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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7일 화요일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좋아하는 hubris 님의 두번째 책이 나왔다.

 저자의 첫번째 책과 비슷한 형식과 소재들로 이루어져있고, 일부는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서 짧게라도 언급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있다. 도발적인 소재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글에 몰입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저자는 반복해서 '당위와 현상의 괴리' 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설명하는 도구로 경제학을 끌어들였고, '괴짜경제학'과 같은 방법론으로 더 도발적인 소재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상들에 대해 설명하며, 냉정한 현실인식 위에 이상적인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군주론을 떠올리게 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하는것은 당위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못한 것이 현상이다.
나는 가르치려고해서 재미없다고 평 한 적이 있는 유시민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 는 좋은책이지만 지루한 이유도 당위만 늘어놨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인간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만 있지 인간이 어떻게 살고있는지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나이만 들어갈때 <어떻게 살 것인가?>.
"그럴 경우에는 네가 사랑하지 않는 매력 없는 미혼자 대신 네가 사랑하는 매력적인 기혼자를 만나"라고 말하는 책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현상적으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에 바로 인류의 모순이 있다.

두번째 장에서는 저자 나름대로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인생에 변곡점에 있는 나의 상황에서 맘에 와닿는 얘기들이 많았다

내가 행복할때는 언제인가?
실행해보지 않으면 입증할 길이 없다.


이순신, 징기스칸, 오프라윈프리의 잘 정리된 인생이야기를 보는것은 덤이다.

2015년 4월 1일 수요일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나의 읽고 싶은 고전 목록에 있는 책이다. 그러나 원전을 읽어보면 베버나 마르크스때 처럼 다시 좌절하겠지. 질낮은 번역때문인지 시대에 맞지않는 문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번의 비슷한 경험을 한 후에는 차라리 해설서를 읽는게 맘 편하다.

 마르크스가 말년에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했듯이,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은 오늘날 통용되는 의미의 마키아벨리스트가 아니다. 르네상스가 신에게서 인간을 분리해낸과정이듯이, 마키아벨리는 윤리에서 정치를 독립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의 대변자였다.
 군주는 여러가지 좋은 기질을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일 필요는 있다. 아니 더 대담하게 말한다면, 그런 훌륭한 기질을 갖추고 항상 존중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우며, 갖추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바로 그것이 더 유익하다. <군주론> 18장
 마키아벨리는 군주라면 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분명히 전제한다. 단 군주가 선함을 유지하려면 악함을 이해하고 때로는 이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선악 개념을 초월해야 한다고 통찰한다. 선과 악이 세상의 두가지 측면이라고 할때 선만으로 상대를 대결하는 것은 무기의 절반만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다르다.
'희망적인 미래'는 '냉혹한 현실'의 기반위에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도 냉혹한 현실을 무시하고 희망적인 미래만을 공상하며 그래서 쇠퇴하는 개인과 조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더는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지략'을 겸비해야만 양면적 존재인 인간이 모인 조직을 이끌 수 있다.
그는 '정치를 가능성의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국가의 역량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공동체가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경로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나아가는 과정을 정치로 이해했다.
 마찬가지로 '경영도 가능성의 기술'이다. 나아가 개인의 삶도 '가능성의 기술'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과 재능을 감안해 생존과 발전의 가능성을 부단히 찾아가는 과정이 개인적 삶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생존에 필요한 핵심 영역을 타인에게 의존해서는 존중받지도 못하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도 없다. 결국 종속되거나 결별하게 마련이다. 타인에 의존하는 삶은 결국 비참한 결과로 끝나게 마련이다.
- 용병이 당연하던 시대에 시민군 체제인 로마가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 고종의 외세에 의지했던 정치의 좋지않은 결말
- 핵심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한 IBM
- 기업의 핵심은 수익력이다. 기업에 돈이 돌면 온갖 사람들이 몰려들어 투자와 예금을 권유하고, 사업을 같이하기를 원한다. 반대로 유동성의 위기에 빠지면 호황 때 몰려든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 영세 중립국 스위스의 평화는 입이 아니라 주먹으로 획득하고 유지하고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세가지 요소로 에토스,파토스,로고스를 들었는데 에토스는 연사의 인격과 매력, 청중에 대한 영향력으로 설득 과정의 60%를 차지한다. 파토스는 청중의 심리상태로 설득에 미치는 영향은 30%수준이다.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인 로고스는 10%이다.
- 마키아벨리는 매스미디어의 개념도 없던 500년 전에 브랜드와 이미지의 본질을 통찰한 셈이다.
- 회사마다 다양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지만 결국은 '고객 만족과 종업원을 행복하게 하여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 숭고한 목적과 효과적 수단의 결합은 국가는 물론 개인과 조직이 항상 추구해야 하는 실질적 방향성이다.

