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2일 일요일
하우스푸어
지난 달 독서모임의 주제는 '아픔'
요즘 급등하는 전세값과 반대로 매매가는 하락하여 깡통 아파트가 되어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들, 그로 인해 피해보는 세입자들. 현 시절에 잘 어울리는 주제인 것 같아 선택했는데 특별히 모르는 사실도 없고 뻔한 얘기들이지만 실사례는 읽을수록 우울하다.
그나저나 내년에 이사해야 하는데 여전히 집 살 생각은 없고, 이제는 전세값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된다니까.
2013년 9월 17일 화요일
뉴욕 크로넛
도미니크 안셸이라는 유명한 셰프가 독립하여 차린 베이커리에서 파는, 도넛과 크로와상을 믹스한 크로넛이 인기라고 한다. 오전 8시에 오픈하는데 5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고, 하루 판매량이 정해져 있어 빠르면 20분만에 늦어도 9시에는 매진되어 문을 닫는다고. 이렇다보니 새벽부터 대신 줄서주는 아르바이트가 탄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친구네 회사에서도 먹어자며 회의 때 먹을 수 있도록 주문하려고 했는데, 글쎄 9월에 먹을 수 있도록 배달받으려면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는 자정에 메일로 주문을 해야한다고 한다. 그마저도 1분만에 몇 백통의 메일이 쏟아져서 주문 실패. 친구도 아직 못 먹어봤다고.
도넛이 도넛이겠지 뭐 그렇게 난리일까 싶다가도 처음 크리스피 도넛이 상륙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 맛이 궁금하기도 하다. 언제 먹어볼 날이 오겠나 싶은 생각이 들면, 언제 또 뉴욕에 와서 먹어보겠나 싶은 관광객들이 새벽부터 줄 서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다들 난리니 짝퉁도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도 현대백화점 지하에 크로넛을 판다고 하고, 던킨 도넛도 뉴욕 파이도넛? 이런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왜 미국에선 75센트 짜리가 우리나라에선 2천원이냐고. 흥. 아쉬운대로 던킨에서라도 먹어봐야겠다.
뉴욕의 반응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2013년 9월 16일 월요일
직장인 서바이벌 가이드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사회 초년생인 후배들에게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실 초년생뿐 아니라 직장 생활 10년 이상 한 내게도 느끼는 바가 많은 책이다.
많은 이야기들 중 '기능인을 넘어서 설계자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기능인은 자신이 맡은 일들을 비교적 잘 처리한다. 하지만 의외로 기능인들이 지식의 깊이가 부족한데 자기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왜 그런 방법을 쓰는지? 왜 그렇게 일하는지? 진정한 개념과 원리가 무엇인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다른 길은 없는지?'에 대한 답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이야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고 있는 일이 큰 맥락 안에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기능인일뿐 아닌지, 내 분야에서는 잘난 체 하지만 근본을 탐구한 적도 없고 새로운 흐름을 업무에 잘 적용시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하다.
칸 아카데미 책을 읽을 때에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칸의 생각에 공감을 하면서 반성이 많이 됐었는데 신수정 박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아무래도 내가 근본 원인을 탐구하며 학습하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뜨끔한게 많나보다.
아래는 기능인과 설계자에 대한 저자의 생각 요약.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기능인으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이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넘어선다는 것은 설계자가 되는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기능인의 수준에서 멈춰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업무를 20년을 반복해도 '왜?'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근본을 탐구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을 설계할 수 없고, 최고가 되기 어렵다. 내가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젊은 사람에게라도 배워야 한다. 원리와 근본에 대한 성찰을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
2013년 9월 12일 목요일
관점을 디자인하라
저자 박용후는 카카오톡 전략커뮤니케이션 고문으로 이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10여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리고 자칭 대한민국의 유일한 관점 디자이너라고 말한다. 현재 이 사람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고, 실제 하고 있는 일들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도 하고, 여기저기서 초청 강연을 받기도 하고, 그래서 책을 낸 핫한 사람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사람의 책에서 뭔가 깨우침이 있다거나 가슴이 뜨거워진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용후씨의 책을 읽고난 직후 직장인 서바이벌이라는 정직한 제목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이 훨씬 더 진정성이 느껴지고 와닿는 것이 많다. 후배들에게 권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 박용후 씨의 책은 세련된 제목과 화려한 이력으로 이목을 끌지만 자기 자랑을 가득 늘어놓은 뻔한 자기계발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박용후씨가 현재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리울만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너네도 관점만 바꾸면 성공할 수 있어. 모두 성공해라 성공해라 닥달하는 책이 싫다.
