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2일 일요일

498일 강아지 영우

영우랑 통화할 때 영우는 대체로 아이패드를 갖고 놀고 싶어서 난리가 나기 때문에 엄마가 다른데로 관심을 돌리려고 애를 많이 쓰시는데 이 날은 폴리 친구들이 역할을 잘 해냈다. 앰버 가져오라고 하니 앰버를 가져와서 엄마 앞에 놓는다. 폴리를 가져오라고 하니 폴리를 가져와서 엄마 앞에 놓는다. 헬리도, 로이도 가져와서 엄마 앞에 놓는다. 그리고는 미니버스를 갖고 오더니만 나름대로 자기만의 규칙이 있는지 가운데에 버스를 놓고 폴리 친구들의 위치를 새로 정렬한다.
시키는대로 가서 찾아오는걸 보니 작년에 만난 친구 아들이 생각난다. 영우랑 1년 차이니까 딱 지금의 영우가 1년 전의 그 아이와 비슷한 월령이 되었다. 그 아이도 이맘때쯤 계단 오르기를 좋아하고 언덕 오르기를 좋아하고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해서 물건도 찾아오기 시작했었다. 뽀로로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왔었던 것 같은데 우리가 보면서 잘 훈련된 강아지 같다고 했었더랬다. 언제 그런 날이 오나 했는데 이제는 영우도 잘 훈련된 강아지.

495일 일상

동생 부부가 와서 다같이 둘러 앉아 태어날 조카 이야기를 나누며 영우 옷 그대로 물려입으면 되니 좋네~ 하면서 한바탕 웃으니 영우도 분위기를 파악하는지 낄낄대며 웃는다. 어른들이 웃기 시작하면 한 템포 늦게 따라 웃는데 보는 사람은 더 웃긴지, 눈치가 좀 생기니 새로운 재미가 있다. 요즘은 말 따라하는 것도 좀 늘어서 동생이 진짜? 했더니 그걸 따라한다고 비슷한 발음을 흉내내는데 제법 진짜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른들 얘기가 궁금한지 안되는 발음으로 늘 따라해보려고 애를 쓴다.
이 날은 왜인지 튀밥을 먹다 말고 옷 안에 넣기 시작한다. 튀밥을 한 알 집어 가슴팍의 옷 안에 넣고는 그 안을 한참 들여다본다. 다시 튀밥을 집어서 넣고 또 고개 숙여 옷 안을 한참 들여다본다. 뭘 하려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유의 뚱한 표정과 함께 계속해서 튀밥을 옷 안에 넣는 모습이 매우 웃기다.
요즘은 코알라처럼 착 안기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활동량이 많아져서인지 예전보다밤에 잠도 잘 잔다고 한다. 잘 잔다는 얘기를 들으니 한시름 덜었다. 예쁜 짓 많이 하고 좀 덜 힘들어지니 엄마아빠한테 영우가 효도를 다하고 있는 것에 뿌듯하다. 영우 델고 오면 엄마아빠가 얼마나 허전하실까 벌써부터 걱정 중.

494일 쪽쪽이 졸업

어린 시절 영우는 쪽쪽이를 물지 않았다. 쪽쪽이를 물면 안정감이 느껴져서인지 짜증도 덜 내고 아이 다루기가 엄청 편해진다고들 하는데, 특히 잠잘 때 쪽쪽이는 필수라고 하는데 영우는 계속 뱉어내서 고생이 많았었다. 그러다 친구 덕분에 쪽쪽이를 수월하게 물리는 비법을 알게 되었지만 엄마아빠가 쪽쪽이 물리는걸 싫어해서 밤에 잠 깼을 때를 제외하고는 물리는 일이 별로 없었다. 처음에는 자다가 깼을 때만 물다가 언젠가부터는 졸리기 시작하면 스스로 쪽쪽이를 찾아와서는 물게 되었다. 저녁에 통화할 때에도 잘 놀다가 갑자기 방에 들어가더니 쪽쪽이를 물고 나와서는 엄마한테 자러 가자고 칭얼대는 일이 많아졌다. 주로 밤에만 쪽쪽이를 물고 나름 안정을 찾는 것일테고 해서 나는 별로 신경을 안썼는데 엄마는 쪽쪽이를 떼야 할텐데 싶어서 계속 신경쓰이셨나보다.
이 날은 낮에도 쪽쪽이를 들고 나와서 물고 놀다가 어디다 두었는지 밤이 될때까지 쪽쪽이를 못 찾았다고 한다. 영우가 계속 쪽쪽이를 찾아서 더 어린 시절에 쓰던 쪽쪽이를 물렸더니, 그건 젖꼭지가 더 짧아서 느낌도 다르고 이상했는지 아빠한테 그냥 줘버리더란다. 그렇게 쪽쪽이를 물지 않고 잠드는데 성공해서 엄마아빠는 이 참에 쪽쪽이를 떼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이후에 쪽쪽이는 찾았지만 옛날 쪽쪽이를 몇 번 줘보니 바로 빼고 아빠한테 주던가 엄마 입에다가 밀어넣으려 하던가 영 안하려고 해서 자연스럽게 쪽쪽이는 졸업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올 겨울에 조카가 태어날 예정이다. 그래서 지난 주에 영우 입던 배냇 저고리와 내복 등을 챙기는데, 빨아서 넣어놓았음에도 목 주변이 좀 누래졌다. 영우 어린 시절에 하도 많이 토해서 옷도 몇 번씩 갈아 입히곤 했었는데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소화도 아주 잘 시켜서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싶다. 불금이지만 대구에 내려가지 않는 날이라 영우 옛날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구글 포토는 정말 최고로 편한 UI인 것 같다. 작고 못생기고 근엄했던 나영우 지금은 정말 용됐구나 싶다. 역변하지 말고 계속 이쁘게 잘 커주었으면~ 영우야, 엄마는 외모지상주의란다~