- 영국 정부가 죄수 호송중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묘안은 인센티브 개편이었다. '죄수 1인당 지급'하던 호송비를 '살아서 도착한 죄수1인당 지급'으로 바꾼것이다.
- 종교도 이익집단이다
-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정연한 논리를 세워서 정당성을 역설하지만, 결국 핵심은 이해관계에 있다. 따라서 협상을 잘 이끌려면 논리가 아니라 입장을 파악해야 한다. 논리는 입장에 따라 만들어진다. 상대방의 요구에 얽매이지 말고 욕구를 찾아라.
- 썩은 사과 하나가 조직 전체를 오염시킨다. 리더는 조직을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이지, 인간성을 개조하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을 이끌기 위해 인간에 대한 통찰은 필요하지만, 인간 자체를 개선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기업 경영자의 임무도 가치를 창출하고 돈을 버는 사람이며, 이를 위해 필요하면 썩은 사과를 제거해 조직 전체를 보호하는 사람이다. 물론 썩은 사과를 계도하는 사람이 아니다.
-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엄격함은 조직 운영의 두 축이다. 두려움과 인센티브는 사람을 움직이는 핵심 동인이다.
- 부하의 이익과 리더의 이익을 일치하게 만드는 것이 경영의 핵심.
- 사람이 적극적이 되려면 조직의 가치관과 물질적 보상이 둘다 필요하다.
- 원칙이 없는 선행은 결국 모두를 불만에 가득 차게 한다.
- 끝날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확실한 승리를 추구하라.
- 새로운 은혜를 베품으로써 과거의 원한을 잊도록 만들수는 없다.

- 현명한 리더는 진지한 잔소리꾼을 곁에 둔다.


- 군주는 절대적 위기에 처했을때 절대적 권력을 휘두를 여유가 없다. 고난에 처했을 때 군주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군주론> 9장

- 외공과 내공을 함께 갖추어야 확장이 가능하다. 내공이 없는 창업자 2세, 3세들은 자산과 설비를 물려받았지만, 진로, 삼미등 무너진 사례가 많다. 반대로 사업이 성장하고 일정단계에 이르면 창업자는 1인기업 체제를 벗어나 유능한 참모진을 구성해야 한다. 뉴코아, 한보는 그러지 못해 당대에 망했다.

-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조직간에 제휴하는 이유는 상호 이익 구조를 만들어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고 다른 쪽은 손해만 보는 구조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로마가 세계의 패권과 함께 장기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피지배 민족들과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공존하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상생의 안목은 헬로키티가 세계적인 캐릭터로 자리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타인을 강하게 한 자는 자멸을 자초할 뿐이다. 미쓰비시 현대 사례.

- 군주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자신보다 강한 나라와 손잡는 일은 피해야 한다. 그것은 승리를 거두어도 그 자의 포로가 되기 때문이다. 군주는 될 수 있는 한 남의 뜻대로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군주론>21장

-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는 변화를 감성적 애원과 논리적 설득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개혁은 힘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 시민의 천성이 변덕스럽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떤 일을 설득하기는 쉬우나 설득된 상태를 유지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말로 되지 않으면 힘으로 믿게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군주론> 6장

- 한 나라를 차지할 경우 정복자는 필요한 강경 조치를 한번에 강력하게 실행하되 매일같이 반복해서는 안 된다. 모든 가혹행위는 한번에 끝내야 한다. 그래야만 덜 고통스럽고 반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반대로 은혜는 대중이 오랫동안 음미하도록 조금씩 베풀어야 한다. <군주론> 8장

- 자기 운명은 자기가 지배하지 않으면 남이 지배한다. 하늘이 내리는 운을 믿으면서 땅위에서 노력하는것, 즉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또한 노력을 통하여 운명이 부여한 가능성을 실현하겠다는 태도가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현실적 태도다.

