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좋아져서 영우는 어린이집에 바로 들어가기 싫어하는 모드가 되었다. 한 두 바퀴 돌아도 직성이 풀리지 않고 결국 울면서 들어간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오전 시간은 할머니랑 노는게 아니고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노는거야 라고 이야기해도 영우는 대답을 안한다고 한다. 그렇게나 밖에서 놀고 싶은 것인가. 동생의 증언에 따르면 영우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타이를때 납득할 수 없으면 대답을 안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할머니한테 배운듯?
어린이집에 울면서 들어가긴 했는데 간식으로 준비된 떡과 딸기를 보고는 바로 울음을 그치고 맛있게 먹었나보다. 영우는 뭔가 더 달라고 할 때는 꼭 다섯개 더 달라고 하는데 딸기 다섯개 더 달라고 하면서 기분전환한듯.
오후에는 영우랑 전화통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최근에는 영우랑 영상통화하기가 매우 힘든데, 전날에도 아빠 가라고 해서 신랑이 좀 상처받았더랬다. 동생이 그러면 안된다고 교육을 시킨 모양인지 엄마 미안해요 한다. 오늘 저녁에 영상통화 할때는 전화 잘하기로 다짐받았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영우는 통화내내 신이 나있는 상태였고, '아굴타가 아굴타가' 하면서 전화기에 뭔가 주는 흉내를 내더라는데 뭘 한걸까.
드디어 저녁이 되어 영상통화의 시간. 오오, 책을 보고 있다! 아이패드로 전화가 온 것을 보았지만 계속해서 책을 본다. 한 권을 보고 나더니 읏차읏차하면서 책을 몇 권이나 더 들고 온다. 할머니가 책에 써있는대로 예쁘게 앉아요 라고 말했더니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으면서 예쁘게 앉아요라고 따라한다. 물론 뭔가를 알고 따라하는건 아니고, 손가락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책을 내게 보여주면서 엄마 책읽어줘 한다. 이럴 때는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한지. 책을 보면서 모래놀이 하는 내용이 나오니 모래놀이인줄 아는지 모래놀이라고 말한다. 해운대에서 모래놀이 한거 기억나냐고 하니 기억난다고 한다. 이러니 더 많은 것을 경험시켜주고싶지 않을수가 있나. 그나저나 이제 영우랑 영영 영상통화는 못할 줄 알았는데, 영우의 움직이는 모습은 동영상으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2016년 3월 23일 수요일
2016년 3월 22일 화요일
757일 영유아 건강검진
하마터면 24개월 검진을 빼먹을뻔 했다. 마감 이틀을 남기고 건강검진을 받고 왔다.
키 88cm(53%), 몸무게 13kg(58%), 머리둘레 49cm(56%)
다 양호하고 평균이다. 이렇게만 크면 참 좋겠네.
다음 미션은 치과 검진과 대소변 가리기.
할머니의 미션이겠지 ㅜㅜ
키 88cm(53%), 몸무게 13kg(58%), 머리둘레 49cm(56%)
다 양호하고 평균이다. 이렇게만 크면 참 좋겠네.
다음 미션은 치과 검진과 대소변 가리기.
할머니의 미션이겠지 ㅜㅜ
756일 영우의 놀이
블럭으로 비행기를 만들면서 혼잣말을 한다.
비행기, 출(출동이라고 말하려다 만 듯?)
멈춰
비행기가 갈게
비행기
비행기가 간다
슈우웅 날아갈래
라고 말하면서 비행기를 날리는 시늉을 하는데,
날개가 있어야 되는데 한쪽만 있다고 할아버지가 지적하자 바로 통에 던져 넣는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데 할아버지 때문에 현실로 돌아와서 삐친듯한 느낌이 드는건 그냥 기분 탓이겠지.
슈우웅 날아갈래 전까지 나름대로는 절도있게 말하는데 엄청 웃기다.
비행기, 출(출동이라고 말하려다 만 듯?)
