쓸 일도 없이 함께 잘 노는데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아이들 노는동안 엄마들은 차 마시면서 이야기할 시간이 만들어진다. 지우형은 요즘 엄마 껌딱지라는데 엄마가 외출준비할 동안 잠깐 여기서 놀다가 언제라도 집에 오고 싶을 때는 오라고 했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영우랑 더 놀기로 하고는 한 시간동안 엄마를 찾지 않고 잘 놀았다. 뭔가 보람찬 느낌이다.

영우의 말 한마디.
저녁에 역할 놀이하다가 '너 최순실이야? 거짓말하면 다 최순실이야' 라는 발언을 한다. 최순실에 대해 참으로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구나.

1362일 설명서를 보며 만든 첫 작품

원목 기찻길이 있는데 그냥 연결만 하면 되는거니까 늘 영우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더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날은 설명서를 갖고와서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래도 만들었다. 설명서대로 만들었다고 해서 평소와 다른 작품이 나온건 아니지만, 무언가를 보고 따라만들 시도를 한 것과, 그대로 따라 만든 것이 너무 신기하다. 신기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진 한 장 찍지 않은 엄마 좀 보소.
영우가 발마사지를 해주었다. 제법 손아귀 힘이 생겨서 어깨 등을 주물러줄 때는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문제는 3초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발은 주물러 주는 것이 아니라 주먹으로 두드리게 하니까 영우도 신나고 나도 시원하고 보다 오랫동안 두들겨준다. 종종 애용해야지.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하여 울음을 보이며 울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다래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지만 쉽게 그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면 더욱 크게 울음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 영우가 울음 그쳐볼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그치면 이야기해줘 하고 이야기한 뒤 영우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다고 한다. '그치고 있어요'하고 말했지만 계속 울고 멈추기를 반복하여 우는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보고싶다고 했다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등 여러 생각을 하고 있더란다. 이렇게 울음으로 표현하면 정말 불편한게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말로 이야기 해주지 않고 울기만 하면 선생님이 계속 다독여주고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기 어려워. 불편한 점이 있을 때 울기만 하면 영우 목도 아프고 선생님도 속상해. 하고 이야기해주셨다고 한다. 이후 울음이 잦아들어 스스로 멈추었고 즐겁게 놀이한 뒤 낮잠도 잘 잤다고 한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았다고 한다. 길을 잃어버릴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길을 잃어버렸을 때 대처 방법인 <멈추기, 생각하기, 도와주세요> 단계를 노래를 통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엄마아빠 이름을 이야기하며 순서를 외워서 대답하였다고 한다.

1361일 목이 아픈 날

밤에 목이 간지럽다고 한참 웃어서 잠을 설쳤다. 약을 먹이고 난 후에야 잠을 잤는데 어린이 집에서도 잠을 못잤나보다. 아침 먹고 약을 챙겨먹일걸, 어린이집에서 먹을 약 하나만 챙겨놨는데 오전에 운다고 해서 약을 먹이라고 했더니 이후에 먹을 약이 없다. 낮잠 시간에도 목이 간지럽다고 울어서 친구들 자는데 방해가 되니 결국 원장선생님 사무실에서 놀았나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전화통화 후 약을 먹고, 점심 먹으면서 조금 따갑다고 했지만 울음은 없었다고 한다. 낮잠 자려고 누워있으니 간지러움이 더 크게 느껴졌는지 갑자기 크게 울며 목이 아프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영우에게 목에 상처가 난 건 아니고 감기기운이 있어 그런거니 무서워하지 말고 편안히 쉬어보자고 이야기했는데 간지러움이 사라지지 않는지 계속 울먹이는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잠들지 못하고 계속해서 울음을 보여 사무실에서 휴식을 했다고 한다.
빵으로 좋아하는 동물을 만들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모닝빵, 건포도, 아몬드, 바나나, 사과잼 등 꾸밀 수 있는 재료를 살펴보고 맛을 보았단다. 영우는 거북이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며 바나나 두개를 쌓아올려 얼굴을 만든 뒤 건포도로 눈을 만들었다고 한다. 맛을 보고는 '선생님 맛있어요' 하며 모두 먹었다고 한다.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1360일 새로운 동생

영우가 역할놀이를 하며 동생삼은 아이는 펭귄 목욕수건. 한호형이 팀장하던 시절의 송년회 때 선물 교환하며 받은 오래된 목욕수건이다. 다 헤져서 버리고 싶은데도 계속 목욕때마다 갖고놀아서 섬유먼지가 목욕물에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스트레스다.
오후에 카페에 갔다가 다이노브라운 목욕수건을 파는 것을 발견하고는 냉큼 구매했는데 펭귄동생을 버리고 다이노브라운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다이노브라운을 보자마자 바로 동생이라며 받아들인다. 펭귄 자체에 애착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역할놀이할 대상이 필요한 것이었구나. 진작에 바꿔줄걸.

- 어린이 집에서는
계속 울면서 들어가고 집에서도 많이 징징대는 편이라고, 웬만한건 다 해주고 들어주려고 하는 편인데 그래서 어리광이 느는 것인지 고민이 된다고 알림장에 썼다.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어제 울지 않고 등원하기로 했던 약속을 여러번 이야기해주며 되새겨주니 점차 울음을 멈췄는데 엄마아빠가 회사에 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인지 물으니 '아니요. 가야되요'라고 했단다. 가정에서도 마음을 알아주며 안되는 부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알밤, 호두를 옮기며 수세기를 하였다고 한다. 알밤을 보고 '다람쥐가 먹는 거지요' 하며 집게로 밤을 집어 통에 넣어보았단다. 하나씩 넣을 때마다 수를 세어보다가 9개를 넣은 뒤 알밤의 수가 부족하자 '하나 더 있어야 10개가 되는데'하며 고민하기도 하였단다. 알밤 대신 호두를 넣어 10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1359일 목이 간지러워요

일요일 저녁부터 입 안이 간지럽다고 해서 감기가 오는 중인가 싶어 병원에 가보았다. 목이 간지럽다고 해서 왔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했냐고 물으신다. 입 안이 간지럽다고 해서 입 안을 살펴보니 목이 부어있는 것 같아서 왔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4살 본인이 그렇게 말하는건 흔치는 않은 일인듯?

- 어린이 집에서는
또 울면서 들어갔는데 호두와 놀이감을 비교해보고 친구들이 동물병원 놀이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금세 전환되었다고 한다.
지오의 생일이어서 점심을 먹고 나서 케이크를 먹었다고 한다. 영우는 반찬을 살펴보고는 '매운 김치도 먹을거예요' 하며 골고룰 먹었다고 한다. 밥을 모두 먹은 뒤 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며 내일은 웃으며 오겠다고 이야기하면서 크게 웃으며 케이크를 먹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동물병원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의사선생님이 되어 코알라, 원숭이, 기린 등 동물 인형을 치료해주었단다. 붕대를 감아주기도 하고 아픈 부위에 주사를 놓아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58일 모래놀이

고대하던 모래놀이를 하러 해운대 해수욕장 쪽으로 갔다. 부산은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많이 춥지는 않아서 모래놀이를 할 만했다. 엄마아빠가 마시고 난 후의 빈 커피잔도 훌륭한 장난감이 되고, 파도와 갈매기도 훌륭한 놀이감이 된다. 모래놀이는 해도해도 재미있는지, 한시간 반을 놀았나보다.

점심은 미포에 가서 복국을 먹었는데 영우가 먹을만한게 있으려나, 맨밥만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김을 두 봉지나 가져다주셨다. 게다가 복국을 좀 먹여봤더니 복어는 안 먹으려고 하는데 국물은 잘 받아먹는다. 개인적으로는 금수복국보다 훨씬 맛있었던 것 같다. 미포원조할매복국인가 그런데 비슷한 이름이 너무 많다.
식사 후에는 잠시 미포마을 기찻길에 들렀다. 예전에 333이랑 부산여행 왔을 때 생각이 나는 코스로구나. 영우는 기찻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가보고 싶어했지만 이 기찻길이 송정까지 이어지므로 불가. 며칠 전에 중국 출장자로부터 선물받은 셀카봉이 있어서 가족사진을 남기고 돌아왔다. 그리고 집으로 출발, 다행히 영우가 2시간 푹 자 주어서 4시간이나 걸린 귀경길을 조금 수월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은 좋지만 아직은 힘들다.

1357일 부산 나들이

대구에서 부산까지가 딱 영우가 지루하지 않을만한 거리이다. 처음 보는 5촌 아저씨의 결혼식에서 다행히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고 여기저기 계단을 오르내리며 아빠를 피곤하게 하였다. 성민이와 똑같은 네이비 자켓을 입고 베이지색 바지를 입었더니 보는 사람들마다, 모르는 사람들조차 쌍둥이는 아닌데 형제인가 하면서 귀여워해주었다. 그런데 사진 한 장을 안 남겨두었네.
외할머니가 댁에서 넘어지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해 계셔서 다같이 방문하였다. 이제는 너무 연세가 많으셔서, 너무 마르셔서 보기가 안쓰럽다. 틀니를 빼고 계셨더니 영우가 난생처음 보는 틀니를 너무 궁금해하고 할머니께 계속 질문을 해서 민망했다. 다행히 잘 못알아들으신 것 같지만.
우리는 월요일에 휴가를 내고 부산에서 하룻밤 묵을 요량으로 콘도를 신청해두었다. 그동안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오랫동안 머물렀더니 엄마는 이틀밤 자고 영우랑 헤어지는게 꽤 서운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같이 하룻밤 자고 가자고 했더니 월요일에 바쁘시다며;
가족들과 헤어지고 해운대로 향했다. 바다에 가서 모래놀이 할 수 있다고 말했더니 영우는 성민이한테도 모래놀이하러 가자고 하고, 본인도 모래놀이를 꼭 해야겠다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아뿔싸,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해가 져버렸고 숙소 앞에는 모래가 없다ㅜㅜ 그래도 모래 찾으러 가자고 해변을 걸으며 모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니 별로 떼를 쓰진 않고 금세 포기해서 다행이다.
부산까지 와서 저녁은 치킨으로, 놀거리는 콘도 편의점에서 산 전투기 조립으로 대신한다. 그래도 광안대교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었으니 위안을. 아침에 본 바다 풍경으로 위안을.

1356일 가족모임

할머니 생신이 11월 말이라 또 내려올 수는 없을 것 같아 생신파티도 겸할 겸 가족모임을 하였다. 할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창조경제센터에 가서 한정식을 먹었다. 성민이가 워낙에 잘 먹으니까 영우도 자극이 되는지 먼저 잡채를 달라고 하지를 않나, 불고기를 받아먹질 않나, 아주 바람직하다. 빼빼로 데이라고 빼빼로를 준비해 온 희정이모 덕분에 두 아이는 식사 후 빼빼로를 먹으며 동영상타임을 갖고 어른들은 편히 식사를 하였다.
성민이네가 이사를 해서 집에 가보았다. 요즘 지은 새 집은 참 좋구나. 수납공간도 많고, 4베이라 볕도 잘 들고, 우리 집이라면 복도에 그림들을 걸어놓으면 되겠구나 싶기도 하고. 언젠간 우리도 집이 생기려나, 나의 작업실과 함께.

1355일 대구로

일요일에 부산에서 사촌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일찍 하원시켜 대구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일찍 하원한다는 말에 어찌나 좋아하는지, 들떠서인지 낮잠도 조금밖에 안 잤다고 한다.
일찍 하원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만 차를 오래 타고 가는 것은 지겨운 일이다. 대구에 언제 도착하는지, 친구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은 몇 시인지 끊임없이 물어보다가 7시 좀 전에 잠이 들어 버렸다. 딱 쉴 타이밍에 잠이 드는 바람에 신랑은 영우를 깨우지 않으려고 3시간을 내리 달려 대구에 도착하였다.
오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저녁을 엄청 많이, 그리고 맛있게 먹어서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렸다. 7시부터 한 시간 자는 바람에 1시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는데 잠드는 과정이 어찌나 힘들었는지 너무나 달라진 잠습관에 할머니가 깜짝 놀라셨다. 게다가 영우가 할머니랑 안 자고 엄마아빠랑 자고 싶다고 엄마아빠 보고싶다고 해서 좀 서운하기도 하셨던 것 같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하면서 슬퍼했지만 달팽이 보면서 컨디션을 회복하였다고 한다. '오늘 아빠 일찍 오신다고 했어요. 차타고 대구에 갈거예요'라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단다.
달팽이에게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며 달팽이의 모습을 관찰했다고 한다. 달팽이 얼굴 근처에 물을 뿌려주었는데 놀라서 눈이 쑥 들어가자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꺄르르 웃어보기도 했단다. 상추 먹는 모습을 보며 '초록색 상추 먹어서 초록색 응가 나오겠다'라고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1354일 울음보

여전히 등원할 때 울면서 들어간다. 아침마다 선생님도 영우 기분 전환을 시켜보려고 노력하시는데 이 날은 달팽이가 왔다고 말씀해주신다. 영우에게 달팽이는 당근을 먹으면 주황색 똥을 누고 배추를 먹으면 초록색 똥을 눈다고 하니 약간 신기해하는 것 같길래 선생님께서 그럼 딸기 먹으면 무슨 똥을 눌까 물으니 빨간색 똥이라고 대답하며 엉엉 운다. 달팽이 똥으로 환기시키는 것은 실패.
저녁에는 뭐 그리 놀고 싶은게 많은지 12시가 다되어서 자리에 누웠다.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신랑이랑 서로 침대에서 자겠다고 아옹다옹 하고 있었더니 왜 아무도 안 재워주냐고 영우 혼자 잘 수 없다며 운다. 이 울음보가 언제쯤이면 멈출까몰라.