- 파버카스텔의 철학은 단순하지만 생명력은 길다

- 로마인들은 화근을 미리 예건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대책을 강구할 수 있었다. 또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재난을 묵과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왜냐하면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망설이다 보면 적을 이롭게 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프레타망제( Pret A Manger ) 나 인앤아웃 버거는 샌드위치 업체로 모두 최근 급부상하는 기업들이다. 영국기업인 프레타망제는 패스트부드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을 뒤집어 성공했다. 유기농 야채와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햄, 자연상태에서 사육된 닭고기를 쓴다. 그런데도 저렴하고 가축 사육농가들과 직거래하고, 10년이상 거래한 납품업자들에게 공급받는다.
- 100년 미만을 사는 인간의 체험은 한계가 있다. 역사를 통해 수천년을 관통하는 세상살이의 본질적 측면, 시공간을 초월하는 조직의 모습, 사소한 것과 본질적인것을 구분하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

 최근들어 본 책중에 가장 메모가 많았다. 공감가는 부분도, 재미있었던 부분도 많았었기 때문인데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져서 도대체 김경준이 뭐하는 사람인가 싶어서 찾아봤더니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였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여러 역사속 인물들과 수많은 기업의 실제 이야기가 나오는 방대함은 참 대단하다. 단순히 해설서라기 보다는 군주론을 소재로한 김경준 경영론이라고 보는게 맞는듯하다.

2015년 3월 30일 월요일

피플웨어

 게임업계에 오래 있다보니 많이 들어봤던 건데 안읽어도 내용을 알듯한 책이어서 여태 안읽고 버티고 있다가 선배 사무실에 들렀다가 빌려온김에 봤다.
 예상한대로 새로 알게된 내용은 별로 없었고, 한줄 요약 가능하겠다.

 창의적인 일인 '개발'은 생산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람을 관리해야 한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얘기. 어찌보면 건축이나 인테리어 책이라고 할만큼 환경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알았다. 동감이다.

이야기의 힘


EBS 다큐프라임의 내용이 이 책으로 정리되어 출판되었다.

헐리웃의 유명한 시나리오 전문가 로버트 맥기는 이야기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야기는 욕망이 주도한다. 즉, 한 인물이 자신의 삶에 균형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하고 갈망하는지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간단히 말하면 인생의 균형이 깨지면 인간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 인생의 온갖 세력과 고군분투한다.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수천 년간 설명하고 납득시켜온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 균형을 잃었을 때 어떻게 그것을 되돌리고자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의내린 다음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조에 대한 디테일이 시작된다.

- 재미있는 이야기의 원동력은 반대 세력의 힘에서 나온다. 주인공이 성취하고자 하는것을 막는 힘. 바로 그것이다.
- 관객을 붙잡아두기 위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는 감정에 호소한다. 호기심만 자극하면 '미스테리'라 부르고, 감정에 호소하면서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면 '서스펜스'라고 부른다. 감정적으로만 붙든다면 우리는 그것을 '극적 아이러니'라고 부르고, 이때 관객은 이야기 전개보다는 등장인물이 자신의 뻔한 운명을 따라 가는것에 엄청나게 감정적으로 몰입합니다.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면서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느끼는 걱정과 공포, 그것이 사람들을 사로잡는겁니다.
- 결말은 반드시 필연적이어야 하며, 예상밖이어야 한다
- 관객은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실제 시나리오를 예를 들어주며 친절하게 내용을 설명해준다.
작가는 스토리를 이렇게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었구나 !

2015년 3월 25일 수요일

ZERO TO ONE


얼마전 방한으로 화제가 된 피터틸의 책이다.

세상의 위대한 기업은 다 독점기업이라며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얘기가 주제.
확실히 시장경제의 원리대로 경쟁하면 모두의 이윤이 0 으로 수렴하는것은 맞는듯하고 음식점 차리지 말라는 그의 말은 일리가 있다.
정부는 법으로 독점을 금지하면서도 반대로 왜 특허라는 제도로 독점을 장려하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강조하는것이 있다면 계획( design ) 이 중요하다는것, 환경도 운도 중요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하는것이 너무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10000시간의 법칙을 얘기하여 환경을 강조한 말콤글래드웰을 까는 부분은 재미있었지만, paypal 을 만들어서 성공한 사람정도 되니까 할 수 있는 얘기 아닌가 싶어 씁슬하기도 하다.


