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6일 수요일

29일차 긍정이

B형 간염 예방접종.
조리원에서 병원 갈 때는 이것저것 다 챙겨줘서 가방만 덜렁 들고 가면 됐는데 집에서 가려니 초긴장. 미리 분유 먹이고 준비해서 출발.  소아과가 산부인과에 속해 있는터라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좋다.
BCG보다는 아플거라고 해서 많이 울까 걱정했는데 바늘 들어가는 순간 딱 3초 에엥하고 끝.
잘했다고 기특하다고 칭찬해주고 뿌듯했는데 신랑도 회사 사람들한테 자랑한 모양이다. 반응은 아직 뭘 몰라 그렇다고. 분위기 파악하게 되면 병원 입구에서부터 자지러질거라고.
아, 원래 그런거구나. 이렇게 팔불출 부모가 되어가나보다.

죄책감

조리원 나온 이후 엄마가 조리를 해주고 계신다. 밤중 수유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퇴실 전날 혼합하라는 얘기를 듣고는 밤에는 조리원에서처럼 분유 먹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엄마도 그러기를 권하신다. 나는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니니 밤에는 엄마가 데리고 자면서 분유 먹이겠다고 하신다. 나는 그러자 했고, 그렇게 불효를 하고 있다.
조리원을 나온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엄마는 거의 매일 밤을 새고 계신다. 아이가 어떻게 자는지 살피려고, 속싸개를 풀러주면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지 관찰하려고,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 살피려고, 자다가 놀래서 깨면 칭얼댐이 잦은 아이 안아주려고, 토하지나 않으려나 지켜보고 계신다. 아이가 울면 나도 자다 깨서 나가보게 되고 새벽녘에 일어나면 엄마와 함께 아이를 보는데, 이렇게 편히 아이 보는 나도 일주일 지나니 피곤한데 엄마는 어떻게 버티고 계시는지. 게다가 내 밥도 챙겨주시고, 낮에도 보채는 아이 재우는건 거의 엄마가 도맡아 하신다.
엄마 무릎도 성치 않은데 내가 아이를 안아 달래고 있으면 곧바로 받아가시며 내 몸 걱정, 딸 사랑 손주 사랑에 짠하고 죄책감도 많이 느껴진다. 나는 그 사랑을 제대로 보답할 수 있을까, 내리사랑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하지만 여전히 툭툭 쓸데없는 말과 잔소리를 내던진다.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요.

조리원 퇴소 전날, 원장님이 들어와서는 분유는 사 두었냐고. 병원에서 받은 매일 명작 한 통 있어서 먹일거라고 했더니 매일은 다 같다며 20ml에 한 스푼 타서 먹이라고 한다. 난 정말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고 20ml에 한 스푼씩 타서 한 통을 다 먹였다. 새 분유를 주문하려는데 맙소사, 명작은 40ml에 한 스푼이 정량이고 그간 두 배 진한 우유를 먹여온 것이다. 이 무지하고 부주의한 엄마를 어찌해.
월요일 아침 이 사실을 깨닫고 아이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어쩐지 찡찡대기도 많이 하고, 변도 잘 못 보고, 소화도 잘 못 시키고 하던 것이 다 분유 때문이었나보다. 말도 못하는 갓난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죄책감이 밀려들면서 아득해졌다. 나는 이런 큰 실수를 저지르면서 엄마에게는 한 스푼 깎아서 넣어야지 왜 눈대중으로 하냐며 잔소리를.
때마침 잠에서 깨어 젖먹으려는 아이를 안아드니 얼마나 미안한지. 아침부터 눈물바람.
미안해 영우야. 힘들었을텐데 잘 견뎌줘서 고마워.

사족. 조리원에서 먹는 매일 앱솔루트 센서티브는 명작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분유를 바꾸면 아이가 배앓이를 한다는 둥 근거없는 이야기들로 조리원에서 먹던 분유를 그대로 먹이는 엄마들이 많다. 그런데 명작은 40ml에 한 스푼, 센서티브는 20ml에 한 스푼이다. 실제로는 네 배 비싼 것이다. 이 사실을 다들 알고 있으려나. 병원과 조리원에 타겟마케팅도 적절하고 가격 민감도도 교묘하게 낮춰버린 마케팅팀을 칭찬해야 하나?

