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4일 일요일

66일.

엄마가 오셨다.
주말에 막내동생이 결혼할 사람과 영우 보러 오기로 해서 겸사겸사 엄마가 먼저 올라오셨다.
덕분에 우리는 딱 이 모습. 정말 공감되는 웹툰이다. ㅜㅜ
http://u.intelpc.kr/u/?c=700

범보의자를 선물받았다. 목을 가누면서부터 사용 가능이라고 하길래 어느정도 앉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정도는 목을 가누는게 아니었다. 아직은 앉는 방법을 모르고 뒤로 누으려고만 한다. 목도 휘청휘청. 우리 영우 한참 더 커야겠구나.

64일.

직수 성공. 몇 일만의 직수인지.
왼쪽 유두가 오른쪽보다 조금 짧아서 영우가 제대로 물기 힘들어했더랬다. 조리원에서 유두보호기를 권하였고 그때부터 쭈욱 보호기를 써왔다. 유두보호기를 사용하면 매번 소독해야해서 모유 수유의 장점이 전혀 없어진다! 몇 번 직수 시도를 해봤으나 영우는 이미 유두보호기에 익숙해져 있고 자꾸 미끄러지니 짜증만 느는것 같아 좀 더 클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정 안되면 내가 귀찮고 말지, 계속 보호기 쓰자는 심정이었다.
그러다 딸꾹질을 하길래 보호기 가지러 가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한 번 물려봤더니 잘 먹는다.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물린거라 짜증없이 성공한건가 싶기도 해서 긴가민가했는데 이후에도 쭉 잘 먹는다. 영우가 크긴 컸나보다. 언제 짜증낼지 몰라 아직은 항상 보호기를 대기시켜놓고 먹이는데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는 무난히 직수중이다.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외출을 할때면 보호기를 소독할 수 없으니 항상 분유를 준비했는데 이제 맨 몸으로 나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좋다! 영우야 고맙구나~

베이비센터에서 보낸 메일에 이제 엎드린 상태에서 머리, 어깨, 가슴까지 들기 시작한다고 되어있다. 우리는 엎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베이비센터는 정말 훌륭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영우를 엎어놓았는데 머리, 어깨까지는 살짝 들 수 있지만 아직은 낑낑대면서 힘들어한다. 앞으로 계속 연습시켜주면 어느 날 뒤집기도 하고 기기도 하게 되는거겠지. 그 날까지 화이팅, 나영우~

2014년 4월 29일 화요일

잔인한 4월.

마냥 아름답고 찬란하기만한 4월에 일어난 참혹한 사고.
할 말이 너무 많기도, 더 이상 할 말이 없기도 한 그 사고.
사고 자체만으로도 말할 수 없이 슬픈데 이후에 벌어진 정부와 정치인과 언론의 행태는 분노를 자아낸다.
내가, 그리고 내 자식이 이 땅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하는 이 현실이 부끄럽지만, 나 역시 이런 현실을 만들어낸 한 사람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마음이 더 무겁다.
노대통령이 서거하던 그때, 남겨진 사람의 책무는 유지를 받들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동참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남들을 돌아보며 살자 다짐했다. 그러나 나는 이후로 변한 것이 없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기사를 보며 눈물 흘리고 분노를 표출하지만 그래서는 앞으로도 변할 것이 없다.
어떻게 해야 다음 세대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나는 내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문득문득 멍해진다.

대한민국 전체가 우울하다. 한없이 슬프지만 모두 스스로를 잘 추스리길.
아직도 차디 찬 물 속에 계신 분들,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그리고 영면하시길.
오늘도 어제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야하는, 남아있는 우리들은 잊지않길.

2014년 4월 27일 일요일

61일.