- 어린이 집에서는
동물주제와 연계하여 어린이집 동물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다람쥐반에 새로운 달팽이 친구가 와서 함께 살펴보았는데 달팽이가 껍질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관찰해보고는 '더듬이가 나와요!' 하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블럭으로 달팽이 집을 만들어주고 냄비에 음식모형으로 요리해서 달팽이 밥을 만들어 주기도 하며 즐겁게 활동했다고 한다.
안전교육시간에는 안전하게 길건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 본 경험과 안전하게 횡단보도 건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빨간불에는 건너지 않고 멈춰서고 초록불에는 주위를 살핀 뒤 자동차를 보고 손을 들어 흔들면서 위치를 아린 후 건너가는 것에 대해 알고, 함께 손을 번쩍 들어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연습도 해보았다고 한다.

1353일 세균놀이

신랑이랑 백혈구와 세균놀이를 하느라 큰초록에서 8시 30분까지 놀았다고 한다. 세균놀이는 무엇인고 하니, 블럭으로 세균이다~ 하면 다른 블럭을 끼우면서 백혈구가 잡아 먹고, 다시 블럭을 끼우면서 세균이다 하면 또 백혈구가 잡아먹는 것이다. 마지막에 쌓아서 먹히지 않으면 이기게 되는건데 어떤 게임을 하든 이겨야만 하는 영우는 자기가 이기고 싶어서 계속 또하고 또하고 또하자고 했나보다.
집에 돌아와서 나한테도 세균놀이를 하자고 하는데 영우가 먼저 블럭을 놓아서 내가 이기게 되니까 이제 영우가 이겨야겠다면 엄마가 먼저 블럭을 놓으라고 한다. 순서에 따라 이기는 사람이 바뀌는걸 대충 눈치챈거 같아서 몰래 블럭을 하나 더 갖고와서 내가 먼저 시작해도 내가 이기게 만들었더니 이게 어떻게 된건지, 왜 영우가 진건지 당황해한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먼저 놓은 사람이 지는줄 안거냐고 물었더니 영우는 그냥 안단다, 박사니까 그냥 안단다.

- 어린이 집에서는
도토리가 달려있는 나무, 나무 위 작은 새집 등을 살펴보고 동물친구들의 집을 찾아 붙여보았다고 한다. 도토리가 다려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여긴 다람쥐가 살아'라고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다람쥐 4마리를 붙여보며 '하나 둘 셋 넷' 수를 세어보기도 하고 말, 참새, 오리 등 다양한 동물들의 집을 찾아 붙여보며 수세기를 즐겼다고 한다.
초록 놀이터에서는 동물친구 노래에 맞춰 체조를 했다고 한다. 신나게 달리며 에너지도 발산해보고 노래 속에서 드리는 '어흥, 크앙' 등 소리를 들으며 달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1352일 냉장고에서 쿨쿨

하원 후 큰 초록에서 노는 다섯 아이들 중 두 명이 올해 동생을 만났다. 수정이 동생은 하원 때 따라오는데 이 날도 언니가 어서 집에 가기를 기다리며 큰 초록에 누워있었더니 영우가 관심을 보였나보다. 그 모습을 본 수정이 엄마와 주희 엄마가 동생 낳아달라고 하라고, 영우가 일찍 자고 많이 자면 동생 생길거라고 했나보다.
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라 신랑이 영우와 마트에 갔는데 냉장고 매장 앞을 지나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냉장고에 들어가세요. 냉장고에 들어가서 꽁꽁 얼으세요'라고 하더란다. 왜 그런 말을 하냐고 했더니 냉장고에 들어가면 꽁꽁 얼고 어두워서 잠을 잘 잘 수가 있다고, 잠을 잘 자면 동생이 생긴다고 하더란다. 끄으응 애들 앞에서는 아무 말이나 하면 안된다니까.

- 어린이 집에서는
많이 춥지 않은 가을 바람을 맞으며 율동공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푸르니 버스 안에서 '코끼리와 거미줄' 노래를 신나게 불러보고 율동공원에 도착한 뒤 친구들과 손잡고 길 따라 걸으며 산책나온 강아지를 만나보고, 비둘기도 보았다고 한다. 잔디밭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으며 비둘기가 빵을 먹는 모습을 보았는데 영우는 비둥기가 빵 먹는 모습이 흥미로웠는지 간식을 먹으며 비둘기를 계속 지켜보았다고 한다. 간식을 다 먹은 후 잔디밭 위에서 토끼, 캥거루 흉내를 내며 뛰어보고 나무 사이에 걸린 고무줄을 두 발 모아 뛰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가을바람에 내리는 낙엽비를 맞아보고 여러가지 모양, 색의 낙엽을 주워 살펴보기도 하며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율동공원을 즐겁게 다녀왔다고 한다.

1351일 결혼기념일

돌이켜보니 결혼기념일인데 케잌이라도 하나 사서 기념할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네. 그러나 12번째 결혼기념일에 이벤트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신랑의 요리! 계속 컨디션이 안 좋아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더니 신랑이 요리를 해주겠다며 파스타를 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영우가 '파스타? 응 고마워' 그렇게 탄생한 둡울의 첫번째 요리~

- 어린이 집에서는
주말에 주희랑 놀았던 사진을 올렸더니 영우가 원에서도 '주희랑 박물관 갔다왔어요. 비행기랑 자동차가 있었어요'하고 이야기했다고 알려주었다.
여러 동물 소리를 들어보고 의성어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사자는 어흥! 하고 호랑이는 으르렁! 하고 울어요'라며 손동작과 함께 흉내내보았다고 한다. 코끼리의 소리를 들어보고는 '끼이익 하고 울어요'하며 신기해하였단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작은 초록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공을 굴려 동물 볼링핀 쓰러뜨리기를 해보았는데 촉감공, 볼풀공 등 다양한 공을 탐색해보고 마음에 드는 공을 골라 동물 볼링핀을 맞추어 쓰러뜨려보았단다. 반복해서 여러번 공을 굴리며 넘어뜨리기를 시도해 보고, 공에 맞아 볼링핀이 넘어지면 성취감을 느껴보며 즐겁게 활동하였다고 한다.

2017년 11월 25일 토요일

1350일 대성통곡

아침에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영우만 예배 보내려고 했는데 영우가 교회에 가기 싫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안가는거지 확인을 한 번 하고는 보내지 않기로 했다. 10시가 다되어서 교회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지금은 늦어서 안된다고 했는데 1시가 넘어서 갑자기 예배 가고 싶었는데 못갔다며 울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이미 지나서 못간다고 달랬는데, 영우가 안간다고 선택을 했고,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고, 울면서 억지를 부려도 바뀌는 것은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울음이 더 커지니 화가 난다. 그렇게 꺼이꺼이 울다 결국 토하기까지 한다. 
신랑에게 마른걸레를 갖고오라고 했는데 바로 앞에 널려 있는 걸레도 못 찾으니 나는 나대로 짜증이 나서 왜 못찾냐고 화내고 신랑은 안 보이는데 어쩌냐고 화내고 언성이 높아져버렸다. 토한 후에 영우는 겨우 진정되서 씻고 낮잠 자러 들어갔는데, 말도 안되는 것으로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영우는 토하고 엄마아빠는 화나고 모두가 기분이 안좋으니 억지 부리지 말자고 하니 알겠다며, 무서웠다고 한다. 그래 무서웠을법도 하지. 영우 앞에서 언성을 높이는건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ㅜㅜ
영우가 잠이 든 바람에 교회 소모임에는 나혼자 갔는데 이날따라 주제가 '가정'에서도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혼자 반성을 많이 했네. 화 안내고 아이 키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1349일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주희네가 토요일에 간다길래, 심지어 1/3주 토요일은 무료입장이라길래 함께 가기로 하였다. 서울의 상상나라와 견줄 수 있을만큼 놀거리가 많고 잘 구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었으나 미적대고 있었는데 주희네 덕분에 실행에 옮겨본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4살 여자 아이를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나이를 물어보더니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는 손을 잡고 함께 뛰어올라간다. 이 친화력을 어쩌면 좋아.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은 꽤 좋았다. 소방관 옷을 입고 소방차를 운전해볼 수 있는 체험, 경찰차 모형, 기차 모형 등이 있었고, 동력과 바람을 관찰할 수 있는 장치, 땅 속 생물을 관찰하는 곳, 인체를 탐구하는 곳, 도깨비나 동화 이야기를 테마로 꾸며 놓은 곳들이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좋아한 곳은 물놀이 하는 곳~ 영우도 주희도 펌프질을 하고 여러 도구들로 물레방아를 돌리고 바람의 힘으로 공과 배를 움직여 보며 오랜 시간 재미있게 놀았다. 사진은 옆의 큰 물레방아를 돌리면 아크릴 반구 안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맞아볼 수 있는 것인데 꽤나 신나했다.
특별한 일 없는 토요일에는 어린이박물관 가서 놀면 되겠다 생각했지만 12월까지는 스케줄이 가득하네 그려.

1348일 호기심딱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영우는 어디서 나왔냐고 묻는다. 모든 아이가 그렇겠지만 '왜? 왜냐고?'를 심하게 반복하는 아이라 대략 비슷하게 설명해주었다. 여기저기 들춰보며 신기해하고 궁금해한다. 이런 질문들에 대응을 잘해야 할텐데 오늘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 좀 곤란했다.
호기심딱지를 보는데 아이가 토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토하는게 나오길래 영우도 전에 토하고 아무것도 못먹고 한 적이 있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나중에 상한 것을 먹어서 토하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것을 본 영우는 '엄마가 상한거 줬어? 왜 그런거야?'란다. 아이구야 아무 말이나 하면 안되겠구만, 추궁을 하다니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내가 정말?] 그림책에 관심을 보이며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읽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동물에 관심을 가지고, 책 속에 나오는 동물 중 좋아하는 동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영우가 아기때 얼마나 작았는지 이야기하기도 하였단다.
작은 초록 놀이터에서 동물원을 구성하여 놀이하였다고 한다. 소근육을 조절하며 듀플로 블럭을 끼워 동물이 살 수 있는 우리를 만들고 동물원을 구경할 수 있는 버스도 만들어보았단다.

1347일 동물 발자국 따라가기

요즘 어린이집에서의 교육 주제가 동물이어서 그런지 집에서도 동물 발자국을 따라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갑자기 동물 발자국을 만들어내기도 뭐해서 매트에 그려진 동물들을 밟으면서 따라 가자고 하고 놀았더니 너무 좋아한다. 같이 몸으로 놀아주기만 하면 특별한 장난감 없이도 이렇게 좋아하는데 소파에만 널부러져 있는 내 모습이 떠올라 미안하네.

- 어린이 집에서는
낮잠 이불 펴고 나리에 누워 휴식하면서 뒤척이다가 1시 30분에 잠들었다고 한다.
형님반에 다녀왔다고 한다. 덕분에 아침부터 들떠서 울지도 않고 잘 등원했다. 영우는 형님들에게 받은 초대장을 떠올리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방울새반으로 놀러갔는데 형님들이 맞이해주자 미소지으며 놀이실을 둘러보고 형님들이 안내하는 자리에 앉아보았단다. 주문을 해보자고 하자 '레몬주스 주세요~'하며 주문을 해보고 형님이 만들어주는 레몬주스를 마셔보며 '레몬 맛이 나요~ 맛있어요~'하며 모두 마셨다고 한다.

1346일 낮잠 자는게 힘들어

월요일부터 시작된 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계속 물어봤더니 낮잠을 자기가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좀 가기 싫었다고 한다. 밤에도 잠자기 힘들어하며 어떻게 자는거냐고 할 때가 많은데 낮잠 잘 때도 그런가보다. 그래도 아직은 낮잠을 자야할텐데 어떻게 해야할까.
저녁에는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초과했는데 딱 1분만 더 하고 싶다고, 색칠놀이 1분만 하고 싶다고 해서 그럼 1분이 얼마나 짧은지 알지? 빨리 하고 그만해라고 하고 색칠을 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1분 안에 그림을 다 칠할 수 있을리가. 다 마무리짓지 못하고 1분이 지나자 '아이패드 만든 사람이 너무해, 왜 1분동안 다 못하게 이렇게 만들어놓은거야?'라고 하며 운다. 너무 울어서 이제 이런 에피소드도 귀엽지가 않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낮잠 이야기를 썼더니 선생님께서 답을 달아주셨다. 영우가 정말 낮잠을 자기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었을 수도 있고, 이전에 등원 시 울음을 보일 때처럼 울음에 대한 이유를 찾아 이야기한 것일수도 있단다. 만약 등원하기 싫은 이유를 낮잠으로 이야기한 것일 경우에 엄마아빠가 크게 반응해주면 영우가 등원이 힘들 때, 어린이집에 가기 싫을 때마다 그 이유를 이야기하며 반복적으로 울음을 보이고 나아지기 힘들 수 있다고 한다. 영우가 그런 표현을 할 때는 마음을 공감해주고 이야기 들어주는 정도로 상호작용해주는게 좋다고 한다.
아침에 등원하여 영우 마음을 알아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낮잠 시간에 자기 힘들지. 재미있는 일들이 생각나고 더 놀이하지 못해 아쉽지? 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이 낮잠시간에 재우지 않고 영우가 쉴만큼 쉬도록 해줄거야. 잠이 오면 그 때 자도 돼. 그런데 낮잠 시간은 친구들이 자는 시간이기 때문에 돌아다니거나 놀이를 하는 건 친구들이 불편할 수 있어서 잠이 안오더라도 친구들 배려해서 누워서 휴식했으면 좋겠어. 라고 이야기하니 알겠다고 하고 누워서 휴식하다가 2시에 잠이 들었다고 한다.
동물원을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울타리 그림이 붙어있는 종이벽돌블럭을 찾아 동물 우리를 만들어보았단다. 균형을 잡아 세로로 세워서 만들어주고 그 안에 영우가 좋아하는 동물을 넣어두고 야채, 고기 등 동물 먹이를 주는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1345일 10월의 마지막 날

10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시작한 놀이는 아니지만 2017년이 2개월 남았다는 사실이 확 와닿는 놀이였다. 달력을 놓고 오늘이 어느 날인지, 언제 5살이 되는지, 엄마아빠의 생일은 언제인지, 그림을 보며 계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놀이를 8월의 어느 날에도 했던 것 같은데, 그 때도 4개월 남은 2017년을 보며 시간 참 빠르다 했었는데 2개월이라니, 이 글을 쓰는 지금은 1개월 남았다. 어휴.
알림장에 달력놀이 한 거 올렸더니 가정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통해 영우와 이야기하고 놀이해서 자연스레 글자를 익혀가는거 같다며 칭찬(?)해주어 기분이 좋았다. 자료 구성에 도움을 주신 수지형 땡큐~
저녁에 치카를 시키는데 아무 생각 없이 어른 치약을 짰나보다. 갑자기 에에 하면서 매워매워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 치약을 바꾸어 주었다. 어른 치약이 맵긴 매운거구나. 쏘리!