멈춰
비행기가 갈게
비행기
비행기가 간다
슈우웅 날아갈래
라고 말하면서 비행기를 날리는 시늉을 하는데,
날개가 있어야 되는데 한쪽만 있다고 할아버지가 지적하자 바로 통에 던져 넣는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데 할아버지 때문에 현실로 돌아와서 삐친듯한 느낌이 드는건 그냥 기분 탓이겠지.
슈우웅 날아갈래 전까지 나름대로는 절도있게 말하는데 엄청 웃기다.
2016년 3월 20일 일요일
755일 아이패드 홀릭
전날 영우랑 통화를 못해서 오늘은 영상통화 길게 해야지~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다. 영우가 전화벨소리를 듣고는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라고 했다지 뭔가. 그 얘기를 들으니 어찌나 좋던지.
그러나...아이패드가 영우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니 말그대로 난리가 나서 통화 불능 상태가 되었다. 지난 주에도 영우가 아이패드로 색칠공부를 하고 있는데 신랑이 전화를 했더니 첫 마디가 '버스 색칠하고 있었는데'였다고 하는데, 색칠해야된다고 난리를 부리는 통에 거의 바로 전화를 끊은 모양이다. 다음 날에도 영우 어제 버스 색칠한다고 전화 빨리 끊었지? 했더니 또 버스 색칠하고 싶어서 난리가 나서 통화를 제대로 못했다. 너무 아이패드에 홀릭하는 것 같아서 엄마아빠가 아이패드를 안보이는 곳에 뒀었는데 전화가 오니 또 갖고놀고 싶어졌는지 난리난리.
그 와중에도 사랑해요라고 멘트를 날려주어서 우리가 잠시 설레어하는 사이에 빨리 끄라고 요구한다. 이건 뭐 알고 하는건 아니겠지만 상황이 어찌나 기막힌지, 암튼 그래서 얼굴보고 통화는 1분도 못했다. 이제 아이패드에 뭐 누르면 뭐가 나오는지 대충 알아서 몇십분씩 갖고 논다고 한다. 날때부터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다룰 수 있는 세대의 아이가 맞구나.
그러나...아이패드가 영우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니 말그대로 난리가 나서 통화 불능 상태가 되었다. 지난 주에도 영우가 아이패드로 색칠공부를 하고 있는데 신랑이 전화를 했더니 첫 마디가 '버스 색칠하고 있었는데'였다고 하는데, 색칠해야된다고 난리를 부리는 통에 거의 바로 전화를 끊은 모양이다. 다음 날에도 영우 어제 버스 색칠한다고 전화 빨리 끊었지? 했더니 또 버스 색칠하고 싶어서 난리가 나서 통화를 제대로 못했다. 너무 아이패드에 홀릭하는 것 같아서 엄마아빠가 아이패드를 안보이는 곳에 뒀었는데 전화가 오니 또 갖고놀고 싶어졌는지 난리난리.
그 와중에도 사랑해요라고 멘트를 날려주어서 우리가 잠시 설레어하는 사이에 빨리 끄라고 요구한다. 이건 뭐 알고 하는건 아니겠지만 상황이 어찌나 기막힌지, 암튼 그래서 얼굴보고 통화는 1분도 못했다. 이제 아이패드에 뭐 누르면 뭐가 나오는지 대충 알아서 몇십분씩 갖고 논다고 한다. 날때부터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다룰 수 있는 세대의 아이가 맞구나.
754일 아빠곰은 뭐먹고 사니?
아침에 아빠가 올려주신 영우 동영상.
밥을 먹는 중에 갑자기(앞서 할아버지와 나누던 이야기의 연장일수도 있지만) 아빠곰은 뭐먹고 사니? 한다. 그 발음고 사투리 섞인 억양과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주말내내 보고 또 봤다. 아, 귀여운 녀석.