2014년 3월 23일 일요일

24일차 긍정이

첫 목욕.
조리원 퇴소 전날 목욕 교육이 있었는데, 맨 몸은 처음 만져보는거라 얼마나 조심스럽던지. 간지럽히지 말고 씻기라고 혼났다. >.< 그랬던 터라 집에서 목욕을 시키려니 긴장되던지. 엄마까지 셋이서 역할을 분담하였는데 역시 세 아이를 키웠던 엄마는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금세 능숙히 해내신다.
조리원에서는 하루 한 번 목욕을 시키는데 목욕 타임이 되면 모든 아이들이 울어댄다.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씻겨야 하다보니 아이들이 물에 적응할 새도 없이 목욕이 끝난다. 집에서는 다리 하나씩, 그 다음 엉덩이, 가슴 순으로 물에 넣으면서 적응을 시키니 처음엔 무서워하다가 물에 몸이 담기고 나면 그 시간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목욕을 싫어하지 않아서 무사히 첫 목욕 완료!
아기 욕조는 유로스타 욕조를 쓴다. 신생아때는 그냥 대야 받아서 써도 된다고들 하는데, 유로스타 욕조는 신생아때 눕혀서 씻길 수 있고 좀 더 크면 앉혀서 쓸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디자인은 외국의 유로배스를 카피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이를 잡고 씻기다 놓칠 위험이 덜할 것 같아서 샀는데 사이즈가 커서 물을 많이 쓰게 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쁘진 않은듯.

2014년 3월 20일 목요일

23일차 긍정이

조리원 퇴실.
드디어 3주가 지나고 조리원 퇴실.
집으로 오니 정신 없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역시 조리원에서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해주는 일은 매우 많았던 것이다. 그나마 엄마가 와계셔서 다행이지, 혼자서는 정말 무리인듯하다.
퇴실하기 전날이 되니 신생아실 실장님이 젖량 모자라니 혼합수유하는게 좋겠다고 솔직히 말씀해주셨다. 당분간은 혼합수유하면서 잘 먹고 회복해서 젖량을 늘려봐야지.
BCG 접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BCG 접종.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줄줄이 예방접종 일정이 잡혀있다. 다행히 별로 많이 울지 않아서 고맙던지.
BCG는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접종해주고 병원에서는 7만원이다. 보건소에서는 우리가 어린 시절 불주사라고 불렀던 흉터 생기는 주사를 접종하고, 병원에서는 도장 찍는 것처럼 간단하고 흉터도 생기지 않는 주사를 접종한다. 나중에 어린이집 가면 애들이 먼저 알아보고 보건소에서 맞았느니, 병원에서 맞았느니 한다는데 참 별로다. 애들이 하는 이야기는 다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일테니.
출생신고.
신랑이 출생신고를 하고 기념으로 주민등록등본을 받아왔다. [축 출생신고기념]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항상 둘만 있던 주민등록등본에 세 사람 이름이 써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세 식구. 행복하게 살아보자.

2014년 3월 17일 월요일

21일차 긍정이

삼칠일이 지났다. 4주차 접어든 아기.
이제 제법 커져서 먹는 양이 늘어, 젖량이 달린다. 먹는만큼 늘어난다고 하지만 약간 당혹스럽다.
집에 가면 베이비 위스퍼 골드에서 추천하는 EASY에 맞춰보려고 수유시간 텀과 양을 가늠중이다.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밤중 수유는 여전히 고민된다.
영우야. 조리원 나가면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잘 자야된다!

2014년 3월 16일 일요일

체형교정

조리원 프로그램으로 체형교정이 있다.
현재 나는
1. 왼쪽 발바닥이 높아 왼쪽 무릎 아래 뼈가 튀어나와있다. -> 나중에 병원 가 볼 것
2. 늑골이 들린 상태로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 엎드려 있을 것
3. 골반이 많이 뒤틀리진 않았지만 앉아서 장시간 수유하면 좋지 않다. -> 누워서 수유하기 배울 것
그리고 복식호흡을 잘 해주란다.
시간 내서 엎드려 있고 복식호흡하기 참 힘들다.

2014년 3월 15일 토요일

깜짝 선물

신랑의 깜짝 선물.
이런거 받아본 적이 참 오랜만이라, 그리고 호르몬의 과잉이라 폭풍감동받았다.
아직은 왕초보 엄마라 걱정도 많고, 힘들면 우울하고, 잘할 수 있을까 싶지만..가족이 셋이 됐다는 사실이 어색하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내 자식이라 그런지 귀엽고 이쁘긴 하다. 잘 키워봐야지.
세 식구 지금보다 더더더 행복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