- 어린이 집에서는
동물 모양 도장 찍기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한가지 동물 모양 도장으로 다양한 색을 찍어보았다고 한다. '여기는 영우 동물원이예요'하며 다양한 동물을 찍어 꾸며주고 선생님과 친구에게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였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느낌, 나쁜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를 들어보았단다. 주위에서 마주칠 수 있는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누나, 형 등 주변 사람들이 뽀보를 하거나 손을 만질 때, 엉덩이를 토닥일때 등 낯선 사람이 내 몸을 만지는 것이 불편하고 나쁜 느낌이 든다면 '싫어요! 하지마세요!'하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단다.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이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엄마, 아빠와 함께 다녀야겠다고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우리 때는 이런 교육이 없었는데 정말 필요한 것 같다.

1344일 어린이집 가기 싫다.

아침부터 어린이집 가기 싫다, 조금 가기 싫다, 어떻게 해야해를 반복한다. 왜 다시 어린이집이 가기 싫어지는 것일까? 결국 어린이집에 울면서 들어갔다. 일과가 시작되면 금세 끝날 울음이란 것을 알아도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가 않다.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울먹이는 모습이었지만 동물원에 사는 동물 사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선생님과 함께 동물 사진을 보며 동물원에 다녀온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다녀온 견학을 떠올리며 '그런데 돼지 사진은 없네요' 하며 돼지를 찾기도 하였단다. 얼룩말, 호랑이 등 여러 동물의 이름을 알아보았는데 영우는 동물 이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모래놀이도 하였는데 영우는 다양한 동물 모양 틀 중에서 곰모양을 선택하여 모양을 찍어보았다고 한다. 삽을 사용하여 틀에 모래를 가득 담아 꾹꾹 누른 뒤 뒤집어 모양을 찍고는 '이것 좀 보세요. 곰이예요' 하며 선생님에게 곰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1343일 초대

예슬이네 할아버지께서 미국에서 몇 주 지내시다가 돌아오는 날이라 가족들이 공항에 마중을 가야하는데 예진이가 공항에 가지 않고 쿠킹클래스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리하여 쿠킹클래스 끝난 후에 예진이를 우리집에서 봐주기로 결정하였는데, 전부터 영우집 가고싶어 하던 아이들이 예진이만 가게 둘 리가 없다. 그리하여 5명의 아이들을 모두 초대.
들어오는 순간부터 5명이 방방이에 다 올라가서 뛰고, 이 방 저 방을 다니며 놀거리를 찾고, 영우 장난감은 수준이 안 맞아서 뭐하며 놀려나 싶었는데 영우 장난감으로도 잘 논다. 기찻길도 만들고 자석블럭으로도 놀고 노래대회를 개최하여 노래를 부르고도 논다. 명화씨는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지 서둘러 돌아가버렸는데 나도 정신 없기는 마찬가지라 돌아보니 먹을 것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네 그려.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노는 일을 또 할 만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앞으로 이런 일들은 계속 생길테지? 밖에서는 영우랑 잘 놀아주는 누나 형들이지만 집 안에서 놀 때는 영우 수준이 안 맞아서 함께 놀기가 어렵구나.

1342일 을지로 나들이

오랜만에 333과 아빠의 디구친구를 만나는 날. 원래는 디구까지 가서 쇼핑을 하는 등의 야심찬 서울 나들이를 계획했는데 컨디션도 좋지 않고 해서 영유아검진만 하고 집에 돌아와서 쉬었다. 영유아검진을 해보니 영우는 키가 33%라서..슬프다.. 다람쥐반 친구들을 보며 대충 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슬프다. 더 슬픈 것은 충치가 있다는 것이다. 치과에 한 번 가야하는데 주말에 시간이 안 나서 방치중이다. 치료를 하긴 해야할텐데 심란하다.
날씨가 참 좋았는데 집에만 있다 나가기는 아쉬워서 청계천이라도 둘러볼까 하고 약속 시간보다 빨리 나섰다. 폭포 구경도 하고, 시작되는 곳을 보고싶다고 해서 소라광장까지 갔다. 걸어서 다니면 좋을텐데 영우는 내내 유모차에 실려다닌다. 그래도 사진 몇 장 남기고 보니 일찍 나오길 잘했다싶다. 청계천을 따라 도깨비야시장도 열려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저녁 약속은 몽중헌이다. 영우 백일 식사는 페럼의 몽중헌에서, 돌잔치는 센터원의 파로에서 하였는데, 나는 을지로를 좋아하나보다. 옛날 기억도 새록새록하고 을지로에 오니까 좋은지.
조금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가 일행들을 차례차례 맞이하는데, 특별히 333 이름을 다시 리마인드 시켜놓지도 않았는데 이모들이 들어올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배시시~ 애교 가득 미소를 날린다. 이 날은 작정을 한 것인지, 애교도 엄청나고 밥도 잘 먹고 놀기도 잘 놀았다. 새로운 장난감 다이노코어에 대해 이모들에게 설명도 해주고, 광고송 '딱 좋아 아주 좋아~'를 계속 열창하고, 수지이모에게서 받은 장난감으로 잼나게 놀았다. 커피집으로 이동한 후에는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퍼먹고 엉덩이가 들썩들썩. 아빠와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백번 왔다갔다 하더니 가는 길에 속이 울렁거린다고 징징. 어쩜 이모들 앞에서 눈웃음 날릴 때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거니. 그래도 뭐 이모들 앞에서 징징대는 것보다는 낫구나.

영우는 여전히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일단은 맛없다고 밀어낸다. 오전에 야채쥬스를 줬는데 맛없다고 안 먹겠다고 하길래 포도가 들어갔는데? 했더니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는다. 조금 남긴 것을 먹어보니 야채쥬스 특유의 그 맛이라 맛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 맞을텐데 포도가 들어갔다고 하니 맛있단다. 머리로 맛을 이해하는 아이라니..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1341일 영우의 펭귄아이

화내지 않고 아이 키우기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영우가 무슨 책이냐고 묻길래 이야기해주었더니 영우에게도 읽어달란다. 영우는 아이도 없는데 뭐하러 이 책을 읽냐고 했더니 영우한테도 아이가 있다며, 펭귄(목욕 타월)이 영우 아이니까 읽어야지 하면서 읽어달란다. 그래서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한 페이지 정도 읽었을까, 엄마 책은 왜 이렇게 글자가 많냐며 가버린다. 한 페이지나 참았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밀가루반죽으로 동물친구들 먹이를 만들었는데 영우는 밀가루 반죽을 찍기틀을 이용하기도 하고 손으로 동그랗게 만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개미핥기가 배고프대요. 먹이 줄거예요'하고 듀플로 블럭으로 만든 동물집에 있는 개미핥기에게 직접 만든 먹이를 주며 뿌듯해하였다고 한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작은초록놀이터에서 놀이를 했는데 영우는 동물모양 상자에 공을 던져 넣어보는 신체활동을 하였단다. 볼풀공과 촉감공을 만져보며 원하는 공을 골라서 던지며, 공을 던져 넣는 것을 재미있어하여 여러번 반복해서 상자에 던져보았다고 한다. 상자에 공이 들어갈 때마다 '영우가 넣었다!'하고 소리치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1340일 영우에게 치킨이란?

새벽에 영우가 잠이 깨서 대성통곡을 한다. 꿈에서 엄마아빠가 치킨을 다 먹어서 영우는 못 먹었단다. 정말 서럽게 한참을 울던지 목이 다 쉬어버릴 정도였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치킨 시켜줄게 하면서 달랬는데, 아니라며 지금 시켜달라고, 꿈에 시켜주면 거기 가서 먹겠다고 한다. 웃기기도 웃겼으나 영우에게 도대체 치킨이란 무엇일까 싶다. 그런데 또 창피한건 아는지, 알림장에 쓰겠다고 했더니 창피하고 슬프니까 쓰지 말란다.
아빠의 생일선물 다이노코어가 왔다. 난 사실 구매한것도 몰랐는데, 장난감이 오고 나서야 영우가 아빠한테 사주자고 한 그것의 이름이 다이노코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을 모두 갖춘 자동차, 공룡, 합체 변신 로봇이다. 카봇, 또봇 시리즈에 비해서는 변신시키기가 수월해서 영우도 잘 갖고 놀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좋아하며 갖고 노는지, 그동안은 얻어온 장난감이나 선물로 받은 장난감만 갖고 놀다가 영우가 갖고싶다고 말한 장난감을 바로 갖게 되어서 정말 좋은가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밀가루반죽에 큰 흥미를 보이며 동물의 먹이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다양한 모양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밀대를 이용해 밀가루반죽을 넓게 펼친 후에 코끼리 모양 찍기틀을 찍어 코끼리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밀가루반죽을 길게 연결해 기차를 만들어 즐거워하기도 했다고 한다.
잔디정원에서는 낙엽을 밟으며 소리를 들어보았다고 한다. 영우가 지나갈 때마다 들리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나뭇잎 소리가 나네?'라고 이야기하였단다.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1339일 내복이 없어요.

아직 외출복 안에 내복을 입어야 할 정도로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보유하고 있는 내복들이 입을만한가 싶어 실내에서 내복을 입혀보고 있다. 흠, 모든 내복이 짧다. 키가 크긴 컸나보다. 영우도 '내복이 작아서 실이 터질 것 같아'라고 한다. 내복을 사야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에게 아빠 생일 많이 축하해줬는지 물어보니 '영우 아빠 어제 생일이었어요. 영우가 노래도 불러줬어요~'라고 하였단다.
하얀 솜털을 사용하여 양 그림을 꾸며보았다고 한다. 동물원에서 보았던 양의 모습을 떠올려보고 양의 털 색, 모양을 이야기나누어보았단다. 양그림을 꾸밀 하얀 솜털을 두 손으로 만져보며 '말랑한 느낌이에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솜털을 충분히 탐색해본 후 양 그림에 솜털을 조금씩 붙여보고 크레파스를 사용하여 양의 얼굴을 꾸며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오전실내놀이시간에 놀이를 하는 중 소방대피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주방에서 불이 났다는 소방대피방송을 듣고 옷으로 입을 가리며 대피했단다. '불이야!'를 외치며 현관을 지나 교사실 앞 입구로 안전하게 대피 해 다람쥐반으로 돌아와서 불이난 장소, 이유에 대해 들어보고 불이야를 함께 외치며 대피요령을 한 번 더 이야기나누었다고 한다.

1338일 아빠 생일

아빠 생일이라 5시 퇴근 찬스를 써서 생일 선물을 사고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영우를 데리러 갈 예정이었다. 마음에 드는 품목이 없어서 생일 선물은 결국 못 사고 저녁만 먹고 헤어져 신랑은 어린이집으로 나는 문화센터로 갔다.
어쩐 일인지 영우는 하원 후에 큰초록에서 놀지도 않고 실랑이도 벌이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갔다고 한다. 다음날 들어보니, 아이들이 다 감기가 걸려있고 해서 선생님께서 오늘은 집에 일찍 가서 좀 쉬라고 말씀하셔서 약속을 지킨모양이다. 기특하네.
늦은 저녁, 케잌에 촛불 켜고 아빠 생일 축하 노래를 해주었다. 아빠 생일 선물은 뭘로 하지 물었더니 엄마가 다이노코어를 아빠에게 사줘서 놀게 해주라고 한다. 듣는 시점에서는 다이노코어를 알아듣지도 못했고 흘려들었는데 아빠가 (자기의 생일 선물이라 그런지) 흘려듣지 않고 바로 주문을 했더란다. 이렇게 영우가 구체적으로 요청한 장난감이 처음 생기게 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돈육파프리카볶음과 미역줄기를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오늘은 작게 잘린 양념된 깍두기 반찬 먹기 시도를 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깍두기 한 개를 먹어본 뒤 '깍도기 먹었어요. 맛있어요~' 하며 총 5개를 먹어보았단다. 매운 깍두기 먹기에 어려움 없이 성공하여, 앞으로도 어린이집에서 식사시간에 시도할 예정이니 가정에서도 참고해 달라고 한다.
종이벽돌블럭을 사용하여 동물원을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동물원 안에 동물 인형들을 놓아보고 동물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생각하며 맛있는 요리를 해주었다고 한다. 영우가 만든 동물 먹이를 동물원에 가져다주고 동물들에게 먹여주기도 하였단다.

