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8일 화요일

14개월 요즘 영우는..

14개월이 되었다. 요즘 영우는 밥을 먹는다. 주로 진 밥을 먹고 어른 밥도 조금씩 먹는다. 진 밥을 먹을 때는 잘 먹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어떨 땐 한시간 걸려서 먹기도 한단다. 그런데 어른 밥은 배가 불러도 잘 받아먹는다. 숟가락도 이유식용 숟가락보다 어른 숟가락을 좋아한다. 빨리 어른들이랑 같이 밥 먹고 싶은걸까? 밥 먹이기 힘들 때는 음악을 틀어주면서 주의를 돌리면 받아먹기도 하는데 주니어 네이버 같은걸 틀어주면 정말 혼이 나간 얼굴로 쳐다보며 주는대로 받아먹는다. 내가 키웠으면 진작에 뽀로로의 바다에 빠졌을 듯.
과일은 사과, 바나나, 딸기를 잘 먹고 배는 좀 딱딱한 느낌인지 먹기 힘들어한다. 고구마, 감자도 잘 먹고 최근에는 삶은 당근에 홀릭중이다. 치즈도 먹이고는 있는데 과일도 그렇지만 어떨땐 잘 먹고 어떨 땐 잘 안 먹는다. 그래도 엄마가 먹기 싫어하는 영우를 살살 꼬여가며 많이 많이 먹이고 계신다. 애 셋은 그냥 키운게 아닌지라 확실히 노하우가 있으시다.
힘이 센데다 힘 조절이 잘 안되서 어쩌다가 맞으면 참 아프다. 엊그제는 누워 있다가 뺨을 찰싹 맞았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황당해서 웃음이 났다. 그럴때 웃으면 안되고 혼내야 때리면 안된다는걸 안다는데 잘 안된다. 내 평생 뺨 맞은 적이 없는데 아들한테 맞게 될 줄이야. 잠 잘 때 콧구멍을 막 쑤시는 것도 괴롭고 머리카락도 엄청 잡아당긴다. 머리로 들이받기도 하는데 참 아프다. ㅜㅜ
요즘은 걸을 때 얼마나 급히 걷는지 자주 넘어진다. 늦게 걸렸더니 잘 안넘어진다고 기특해 했더니만, 그 때는 두 팔을 위로 들고 균형을 잡으며 걷더니 요즘은 방향도 휙휙 바꾸고 마음은 이미 저 멀리 가 있어서 엄청 넘어진다. 마치 초보운전자가 자신감이 붙었을 때 사고가 많이 나는 것처럼 시시때때 쿵쿵 넘어지고 있는 중이다.
걸을 수 있게 되니 밖에 나가고 싶어 난리다. 어릴 적에도 밖에 나가는걸 좋아라했지만 지금은 걷고 싶어서 더더더 난리다. 집에 있을 때도 신발 신겨달라고 하고는 신발 신고 걸어다닌다. 걷고 있는데 유모차를 태우려고 하면 안타려고 난리난리. 취향이 생겨서 손 잡기도 싫다 하고 유모차를 지가 끌면서 걸어다닌다. 예전에는 밖에 나가면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한 마디도 못하더니 이제는 좀 여유가 있는지 소리를 낸다. 
아직 겁이 많아서 미끄럼틀을 잘 타지는 못한다. 혼자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도 하고 미끄럼틀에서 보내는 시간은 꽤 긴데 내려올 때는 한쪽 발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내려온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슬라이드 쪽으로 기어올라가다 힘에 부쳐서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이제는 끝까지 잘 올라간다. 미끄럼틀이 작아서 조금만 더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올라가고 부술듯이 뛰어 놀겠지.
확실한 발음은 아니지만 돼지 소리, 꿀꿀 소리를 잘 낸다. 꿀꾸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장난감에 돼지, 강아지, 고양이 버튼을 누르면 울음소리가 나는데 멍멍 눌러봐라, 야옹 눌러봐라 하면 찾아 누른다. 한 번 한 행동은 다시 잘 안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연히 누른건지 정말 인지하고 누른건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신랑 옷에 그려진 곰을 보고 가리키며 옴이라고 하던데 정말 곰이란걸 알고 말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탈 것들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하나하나 잘 찾아낸다.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것은 소방차, 비행기, 자동차인것 같다. 갖고 있는 장난감이랑 매칭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신랑이랑 그림을 보고 놀다가 비행기를 가리키더니 이어서 하늘을 가리키더라며, 이 녀석 나한테 비행기가 뭔지 설명하는건가 하는데 아주 웃겨 죽겠다. 하루는 밖에 나갔다가 래미콘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런 모양의 차는 처음 보는 것이니 아주 유심히 오랫동안 쳐다보더니만 집에 와서 래미콘 그림을 계속 쿡쿡 찌르며 가리키기도 했다.
말귀를 많이 알아들어서 심부름도 가능해졌다. 엄마가 젖병 소독하면서 노리개 젖꼭지 소독한다고 쪽쪽이 가져오라고 하면 방에 들어가서 꺼내온다. 우유 먹자고 뭐 준비해야 하지? 하면 손수건을 갖고 와서 가슴팍에 대고 서 있는다. 다 지가 내킬때만 하는거긴 하지만, 혼날 때는 아무것도 못 알아들은척 하지만. 
14개월 영우는 꾀도 늘고 떼도 늘고 잘 크고 있는 중.

