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1일 목요일

469일 모자 쓰고 신발 신고 나갈래

엄마가 영우 동영상을 올리셨는데 집 안에서 모자 쓰고 신발을 한 쪽만 신고 다른 쪽 신발을 신으려다 안되니까 엄마한테 와서 칭얼대는 모습이었다. 신발 갖고 씨름하는거 보니 또 나가고 싶은건가보다 정도 생각했는데 모자도 영우가 직접 그럴듯하게 쓴 것이고 신발 한 쪽도 잘 신었다고 한다. 양말을 신거나, 모자를 쓰거나, 가방을 매거나, 신발을 신거나 하면 밖에 나간다는걸 알아서 매일 해달라 해달라 하더니만 그럴듯하게 모자 쓴 건 처음이다. 아직 양말 신는건 난이도가 있지만 곧 있으면 모자 쓰고 신발 신고 혼자 걸어 나가겠다고 할 기세. 저녁 때는 휴지를 보더니 휴지를 풀러서 끊어내고 코 닦는 흉내를 낸다. 날이 갈수록 행동이 업그레이드된다.

461일 그네타기

새로 산 자전거 유모차를 타고 오늘도 놀이터에 놀러간 영우. 미끄럼틀도 타고, 그네도 타고, 말도 타고, 학교 운동장에서 공도 차고, 계단도 오르내리면서 논다. 다른건 그렇다치고 그네를 혼자 타는게 참 신기하다. 아빠가 밀어주지 않았는데 혼자서 균형을 잡고 체중을 실어 흔들흔들하더니 제법 그네 타는 것처럼 탄다. 초반에는 균형이 살짝 안잡혀서 놀란것 같더니 나중에는 재미있게 타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그네를 탈 수 있는건가? 나는 그네 잘 못탔던 것 같은데, 내 유전자는 아닌가보다.

458일 주세요

엄마 아빠 식사하실 때 영우를 부스터에 앉혀놓고 지겨워할 때에는 밥도 더 주곤 하신다. 영우는 자기 먹을 양을 다 먹은 후에도 주는 밥을 마다하지 않고 잘 먹는 편인데 엄마 아빠가 매번 '주세요' 하라고 시켰더니 드디어 '주세요'를 한다. 이게 참 신기한 것이, 계속 시켜봐도 어느 날 갑자기 하게 되기 때문에 엄마 아빠도 처음에는 '주세요'를 하는 것인지 알아채지 못하셨다고 한다. 양 손바닥을 위로 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주세요' 비슷한 말까지 한다.(그 말은 팔불출 부모한테만 들리는 소리일 것 같지만) 오물오물 밥을 받아 먹고 또 손바닥을 위로 하며 고개를 숙인다. 이건 동영상으로 봐야지 귀여움이 돋는데 말로는 표현이 잘 안되네~

2015년 6월 9일 화요일

요령 피우는 꼬맹이

나영우 웃긴 녀석. 요 녀석이 fake를 쓰기 시작했다.
신랑이 목격한 것과 내가 목격한 것이 있는데 세 가지는 되야 블로그에 써준다고 계속 이야기했으나 결국 신랑이 완벽하게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확실한 상황 설명은 어렵지만,
1. 영우가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신랑이 말렸더니 포기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신랑이 잠깐 주의를 돌리자 다시 그 곳으로 돌진, 신랑이 화들짝 놀라서 말렸다. 아마 상 위에 못 올라가게 했을 때 생긴 일인 것 같은데 확실친 않다.
2. 영우가 자꾸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으려 한다. 처음 보는 것이 바닥에 있으니 궁금한가보다. 못 줍게 말렸더니 포기한 듯 앞으로 걸어가다가 방향을 확 전환하여, 심지어 뒤로 돌아서 다시 쓰레기로 돌진한다. 방심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빠른지 말릴 새가 없다.
3. 영우 식사 후에 마카다미아를 주는데 한꺼번에 주면 입에 다 집어넣는다며 아빠가 조금씩 잘라서 주고 계셨다. 하나씩 오물오물 다 먹으면 하나 주고 가끔 다 먹었나 확인도 하면서 주던 중이었는데 그렇게 다 주고 나서 영우 이제 다 먹었니? 했더니 아~하고 입을 벌리는데 안 먹고 다 모아놓은 것이다. 그 동안 몇 번 확인도 했는데 도대체 어디다 숨겨놓은 건지, 잠시 후에 다시 입 안을 확인해보니 더 많아졌다. 엄마는 영우 마술 부리냐며, 혀 밑에 그게 숨겨지냐며 놀라신다.
뭔가 점점 요령을 피우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요 녀석!