영우와 3일 차이나는 신랑 친구네는 주말에 글쎄 유모차를 끌고 노을공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뭐 그집이랑 경쟁하자는건 아니지만 어쩐지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있는 나는 좀 억울하다. 그렇지 않아도 너무 벌벌 떨면서 키우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그 친구네 얘기를 듣고보니 기분이 좀 더 별로랄까. 아무튼 60일 기념으로 외출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유모차에 태워서 햇빛 받으며 걸으니 감개무량하고 기분전환도 된다. 집 근처에 성동구청이 있는데 앞마당이 넓고 화단, 연못, 정자, 그네까지 있어 아이들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많다. 잠시 볕을 쬐고 구청 지하에 있는 장난감 도서관에 가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장난감들이 잘 관리되고 있었다. 영우가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만한 때가 되면 가보아야지.
돌아오는 길에는 집 앞 할리스에 잠시 들러 커피 한 잔과 케잌 한 조각. 금세 일어나긴 했지만 이런 여유가 허락된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런 소소한 일상을 사랑하는 가족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앞으로 날씨 좋을 때는 자주 나와봐야지.

60일.

예방접종일. 처음으로 배냇저고리, 속싸개, 겉싸개를 벗고 카시트에 태웠는데 전에는 겉싸개 때문에 제대로  얹혀진건지, 불편하지는 않은지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안전벨트까지 채우고 제법 앉힐만하다. 키가 쑥 큰 것이 느껴진다. 체중도 6.1kg으로 토실토실.
맞은 주사가 지난번보다 보채거나 열이 날 수도 있다고 해서 안 울리려고 온종일 안아주었더니 어깨와 등이 너무 아프다. 나쁜 습관 들이고 있는 것일까봐 걱정은 되는데 우는걸 보고있기도 힘들다. 이런 임기응변식 육아를 어쩌면 좋을까.
저녁엔 불금을 기념하며 오랜만에 치킨을 시켜 먹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없다. 임신 기간 중에도 그렇고 특별히 먹고싶은 것이 없었는데 종로의 갈치회, 고등어회는 자주 생각난다. 그리고 와인. 와인 한 잔 하고싶구나.

59일.

작은 에피소드 하나.
영우 목욕을 마치고 빨리 정리하고 쉬어야겠다는 마음에 후다닥 정리하고 빨래까지 완료.
빨래를 꺼내 털었더니 뭔가가 떨어진다? 뭐지? 다음 빨래도, 그 다음 빨래도 계속 뭔가가 떨어진다? 음?
맙소사. 기저귀를 함께 빤 것이다. 기저귀 소변 흡수 겔이 터져나와 기저귀 파편과 함께 모든 빨래에 엉겨붙어 있다. 빨래를 다 꺼내보니 세탁기 바닥에도 겔이 가득하다. 이를 어찌해야하나.
어쩜 이런 바보같은 짓을 했나 싶었지만 어째야 할지 검색해보니 나같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엄마들 정신없긴 한가보다. 탈탈 털어 몇번씩 헹굼하는 사람도 있고, 진공청소기로 제거하는 사람도 있고, 어떻게든 해결은 될 것 같다. 제조사 레퍼런스는
1. 건조시켜 딱딱해지면 다시 세탁. 그러면 딱딱해진 알갱이는 거름망에 걸러진다.
2. 소금을 넣고 세탁하면 겔이 녹는다. 녹인 후 헹굼.
2번으로 해결했다. 별걸 다 해보네. 정신 차리고 살아야지, 달밤에 쇼했네.

2014년 4월 22일 화요일

57일.

지난 주말, 바운서를 통해 경험한 신세계를 확장시킬 수 없을까하고, 타이니러브 모빌과 아기체육관을 꺼냈다. 타이니러브 모빌은 엄마들이 밥 먹고 화장실 갈 틈을 주는 육아 필수품이라고 하는데, 아직 흑백이 더 익숙한건지 타이니러브 모빌은 너무 화려해 정신없는지,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기체육관도 전 날 눕혀놓아 봤더니 불이 번쩍거리고 소리나는게 무서운지, 평소에는 팔을 그리도 휘두르는데 아기체육관 아래에서는 꼼짝도 못하고 바짝 얼어있는 것이다.
낮에 깨서 잘 놀길래 아기체육관을 또 한번 트라이. 이번에는 잘 논다! 장난감을 툭 치면 음악 소리가 나는데 이것도 인지했는지 음악이 끝나면 툭 친다. 내가 막 신나해줬더니 씩 웃기까지 해준다. 저녁에 신랑한테 보여주는데 역시 잘 논다. 별것도 아닌 행동에 온가족이 아기체육관을 둘러싸고 모여앉아 즐거워하는 57일의 저녁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