그러면서도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이것을 이뤘을 때 나는 행복할거야 하고 데스티네이션을 정해놓으면 죽을 때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게 된다. 그날그날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자. (중략) 지금 행복하게 지내면 미래의 내가 과거를 돌아볼 때 나는 행복하게 살았던 사람이 된다. 매일 성공하고 매일 행복한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되고, 당신의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 된다.'
이 부분인데 박용후씨의 성공과 행복에 대해 공감이 가지 않아 글로는 공감이 가지만 전체적으로는 와닿지 않는 책이었다.
2013년 9월 6일 금요일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뭐야? 왜 이리 두꺼워? 였다. 칸 아카데미의 바로 그 살만 칸이 직접 쓴 책이라 성공에 대한 자서전격인 가벼운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교육에 대한 철학과 그간 연구해온 교육방법들이 너무나 진지하고 범위가 방대해서 조금 놀랐다. 어느날 갑자기 대박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과 삶에 대한 방향이 바로 서야 성공에 대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책 후반에 접어들면서 칸이 헤지펀드를 나와서 칸 아카데미 운영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핑 돌 지경이다.
현재의 교육이 문제라고 느끼면서도 그 기원은 몰랐다. 우리의 기본적 교실모델은 프러시아에서 만들어졌다. 애초에 공교육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와 교사, 교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왕의 권위에 굴복하는 가치를 배워 충성스럽고 다루기 쉬운 시민들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도입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방식이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100년 넘게 이어져 왔으니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프러시안들로부터 계승한 전통적인 교육모델에서 학생들은 동년배 집단끼리 함께 움직였다. 가장 빠른 학생과 느린 학생들 사이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므로, 그들 모두를 한 교실에 밀어넣으면 결국 빠른 학생들을 지겹게 만들거나 느린 학생들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궁극적으로 현실에 적용하는데에 실패하는 것이 우리의 망가진 교실모델의 핵심적 결점 중 하나이다. 벡터를 배웠으나 어디다 써야할지 모르는 나는 그것이 3D 게임을 만들 때도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뭘 배운건가 싶었다. 아무생각 없이 그저 개념만 아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데 말이다.
칸은 금융위기를 겪으며 CDS, 모기지 등 어려운 개념의 금융에 대해 자료를 만들었고, 칸 아카데미가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표준화된 학습주제만을 다루는 일 이상을 할 의무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를 둘러싼 변화무쌍한 세상에 대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배우도록 도울 필요가 있었다.세상이 더 복잡해짐에 따라 무엇이 왜 일어나는지를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마음의 평화는 말할 것도 없고 진정한 민주주의도 위기에 처할 것이다."라는 그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모든 놀이와 학습을 어린 시절에만 몰아넣고, 모든 일은 중년에, 모든 후회를 늙은 나이에 몰아넣는 것은 완전히 틀렸으며 지독하게 독단적이다라는 마거릿 미드의 말을 인용해 두었는데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칸 아카데미가 시작되었다.
한세상학교에 대한 그의 꿈. 이미 절반 이상은 이루어 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한, 빌게이츠마저도 감탄케 한 그의 업적을보며 나는 또 뜬금없이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구마구 하고 있다. ㅜㅜ
2013년 9월 5일 목요일
상황이란.
잠깐 이중잣대란 제목을 생각했는데 이중잣대까지는 아니고, 상황에 따라 이렇게 마음이 오락가락할 수 있는거구나 싶은 생각이 많은 요즈음이다.
지금까지 닥친 일이 아니었을 때까지는 출산휴가 3개월 외에 다른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임박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여건이 좋은 것은 친정 엄마가 아이를 봐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인데, 그렇더라도 지방에서 키워야 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엄마가 그렇게까지 하겠다고 하는건 내 경력이 끊어지는 것이 아까워서이겠지. 나도 그런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태어나서 1년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하는 마음과, 이 회사가 내 인생에서 뭐 그리 중요한가 싶은 생각과, 내가 없으면 당장 팀 운영에 차질이 있을텐데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이 교차된다.
아마도 이 고민을 막달까지 가져가겠지. 오늘 만난 언니는 그때되서 고민하라고, 그때 되서 내가 제일 편할 것 같은 방향으로 선택하라고, 맘 편히 가지라고 한다. 어서 엄마가 일하기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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