2015년 5월 27일 수요일

456일 축구

대구가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영우 방이 낮에는 너무 더운가보다. 거실에서 낮잠을 재우려다 실패하는 바람에 초저녁부터 졸려 하는 영우를 일찍 재우지 않으려고 초저녁 산책을 나섰다고 한다. 집 옆의 초등학교에 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 중이었고, 형제로 보이는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고 한다. 형아들이 공놀이 하는 것이 재밌어 보였는지 영우가 거기에 끼어서 공을 차고 논 모양. 그렇게 두 세 번 공을 찼나보다. 내 생각에는 뒤뚱뒤뚱 걷는 영우가 뛰어봤자 얼마나 뛰었을까, 공을 차면 그 공을 제대로 쫓아갈 수나 있을까 싶은데 잘 쫓아다니며 놀았는지 형아들이 공을 못 갖고 놀아서 울었다지 뭔가. 어떻게 놀았는지 궁금한데 아빠가 촬영한 동영상이 날아갔다고 해서 아쉽다. 아빠도 그 모습을 혼자만 보셔서 엄청 아쉬운 모양. 엄마는 공 잘 찬다며 축구선수 될건가 하는데 우리에게서 그런 유전자를 받았을리가 없지.

454일 지하철 투어

대구에 지하철 3호선이 개통되었다. 막내동생 내외와 지하철을 타고 수성못에 가기로 하였다. 지하철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모노레일이고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일 앞 칸과 뒷 칸의 모양까지 도쿄의 유리카모메와 비슷한 느낌이다. 나름 대구의 명물이 되어서 지하철 투어를 하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고 특히 제일 앞 칸 앞자리는 줄 서서 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영우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사실은 서서)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구경하며, 과자도 먹으며, 40여분을 비교적 얌전히 이동했다.
수성못 인근에 도착하여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영우도 우유를 마시고, 리코타 치즈를 맛보고, 피자 토핑인 구운 브로콜리를 맛보았다. 밥먹는 내내 이 정도만 되어도 데리고 다닐만하겠다 싶은 양호한 상태였는데, 역시 아이를 컨트롤하려면 먹을게 가장 좋은가보다.
동생이 돗자리를 준비해왔으나 영우가 그 좁은 공간에서 놀 수 있을리가. 내내 걷고 또 걸었다. 우리 자리 뒤쪽에 행사 준비가 한창이고 무대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영우는 무대에 서보고 싶었는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리가 짧아서 계단 오르기가 힘들 것 같았는데 한 칸 한 칸 올라가더니 결국은 무대에 올라서서 걸어다닌다. 이맘 때 계단 오르기, 오르막 올라가기를 좋아한다더니 계단 올라가는건 연습을 안시켜도 할 수 있게 되는구나.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영우는 돌아오는 길에 낮잠을 자지 않았다. 원래는 갈 때만 잘 견디면 돌아올 때에는 잘 테니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는데 지하철이 산만하기도 하고 햇빛에 눈이 부셔서이기도 해서였을 것 같다. 그래도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을 잘 견디며 이동하는 것을 보니 제주도 정도는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된 나들이었다.

453일 실내 동물원 나들이

영우랑 뭐하면서 놀아줄까 고민하다 동생이 추천해준 실내 동물원 나들이. 지난번 동물원 갔을 때 반응이 별로였던 터라 좋아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실내 동물원이어서 더 좋았다. 커다란 동물들은 없지만 작은 동물들이 생각보다 여러 종류 갖추어져 있었고 만져볼 수도 있게 해놓았다. 아직 뭘 몰라서 가능했던 것일테지만 조그만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계속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하니까 직원들도 재미있어하며 동물들을 많이 꺼내어 주었던 것 같다.
영우는 거북이, 도마뱀, 토끼, 미어캣 비슷하게 생긴 포유류, 새, 심지어 뱀까지 만져보았다. 바로 눈 앞에 움직이는 동물들이 있으니 신기해서 만져보고 싶기는 한가본데 힘 조절이 안되어서 과장을 좀 보태면 토끼는 귀가 뽑힐뻔했다. 새 모이 주는 체험도 있었는데 모이 먹으러 온 새들을 영우가 자꾸 잡으려하니 새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할 것 같아서 좀 미안하긴 하다. 점프해서 유리벽을 계속 긁고 부딪히던 다람쥐와 좁은 나무 케이지에 갖혀서 계속 나무판을 긁어대던 거북이는 특히나 더 불쌍했다.
실내라서 시원하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고, 30분 단위로 동물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도 있고, 볼풀과작은 미끄럽틀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잘 놀다왔다. 영우는 카시트에 앉자마자 잠 들어서 세 시간 가까이 푹 잘 잤으니 이만하면 훌륭한 나들이이다. 우리가 다녀온 곳은 칠곡의 정글랜드인데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주빌리지라는 곳이 더 잘되어 있다고 한다. 여름에 시간보내기 마땅찮으면 가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