1337일 취침모드

잠자려고 눕는데 '이제 취침모드야?' 한다.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들은건지, 웃기다. 이 날에 다른 키워드가 써있었는데 알림장을 보니 화요일에 일어난 일이네? 에피소드가 고갈되었다.

- 어린이 집에서는
과천어린이동물원에 다녀왓다. 다른쥐반 친구들은 과천어린이동물원에 가는 버스 안에서 동물친구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고 한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가을 자연물(낙엽, 감, 솔방울 등)을 살펴보기도 하고, 긴 시간이 걸렸지만 동물 관련 동요를 부르고 동물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갔나보다. 푸르니 버스에서 내려 친구 손 꼭 잡고 어린이동물원에 도착한 뒤 원숭이, 양, 돼지, 조랑말, 염소, 토끼, 개 동물 친구들을 만나보았다고 한다. 원숭이의 손의 색을 살펴보기도 하고 강아지가 양몰이 하는 모습, 양, 염소, 돼지, 조랑말, 토끼가 밥 먹는 모습을 살펴보았단다. 동물 친구들의 똥 모양도 함께 살펴보았다고 한다. 동물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간식을 먹고 안전하게 어린이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영우는 돼지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우와~돼지가 밥 먹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하였단다.
과천 동물원에 간다길래 대공원동물원에 가는줄 알고 영우는 무슨 동물 보고싶냐고 했더니 기린 보겠다고 했는데 어린이동물원이었구나. 그래도 친구들이랑 즐거웠으면 됐지~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1336일 헌금송

유아부에서 두어달 연습했던 헌금송을 대예배 2,3부 시간에 하는 날이다. 그리하여 11시부터 1시까지는 자유의 시간. 예슬엄마와 수다떨다가 헌금송 하는거 지켜보느라 3부 예배도 들어갔더니 시간이 휙 가버렸다. 음악이 나오면 그래도 좀 율동을 할거라 기대했는데, 그런 자리에 서는게 어색했는지 영우도 예슬이도 대부분의 시간을 가만히 서있어서 좀 아쉬웠다. 5분 서 있는것도 힘들었는지, 제일 가운데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은 영우 ㅜㅜ
그래도 3부 헌금송 때에는 긴장이 풀렸는지 좀 더 율동 비스무리하게 하기는 했다. 5세는 되어야 율동을 따라하지, 4세 아이들은 대부분 서있기만 한 행사였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귀여운 아이들이다. 3부 때 아이들 부모님들이 사진 찍느라 앞자리에 많이 모여 앉았었는데 영우가 그 속에서 나를 찾았나보다. 엄마를 못찾았다고 속상해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헌금송이 끝난 후 다같이 용화네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이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밥을 먹일 수가 있다니 놀랄노자다. 영우는 현우형 방에 가득한 자동차 장난감을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밥도 한그릇 뚝딱 다 먹고 케잌도 먹고 더 놀고 싶지만 오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또 교회로 이동한다. 일요일은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평소에는 중간에 집으로 돌아와서 쉬고 나가거나 신랑이 교회로 와서 점심밥을 먹는데 이 날은 10시에 나가서 오후 6시까지 집에 안들어갔더니 신랑도 심심했나보다. 그러면 저녁에 나를 좀 쉬게 해주고 영우랑 잘 놀아줄줄 알았더니 겨우 30분 놀아주고는 영우 좀 보란다. 그 말 듣고 완전 대폭발. 나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잠을 포기하거나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내 시간을 만들어낼 수가 없어서 좀 속상하다.

1335일 에어쇼, 어린이집 가족잔치, 그리고 키즈카페

제목을 적고 보니 정말 빡센 일정을 보냈구나 싶다. 며칠에 걸쳐 비행기 소리가 크게 그리고 자주 들렸는데 알고보니 성남공항에서 에어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약을 하려고 보니 21일 오후는 어린이집 가족행사, 22일 오전은 교회 유아부 헌금송, 오후는 모임이 있어서 딱 21일 오전밖에 시간이 없었다. 그리하여 고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입장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 많지만, 그래서 네이버 예약 리뷰에다가도 썼지만, 에어쇼는 그 모든 불쾌한 경험을 다 날려버릴 수 있을만큼 멋졌다. 그런만큼 매우 위험하기도 한 공연이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지긴 하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시작 전에 전시관 좀 둘러보고 탱크도 구경하다가 에어쇼가 끝나자마자 나왔지만 종일 있어도 괜찮을 정도로 프로그램도 많고 볼거리도 많았다. 다음번엔 좀 더 즐길 수 있겠지.

어린이집까지 이동하는 길에 영우는 잠이 들고, 택시는 안 잡히고, 결국 지하철타고 이동해서 겨우겨우 시간 맞춰 도착했다.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대충 주먹밥 사먹이면서 왔더니 보는 눈도 많은데 좀 부끄럽던지. 푸르니는 아이들 학예회나 운동회 대신 가족을 초청해서 1시간 반 정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마무리되어 좋은 것 같다. 학예회 같은거 준비하면 선생님도 아이들도 고생이지. 그런데 이 행사도 만만치않게 힘들기는 했을 것 같다. 과자딱먹기 방에 꾸며놓은 데코레이션, 바람개비를 장식할 하트모양 스티커, 야외놀이터에 설치한 놀이시설, 다람쥐반을 가득 채운 풍선,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야근으로 이루어진 것이겠지. 직장맘은 감정이 이입된다. 아이들은 신나게, 그러나 조금은 아쉽게 선생님들이 준비해주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원래는 어린이집 행사 끝나고 하원 후 단짝 5남매들을 데리고 우리집에 가려고 했는데, 아빠들도 계시니 조금 애매하기도 하고 시우는 먼저 집에 가고 해서 남은 멤버들끼리 판교의 키즈카페에 갔다. 이 키즈카페의 장점은 시간이 무제한이라는 것, 그리고 식사는 해당 건물의 음식점에서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다가 밥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마감시간까지 뛰어놀았다. 그 체력들을 어쩌면 좋을지, 그런데 가만 보니 밥도 정말 많이 먹는다. 이렇게 많이 먹고 많이 뛰어노는 아이들이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집에 가서도 더 놀고 평소와 다름없이 11시에 잠든 영우. 영우 체력도 참 대단하구나.
그리고 사진의 포인트는, 기차를 보려고 까치발한 세 아이들과 여유있게 서 있는 수아.

1334일 이 구역의 문제아 2

전 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영우가 어디에서 노는지 파악을 하지 못해서 윗층 놀이터로 올라가봤더니 영우만 없었다. 아이들에게 다들 내려가서 놀자고 한 후 내려왔더니 영우는 큰초록에서 놀고 있었다. 내가 노랑놀이터에서 놀지 말라고 했더니 올라가지 않은 모양이다 싶어 내심 흐뭇했는데, 내가 영우를 찾고 있던 그 시간에 영우는 지하로 내려가 교사실에 갔다지 뭔가. 도대체 거길 어떻게 내려간걸까, 신발을 신고 간건가, 신랑이랑 어린이집의 구조를 이야기하고 있자니 가만히 듣고 있던 영우가 신발 안 신고 그냥 계단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설명을 해준다. 아이고 영우야, 정말로 이 구역의 문제아가 되려고 그러니.

- 어린이 집에서는
어제에 이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우는 잼을 보고 '오늘은 노란색이네요'하며 어제와 다른 부분을 찾고, 사과잼이라고 이야기하자 맛이 궁금하다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숟가락으로 잼을 바르고 토마토, 양상추, 치즈를 올려 샌드위치를 만들어보았단다. 양상추를 많이 먹고 싶다고 하며 듬뿍 넣어 만들었단다.
숙제 중에 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것이 있어서 작년에 대구 양떼목장에서 먹이주는 사진을 보냈는데, 사진을 보며 동물원 나들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단다. 동물원 가는 것이 기대가 되었는지 실내놀이터에서도 동물원 가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낙엽길을 밟으면서 동물원으로 이동해보고 동물들을 보호하는 공간을 구성하여 지켜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33일 이 구역의 문제아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운영관련 협조 안내문을 올리셨는데 등원 시 개인 놀잇감이나 음식물을 원에 가지고 옴으로 인해 생기는 갈등과 하원 후 아이들이 놀 때 안전하게 놀고 뒷정리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어느 것 하나 걸리지 않는 부분이 없다.
어쩌다보니 3월과는 달리 통합반에 남아있는 아이들 중 다람쥐반 아이들이 가장 많다. 그러다보니 늦게까지 실내 놀이터에서 뛰어노느라 집에 가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을 꼬드겨서 집에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군것질거리를 쥐어주는 것. 주희엄마가 항상 간식을 챙겨와서 나눠줬는데 이제는 시우아빠도 챙겨오기 시작하셨다. 매번 받기만 한 터라 처음으로 말랑카우를 갖고가서 영우가 나눠주게 시켰더니 엄청 좋아한다.
어린이집에서는 먹을 것을 갖고 오지 말라고 하고,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가려면 먹을 것을 줘야하고, 참 곤란하다.
원장선생님 안내문 중에는 하원한 아이들끼리 윗층에서 놀이하다가 노랑놀이터에 있는 자동차를 타고 계단을 내려 오려는 위험한 모습을 발견하고 다른 부모님이 제지하셨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 범인이 바로 영우다! 요즘은 큰초록에서만 노는게 성에 안 차는지 윗층으로 올라가 노랑놀이터에서도 노는데 신랑도 그 모습을 보았다지뭔가. 선생님께 이실직고하고 앞으로 하원 후에 신경써서 살펴보겠다고 하였다. 영우에게도 노랑놀이터는 위험하니 큰초록에서만 놀라고 주의를 주었고, 계속 큰초록에서 놀기는 했다.
선생님도 노랑놀이터의 그 아이가 영우인 것을 아시고는 꽤나 충격을 받으셨는데 이 구역의 문제아가 되어버렸다.

- 어린이 집에서는
샌드위치 만들기 활동을 해 보았다고 한다. 샌드위치를 먹어본 경험을 이야기해 보고 여러가지 재료들을 탐색해 보며 즐겁게 활동하였단다. 샌드위치 재료인 토마토와 양상추를 칼로 잘라보기도 하였는데 스스로 자른 것이 뿌듯했는지 '영우가 한 것 보세요! 영우거 보세요!'하고 이야기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다고 한다. '샌드위치 정말 맛있어. 영우는 토마토도 맛있어' 하면서 완성한 샌드위치를 맛보기도 했다고 한다.
'계단을 안전하게 다녀요'를 주제로 생활안전교육을 하였다고 한다. 계단에서 지켜야 할 약속(차레를 지켜 계단 오르고 내려오기, 손잡이 잡고 오른쪽으로 올라가기)을 함께 알아보고 안전하게 계단을 이용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계단 오르기 교육을 받아서인지 항상 영우가 제일 먼저 올라가고 엄마아빠는 뒤에서 한 줄로 오른쪽으로 붙어서 계단을 올라야한다. 한 번은 주희랑 하원하는 길에 영우가 먼저 가겠다며 빠르게 계단으로 이동했는데 주희가 영우 뒤를 따르며 오른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왼쪽으로 막 뛰어내려가니까 오른쪽으로 가야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속상해했던 것이 생각난다.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1332일 낫또

전 날 아빠와 마트에서 사 온 낫또로 아침을 먹었다. 나도 낫또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사실 먹고싶지 않은 것이긴 하지만) 영우는 벌써! 냄새가 싫지는 않은지 의외로 잘 먹는다. 실처럼 이어지는 것을 떼어내며 잘 받아먹는다. 역시 어릴 때는 음식에 대한 편견이 없기는 한가보다.
저녁에 목욕타월인 펭귄을 갖고 너무 장난을 쳐서 좀 야단을 쳤더니 자려고 누워서는 '영우 엄만데 왜 혼내?'라며 서럽게 물어본다. 그러게 엄마도 혼내지 않고 영우를 키울 수 있으면 좋겠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가족잔치 초대장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가을 풍경 위에 가족 얼굴을 붙인 뒤 색연필, 싸인펜으로 끼적여 꾸며주었단다. '영우는 엄마 아빠를 초대할거예요!'라고 이야기하며 토요일에 있을 가족잔치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가족 얼굴 붙이는 것을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영우가 도와줄까?'하고 물어보고 도움을 주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단다.
모래놀이터에서는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살펴보기도 하고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을 맞아보기도 하였단다. 모래로 케이크를 만든 뒤 낙엽들로 케이크 꾸미기를 즐기고 생일노래를 부르며 선생님, 친구와 함께 즐거운 생일파티를 했다고 한다.

