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9일 월요일

2025년 상반기 공연 - 뮤지컬

10년 만에 다시 본 뮤지컬. 아주 옛날 옥주현의 아이다 이후 아이돌 출신의 뮤지컬 진출에 편견이 생겼었지만 이제 옥주현도 캐스팅 1순위 뮤지컬 배우가 되었고 마타하리는 옥주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찰떡에 춤이 예술이라길래 보러 갔다. 옥주현은 노래를 정말 잘했고 춤도 잘 췄지만 아직도 연기가 부족한 것 같다. 남자 배우들은 옥주현의 가창력을 받쳐주지 못했다. 그래서 1막 마지막 씬은 정말로 멋져야 했을텐데, 3명이 함께하는 폭발적인 무대여야 했을텐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막에서는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은 듯 했지만, 옥주현의 명성에 비해 아쉬움이 있는 캐스팅의 비밀은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애절하게 마주보고 노래하는 장면에 이르면 이해가 된다. 옥주현 키가 너무 크기 때문에 노래도 잘하고 키도 큰 남자 배우를 찾기 힘들어서라고 생각한다. 무대 구성도 훌륭하고 옥주현이 다 한 마타하리, 또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성남에 웃는남자가 온다길래 친구가 강력 추천을 했다. 찾아보니 성남은 mr 반주이길래 예술의전당 마지막공연을 찾아보았더니 2층에 남은 티켓이 있었다. 웃는남자가 빅토르위고 소설인지도 몰랐던 나는 조커를 모티브로 했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영우가 웃는남자 책을 읽은 후 줄거리를 간단히 브리핑해줬다. 박은태는 노래도 연기도 훌륭했고 여자 배우는 배역에 찰떡인 목소리를 가졌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무대 연출, 넘버, 배우들의 연기까지 좋아서 영우가 또 보고싶다고 했다. 가까이에서 또 보고 싶다고 해서 성남 공연을 또 예매했다.


지킬앤하이드가 벌써 20주년이라고 한다. 나는 한 번도 못봤는데 20년이나 롱런했다니 보고싶어졌다. 마침 회사 사고팔고 게시판에 내가 티켓팅했다면 저 자리보다 좋은 자리를 구하지는 못했을 것 같은 좌석 판매글이 올라와서 냉큼 샀다. 그런데 앞서 보았던 마타하리와 웃는남자의 무대 연출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지킬앤하이드의 무대는 뻔하고 매력이 없었다. 거기다 시종일관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앞좌석임에도 배우들 표정 읽기가 쉽지가 않았다. 커튼콜할 때 보니 환한 조명 아래의 표정은 얼마나 잘 보이던지. 지킬앤하이드는 주연배우의 역량이 전부인 원맨쇼이다. 최재림은 이 역할을 꽤나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대한만큼 노래도 연기도 좋았다.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생각되는 'Confrontation' 을 풀 라이브로 보는 것은 당연히 처음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신랑과 영우에게 얼마나 멋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튜브에는 조승우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최재림이 조승우와 비교해 보아도 꽤 괜찮은 지킬 또는 하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리즘으로 접하게 된 홍광호의 confrontation은! 영상 없이 음원만 있는데도, 어떤 느낌의 연기인지 느껴지고 지킬과 하이드가 명확히 분리되면서 감탄사만 연발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래서 다들 홍광호 홍광호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홍광호의 지킬앤하이드라면 꼭 보고 싶다. 그러나 피의 티켓팅을 이겨낼 수 없겠지.                                       

성남에서 두 번째 웃는남자 관람. 또 봐도 재미있다. 이번 남자배우는 규현이었는데, 영우가 아는 사람이니 선택한 것이지, 꽤나 인정받는 박은태의 웃는남자를 본 직후라, 게다가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지 않은 상태여서 별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노래야 원래 잘했겠지만 연기도 잘하잖아? 여자 배우는 첫 번째 배우가 더 잘 어울렸던 것 같지만 규현의 선전으로 재미있게 봤다. 영우가 요즘도 가끔 '세상은 잔인한 곳', '나무 위의 천사'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돈 쓴 보람이 있다.                   

이렇게 상반기에만 뮤지컬에 백만원 썼다. 하반기에는 위키드 보러 가야지. 그런데 기립박수 문화는 적응 안되고, 왜 커튼콜에도 사진 못찍게 하는지, 너무 인심이 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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