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4일 일요일

201일 팔로 기어가기

영우가 배밀이를 시작한지는 꽤 되었고 기는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 빠르게 기기는 하는데 양쪽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해 한쪽 팔만 힘을 주어 내딛고 한쪽 팔은 질질 끌려간다. 동생이 영우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이제 양쪽 팔을 써서 기기 시작했나보다. 아직은 한쪽 팔의 움직임이 살짝 어색하지만 제법 힘이 들어갔다. 양쪽 팔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기는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까나. 다치지 않기를.
영우는 이 날 성주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이제 엄마아빠가 영우 데리고 다니는데 자신이 붙으셨나보다. 차타고 한시간 가까이 걸리긴 할텐데 별로 칭얼대지 않고 잘 다녀왔다고.

2014년 9월 13일 토요일

200일

200일이다.
이유식 먹일 때 한 명은 영우 손을 잡고 있어야 하고, 한 명은 먹여야 하는데 이 날은 기특하게도 자기가 숟가락 잡고 쪽쪽 빨면서 잘 먹었다고 한다. 쏘서의 철봉을 잡고 노는 것을 넘어서 먹어보려고 까치발을 하고 폴짝댔었나보다. 영우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받아보니 그 자리에 없어도 상상이 되고 함께하는 것 같다.
막내 동생이 매일 퇴근하고 잠시 들리는데 이 날은 200일이라 둘째도 방문을 했다. 이모들이 케잌을 사다가 200일 초를 켜고 영우에게는 고깔모자를 씌워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자리에 없어도 영우의 즐거움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대구에 있는동안 분유도 잘 먹고, 공갈도 잘 물고, 잠도 좀 더 잘 자고, 훨씬 더 많이 웃게되어 다행이다. 300일이 되고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나아지겠지.
영우야 200일 축하해~! 앞으로도 건강하게 즐겁게 자라도록 하자~

198일 서울로

연휴 마지막 날이라 막힐까봐 서울로 일찍 출발하기로 한다. 영우는 엄마아빠랑 곧 헤어지는걸 아는지 이날따라 많이 찡찡댄다. 영우랑 안녕을 하고 떠나는게 좋을까, 자는 사이에 떠나는게 좋을까, 이런 것까지 걱정되고 신경쓰인다. 자는 틈을 타서 출발했는데 금세 깨어난 모양이다. 올라가는 내내 잘 지내고 있는지, 울지는 않았는지, 잘 먹고 있는지 걱정걱정. 아빠가 계속 사진을 찍어 밴드에 올려주셔서 걱정이 조금은 덜해진다. 다행히 밤잠까지 크게 보채지 않고 잘 잔 모양이다. 이제 잘 적응해야할텐데.

서울에 와서는 그간 쌓인 먼지 청소하고 뭉친근육 풀려고 스포츠마사지를 받았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신랑이랑 삼겹살에 소주. 저녁엔 TV를 보며 멍하니 있는데 영우가 없으니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몸은 편한데 계속 영우 생각에 영우 사진만 들여다보고 있다.

197일 아빠의 눈물

영우가 뒹굴뒹굴 놀다가 '엄마아바'라고 말했다. 발음이 너무 정확해서 신랑이랑 나랑 깜짝 놀라며 동시에 쳐다보았다. 신랑이 눈물을 보였고 덩달아 나도 눈물.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걱정 가득했는데 그럭저럭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심도 됐을 것이고, 언제 이렇게 커서 엄마아빠를 말할 수 있게 되었나 싶었을 것이고, 당장 내일이면 영우를 두고 올라가야 하니 짠하기도 했을 것이고.
이렇게 영우 성장기 시즌1이 마무리된 느낌이다. 시즌2도 건강하게 쑥쑥 성장해가자, 영우야.