2015년 4월 27일 월요일

420일 이모

몇 개 단어의 발음을 흉내내고 있지만 엄마 아빠는 이제 아주 잘한다. 다음엔 어떤 단어를 말하게 될까 궁금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발음은 좀 어렵다보니 이모를 먼저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림이랑 만나서 저녁을 먹고 함께 영우와 통화를 하는데 영우가 이모라고 말한다. 낮에 동생한테도 이모라고 말해줬나보다. 힘내서 빨리 말 해보자.

2015년 4월 20일 월요일

415일 영우 두 살이예요.

영우가 우유를 먹으면서 자기 손가락을 쳐다보며 하나씩 접어보더란다. 손가락으로 뭘 하고 싶어 그러나 싶어서 엄마가 영우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을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접어주면서 두 살이예요를 가르쳤다고 한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엄마가 영우 몇 살이야~ 하면 영우가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엄지와 검지를 펴는 듯이 보이는데 뭐 벌써 그런걸 알까 싶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마냥 신기하다. 
영우 몇 살이야? 두 살이예요~ 귀여운 녀석.

2015년 4월 19일 일요일

411일 부산 나들이

시댁 큰어머니가 부산에 사셔서 영우 태어난 후로 한 번도 보지 못하셨다. 돌 즈음 영우가 보고싶다고 하셔서 그간 기회만 살피다가 날씨가 좀 풀린 것 같아 부산으로 향했다. 이제 영우가 차를 잘 타니 한 두시간 거리는 크게 부담이 없다..큰 어머니, 큰 아버지를 뵙고 처음에는 살짝 낯설어 했으나 떼쓰지 않고 개인기도 보여드리고 잘 놀았다. 역시 밖에 나오면 순.한.아.이.
도착해서 영우 밥 먹이고 우리도 밥 먹고 좀 놀다 보니 시간이 휙 가서 세 시 반쯤 나왔다. 꼭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영우가 오후 낮잠을 잘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바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잠들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재롱을 떨었는지 모른다. 드디어 해운대 도착! 또 나의 욕심에 영우가 바다를 보는 순간 좋아하는 장면을 기대했으나 아마도 시야가 넓지 않아 저 멀리의 바다가 보이진 않았으리라.
영우랑 해변을 걷고 모래사장을 걸었다. 바다를 보고, 큰 배를 보고, 파도 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모래 위를 걸을 때는 바닥이 딱딱하지 않으니 신기한지, 재미있는지, 내가 발바닥으로 모래를 문질문질 해주니까 꺄르르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 모래장난 하는 것도 유심히 보고 그만 걷고 올라가자고 하니 더 걷겠다며 모래 위를 한참 걸었다. 올라오고 나서도 한참을 걸었는데 한쪽 손으로는 내 손을 잡고 한쪽 손으로는 유모차를 잡고 걷는다. 신랑이 자기 손 잡으라고 유모차를 빼니 싫단다. 유모차를 잡고 걷겠단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낮잠 시간도 한참 지나서 가려고 하니 들어가기 싫단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버틴다. 쬐끄만게 지 의지가 생긴게 참 웃기다. 영우의 첫 바다 나들이는 성공적.