1331일 아빠와 마트

내가 약속이 있어서, 신랑이 영우를 하원시킨 후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를 데리러 오기로 하였다. 아빠와 단둘이 마트에 간 것은 처음인데 영우는 신났을까?
친화력 좋은 영우는 시식준비해주시는 분들에게 인사를 잘 해서 이것저것 많이 얻어먹는다. 더 달라고도 많이 해서 결국은 사게 만들기도 한다. 시식도 해보고 아빠의 욕심으로 낫또도 사왔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노는데 오늘은 자동차놀이를 한다. 견인차를 주차시키면서 여기는 견인서라고 한다. 소방차는 소방서에 가고 경찰차는 경찰서에 가니까 견인차는 견인서에 가는거라 생각이 드나보다. 말 되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으로 나온 짜장면을 선호하며 제공된 반찬과 한그릇 뚝딱 먹었다고 한다. '혼자 오이도 먹었어요~'라며 뿌듯하게 보여주었단다.
누나들이랑 주운 밤과 낙엽을 보여주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지난 소풍 때 딱 밤알 하나랑 나뭇잎 두 장 챙겼는데, 다른 엄마들이 챙겨온 거 보니까 두 주먹 가득 알밤을 담아와서 또 민망했다. 그래도 영우가 누나들이랑 주운 것을 떠올리며 즐거워했다니 다행이다.
돋보기를 통해 색과 모양을 관찰하며 더욱 세심하게 관찰해볼 수 있었단다. 또한 자연물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촉감을 느껴보기도 하고 '미끌미끌해요, 까칠까칠하네?'라며 영우가 느낀 촉감을 언어로 표현해보았다고 한다.

1330일 아빠를 위한 건축

오랜만에 자석블럭을 갖고 논다. 아빠가 오페라 하우스 같은 것을 만들어 달라고, 지붕이 동그란 건물이라고 했더니 알았다며 만들기 시작한다. 짜잔~ 아빠를 위한 건축물이라고 보여주는데 건축중이라고 크레인도 옆에 세워두고, 제법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그럴듯한데?

- 어린이 집에서는
낙엽방석을 손으로 눌러보고 발로 밟으며 촉감을 느껴봤다고 한다. 영우는 낙엽방석을 손으로 눌러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어보고 '재미있는 소리가 나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낙엽방석으로 만든 징검다리를 따라 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점프도 해보며 신체움직임을 다양하게 시도해보았다고 한다.
실외톨이터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염을 주워 모양과 색을 탐색했다고 한다. 낙엽의 모양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예쁘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1329일 동탄나들이

오랜만에 승우형아 연우누나를 만나러 동탄에 갔다. 영우가 간 것은 작년 여름에 가고 처음인가보다. 그 때보다 승우는 많이 의젓해져서 영우를 잘 보살펴준다.
뷔페식 식당에 갔는데 영우도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보람차다. 식사 후 바로 옆의 공원에 갔는데 승우가 영우를 데리고 다녀주니 편하고 좋은지. 킥보드를 갖고 왔으면 좋았을걸, 다른 일행들의 킥보드 만져보고 찝적대는 영우가 불쌍하다. 아직 공원 나가는 자세가 덜 되어 있는 엄마아빠로다.
간식으로 초코우유를 먹었는데, 난생 처음 초코우유를 먹어본 영우는 눈이 띠용~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어쩜 이렇게 맛있냐며 미소를 짓는데 신세계를 느끼는 표정이다. 세상에 맛있는 것이 참 많지?
영우는 낮잠을 자야해서 일찍 헤어져서 돌아오는데 또 책을 한가득, 그리고 한글공부 시킬 교재도 한가득 받아왔다. 승우, 연우가 말이 빠르고 발음도 정확하고 밖에 나와서 동영상을 보지 않아도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고, 태도가 훌륭한 편인데 엄마의 숨은 노력을 고스란히 받아왔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사실.
승우 아버님이 어쩜 이렇게 말을 잘하냐며, 사람들이 승우연우 칭찬하는 것만 듣다가 영우 보니까 이런 느낌으로 칭찬하는거였구나 싶다고 정말 말 잘한다 하신다. 말 잘한다고 하니 이 날의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 (말 잘하는게 아니라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나 싶은 에피소드이긴 하다만) 오전에 교회 미끄럼틀을 타다가 장난을 치는 바람에 균형을 잃어서 모서리에 눈 부분을 찧었다. 아팠을테지, 누가 잘못한거냐며 왜 미끄럼틀을 저렇게 만들어놓은거냐며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상 그럴 줄 몰랐어, 그렇게 넘어질 줄 몰랐어'라고 한다. 저녁에는 유튜브를 보닫가 너무 재미있다며 '장난없지'라고 한다. 어디서 그런 말을 배운거지, 끙
자려고 누웠는데 영우가 '엄마 꿈나라 갔어?' 하길래 응 하니까 '나는 못갔는데 엄마 어디로 간거야, 꿈나라 어떻게 가' 라고 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꿈나라 같이 가자고 영우만 두고 가지 말라고 하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며칠 전에는 영우 꿈에 엄마아빠 나왔는데 엄마아빠 꿈에도 영우가 나왔는지 물어보았다. 아이들의 세상 참 귀엽다.

1328일 교회 소풍

교회 소모임에서 광주에 있는 금원수목원으로 소풍을 간다. 날 좋은 가을 날 일부러라도 나들이를 해야할 판인데 교회에서 이벤트를 만들어주니 좋을 따름. 바베큐도 해먹고 떡볶이도 먹고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은 정말 꿀맛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고, 아이들을 위해 OX퀴즈에 보물찾기까지 준비되어 소소한 선물들도 받았다. 이 날도 누나들과 현우형이 영우를 데리고 이곳저곳 산책하고 놀아주어서 엄마는 세상 편하다.
어린이집에서 집 주위를 산책하면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낙엽이나 알밤 등을 갖고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는데, 마침 알밤과 낙엽도 주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영우를 이뻐라 해주고 놀아주는 아이들이 있으니 교회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군. 좋은 일인가 아닌가.

1327일 치킨데이

불타는 금요일은 치킨과 함께. 팀원이 포르투갈 다녀오면서 술을 사다주었는데, 와인 느낌인데 화이트는 아니면서 매우 달달하고 도수가 높다. 양주잔에 따라 마시면서 치킨을 먹었더니 영우도 양주잔에 물을 따라달라고 한다. 그리고 물을 마실 때마다 아빠와 짠을 한다. 자세가 제법 나오기는 하는데 너무 조기교육인걸.
토요일에는 교회 소풍 간다고 몇 번 이야기했더니 내일 어디가는지 알아? 하고 물으니 '응, 기억하고 있어'라고 한다. 말하는 것만 들으면 다 큰 아이 같아서 가끔 영우가 네 살밖에 안된 아이란 것을 잊는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듀플로 블럭을 손으로 끼워보며 큰 집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공룡들이 들어가서 살 집이예요~' 이야기하며 큰 듀플로 블럭을 놓고 작은 듀플로 블럭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보았단다. 친구에게도 듀플로 블럭을 주면 'oo이랑 같이 만들거예요~'라며 함께 멋진 집을 만들어 보았다고 한다.
작은 초록놀이터에서 놀이하였는데 영우는 고모부가 되어 선생님, 친구들과 가족여행을 가보는 놀이를 했다고 한다. 고모부가 된 영우는 핸들 놀잇감을 사용하여 운전해보고 가족들과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단다.

2017년 11월 2일 목요일

1326일 로봇 변신

드디어 로봇을 자동차로 변신시켰다. 또봇인지 카봇인지 시리즈가 세 개 있는데,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고 하지만 퀄리티가 좋지 않아서 변신을 시키려면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다칠 것만 같다. 아이들 힘으로는 변신을 시킬 수가 없어서 수많은 엄마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우리집의 경우 아빠가 고통받고 있었는데, 드디어 영우 힘으로 변신을 시켰다. 온전히 혼자서 다 한 건 아니고 힘이 많이 들어가는 마무리는 아빠가 도와줬다고 하는데 거의 다 영우가 했단다. 대견하네. 이제 혼자서 하거라~
어린이 집에서 하원할 때 주희 엄마가 매번 먹을 걸 나눠주는데, 얻어먹기만 하니 미안해서 말랑카우를 갖고갔다. 이런거 나눠주면 안 좋아하는 엄마들도 있을테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영우가 친구들에게 직접 나눠주면서 엄청 신나한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영우가 요구르트맛 맛있는거 그거 친구들 나눠줬잖아' 하면서 이야기한다. 첨에 보미가 줬을때는 반응이 시큰둥했는데 이제 말랑카우 맛있는걸 알았구만.

- 어린이 집에서는
곰 가족 퍼즐을 맞추어보았다고 한다. 작은 곰쿠터 큰 곰까지 다양한 크기와 여러가지 옷, 곰의 모양을 비교해보며 알맞은 자리를 찾아 끼워보았단다. 2개의 퍼즐에서 똑같은 옷 그림을 찾아보고 퍼즐을 모두 대어보며 탐색놀이를 해보았다고 한다.
바깥 날씨가 추워져서 외투입고 잔디정원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친구들과 함께 끌차를 타보고 두 손으로 손잡이를 밀어보며 가족과 함께 여행가는 놀이를 해보았단다. 친구들과 가족 역할을 나누어 맡아보며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1325일 자는 법을 몰라

어린이집에서 시우를 울렸다고 메모가 되어 있는데 그간 시우를 몇 번 울려서 무슨 일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시우와 영우는 7시 20분 퇴근족이 되어 매일 큰초록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울기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하원하는데 선생님께서 오늘 가족사진을 봤다고 이야기하시면서, 영우가 사촌이라는 개념을 안다며, 친구들은 가족사진을 보면서 누가 누군지를 잘 모르는데 영우는 사촌동생이라고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한다. 또 뿌듯.
오늘은 아빠 껌딱지 모드다. 자러 들어가서는 아빠아빠아빠아빠 난리다. 너무 치대니까 힘들어진 아빠가 빨리 자라고 하니 '영우 자는 법을 몰라' 라고 하며 운다. 그러게, 어떻게 자야할 지를 모르겠구나. 놀고싶은 마음이 가득할텐데 자라고 하니 얼마나 힘들까싶긴하네. 잘 자야 쑥쑥 클텐데.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밤밥, 생선까스, 오이, 백김치를 골고루 모두 먹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밥 속에 숨겨진 밤을 찾아 포크로 찍어먹어보고 '생선까스 맛있어요~'라고 이야기하며 맛있게 먹었단다. 국 속에 담긴 유부도 먹으며 기본 제공 양의 식사를 다 먹었다고 한다.
가족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고 한다. 영우의 가족사진과 친구들의 가족사진을 보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가족 구성원에 대해 알아보았단다. 사진 속 가족들을 가리키며 친구들에게 서울 할아버지와 고모부를 소개해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24일 다시 일상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연휴 때 낮잠을 안 자기도 하고, 늦게 자기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못했던터라 아침 9시에 겨우 일어났다. 아침은 먹는둥마는둥하고 어린이집으로 출발. 울거나 하지 않고 잘 들어가줘서 다행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가족 손가락인형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여러가지 색의 띠종이와 가족 구성원 그림을 찾아 탐색해보고 가위와 풀을 사용하여 손인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띠종이에 풀을 발라 동그랗게 말아보며 붙여보기를 시도해보았단다.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동그랗게 말아보며 가족 손인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선선한 날씨로 잔디정원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잔디정원에 있는 여러가지 풀을 탐색해보았단다. 영우 키만큼 자라난 덩쿨 잎을 찾아보고 초록잎에서 빨간색, 보라색 잎으로 변한 것도 살펴보았다고 한다. 다른 색으로 변한 잎을 찾아보며 가을 잎에 대해 탐색하였단다.

1323일 집으로

긴긴 연휴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행 떠났다가 돌아오는 차량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안 막히고 무사히 집으로.
다음 날부터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다. 영우도 어린이집에 잘 가려고 할 지 걱정이다. 영우에게 내일부터 어린이집 가야한다고 하니까 어? 좋아한다? 친구들 보고싶다고, 선생님 보고싶다고, 그동안 엄마아빠랑 노는거 심심했다고 한다. 이것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지금껏 힘들게 놀아줬더니 ㅜㅜ
벨큐브 치즈를 몇 개 샀었는데 영우가 아주 좋아한다. 영우 다 먹으라고 6개 꺼내줬는데 엄마아빠도 먹어야 한다며 두 개를 남겨둔다. 두 개 남아있는 치즈를 보고 있더니만 갑자기 운다. 먹고싶은데 엄마아빠 먹으라고 남겨둔거니 건드리지도 못하고 먹고싶은 마음은 가득하고 어찌할바를 몰라서 운다. 이럴 때 보면 마냥 아기같은데 말이지.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1322일 시골 나들이

엄마아빠가 거의 매주 시골에 들어가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영우가 오면 체험해보게 한다고 고구마와 땅콩을 몇 줄기 남겨두셨다길래 시골 구경도 하고 명절이니까 산소도 둘러보기로 계획하였다. 어렸을 적에는 그렇게도 커보이던 집과 마당이었는데, 지금 보면 여기서 어떻게 그 많은 식구가 살았나 싶다. 마당 곳곳에 빼곡히 농작물과 꽃들이 자라고 있고 나비와 벌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영우는 자기 얼굴만큼 큰 고구마를 몇 개 캐내고, 땅콩을 줄줄이 캐내는 농부체험을 하였다. 땅콩이 그렇게 올라오는건 우리도 처음 보는 모습이다. 영우가 시골집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는데 뛰어놀 수는 없지만 이런 체험도 보람차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이어서 도착한 동생네 가족과 산소에 갔다. 오랜만에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에 절을 하고 과일을 깎아먹고 동네를 내려다본다. 평소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떠올리지도 않다가 이럴 때만 부탁드린다. 가내 평안하고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굽어살펴주세요.
성주 근처의 댐을 구경하고 시즌이 마감된 수상레저타운에서 쉬다가 대구로 돌아와 제부까지 합류하여 삼겹살을 먹었다. 이렇게 길었던,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연휴의 끝이 보이는구나.

