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만든 나뭇잎 작품을 교실 앞에 전시해두었다. 자꾸 비교하고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겠지만, 색칠해 놓은 디테일을 보면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보이는 곳만 색칠을 하였는데, 전체 작품에 꼼꼼하게 색칠한 아이는 영우밖에 없다. 6세의 작품과 비교해보아도 이렇게 꼼꼼하게 잘 칠해진 나뭇잎이 없어서 팔불출 부모는 감탄을 하였다.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왜 나만 매일 저녁 먹냐고 해서, 마침 금요일이기도 해서 일찍 퇴근해서 데리러 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미 전 날에, 엄마아빠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편지를 써서 서랍장에 넣어두었는데 챙겨오지를 못했었다.
어린이집에서 먹는 저녁이 훨씬 균형잡히고 좋을텐데, 집에서 인스턴트 반찬으로 밥을 차려 주어도 엄마 짱짱맨을 외쳐준다. 이럴때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요즘 출퇴근 경로는, 영우를 어린이 집에 내려주고 내가 회사 앞에서 내린 후 신랑 회사로 가고 퇴근 때에는 반대의 순서이다. 내가 정시퇴근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신랑이 영우를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다가 다시 우리 회사 앞으로 오는데, 그 시간이 너무 지루한지 '엄마는 택시타고 오라해'라고 했단다. 냉정한 녀석.
식탁에서 하도 장난을 치길래 혼내려 했더니 의자가 불편하단다. 다리가 올라와서 불편하다고 해서 식탁의자를 한 칸 내려주었다. 다시 앉아보고는 편해졌다고 하길래 다리가 길어졌나보다 영우 키가 컸나보다 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안 크는 것 같아도 자라고 있구나.
어린이 집에서 편지 쓰는 시간이 있었다고 하더니, 주소를 보내달라고 하더니, 정말 편지가 왔다. 아직은 글자를 쓸 수 없는 아이들이 많을거라 프린트된 편지지에 글자를 따라 쓰는 형식이다. 그래도 우편으로 온 편지는 감회가 새롭네.
이번 달은 마지막 날이 마침 금요일이라 일찍 퇴근할 수 있겠다 싶어서 영우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영우야 이번 주 금요일은 저녁 안 먹고 일찍 하원하자 했더니 '예~' 외치는 영우, 거기다 아빠 월급 날이니까 저녁도 먹고 들어오자 했더니 '예~ 근데 월급이 뭐야?' 한다. 웃겨라.
마지막 날이 되어서는 쉑쉑 버거에서 저녁을 먹고 팝콘도 하나 사서 먹으며 집에 왔다. 집에 돌아오니 영우를 반긴 것은 트레온. 칭찬스티커 받은 걸로 갖고싶은 거 이야기하라고 했더니 트레온이 갖고싶다고 했는데 하루만에 로켓배송 온 것을 보고 정말 좋아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잘 놀았다, 울지도 않고'라고 하루를 평가해주었다.
- 친구들
뮤지컬 렛잇고를 보러갔다. 예슬이네와 혜원이네가 예매해둔 티켓이었는데 뮤지컬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급히 조인하게 되었다. 영우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본 것 같고 극장에서 주희와 수아도 만나 반가워해줬다.
주희랑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
린이가 교회에 왔다. 나중에 선생님이 찍어주신 사진을 보니 영우가 예배시간 내내 린이를 끌어안거나, 팔을 걸치고 있거나 하는 것이, 친구가 와서 너무나 좋았나보다. 마침 추수감사절 주간이라 간식도 많이 받아와서 카페에서 먹고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같이 놀았다. 같이 교회에 다닐 수 있으면 영우도 좋을텐데 린이 엄마는 우리교회 쪽이 더 맘이 가는 듯.
외할머니 생신이라 대구에 다녀왔다. 성민이랑 키즈카페를 예약했는데 밀가루놀이도 하고, 피자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2시간 시간제한이 있어서 짧지 않나 싶었는데 영우 컨디션이 안 좋아서 토하고 처져있는 바람에 체험도 제대로 못하고 시간도 못채우고 나왔다. 분당에 돌아와서야 아쉬웠는지 밀가루 키즈카페 성민이랑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한다.
선미이모한테 받은 아이언맨 시계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린이집에도 가져가고 교회에도 가져가서 자랑자랑했더니 모두들 관심집중이다. 쉽게 변신시키는거 보면 재미있기는 하지. 그러나 그 시계 지금은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네.
- 어린이 집에서는
요즘 주원이와 사랑에 빠져있단다. 매일 '나는 황주원을 너무 좋아해~'라고 하거나 안아주면서 그 마음을 표현하기 바쁘다고 한다. 요즘에는 유독 주원이하고만 놀이하는데 화이트보드에 글자자석으로 여러가지 글자들을 만들면서 깔깔깔 웃었다고 한다.
재활용품 상자를 이용해 동네를 만들고 건물을 만드는데, 검정색 상자 위에 하얀색 이면지를 오려붙여 창문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네임펜으로 창문을 그려주기도 하였단다. 얇은 상자는 쓰러지지 않도록 또다른 상자를 덧대어 튼튼하게 고정시켜주었단다.
언어영역에서 원장님, 간호사 선생님께 궁금한 점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원장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라는 질문을 생각해보고는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나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진지하게 질문해서 선생님도 한참 웃으셨다고 한다.
소방서로 견학을 갔는데 소방관 아저씨께 아주 창의적인 질문을 해서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같이 전화가 오면 소방관 아저씨가 어떻게 하냐고 물었단다. 소방관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 몸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불이 났을 때는 어떤 자세로 대피해야하는지 알아보고, 소방관 아저씨 옷을 입어보고 소화기를 분사해 모형 불을 끄는 체험도 하였다고 한다.
영우에게 내일 일찍가면 선생님은 어떻게 심심해서 저녁을 먹냐고 하니 '선생님 내일 아빠 월급날이에요. 햄버거 먹어야 해요'라고 이야기해서 빵 터지셨다고 한다.
언어영역에서 다양한 과자 이름표로 글자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영우는 글자를 잘 알아서 '구운감자, 오레오' 글자를 써주고는 재미가 없었는지 종이를 연결해서 책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제법 그림도 그리고 글자도 잘 써서 내용을 표현해, 선생님들 모두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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