2015년 7월 10일 금요일

491일 디스코 흥만이

영우에게 생긴 새 장난감 주방놀이 세트. 너무 비싸서 사주려니 조금 부담되긴 했었는데 선배가 사준다길래 냉큼 주문했다. 새 장난감이 생기니 마냥 좋은 영우, 이것 저것 열어보고 음식 모형들 만져보고 주방놀이 세트 옆에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가스렌지에 후라이팬을 올리면 요리가 되는 보글보글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신나는지 영우가디스코 추는 흉내를 낸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을텐데 검지 손가락을 하늘 위로, 뿅뿅 쏜다. 보글보글 소리가 날 때마다 몸을 들썩이며 몇 번이나 하늘을 찔러댄다.
그 영상을 본 333은 어린 시절 근엄이는 어디가고 흥만이가 되었냐 한다. 이렇게 흥 많은 아이가 될 줄이야, 정말 웃겨죽겠다. 이제 곧 장마라 밖에 나가 놀기 힘들텐데 주방놀이 세트와 함께 흥겹게, 지루하지 않게 잘 놀았으면 좋겠구나.

2015년 7월 1일 수요일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라니!

인터파크 티켓에 들어가서 김정원, 김선욱, 김태형, 이상 엔더스를 한번씩 검색해보던 시절이 있었다. 한동안 뜸했더니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가 듀오 콘서트를 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예술의 전당 앱을 열었는데 메인에 그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와 이런 조합이라니!
베토벤 첼로 소나타 1번에서 5번과 몇 곡 더 추가하여 토, 일 이틀간 연주한다. 이미 티켓 오픈한 지 보름이 지난터라 좋은 자리는 이미 다 나갔지만 이런 공연은 절대 놓칠 수 없다. 첼로 소나타는 베토벤의 생애를 느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피아노와 첼로가 각각 돋보일 수 있는 베토벤의 소나타를 이들이 연주하다니, 아 정말 기대된다.
8월 말 공연이라, 아직 두 달 남짓 기다려야 하지만 정말 흥분된다. 오늘 연주보러 가고 싶다고 징징댔는데 이런 멋진 공연을 볼 기회를 갖게 있게 되다니, 기획사에도 친구가 된 선욱과 이상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공연 정보는 아래 링크 참고.

2015년 6월 29일 월요일

488일 일상

오전 낮잠을 안 잤더니 점심을 먹다가 조는 영우. 혹시나 목에 걸리지나 않을까 물 먹이고 아 해보라고 해보면 또 입은 벌려준다. 신기한지.
자고 일어나서는 외출. 혹시 비가 올지 몰라서 우산을 들고 나갔더니 처음 보는거라고 신기해서 자기가 들겠다고 한다. 들려줬더니 바닥을 쿡쿡 눌러보며 걷다가 길 가에 핀 민들레를 발견하고는 쿡쿡 찌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우산이 쿡 박히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아주아주 슬로우로 넘어져서 다칠거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멍하니 보고 있는 동안 바닥에 얼굴을 갈아버렸다. 놀라서 에엥 울긴 했지만 아파보이진 않았는데 상처는 생각보다 꽤 크게 남았다. 흑흑 엄마아빠는 정말 정성을 다해 지켜보고 계신거였구나, 순식간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당혹스럽다. 영우야 미안해 ㅜㅜ
저녁을 먹으려는데 뭔가를 달라고 낑낑댄다. 뭘 달라는건가 싶어서 봤더니 밥그릇을 달라고 한다. 밥그릇을 잡고는 숟가락으로 자기가 떠먹으려고 하는게 아닌가. 아직 밥을 뜨지는 못해서 쿡쿡 쑤시고만 있지만 숟가락에 밥을 떠주면 흘리지 않고 숟가락을 입으로 잘 가져가서 먹는다. 그렇잖아도 동생이 영우 젓가락 사주라고, 밥도 젓가락으로 주면 더 잘 먹고 어른 젓가락에 관심 많다고 하는데 스스로 밥을 먹고싶긴 한가보다.
영우 밥 먹이고 동생들이랑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영우도 먹일만한게 있으면 먹이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식전빵이 부드럽고 맛있길래 떼줬더니 싫댄다. 그래서 메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남은 빵은 가지고 놀라고 줬는데 그때서야 조금씩 갉아먹어본다. 그러더니 결국 1/3은 먹은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건 잘 안먹으려고 해서 살짝 심란한데 이렇게라도 먹어주니 고맙다. 어른 음식 잘 먹게 되서 같이 여행할 때 따로 음식 안챙겨도 되는 날이 빨리 와야할텐데!

487일 이모 아이스크림 드세요.

동생이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영우한테 맛보라고 줬더니 차가워서 그러는건지, 처음 맛보는거라 어색해서 그러는건지 안 먹겠단다. 영우는 안 먹고 이모 먹으라고 아이스크림을 떠준다. 떠준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푹푹 쑤셔서 조금이라도 아이스크림이 묻으면 먹으라고 주는 수준이지만 눈썰미는 또 있어서 숟가락에 아이스크림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 먹으라고 계속 숟가락을 내밀고 있다. 아직 서툴고 별 일 아니지만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