2015년 3월 20일 금요일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팀 하포드는 경제학 콘서트, Adapt 등 을 썼던 작가다. 이번 책에서는 독자가 경제를 운용하는 주체가 되게 하여 어떻게 하면 불황을 타개해 나아 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해준다.

결과는 비슷한 불황이라도 대공황과 70년대의 오일쇼크는 서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대공황 - 수요의 부족 - 케인즈학파
  오일쇼크 - 공급의 부족 - 고전학파
로 정리되며 각각 다른 처방이 필요하단다.

 또 GDP 가 아닌 행복을 수치화하는 사례들을 보여주는데,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알려준다. 언어는 얼마나 불완전한 소통 도구인가?

끝부분에는 거시경제학은 어렵다는 이야기와 행동경제학과 complexity theory 를 언급하며 마무리한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 농담 하나.

 수학자, 통계학자, 경제학자가 같은 직장에 지원했다.
면접관이 수학자에게 질문했다. "2 더하기 2는 뭐죠?" 수학자는 "4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통계학자는 "평균적으로 4이며, 오차 범위는 +-10퍼센트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자에게 물었더니 경제학자는 문을 걸어 잠근 뒤 면접관에게 가까이 다가가
몸을 숙이고는 속삭였다.
"어떤 답을 원하시죠?"

죽기 전에 논어를 읽으며 장자를 꿈꾸고 맹자를 배워라

 마지막에 논어 책을 읽은김에 동양철학의 주간으로 설정하고 이 책을 선정했다가 한달내내 읽지 못하고 집어든 책을 놓지 못하는 성격적 결함때문에 패닉에 빠졌다.
 핑계를 대자면 그 사이이에 영우의 돌 이벤트와 여행도 있었지만, 핑계일뿐, 그냥 책이 재미없는거였지.
 무려 열번에 가까운 재대출및 연장으로 ( 인터넷 도서관이라 대출기간이 3일밖에 안된다 ) 간신히 다 읽었지만, 그게 다 남는게 없는 책.

 그래도 기억에 남았던 내용 몇개를 적어두지만, 읽을만 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갈고리를 훔친 자는 처형을 당하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되다. - 형을 죽이고 나라를 훔친 이야기,

도강언이라는 대규모 수리 시설을 만들어서 2천년동안 강의 범람을 막고 풍요로운 땅을 만들었다는 기록.

장자와 혜시의 말장난 - 둘이 호수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혜시가 묻길 "그대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 하는가?" 하였고, 이에 장자는 "그대는 내가 아닌데 어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것을 아는가" 라고 했다.

 초나라 회견에 참석했던 노나라 공공은 늦게 나타난데다 선물이라고 가져온 술은 맛이 싱겁기 그지없었다. 초 선왕은 화가나서 모욕을 주었으나 노 공공은 지지않고 화를 내고 돌아갔다. 이에 모욕감을 느낀 초 선왕은 제나라와 함께 군사를 출동시켜 노나라를 쳤다. 이 소식을 들은 위나라는 줄곧 조나라를 치고 싶었으나 초나라가 조나라를 도와줄까 걱정하여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는데 이때다 싶어 조나라를 공격하여 점령한다. 결국 노나라 술이 싱거워 조나라는 망했다.
 생각 나는 일화 없나 ? 나비효과

 공자 일행이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에 빠졌을 때 공자는 이레 동안 밥을 해먹지 않고 멀건 야채국만 먹고 지냈다. 초췌한 모습에도 공자는 거문고를 차며 노래를 불렀고, 제자는 이에 대해 왈가왈부 했다. 공자는 제자를 훈계하고 다시 거문고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자로는 위풍당당하게 방패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자공이 말하길 "저는 하늘 높은 줄도 땅이 두터운지도 몰랐습니다."라고 하였다.
 옛날 깨달음을 얻은 자들은 즐거움의 원천을, 뜻을 이루고 못 이루고의 여부에 두지 않았으니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에도 뜻을 이루었을 때에도 모두 즐거워하였다. 이 이치를 깨닫게 되면 일이 순조롭거나 순조롭지 못함은 춥고 더운 것과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2015년 1월 8일 목요일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책은 분량이 적지만, 다루는 내용이 가볍지 않고 생각할 것을 많이 던진다.
논어 자체나, 이 책을 평하는 것은 내 능력밖의 일이니 내가 하고싶은 얘기나 하련다.