1321일 가족모임

젊은 시절 아빠가 다니셨던던 회사 터에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섰다.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는데 센터가 들어오면서 맛집도 함께 조성되어 나름 대구의 명소가 되었나보다. 아빠의 옛 추억도 꺼내볼 겸, 이름만 들어도 오글거리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내의 토끼정을 예약해서 가족모임을 했다.
영우는 면을 잘 안 먹는데 토끼정의 시그니처 크림카레우동은 맛있다고 잘 먹었다. 숯불구이도 잘 먹는걸 보니 역시 아이들 입맛에는 단짠이 최고구나 싶다. 밥 먹고 나서 내려오니 센터 중앙에 조성된 무대에서 오페라축제 홍보차, 성악가들이 와서 오페라 곡을 불러주고 있었다. 성민이와 영우는 별 관심 없이 놀이터에서 뛰어다니는 것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글쎄, 떡하니 자리잡고 앉아서 손뼉치며 듣고 있다. 마술피리 곡이 나올 때는 아는거라며 더더욱 즐거워한다. 이렇게 보람찰 수가.

공연이 끝난 후에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서 신랑과 제부의 합동 생일파티를 했다. 성민이와 영우는 함께 뛰어다니고, 이불 속에 들어가서 장난 치고, 서로 장난감 갖고 놀고, 마냥 즐겁다. 귀여운 녀석들. 새삼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들이 아쉽다.

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1320일 성민이와 재회

성민이네 이사하기 전에 짐정리할 것이 많다고 해서 성민이네 집으로 출동. 성민이와 만나서는 끌어안고 함께 놀면서 너무나 좋아한다. 점심도 둘이 앉아서 경쟁하듯 많이 먹고, 간식도 많이 먹는다. 포스틱을 주었더니 이런 과자는 처음 먹어보니 또 신세계가 열렸는지 '내 입맛에 딱이야' 란다. 어이쿠야.
선배언니 집에 가기로 한 약속이 있어서 영우를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잠이 들어서 깨워도 일어나지를 않는다. 언니네 집에 혼자 갔는데, 그 집에도 돌쟁이 아기가 있어서 다음 번에 오면 영우가 잘 놀아줄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영우는 엄마가 없는 사이 아빠와 엄마아빠 놀이를 했다고 하는데 영우가 아빠가 되어서 엄마가 된 아빠의 발을 주물러준다. 영우가 보는 나의 이미지는 이렇구나;

1319일 대구로 가는 길

예상했던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레고를 찾는다. 그리하여 영우가 만든 첫번째 레고가 완성되었다. 사진을 찍어주는데 완전 뿌듯한 표정.

대구로 언제 출발할까 고민하다가 영우 낮잠 시간에 맞추어 가기로 했는데 완전히 판단미스였다. 차가 너무 막혀서 자고 일어났는데도 3시간이 남아있다. 영우는 '고속도론데 왜 차가 엄청 늦게 가?'라고 한다. 그러게 말이다. 그래서 통행료를 안받나보다.
어느 휴게소인가에서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았는데, 형아 하나를 사귀어서 또 재미있게 논다. 영우는 정말 친화력이 대단한 것 같다. 그렇게 그렇게 6시간 걸려 겨우 도착.

1318일 추석

추석이다. 영우가 서울에서 친척들과 맞이하는 첫번째 추석이다. 6촌 누나, 형, 동생을 만나자마자 오랫동안 만나왔던 것처럼 위화감 없이 놀기 시작한다. 말도 잘 하고 떼를 쓰지도 않으니 어른들이 귀여워해주신다. 차례를 지내고 나서는 다같이 동네 놀이터에 나가놀았다. 놀이터에 수돗가가 함께 있어서 아빠한테 물을 떠달라고 하고는 모래에다 붓더니 페파피그 진흙탕처럼 첨벙첨벙을 했다고 한다. 무창포에서도 장화 신고 갯벌에서 첨벙첨벙을 하긴 했지만, 물놀이 하는 곳도 아닌데 신발을 다 버릴 줄이야ㅜㅜ
집에 갔다가 다시 오기 애매할 것 같아서 여벌옷은 준비했는데 여벌신발을 준비하지 못한 탓에 다시 집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막내삼촌이 오셨는데 장난기 많은 막내삼촌이 영우한테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더니, 헤어질 때 정말로 형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표정은 정말 형님인가 싶은 혼돈의 도가니.
저녁에는 어머님 댁에서 모였다. 작은 형님이 영우 선물로 레고를 사다주셨는데, 레고를 만들면서 집중력이 엄청나다. 막내이모가 레고를 한 번 선보여주기를 했었지만 설명서를 보고 만드는건 또 다른 일이라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설명서를 보면서 부품을 찾아서 맞추려는 시도를 제법 해낸다. 밥 먹는 시간 빼고 서너시간을 꼼짝도 않고 레고만 한 것 같다. 자동차 하나 조립을 남겨두고 집에 돌아오는데 얼마나 아쉬워하는지, 이렇게 레고의 시대가 열리는가보다.

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1317일 무창포 나들이 둘째 날

진섭이가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하자 영우가 '진섭이형~' 하면서 방에서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막 잠에서 깨어나 눈도 못 뜬 상태로 씨익 웃으면서 나와서 진섭이형을 찾는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진섭이는 전 날 수영장 이야기가 나온터라 수영장에 가자고 난리다. 수영장 슬라이드 보수중이라 마침 비용도 저렴하고 해서 아빠들과 아이들만 수영장에 들여보내고 엄마들은 꿀휴식. 아 좋다. 이런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
보수중인 슬라이드는 큰 슬라이드이고, 작은 슬라이드는 운영을 해서 영우와 진섭이는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다. 수영장에 워터마사지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수압으로 발마사지가 되었나보다. 영우가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엄마가 왔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했단다. 한참 지난 지금도, 진섭이형이란 간 수영장에서 물이 발을 주물러줬다며 좋았던 기억을 되새기곤 한다. 사우나에 가서는 39도 정도의 탕 속에 들어갔다고 한다. 진섭이는 뜨거워서 못 들어갔는데 영우는 '아~ 따뜻해서 좋아~'라고 하면서 한참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어르신 취향인지.
비체펠리스에서 아침, 점심까지 다 해결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교통정체도 없어서 더욱 좋다. 1박2일 보람차게 놀다온데다 영우가 지금까지도 그 날의 이야기를 하니 더더욱 뿌듯하다. 그러고 보니, 전 날이었나, 집에 가자면서 영우는 여행이 싫다고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정말 여행이 싫으냐고 했더니 '응, 제주도만 한 번 더 가보고 이제 여행은 그만하자'고 했구나. 조만간 비행기도 한 번 태워줘야 할텐데.

1316일 무창포 나들이 첫째 날

지난 여름부터 끊임없이 회사 콘도에 도전했는데 매번 탈락하다가 추석 연휴에 드디어 당첨! 방이 두 개니까 누구라도 한 가족 더 데리고 가면 좋겠다 싶어 여러 명에게 물어봤지만 명절 전이라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우리끼리만 가야되나보다 했는데 은기네에서 불꽃을 보고 헤어지는 순간에 물어봤는데 다들 오케이를 해서 세 가족이 함께 무창포에 갈 수 있었다. 많이 막힐까 걱정했는데 9시 30분에 출발한 우리는 2시간, 10시에 출발한 진섭이네는 4시간, 10시 반에 출발한 은기네는 3시간 걸려 도착했다.
은기가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반 넘게 갯벌에서 노는데 날씨가 최고로 좋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별로 춥지도 않고 하늘도 그림 같다. 갯벌에 박혀 있는 아무 바위나 들어올리면 게와 소라게, 각종 벌레들이 넘쳐난다. 영우는 아직 갑각류들이 좀 무서운지 게를 양동이에 담아주었더니 바로 버려버린다. 그리고 시작된 무한 모래놀이. 아직은 갯벌체험보다는 모래놀이가 더 좋은 나이인가보다. 원없이 모래놀이를 한 후 은기네와 합류하여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은기와 영우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뛰어가는 모습만 봐도 흐뭇한 것이 함께 와서 더욱 좋다.

점심 식사 중에 진섭이네도 도착하여 식사를 마친 후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나가고 엄마들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진다. 바닷가에서는 본격 물놀이가 시작되어 신발도 젖고 옷도 젖고, 결국은 바지 걷어부치고 맨발로 뛰어들어가서 놀았나보다.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서해 쪽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데 머드축제도 가까이에서 하고,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 바로 이 곳이라고 한다.
바람이 심해져서 수영장을 데리고 가는 것이 좋을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객실에 올라가서 씻기고 아이들끼리 놀게 하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각자 가지고 온 장난감으로 함께 놀면서 싸우다가 울다가 다시 놀다가 한다. 와중에 진섭이는 자기가 형아라고 동생들이 잘못하면 막 혼내기도 한다.
마침 대하 전어 축제가 한창인 때라 근처 수산시장에 가서 요리를 해달라고 한 후 포장해와서 먹으니 편하고 좋다. 이렇게 콘도의 장점을 활용해서 놀아본 적은 처음인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의 묘미가 있구나.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갓난쟁이가 있는 은기네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진섭이네와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2017년 10월 24일 화요일

1315일 울음 터진 날

교회 가는 길, 엘리베이터 버튼을 내가 눌렀다고 운다. 이 울음이 시작이 되어 가는 내내 징징징하더니 내 양손을 잡고 기차처럼 뒤에서 따라오란다. 발걸음 속도 때문에 뒤에서 따라가기 힘들어 옆으로 함께 걸었더니 기찬데, 영우가 먼저 가야하는데 엄마가 옆에서 따라온다며 다다다다 달려가면서 또 운다. 그 와중에 기차는 하겠다고 손을 놓치도 않고 달리니 나는 속도 맞추느라 계속 옆에서 달릴 수밖에. 그렇게 우는 바람에 늘 교회 입구에서 하이파이브하며 맞아주시는 분도 깜짝 놀라 안아주신다. 살짝 달래지는가 싶었는데 신발을 벗으면서 내가 도와주다가 툭 쳐버렸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거지, 아파아파 하면서 울기 시작한다. 정말 툭 닿은 정도라 아플 리가 없는데 그렇게 울기 시작하자 교사 선생님이 나오셔서 아빠 찾느냐며 달래주신다. 그랬더니 아파가 아빠로 바뀌어서 또 한참 울다가 선생님께 안겨서 들어간다. 위로해주면 더 운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날.
수내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했다. 낮잠을 안 자서 어떠려나 했는데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잠이 들어버렸다. 덕분에 어른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삼겹살과 목살을 구워먹고 술도 한 잔 하고 아주아주아주 좋았다. 디저트 먹으러 이동하는 중에 깬 영우는 기분이 안 좋아서 또 징징대는 바람에 동영상을 틀어주는걸로 해결했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밖에서 편하려면 어쩔 수가 없는 현실.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난 하루다.
교회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확인이 되지 않지만, 쿠킹클래스 다녀와서 아이들이 영우가 밥을 동그랗게 뭉치는걸 잘 못해서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하는걸로 보아 썩 재미있게 놀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결과물은 처음으로 사진찍을 생각이 들만큼 이쁘게 나왔네.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근황

10월부터 육아일기가 중단되었습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영우 잘 때 잠들어서 영우 일어날 때 거의 같이 일어나는 일상이다보니 개인 시간이 하나도 없어서 육아일기를 쓸 시간이 없습니다. 이렇게 많이 자는데도 피곤하군요.
그림도 못 그리고, 일본어도 못 들여다본지 오래고, 육아일기는 3주 넘게 밀려 있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다 휘발되어 마음이 아파요. 오늘은 마음 잡고 써보려고 6시 30분에 알람까지 맞추었으나, 잠깐 거실 정리하는 사이, 7시 10분에 영우가 기침하여 또 실패하였습니다.
영우네 가족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회사 내 상황은 썩 좋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두 세건의 일정을 잡으며 바쁘게, 피곤하게, 일상을 부여잡으며 살고 있습니다. 좋은 가을 날, 더 많이 나가 놀고 더 많은 일정을 잡아서 원없이 놀고 싶네요. 그럼 다시 육아일기로 만나보아요. 앞으로 알람을 맞추고 잘 예정이니까요~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1314일 아쿠아리움과 불꽃축제

