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30일 목요일

511일 좋아

엄마아빠가 '좋아'를 연습시키셨다. 동영상을 보는데 '할머니 좋아'를 시키니 '할미 좋아 좋아'를 하는데 어찌나 발음이 똑부러지는지, 이제 할미 발음도 제법 그럴듯하다. 영우가 할머니 좋아를 하니 아빠가 할아버지 좋아도 듣고 싶으셨는지 엄청 시켜 보셨으나 실패. 엄마가 아빠 좋아를 시키니 '아빠 좋아'를 한다. 그리고 엄마 좋아를 시키니 큰 소리로 '엄마 또!아!'라고 하는데 완전 심쿵. 아이고 어쩜 이럴까나.
이렇게 할머니 좋아를 연습시킨 덕분에 시어머니랑 통화할 때 영우가 할미 좋아를 똑부러지게 발음해서 시어머니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이렇게 영우가 효도를 다하는구나. 기특한 것.

509일 호해주세요

영우는 늘 다다다다 뛰어다니다보니 넘어지는 것도 다반사이다. 바닥에 꿍하고 부딪히는 일도 많고 여기저기 부딪히지만 본인 잘못일때는 아프겠다 싶을 정도로 세게 부딪혀도 잘 울지 않는 편이다. 
이 날은 어찌된 일인지, 아프게 넘어진 것도 아닌데 에엥 한 번 하더니 엄마한테 와서 손을 내밀더란다. 엄마가 그간 어딘가에 부딪히면 호~ 해줬더니 호해달라고 온 것인데 오른손에 호해줬더니 왼 손을 내밀고, 왼 손에 호해줬더니 주저앉아서 다리를 내밀더란다. 그렇게 양쪽 다리에 다 호해주고 났더니 일어나서 제 갈길을 가는 영우. 이후로는 어딘가에 부딪히면 부딪힌 곳이 어디든간에 양 팔과 양 다리를 호해달라고 내민다. 웃긴 녀석.

508일 자동차 굴리기

남자애 아니랄까봐 자동차 갖고 놀기를 즐기는 영우. 바닥에서 자동차를 굴리며 놀다가 문득 바퀴가 다른 곳에서도 굴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나보다. 처음엔 피아노 다리를 따라 자동차를 굴리더니 피아노 뚜껑에도 굴려보고 여기저기 굴려보다가 급기야는 자기 몸 위에서 굴린다. 볼록 나온 배 위로, 팔 위로, 여기저기 굴려본다. 이런건 어떻게 깨닫게 되는걸까?

507일 아빠의 부상

아빠가 영우랑 놀이터에 나가셨다가 부상을 당하셨다. 다 놀고 나서 이제 집에 가자고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는데, 영우도 아빠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가 갑자기 방향을 휙 바꾸어서 그네로 돌진하더란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니 얼마나 힘 좋게 스윙하고 있었겠나. 깜짝 놀라 달려가신 아빠가 영우가 부딪힐뻔 한 것을 대신 부딪히고 바닥에 넘어지셨다고 한다. 많이 놀라고 아파서 바닥에 쓰러진 채 한참을 못 일어나셨다고 하는데 영우는 옆에서 울고 한바탕 난리였나보다. 아빠는 인대가 늘어나서 아직도 어깨를 제대로 못 쓰신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생길텐데 엄마아빠한테 죄송할뿐. ㅜㅜ

2015년 7월 28일 화요일

504일 도형 맞추기

엄마가 영우랑 도형과 관련된 책을 보고 있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여러가지 동물들 얼굴로 표현되어 있고 동물의 몸에 모형들이 그러져 있기도 하다. 책을 보던 중 영우가 갑자기 뒷쪽 바닥에 굴러다니는 동그라미 모형을 갖고 오더니 동그라미 그림에 맞춘다. 세모 모형도 갖고 와서 맞추고 네모 모형도 갖고 와서 맞춘다. 그리고 박수~ 하나하나 알아가는게 참 신통방통하다.
요즘은 자동차 장난감의 바퀴에 관심이 많은데 굴려보고 살펴보고 만져보느라 바쁘다. 아빠가 영우가 바퀴에 관심을 보일때마다 자동차 바퀴는 네 개지? 하나, 둘, 셋, 넷이라고 알려주셨다고 하는데 오늘 자동차를 뒤집더니 엣, 넷, 비슷한 소리를 중얼거리며 바퀴를 하나씩 가리킨다. 나름대로는 하나, 둘, 셋, 넷이라고 발음한거겠지. 아이 참 신통방통하네.