2015년 4월 12일 일요일

408일 문화센터 친구

지금 다니는 문화센터에 버스 한정류장 차이의, 영우보다 1개월 빠른 동네 친구가 있다. 그 아이도 할머니랑 같이 오는데 덕분에 우리 엄마도 덜 심심하면 좋겠다. 이 날 처음으로 그 아이를 집에 초대했다고 한다. 이제 그 아이 집에도 가보고 놀이터에도 같이 나가보고 할 요량이라고 하신다.

오랜만에 친구가 집에 놀러오자 영우는 어땠을지, 잘 놀았을지 궁금했는데 사촌 오빠 아이가 놀러왔을 때랑 똑같았다고 한다. 평소 갖고 놀지도 않는 장난감인데 친구가 갖고 놀면 빼앗았다고 한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두어번 잡아당겼나보다. 휴우. 이 샘쟁이 떼쟁이를 어쩌면 좋아. 조금 더 크면 말귀도 알아듣고 친구들이랑 잘 놀 수 있겠지.

404일 글로벌 영우

대구는 벚꽃이 만개했다. 동네 아파트 정원에도 벚꽃이 많아서 산책 때마다 벚꽃을 보여주긴 하지만 제대로 벚꽃놀이 시켜주려고 하셨는지 경북대학교 교정을 방문했다. 영우 손잡고 걷던 중 동남아 여자아이 가족을 발견하였는데 엄마가 정말 반가워하며 영우를 옆에 데려다 놓고는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빨리 글로벌 친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젊은 우리에겐 별 일 아니지만 대구같이 보수적인 동네에서 동남아 아이를 봐도 전혀 편견 없이, 또래의 아이를 만났다는 반가움에 같이 사진 찍게 하는 엄마가 참 대단하다 싶다. 사진 속에서 본 그 아이 가족들도 영우를 반갑게,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주었다. 영우가 할머니의 긍정적이고 편견 없는 마인드를 잘 배워서 바르게, 글로벌 마인드로 커 주면 좋겠구나.

401일 미끄럼틀

이것 저것 사주고 싶은 욕심이 가득한데 신랑 친구가 돌 선물로 미끄럼틀을 사준다고 해서 겨우겨우 지름신을 억누르고 있다. 나는 커다란 미끄럼틀을 사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작은 미끄럼틀이어서 약간 실망했으나 그 또한 내 욕심일뿐, 겁 많은 영우는 무서워서 그 작은 미끄럼틀도 잘 못 내려온다. 아빠가 미끄럼틀 타 보라고 위에 올려놓고 물러섰더니 혼자 높은 곳에 서 있기 무서운지 내려달라고 난리다. 높은 곳에서 내려가는 건 소파 위에서 내려가는 것밖에 안해봤는데 그렇게 내려갈 수 없는 커다란 곳에 서 있으려니 무서울 수 있겠지.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잘 못하고 엄마아빠가 몇 번 슬라이딩할 수 있게 도와주었지만 느낌이 이상한지 영 호응이 없다.

미끄럼틀을 설치하고 6일만에 드디어! 스스로 계단을 올라가고 슬라이딩해서 내려왔다. 아직은 무서워서 신나게 내려오지 못하고 조심조심 내려온다. 슬라이딩이 짧아서 조금만 지나도 재미가 없을거 같긴 하지만 지금의 영우에게는 위험하지 않고 딱 맞는 사이즈인 것 같다. 언젠가는 올라타고 반대로 기어올라가기도 하고 험하게 놀겠지만 지금은 조심조심. 왈칵왈칵 움직여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조심성이 있어서 조금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