아빠가 아빠곰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아빠곰만 먹는게 아니고 아기곰도 먹어야겠지?했더니 영우가 엄마곰도, 엄마곰도 물고기 주고. 한다. 아, 이 기특한 녀석. 괜히 엄마곰에 나를 이입해서 엄마곰 먹는 것 챙겨준 영우한테 감동 먹는다.
밥을 먹는 중에 갑자기(앞서 할아버지와 나누던 이야기의 연장일수도 있지만) 아빠곰은 뭐먹고 사니? 한다. 그 발음고 사투리 섞인 억양과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주말내내 보고 또 봤다. 아, 귀여운 녀석.
아빠가 아빠곰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아빠곰만 먹는게 아니고 아기곰도 먹어야겠지?했더니 영우가 엄마곰도, 엄마곰도 물고기 주고. 한다. 아, 이 기특한 녀석. 괜히 엄마곰에 나를 이입해서 엄마곰 먹는 것 챙겨준 영우한테 감동 먹는다.
751일 무슨 놀이?
영우랑 통화를 하던 중에 뭐라뭐라 하다가 '엄마 잡아먹는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 잡아먹는다고? 늑대가 잡아먹는다고? 했더니 아니아니라고 하는데 영우는 지금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걸까? 엄마 말로는 오늘 어린이집에서 무슨 놀이를 한건지 비슷하게 뭐라뭐라 하다가 늑대 얘기도 했다가 '할머니 잡아먹는다' 하길래 아이고 무서워라 살려주세요 했더니 영우가 깔깔깔 넘어갔다고 한다.
여기서 엄마와 나의 리액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저 영우가 뭐라고 하는지, 정확한 워딩이 알고 싶어서 되물을 뿐이고, 엄마는 영우가 뭐라고 하든지 앞뒤 맥락을 잘 모르더라도 영우 수준에 맞추어 리액션을 해주신다. 아이와 놀아주려면 엄마처럼 반응해줘야 아이도 신날텐데 아휴, 난 왜 이럴까.
여기서 엄마와 나의 리액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저 영우가 뭐라고 하는지, 정확한 워딩이 알고 싶어서 되물을 뿐이고, 엄마는 영우가 뭐라고 하든지 앞뒤 맥락을 잘 모르더라도 영우 수준에 맞추어 리액션을 해주신다. 아이와 놀아주려면 엄마처럼 반응해줘야 아이도 신날텐데 아휴, 난 왜 이럴까.
749일 우유
영우가 자석 칠판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동생은 이 틈을 타 한글을 가르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역, 니은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려는 것은 아니고 이름이나 단어 만들어놓고 가르쳐주는 정도?
동생이 '우유'를 붙여주고 말을 해주었던 모양인데 영우가 우유를 맞춰서 붙였나보지? 동생이 할머니한테 보여주자며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우유를 만들어보라고 하니 동그라미 두 개 밑에 ㅜ와 ㅠ를 갖고 오기는 한다. 처음엔 유우를 만들었으나 옆에서 이모가 계속 영우야 우가 뭐지? 하니 결국에는 우유를 맞춘다. 이모가 우와~ 하는 반응을 보이자 영우도 신나서 깡총깡총 뛰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도 잘했다고 박수 쳐주니 영우는 더 신난다. 모두 이렇게 대견해하고 신나하는데 이건 너무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동생이 '우유'를 붙여주고 말을 해주었던 모양인데 영우가 우유를 맞춰서 붙였나보지? 동생이 할머니한테 보여주자며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우유를 만들어보라고 하니 동그라미 두 개 밑에 ㅜ와 ㅠ를 갖고 오기는 한다. 처음엔 유우를 만들었으나 옆에서 이모가 계속 영우야 우가 뭐지? 하니 결국에는 우유를 맞춘다. 이모가 우와~ 하는 반응을 보이자 영우도 신나서 깡총깡총 뛰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도 잘했다고 박수 쳐주니 영우는 더 신난다. 모두 이렇게 대견해하고 신나하는데 이건 너무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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