1.

 굴뚝위에 올라가서 농성하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는 이미 158억원 대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어있는 상태에서도 또 하루 100만원의 벌금위협을 받았고, 청와대 문건을 보도하여 대박을 터뜨렸던 세계일보는 '명예훼손' 으로 고소당했다.
 법조항을 들이대면서 위법이라 하면 위법인 줄 알겠지만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공자님 말씀을 빌어보자.


일광천하(一匡天下)
자공이 궁금한 듯 질문했다.
"선생님, 제나라 관중은 사람다운 사람이 아니지요? 환공이 내전에 패배한 공자 규를 죽게 했지만 그의 참모였던 관중은 함께 죽지 않고 오히려 경쟁자였던 환공을 보필했으니까요?"
공 선생이 대꾸했다.
"관중은 환공을 보좌해 그이로 하여금 제후들의 어른이 되게 해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도록 했으니, 백성들은 오늘날에도 관중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관중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섶을 왼쪽으로 여밀 뻔했다(이민족의 풍습을 따를 뻔했다). 우리가 어찌 그이의 행정을 보통사람들이 사소한 일에 신의를 지키는 것에다 견줄 수 있겠는가? 그들이 스스로 도랑에서 목매어 죽더라도 알아주는 이가 없지 않던가?"
.......
 공자는 관중을 자공의 책임론 맥락이 아니라 그보다 상위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자공과 달리 관중의 책임과 면책을 대립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가리는 기준은 둘이 동등한 가치를 가지지만 어느 것이 더 합리성을 갖는가가 아니라 둘 중 어느 것이 상위 가치이고 어느 것이 하위 가치인가에 있다는 것이다. 즉 상위와 하위 가치가 충돌한다면 하위 가치는 잠정적으로 유보되고 상위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님이 살던 시대에도 가치( 또는 이해관계의 ) 충돌은 언제나 있어왔고, 그것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제자에게 설명해주는 모습이다. 몇천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세상은 비슷한 모습이고, 같은 기준을 우리에게 적용해보아도 자연스럽고 말이 된다.

학교에서는 분명히 헌법에 적혀있는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있다고 배웠는데, 내가 자란 세상은 그렇지 않았으며 심지어 어떤 부분들은 형편없이 나빠지고 있다.
 회사의 이익이 인간의 존엄보다 더 상위 가치인가?
 명예(?!!)를 지키는 것이 언론의 자유보다 더 상위의 가치인가?



2.
 자공이 정치의 우선 과제에 대해 물었다. 공 선생이 대꾸했다. "대내적으로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대외적으로 국방을 튼튼히 하며, 인민들이 정치 지도자를 믿도록 하면 된다."
 자공이 주문했다. "만약 어찌할 수 없어 어떤 것을 제쳐놓아야 한다면, 셋 중에 어느 것을 먼저 검토할까요?"
 공 선생이 대꾸했다. "국방 문제를 제쳐놓아야지."
 자공이 또 주문했다. "어찌할 수 없어 어떤 것을 제쳐놓아야 한다면,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검토할까요?"
 공 선생이 대꾸했다. "식량 문제를 제쳐놓아야지.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예외 없이 죽었다네. 인민들이 정부 또는 군주를 믿지 않으면 그 나라는 한순간도 존립할 수 없는 것이라네."

3.
 저자는 '군자' 를 해석함에 있어 자율적인, 자기 주도적인 사람으로 보고있다.
참된 자기 자신을 찾는게 중요하다는 얘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복되고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공자나 논어에 관한 책을 많이도 썼다면서도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그만큼 내용이 방대하기도 하거니와, 시간을 초월하여 통하는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거다.