503일 일상

하루하루 늘어가는 영우 재롱을 보니 이뻐죽겠다. 영우를 끌어안고 뽀뽀를 퍼부으면 어찌나 귀찮아 하고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엄마와 아이가 뽀뽀를 하는 그 아름다운 모습은 언제쯤이나 가능한건지. 가끔 뽀뽀를 해줄때도 있긴 한데 뽀뽀라기보다는 침을 묻히는 것이다. 이 날은 뽀뽀해달라고 했더니 가만히 바라보다가 뺨을 찰싹 때린다. 아놔, 살면서 뺨 맞을 짓 한 적이 없는데 아들에게 뺨을 맞을 줄이야. 이 이야기를 엄마아빠한테 했더니 아빠는 나한테는 뽀뽀 잘해주는데? 하면서 자랑하신다.
온종일 열심히 놀아줬더니만 시야에 내가 안보이니 엄청 찾는다. 잠깐만 자리를 비워도 엄마엄마 불러대는데 왜 뽀뽀는 안해주는거니? 엄마를 찾는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이, 이 날 저녁에 엄마를 찾으며 울어서 아빠가 밖에 바람쐬러 데려나가서 안아 재우셨다고 한다. 휴, 짠한지.
핸드폰 초기 화면에 지난번 부산 갔을 때 영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저장해두었다. 핸드폰 홈버튼을 누를 때마다 사진이 나오니 영우가 수시로 버튼을 누르며 사진이 보일 때마다 엄마엄마한다. 이 날은 엄마엄마 하다가 영우를 가리키며 영우라고 하는데, 물론 발음이 아주 이상해서 '영우'를 발음했다고 우기기는 힘든데 정황상 영우라고 발음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빠가 영우에게 연습시킨 재주 하나 추가. 악수 하자고 하면서 손을 잡고 흔든 후 손 등에 뽀뽀를 해주면 영우도 손등에 뽀뽀를 해준다. 어떻게 이런걸 가르치셨냐고 하니 영우가 바깥에 나가고 싶어 낑낑댈 때 문 앞에서 교육시키면 아주 잘 배운다고 한다. 바라는 것이 있어야만 습득이 빠르구만. 

2015년 7월 19일 일요일

502일 일상

이틀 전, 간만에 일찍 퇴근해서 들린 백화점에서 영우 선글라스를 충동구매했다. 0~3세용으로 샀는데 살때도 느꼈지만 너무 작은 것 같아 안 맞으면 반품하지 뭐 싶어서 3~7세용도 또 사버렸다. 영우 물건 살 때는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선글라스 낀 영우 모습을 잔뜩 기대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글라스부터 찾아 씌워줬는데 잘 쓰고 있을리가. 계속 빼내는 바람에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지 못했다. 결국 둘 다 반품.
오전에는 새로 장만한 주방놀이 세트로 놀아주었다. 테이블에 접시, 포크, 나이프 셋팅도 해주고 파스타에 소스도 얹어 주고, 갖은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도 만들어주었다. 영우야 이거 먹어보자 하면 손에 쥐고 암~ 하면서 먹는 흉내를 막 낸다. 누구한테 배운건지 참 희한하기도 하다. 그러나 영우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간은 잠시 뿐, 곧 밥상을 엎어주신다. 그래도 꿋꿋이 테이블 셋팅을 이어가는 내 모습을 보니 소꿉놀이는 내가 하고 싶었나보다.
저녁에는 아빠 생신맞이 외식을 했다. 영우는 아직 밥이랑 국밖에 안 먹어서 외식이 조금 어려운 상태이다. 엄마가 영우는 새로운 음식은 잘 안 먹으려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난 엄마가 반찬을 안 먹이니 그렇다 싶어서 일부러 집에서 저녁을 안 먹이고 식당에서 먹일 생각이었다. 내가 영우를 쉽게 생각했지,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고개를 내저으며 절대 안 먹는다. 배가 고플만도 할텐데 조금 맛보더니 완전 거부. 외식이나 여행은 아직 무리인 것인가. ㅜㅜ
영우는 밥도 안 먹었는데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한다. 그 고집을 이길 수가 있나, 식당 입구의 분수와 물레방아를 한참 구경하다가 식당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그네의자가 있어서 영우를 안고 그네에 함께 탔는데 잠시 후 영우가 혼자 그네에서 내려가더니 그네를 밀어주기 시작한다. 아들이 밀어주는 그네를 타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나랑도 한참 놀고 신랑이랑 교대해서도 한참 놀았는데 방에 들어가자고 하니 어찌나 싫어하는지, 억지로 데리고 들어왔더니 그렇게 서럽게 울 수가 없다. 이 에너제틱한 아이를 어쩌면 좋을꼬.
집으로 돌아와서는 과일과 케잌을 먹는데 영우가 음식들에 덤벼들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안고 제지하고 있었더니 또 짜증이 엄청나다. 그래서 하고싶은대로 포크를 쥐어주며 먹든 말든 냅두니 케잌을 포크로 찍어서 어른들한테 한 입 한 입 주는 것이 아닌가. 이날따라 유난히 짜증이 심하다 싶었는데 하고 싶은 걸 못할 때 정말 짜증이 심하다. 덕분에 케잌은 영우의 포크 공격에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만큼 큰 영우에게도 축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