은기네 집이 용산으로 이사를 해서 은기네 집에 모여서 불꽃을 보기로 하였다. 서울에 간다고 하면 일정 하나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지! 그리하여 오후에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갔다.
아쿠아리움은 어린이 무료티켓이 있어서 어른 비용만 내면 되는거였는데, 둘 다 들어갈 필요 있겠나 싶어서 나랑 영우만 들어갔는데 그것이 패착이었다. 들어가면서 인어공주쇼 광고판을 보고는 인어공주는 언제 나오냐고 묻는다. 스팟마다 스탬프 찍는 것이 있어서 우리는 지금 여기 있고 여기까지 가면 인어공주가 나온다고 했더니 그냥 바로 직진한다. 그래도 중간중간 수달도 보여주고, 니모도 보여주고 했더니 예전에 비해 유심히 들여다보기는 한다. 드디어 만난 인어공주쇼. 세상에, 사람들이 다 여기 모여있었구나. 앉을 자리는 아예 없고 서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영우가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목마를 태우고 십여 분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영우는 신이 나서 박수를 치는데 그때마다 나는 머리가 울리고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래도 영우가 좋아한다면 그걸로 됐지, 암..ㅜㅜ
영우가 오는 길에 낮잠을 안 자서 혹시나 싶어 갖고 들어온 유모차도 나를 힘들게 한다. 엄마가 힘들 때 기회를 잘 포착한 영우는 솜사탕을 획득하는데 성공, 생애 첫 솜사탕을 맛보았다. 보기 쉽지 않은 매너티 앞에서 사진도 찍고, 펭귄, 상어와 사진도 찍었으면 싶었으나 영우가 너무나 빠르게 이동하여서 아직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상한 구도의 못난 사진들만 남기고 녹초가 되어 나왔다. 먹이체험 등은 못해봤지만, 닥터피쉬도 만져보고, 영우가 좋아하는 실제 현미경으로 플랑크톤도 보고, 인어공주도 보았으니 이만하면 성공적이었다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위해본다.
이어서 용산으로 이동. 영우는 차에 타자마자 꿈나라로 간다. 길이 많이 막혔는데 잠이 들어 다행이다. 용산에 도착해보니 1년에 한 번 있는 대목인지라 동네 골목마다 포장마차들이 엄청 많다. 한강대교에는 사람들이 빽뺵하게 모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 안에서 편히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다니 행운이로군.
첫 번째 국가의 불꽃이 터질 때는 각도가 안 맞아서 베란다 밖으로 고개를 빼고 봐야해서 힘들었는데, 그 다음 국가부터는 동쪽으로 한 칸씩 이동이 되어서 한결 볼만했다. 진섭이는 불꽃 터지는 소리가 무서워서 잘 못 보고 들어가서 놀았는데 영우는 무서워하지 않고 불꽃 이쁘다며 꽤나 집중해서 오랜시간 봐주어서 뿌듯한 시간이었다. 이 날 날씨도 꽤 좋아서 베란다에서 문을 열고 보는데 무리도 없었고, 화약 냄새와 연기가 집 쪽으로 오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내년에도 불꽃축제는 은기네 집에서 보는 걸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이 들까봐 은기네 집에서 다 씻기고 옷까지 갈아입히고 왔는데 영우는 잠이 들지 않았다. 심지어 집에 와서 더 놀고 싶다고 징징댄다. 집에 가서 무슨 놀이를 하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까 유튜브를 본다고 한다. 우리가 씻고 잘 준비할 동안만 유튜브를 보여줬는데, 다 보고 나니 그 놀이 하자고 했는데 왜 안하냐며 놀이 하고 자겠다고 징징대서 엄청 혼났다. 혼내고 난 후 자러 들어왔는데 아직도 흐느끼는 영우를 보니 미안하긴 하다. 아직 4살밖에 안된 아기인데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엄격하게 대하는건가 싶기도 하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엄마아빠가 영우 미워서 혼내는게 아니라고 사랑하는거 알지 했더니 안다고는 하는데,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1313일 예슬이

연휴를 앞둔 금요일. 예슬이 엄마 일이 밀려서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예슬이 할머니와 예슬이가 놀러왔다. 엄마가 안 와서 기분이 안 좋은지 예슬이 기분이 좋지 않다. 준비한 간식도 잘 안 먹고, 날이 추운데 자꾸 나가서 놀겠다고 한다. 겨우 달랠 수 있었던 건 넷플릭스 영화를 틀어주고 나서이다. 언젠가는 서로의 아이들을 맡기고 두세시간 자유의 시간을 만끽하는 날을 희망하는데 아직은 남의 아이 보고 있는 것이 쉽지가 않다.

- 어린이 집에서는
물감을 묻혀 엄마아빠 옷을 꾸며주었다고 한다. 영우는 물감을 묻혀보고 문질러보며 꾸며보았단다. 별모양을 찍어본 뒤에는 '이거 꼭 불가사리 모양 같아요' 하며 모양이 비슷한 불가사리 이야기를 하였다고 한다.
소방대피훈련도 하였다고 한다. 현관 앞으로 대피하곤 했는데 오늘은 계단을 통해 지하 1층으로 이동해보았단다. '불이야!' 외치며 옷으로 코와 입을 막고 대피훈련에 참여하였단다.  대피훈련을 마친 뒤 놀이실로 돌아와 지하실에서 불이나서 연기가 많이 올라왔기 대문에 아래까지 내려갔다 왔다고 이야기하며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지하실 불이야!'를 외쳐보았다고 한다.

1312일 정글북 춤추기

기온이 좀 떨어져서 목욕 후에 긴 옷을 꺼내주었다. 브라운 옷 한 벌을 입혔더니 신발도 갖다 달라고 한다. 팡요 수면안대까지 갖고와서는 곰이 되었다며 즐거워한다. 그러더니 음악도 없이 혼자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정글북이란다. 엄마는 객석에서 보고 있으라고 하고, 아빠는 함께 정글북을 하자고(춤을 추자고) 한다. 가끔 모글리 형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곰이 되었다며 정글북 춤을 추는 것을 보니 더 많은 것을 경험시켜줘야겠단 생각이 든다.

- 어린이 집에서는
엄마아빠 옷 꾸미기를 하였다고 한다. 다양한 모양 도장에 어떤 모양이 있는지 살펴보고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이야기해보았단다. 영우는 모양별로 도장을 모아 나열하고 모양을 비교해보았다고 한다. 스탬프에 찍어 옷을 꾸며주면서 어떤 모양이 찍히는지 이야기해보았단다.
벽돌블럭으로 길을 구성하여 건너보는 실체활동을 하는데 영우는 기다란 길을 연속으로 왕복하며 건너기를 즐겼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줄지어 건너기도 하고 나란히 서서 누가 빨리 건너는지 시합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2017년 10월 7일 토요일

1311일 책읽기

성민이에게 주려고 영우가 어렸을 적에 보던 책들을 정리해두었었다. 아빠 방에 들어간 영우가 쌓여있는 책들을 발견하고는 꺼내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그 중에 가물어서 사람 또는 동물들이 양동이를 들고 뛰어가 연못에 물을 붓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발사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사자가, 사자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전거 탄 거인이, 거인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인어공주가 이런 식으로 끝단어를 이어가는 구성이다. 지금까지 그냥 읽어만 주었지, 끝단어가 첫단어로 연결된다는 것은 처음 알려주었는데 이해를 했는지 어쨌는지 '아~ 몰랐다' 한다. 이제 끝말잇기 놀이를 해보아야겠다.

- 어린이 집에서는
로봇과 역할놀이하는 사진을 찍어서 알림장에 올렸더니 영우가 역할놀이를 워낙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즐겁게 놀이했을 것 같다고 하신다.
오늘은 엄마, 아빠 손인형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손인형에 관심을 보이며 '엄마랑 아빠네'하고 이야기 했단다. 영우는 엄마 손인형을 끼워보고 친구는 아빠 손인형을 끼워서, 아빠 역할을 하는 친구에게 'OO아빠 일 열심히 했어요?' 라며 일과를 물으며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작은 종이벽돌블럭을 뛰어넘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해보았던 활동에서 변화를 주어 종이벽돌블럭을 하나 더 쌓아서 넘어보았단다. 영우는 두 발을 모아 깡총 뛰며 연달아 넘어보았는데 끝까지 걸리지 않고 넘어가서 뿌듯해했다고 한다. 

1310일 신랑의 GG

미술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신랑이 넉다운이 되어있다. 평소에는 큰 초록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에 와서 간식 조금 챙겨먹이고, 유튜브 보여주고 하면 금세 나의 수업이 끝날 시간이 되어 있어서 힘든 줄 몰랐다고 하는데 오늘은 큰 초록에서도 일찍 나오고 유튜브 보겠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아서 놀아주느라 힘들었나보다. 로봇들을 꺼내놓고 역할놀이를 하는데 아빠도 옆에서 역할을 담당해야하니 신랑이 온전히 놀아주다가 GG를 쳤다. 혼자 크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엄마아빠가 놀아줘야 한다고 하던데 앞으로도 고난이 예상된다. 그리하여, 미술수업은 이번 학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구려.

- 어린이 집에서는
밥을 스스로 잘 먹는 영우는 오늘도 부지런히 식사를 하면서 친구에게 '우리가 일등으로 먹자!' 하면서 밥을 먹었단다. 국에 있는 유부를 먹어보고 샐러드에 있는 양배추와 파프리카도 포크로 찍어먹어 보았다고 한다.
오늘은 엄마, 아빠가 일하는 모습 사진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엄마, 아빠 사진을 찾아보고 유심히 살펴보았단다. 영우 부모님은 뭐하고 계신지 물으니 '영우는 아빠가 요리하고 있어요. 고기를 굽는 거예요' 하고 사진 속 모습에 대해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이후 친구들과 함께 종이벽돌블럭으로 구성한 회사에 출근하여 일하는 놀이도 즐겼다고 한다.

1309일 주희 초대

주희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희 엄마와 핸드폰 번호도 교환하게 되고 집에 놀러오라고 초대도 하게 되었다. 연휴도 있고, 10월에는 주말마다 일정이 있어서 공수표가 되겠다 싶어서 주중에 놀러오라고 하고 나는 5시 퇴근 찬스를 썼다. 주희만 초대하는데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주희랑 영우가 아이들에게 자랑을 하는 바람에 몇몇 아이들이 가고싶다고 울었다고 한다. 좀 미안하네 그려.
주희는 책을 혼자서 읽는다.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 상상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듣고 있으면 제법 재미있다. 여자아이지만 활동성은 남자아이 못지 않아서 영우랑 똑같이 소파에서 뛰어내리고 뛰어다니고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논다. 이어폰 하나로 낚시도 하고 어른들 포박도 해서 경찰서에 잡아가고 하면서 노는데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 같은 장난감, 같은 물건으로 평소와 다르게 놀 수 있으니 친구가 오면 좋기는 하구나.
주희 엄마가 도깨비아저씨와 전화하는 앱도 알려주고, 아이와 여행하는 팁도 알려주었다. 우리도 영우랑 여행가고싶네 그려.
다른 이야기지만, 아침에 영우가 한글공부를 하였다. 잘 모를 때에는 힌트를 줘가면서 신랑이 열심히 알려줬더니 '파,하'만 빼고는 다 영우가 쓴 글이다. 제목과는 상관없는 자랑컷 하나.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가 주희와 놀기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영우와 주희가 오전에도 즐겁게 어울리며 놀이하고 하원 후 함께 놀이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단다. 다른 친구들도 둘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러워했다고 한다.
엄마, 아빠, 아이가 사용하는 가방을 살펴보고 알맞은 물건을 가방에 붙여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남자 사원증, 차 키 등 아빠가 사용할거라고 생각되는 물건을 검정색 가방에 붙여주었다고 한다.

1308일 서울대공원

오랜만에 영훈이 형을 만나러 간다. 서울대공원에서 만나 같이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너무 오랜만에 와봐서 감을 잃었는데 서울대공원은 정말정말 넓다. 그리고 스팟마다 새로 만들어놓은 조형물들이 많은데 동물들의 특징도 잘 잡아놓아 사진 찍기도 좋고, 아이들이 올라가서 놀 수도 있어서 아주 좋아한다. 단점은 아이들 관심이 집중되어서 동물을 보러가기까지 한참 걸린다는 것.
얼룩말, 하마, 기린을 보고는 놀이터로 갔다. 영우도 영훈이도 놀이터만 있으면 좋은 아이들이라서 코끼리 미끄럼틀과 하마 미끄럼틀을 무한반복해서 탄다. 봄에 만났을 때에는 같이 노는 듯 따로 노는듯이 보였는데 이제는 둘이 같이 노는게 보인다. 어른들도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니 편하기는 한데, 일반 놀이터 미끄럼틀이 아니고, 위치차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미끄럼틀이라 아이들이 미끄럼틀을 타러 올라갔다가 다른 곳으로 가버릴 수도 있어서 주의해야한다.
놀이터에서만 한 시간 넘게 놀다가, 겨우겨우 사자, 홍학 정도만 더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 왔으나, 이 넓은 동물원을 다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열심히 놀다가 간다. 다음부턴 유모차를 꼭 준비해야지, 영우가 놀이터에서 힘을 다 빼고는 걷기 힘들어해서 안고 다니느라 우리는 더 힘들었다. 제 때에 주차장에 도착해서 유모차에 태웠길래 망정이지 안고 다니는데 잠이 들어버려서 정말 힘들뻔 했다. 영훈이네랑 만나면 항상 10시 전에 만나서 놀다가 점심 먹고 헤어지는데 참 좋은 일정이다. 우리끼리 다닐때도 아침 일찍 다녀야할텐데 그게 쉽지가 않다.
집에 도착하니 영우도 일어나서 다시 교회에 갈 준비를 한다. 교회에서 만난 누나들과 형은 영우 주위에 둘러앉아 엄청 반가워해준다. 아이들은 전날 타투한 것들을 지우지도 않고 와서 전날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뿌듯하게스리. 전부터 그랬지만 아이들이 다 영우를 잘 챙겨주고, 쿠킹클래스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해서 고맙다. 모임 마치고 놀이터에서 한시간 더 논 후에야 다들 집으로 간다. 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는 아이들.