2014년 9월 8일 월요일

나란 사람은

가끔씩 나도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고 좀 부끄러울 때가 있다.
영우가 설사할 때 설사를 하면 분유를 좀 묽게 타주라는 얘기가 있어서 의식적으로 좀 묽게 탔다. 얼마를 탔느냐고? 160 분유 분량에 물을 좀 더해서 170. 나는 좀 묽게 타주라고 하면 얼마나 묽게 타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한스푼을 덜 넣어야 할지, 반스푼을 덜 넣어야 할지, 두스푼을 덜 넣어야 할지. 병원에서도 좀 묽게 타주라고 하길래 얼마나 묽게 넣으라는건지 결국 물어보았다. 160 먹는다면 세 스푼, 한 스푼 덜 넣는거다. 신랑은 그 정도일거 같지 않더냐며 커먼센스가 없다고 난리난리.
유산균을 처방 받아왔는데 물에 타서 먹이라고 한다. 물 얼만큼에 타서 먹여야 할지 역시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약국에 전화해봤더니 200cc에 타서 먹이라고. 아니 얘가 분유도 200을 못 먹는데 유산균을 탄 맹물을 200cc나? 패닉에 빠져 병원에 전화해봤더니 간호사는 먹을만큼 타 먹이란다. 이건 또 무슨 소리, 몇 cc를 말하느거냐고 하니까 한스푼이랬다가, 녹을 만큼이랬다가, 20cc랬다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다시 약국에 전화했더니 아까는 자기가 약을 착각했다며 10cc정도에 녹이랜다. 신랑은 그 정도일거 같지 않더냐며 커먼센스가 없다고 난리난리.
할리스에서 이벤트를 하여 아이스커피를 만들 수 있는 잔을 받아왔다. 뭐 특별한 건 아니고 잔에 눈금이 있어서 얼음을 얼만큼 채워야 할지, 드립커피를 어느 정도까지 내려야 할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렇잖아도 드립커피 마실때면 어느 정도 내려야할지 몰라서 대충대충 했는데 가이드가 있으니 참 좋다. 신랑에게 커피를 내려주며 너무 좋아라 했더니, 보통은 잔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잔에 매뉴얼이 있어서 좋아한다니 정상은 아닌거 같다고 한다.
음, 나란 사람은 정말 왜 이래?

196일 아빠아빠

제법 아빠 비슷한 발음을 하기 시작했다. 아바, 아봐.
그냥 그런 발음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하기엔 아빠가 옆에 있을때만 말해서 신랑 기분이 한껏 업되었다.
엄마 발음은 꽤나 정확해졌는데 나를 바라보며 엄마라고 할 때도 있지만 시도때도없이 엄마라고 말하기도 한다. 엄마아빠를 구별해서 불러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이 녀석 영리할 것 같다는 우리아이 천잰가봐 병 재발.

195일 꿀잠

영우를 대구로 내려보내며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역시 밤잠이다. 잘 무렵이면 엄마를 찾기 때문에 재우는 것도 문제고, 잠든 이후에도 한시간마다 깨니 엄마아빠가 잘 버티실 수 있을까, 밤중수유도 끊어야 하는데 괜찮을ㅇ까. 물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란건 알고 있다. 아이들은 금세 적응하니 며칠 울겠지만 엄마가 없어도 잠들 수 있을 것이고 분유 먹으면 아무래도 먹는 양이 많아질테니 밤잠도 잘 잘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목요일부터 완분으로 갈아탔더니 밤에 자는 시간이 조금씩 늘고 있다. 이 날은 5시간동안 푹 자고 새벽에 6시간 40분만에 수유를 했다. 아마 최장시간 안 먹고 버틴게 아닌가 싶다. 밤에 푹 잔 시간이 길어서인지 낮잠을 자는데도 큰 뒤척임 없이 1시간 25분을 잤다. 하루종일 컨디션도 최고. 5시간만 푹 자줘도 정말 기쁘다. 점점 더 나아질테지~ 같이 5시간 잤더니 나도 안 피곤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