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0일 화요일

2025년 상반기 공연 - 발레

 발레도 피켓팅의 영역에 들어섰다. 작년 발레계를 뒤흔든 그 이름은 전민철. 전민철의 마린스키 입단 소식으로 아주 떠들썩했는데 말 그대로 왕자님의 등장이다. 정말 왕자님이다. 이런 전민철이 유니버셜의 라바야데르에 캐스팅되고, 박세은과 김기민이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캐스팅되어서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언젠가는 김기민의 전막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또르르.

2025년의 시작은 발레의 별빛. 한예종 김선희 교수의 정년퇴임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이 모였다. 오랜만에 이은원 무대를 볼까 했는데 동호회 사람들이랑 시간을 맞추느라 조정했더니 결국 어긋나서 아쉬움이 컸다. 내가 원하는대로 생각한대로 해야지 누구랑 맞춰서 뭐하나. 이후에는 혼자서도 공연 보러 잘 다녔는데 이때만해도 누군가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나보다. 이 갈라쇼에서 홍향기 발레리나 재발견, 깃털같은 몸의 움직임과 표현력이 대단했다. 박세은과 김기완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는데 김기완의 부상으로 자리를 대신한 이현준도 눈여겨볼만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유니버셜 공연을 거의 보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제 유니버셜도 국립발레단에 견줄만한 것 같다. 기대했던 전민철은 영상으로 접할 때는 솔로로서의 기량이 너무나 대단했는데 파드되는 어쩐지 어색했다. 호흡을 맞추고 연기를 하려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쌓여야 할테니 당연한거지만 기대가 너무 컸었던 듯. 그렇지만 다음에는 훨씬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테지.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카멜리아 레이디. 아시아에서는 초연이라고 하니(강수진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국립발레단 정말 대단하다. 쇼팽의 곡으로 만든 발레라서 오케스트라핏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니, 이렇게 좋을 수가!  존 노이마이어가 까다롭다고 하더니 캐스팅도 꽤나 늦게 발표된 것 같다. 한나래가 주역이었는데, 10년 전 말괄량이 느낌이던 소녀 한나래가 드라마 발레의 주인공을 하다니, 뒤늦게 그사이 출산까지 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혼자 감회가 새로웠다. 곽동현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피지컬이 좋아서 키가 큰 한나래와 함께하는 고난도 동작을 잘 소화한 것 같다. 궁금했던 안수연도 드디어 이번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고, 송정빈의 가볍고 촐랑대는 연기가 아주 찰떡이었다. 매 씬마다 너무 예쁜 의상과 안무로 눈호강을 하는데 정작 커튼콜 때는 안 예쁜 의상을 입고 나와서 아쉽다. 새로운 안무에 적합한 무용수들을 주역으로 캐스팅하고, 기존에 주연을 맡던 무용수들이 조연으로 뒷받쳐주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기다 쇼팽의 음악까지 더해지니 너무나 좋을 수밖에. 내년에도 하면 클래식 동호회 멤버들이랑 보러 가고 싶다.



상반기에 발레를 두 개밖에 안 봤나? 생각해보니 또 하나의 화제작이었던 전민철의 지젤 취소표를 구했는데 콜드플레이 공연과 같은 날이라 클래식 동호회 친구에게 양도했었구나. 지젤 공연이 끝난 후 미국으로 떠난 전민철은 YAGP에서 우승을 했다. 전민철은 이제 러시아 가서 보는거 아니면 티켓팅이 불가할 듯 하다. 전민철 우승 이전에 로잔콩쿨에서 우승 한 박윤재가 7월에 성남에서 공연을 한다. 결선 무대였던 파리의 불꽃을 볼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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