에피소드 하나.
1에서 10까지 영어로 말하는 것은 대구에서부터 했는데 유튜브로 배운건지 19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three, four의 발음도 제법 괜찮다. 전날부터 계속 19까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길래 20을 가르쳐주었다. 그랬더니 29까지를 한다. 또 30을 가르쳐주었더니 66까지를 쭈욱 이어서 말하였다. 물론 fifty를 fivety라고 이야기하여 수정해주기는 하였으나, 이만하면 외워서가 아니라 원리를 파악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나를 가르쳐주면 두 개 이상을 알고 응용할 수 있으니 놀랍다.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영우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고민이 늘어난다.

1307일 Open Saturday

매주 4째 토요일은 네이버 사옥을 오픈한다. 본인을 포함해서 10명까지 초대할 수 있고, 사옥 오픈 뿐만 아니라 점심 및 음료 제공, 가족사진 촬영,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번에는 교회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갔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지난번에 친척들과 갔을 때에는 프로그램에는 참여하지 않고 그냥 아이들 뛰어놀게만 했었는데 이번엔 프로그램들도 알차게 참여했다.
영우와 예슬이는 쥬니버 동요교실에 참여해서 춤추고 노래하며 시간을 보내고 쥬니버 한글나라 글자판을 받아왔는데, 지금까지도 글자판을 보면서 노래를 한다. 로보틱스 랩에서 개발자가 와서 치타로봇과 지렁이로봇을 만들었던 과정을 소개하고 왕눈이로봇을 데리고 와서 시연도 해볼 수 있게 해주었는데, 아직까지도 치타로봇과 지렁이로봇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소프트웨어(스크래치) 체험을 해볼 수 있었는데, 7세부터 데리고 갔더니 역시 2학년 이상은 되어야 개념이 좀 있는 것 같다. 영우와 예슬이는 도서관의 빈백에 앉아서 책을 읽었는데 손가락으로 글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는 모습이 이제 글자에 관심이 많이 생기기는 했나보다 싶다.
시간을 정해놓고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레고블럭 만들기, 색칠하기, 타투 등등을 4층 카페에서 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다.  꽉꽉 채워서 6시 마감할 때까지 놀고 6시 1분에 단체 사진을 찍는데, 라인프렌즈들과 단체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8명의 아이가 다 잘 나올 수는 없는 현실.
12시부터 만나서 놀았지만 8명의 에너자이저들은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운 일, 2차로 예진이 집에 생일파티를 하러 갔다. 이 많은 아이들을 밥 먹이고 놀리는 것은 참으로 힘든데 다들 내공이 대단하다. 순식간에 밥 준비를 해서 밥 먹이고 후다닥 치운다.
7세 이상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인솔해서 다니기 정말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것은, 유일한 형아였던 현우가 영우 손을 잡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 남자애들은 보통 동생들과 놀아주는 것을 귀찮아하고 형이랑 노는 것을 좋아한다. 영우도 그래서 형아들을 볼 때마다 형아형아 하면서 쫓아다니지만 대부분 외면을 받는데 현우도 그랬었다. 그런데! 영우 손을 잡아주고, 차에서도 영우 옆에 앉겠다며 누나랑 싸운다. 다들 현우의 저런 모습 처음 본다고 놀라워하는데 참으로 뿌듯하구나. 역시 아이의 친구는 엄마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1306일 행복한 가족

선생님께서 엄마아빠 영상편지를 보여주고 나서 엄마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아라고 물어보면 다들 한 사람만 콕 집어 이야기하는데 영우만 둘 다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모두가 좋아라고 이야기한 영우였는데, 선생님도 영우가 남다르다고 생각하신듯하다. 사회생활 잘 하겠어, 나영우.
신랑이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냉동실에 한 덩이 남아있던 소고기를 굽고 오랜만에 와인도 마셨다. 영우도 와서 엄마아빠 뭐 먹나 기웃기웃하다가 요거트와 치즈를 먹었다. 영우에게 엄마아빠 사이 좋은 거 같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영우가 없었어도 잘 지냈을 것 같지 하고 물었더니 그랬을 것 같단다. 그래도 영우가 있어서 너무너무 좋다고 하니까 '내가 이렇게 이쁘고 멋지니까 좋지?' 한다. 영우가 없었어도 우리는 행복하게 잘 지냈을 것 같지만 영우가 있으니까 또 다른 행복이 있구나. 아름다운 밤이예요~

- 어린이 집에서는
띠블럭으로 물체를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띠블럭 두 개를 연결하여 동그랗게 만들어보고 그 위에 띠블럭을 겹쳐보며 모자를 만들어보았단다. 영우가 직접 만든 모자를 쓰고 다니며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였고 친구들이 영우의 모자에 관심을 보이지 활짝 웃어보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맑은 날씨로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단다. 구름 한 점 없던 날과 달리 오늘은 구름이 많아 가을 하늘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길게 뻗은 구름을 보며 '구름이 길어요'라고 이야기해보고 오랜만에 나온 잠자리와 함께 잔디 위를 달려보기도 하였단다.

1305일 세수

가끔 세면대에서 혼자 세수를 해보지만 얼굴에 물을 묻히는 것일 뿐이고, 옷이 젖기 일쑤여서 내가 대충 씻기거나 수건에 물을 묻혀 닦아주는 정도로 세수를 마친다. 목욕을 하다가 신랑이 어푸어푸하면서 세수하는 법을 알려줬는데 제법 잘한다. 이렇게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띠블럭을 끼워 길게 연결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띠블럭 끝부분을 연결해보며 길게 놓아보기도 하고 'ㄷ'자 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하였단다. 'ㄷ'자 모양에 이어 네모, 세모 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건 세모고, 이건 네모예요~'라며 보여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교통안전교육이 있었다고 한다. 횡단보도, 길을 건널 때 지켜야할 약속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차가 오는 도로로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횡단보도로 건너보기, 차도에서 멀리 떨어져 안쪽으로 걸어보기, 골목길을 다닐 때는 오른족으로 다녀보기,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 주위를 살펴보며 건너기 등 다양한 약속을 알아보았단다. 차가 있는 도로를 건널 때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니 '차에 치여요!'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안전교육 동영상을 끝까지 보고 안전하게 길을 다녀보기로 약속도 했단다.

1304일 할머니 가시는 날

할머니가 일주일 지내고 가신다. 8월에 만났을 때보다 또 많이 자랐다고, 이제 일상 적응을 아주 잘해서 걱정도 안되고 할머니가 자주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신다. 할머니가 계속 대구 갈래, 할머니 이제 오지말까 이런걸 물어보셨는데 그때마다 쿨하게 대답하던 영우는 할머니가 가시는 날 아침에는 할머니 좋다며 애교를 부린다. 곧 대구에서 만나요~

- 어린이 집에서는
엄마아빠가 보내준 영상편지를 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영상편지 속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어보이며 좋아하였다고 한다. 엄마아빠의 질문에도 대답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보았단다. 영우도 '사랑해~'라고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미세먼지 보통으로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단다. 바람부는 바깥에서 봉지연을 흔들어보며 점점 커지는 봉지연을 살펴보기도 하고 봉지연 끈을 잡고 잔디 위를 달려보며 신체활동을 즐겼다고 한다.

1303일 가시

점심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다고 한다. 신랑이 연락을 받고 같이 병원에 가서 가시를 빼고 왔다는데 3시가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목 안을 들여다보니 가시가 보여서, 켁켁거리지 말고 아빠 오셔서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금방 빼주실거야 하니까 의젓하게 잘 참았다고 한다. 뺄 때에도 울지 않고 잘 참았는데 어린이집에 다시 들어갈 때 집에 가자고, 할머니 없냐고 울었다고 한다. 아이고 짠해라. 나중에 가시 끝에 피가 맺혀 있던 사진을 보니 더 마음이 짠하다. 큰 사건사고 없이 잘 자라고 있어서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큰 상자 집 꾸미기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등 다양한 그리기 도구를 사용하여 집 여러 곳에 구름, 잠자리를 그려보았다고 한다. 큰 상자 집 외부를 다 꾸며본 뒤 집 안에 들어가서 알록달록 벽지를 그려보기도 하였단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인해 큰 초록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큰 초록놀이터에 친구들과 함께 앉아 봉지연을 꾸며보았단다. 봉지연을 흔들며 봉지에 바람이 들어가는 모습을 살펴보고 모양스티커를 사용하여 알록달록 꾸며보았단다. 모양스티커를 스스로 떼어내 볼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주며 격려해준 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일 때 도움을 주어 함께 떼어내 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영우가 꾸민 봉지연을 들고 큰 초록놀이터를 열심히 달려보았단다.

1302일 토끼네 집에 놀러오세요 시청 금지

넷플릭스의 페파피그를 열심히 보았었는데 시즌이 몇 개 없어서 한 세 번을 반복해서 봤나보다. 그래서 다른 추천 프로그램을 살펴보다 '토끼네 집에 놀러오세요'라는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는데 주인공 토끼인 앵두의 동생 버찌가 여간 말썽쟁이가 아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프로그램에도 말썽 담당이 있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말썽쟁이가 하는 짓을 배운다고 하던데 외국 프로그램도 마찬가지군.
영우는 말투로 버찌 흉내를 낸다. 어른 성우가 말썽쟁이의 말투를 표현하는 것을 4살 아이가 흉내를 내려고 하니 목소리와 말투가 쉰소리가 난다. 말로만 따라할 때는 괜찮았는데 목욕하고 나와서는 온 몸에 물을 묻힌 채로 매트 위를 기어다닌다. 이런 말썽은 잘 안 피우는데 버찌 흉내 내는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해서 이제 토끼네 집에 놀러오세요는 시청 금지다.

- 어린이 집에서는
목걸이에 빨대를 길게 끼워보았다고 한다. 영우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찾아보고 큰 빨대를 끼워보았는데 빨대 끼우는 것이 잘 되지 않았지만 끝까지 눈과 손의 협응력을 이용하여 끼워보며 완성을 했단다. 완성된 목걸이를 보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나중에 사진을 보며 이 빨대 목걸이가 사원증을 만든거였다.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으니 어쩐지 아재필이다.
맑은 날씨에 모래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가을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보며 구름 모양, 색을 살펴보았단다. 높이 날아가는 헬기, 비행기 소리도 들어보고 모래 놀이터 위를 지나갈 때 손을 높이 들어 흔들며 인사도 해주었단다.

1301일 온종일 교회놀이터

예배 마치고 예슬이랑 한 시간 넘게 놀이터에서 놀다 집에 들어갔다. 이번엔 꼭 쿠킹클래스를 들어갈 수 있게 하리라 마음 먹고 2시부터 재웠으나, 중간에 요리갈 수 있게 엄마가 깨울테니까 울지 말고 잘 일어나라고 다짐도 받았으나, 3시 반이 되어도 안 일어난다. 안 일어나겠다고, 교회 안가겠다고 하길래 나는 포기했는데 신랑은 울리지도 않고 깨우는데 성공했다. 역시 우리집 육아담당!
쿠킹클래스 데려다주고 나도 소모임에 참석했다. 첫 시간이라서 아직 뭐라 평가하긴 어렵지만, 담임목사님 설교보다 소모임 담당목사님 이야기가 훨씬 와닿는다. 쿠킹클래스에서 감자샐러드를 만들어온 아이들은 결과물을 엄마들에게 던져놓고는 또 놀이터에 간다.
미끄럼틀밖에 없는 작은 놀이터에서 놀고 놀고 또 놀아도 지겹지가 않나보다. 좀 긴 터널 미끄럼틀이 있는데, 경사가 좀 있어서 무서워했다. 영우가 무서워하자 세은이가 먼저 타고 내려가다가 중간중간 멈춰서 영우를 받쳐주면서 타주었다. 그렇게 몇 번을 탔더니 이제 탈만한지 타고타고 또 타고 논다. 그렇게 또 한 시간을 놀다가 교회 친구들이 다 집으로 돌아간 후 윗집 지우형아를 만나서 또 논다. 지우형아가 터널 미끄럼틀 무서워서 못타겠다고 하니까 영우가 받쳐주면 탈 수 있다며 세은이 누나 흉내를 내려고 한다. 놀이터에서 온종일 놀더니 경험치가 꽤 늘었다.

1300일 놀이터 나들이

날씨가 너무 좋은데다 엄마도 와계시니 어디 나들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나가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정을 잡는게 어중간해져버렸다. 마트에 잠깐 들렀다 와서 오랜만에 자전거도 타고왔다. 계속 놀이터에 가고싶어했는데 밥 먹을 시간이랑 낮잠 시간이 걸려서 미뤘더니 정말로 어중간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낮잠도 많이 자서 5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이대로는 너무 아쉬워서 늦은 시간이지만 놀이터에 가기로 하고 전에 갔던 3단지 놀이터로 출발했는데 맙소사, 토요일 저녁에 판교 가는 길은 엄청 막히는거였구나. 게다가 영우가 고대했던 '타고 내려오는 그거'는 부품 교체로 10월 중순까지 사용금지이다. 메인 놀잇감이 없어져버려서 당황했지만 미끄럼틀과 그네만 타도 한 시간은 후딱 간다. 이렇게라도 놀고 들어가니 다행이다. 밤에 자러 들어간 영우는 한참동안 잠을 못 이뤘는데, '벌써 11시 반인거 같은데 왜이렇게 잠이 안들지, 낮잠을 너무 많이 잤나?'라고 했단다. 말하는 것만 들으면 정말 어린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