2015년 1월 4일 일요일

누가 돈을 버는가? - 라이어스 포커

돈을 버는 것은 투자자일까 브로커일까 ?

오늘은 '라이어스 포커'을 읽으며 얼마전에 봤던 영화를 떠올렸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의 인상깊었던 장면이다.


월 스트리트의 1번 룰
아무도... 워렌 버핏 같은 거물도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어떻게 될지는 예측 못 해. 평범한 증권맨들은 더 모르고.
- '푸가지' 같은 거야 뭔지 알지?
- '푸게이지'겠죠?
가짜, 짜가, 환상, 헛것 .. 뭐라고 하든
허공을 떠도는 먼지처럼 실체가 없어. 존재조차 없는 허상이라고
- 알겠나?
- 그렇군요
잘 들어
우린 뭘 만들거나 아무것도 짓지를 않아

주식을 8달러에 산 고객이 있다고 쳐
16으로 뛰면 기분 째져서 몽땅 팔고 현금을 쥐고 싶어 하지
그러게 놔두면 안 돼
그럼 현실이 되니까
그럼 어떡하느냐?
다른 아이디어를 내야지
특별한 아이디어
수익을 재투자할 다른 종목을 권하는 거야
백이면 백 다 재투자하지
왜냐면 돈맛에 중독됐거든
그런 식으로 계속 뺑뺑이 돌리면서
고객이 실현 안 된 서류상의 수익에 헬렐레할 때
자네랑 나 같은 브로커는 엄청난 거래 수수료를
빳빳한 현찰로 챙기지


앞으로 금융관련 기술이 발전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현재의 모습을 보면 답은 명확한것 같다.

 라이어스 포커는 저자가 80년대 살로먼 브라더스의 한 트레이더로 채용되어, 모기지 채권으로 회사가 월스트리트에서 최고로 등극하게 되는 과정과 이후 불어닥친 정크본드의 커다란 흐름에 서서히 침몰해 과는 과정을 담담하고 자세하게 풀어놓았다.

 재미있는 것은 80년대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30년 지나 뻥터져 지금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지.

 루이스 라니에리는 살로먼 브라더스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 세계 경제위기의 뇌관이 되었던 주택저당채권 담보부증권(MBS) 을 만들었던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
루이스 라니에리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는 역사상 가장 큰 ‘폭탄 돌리기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 출처
 영원한 승자는 없다. 루이스 라니에리로 인해 모기지 증권을 히트하여 살로먼 브라더스가 떴던것 처럼 정크본드에서 기회를 잡은 마이크 밀켄은 드렉셀(투자은행. 1990년 파산)이 시장의 판을 바꾸는데 크게 공헌한다. 1987년에 정크본드가 회사채 시장의 25%가 넘게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저자는 살로먼 브라더스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를 피했을 뿐만아니라 능력을 인정받아 그냥 있기만 해도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져버리고 회사를 떠나 현재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쩌면 저자는 돈맛에 중독시켜 직원을 계속 뺑뺑이 돌리는 금융회사의 쳇바퀴를 부숴버리고 뛰쳐나온것이 아닐까 ? 어느날 문득 통장에 찍힌 숫자가 실체가 없는 푸게이지라는 걸 깨달은게 아닐까 ?

 나에게 진짜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본다.

2015년 1월 3일 토요일

고환율의 음모



예전부터 환율 책을 하나 읽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어서 전자 도서관에서 보이는대로 고른 책이다.

 MB 집권 이후 펼쳤던 고환율 정책의 과정과 결과를 자료와 함께 숫자로 보여준다.
막연하게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 정도로만 알고있었는데, 실제로 우리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니 더 화가 나네.

 요약 하자면, 2008 ~ 2011년까지 174 조 원의 손실을 가계가 입었고, 한가족당 1450만원 정도의 손해를 봤다는구먼. 물론 그 손실액은 삼성등 수출 대기업의 순이익이 되었고, 그렇다고 수입하는 회사(정유회사등)가 손실을 본것도 아니래. 어차피 과점 시장이고 가격(기름값등)을 올리면 되니까 결국 그 돈은 가계에서 나온다는 거지.

 또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쓰면서 환투기에 리스크가 없어진 투기세력이 뛰어들었고, 키코 사태로 건실한 중견기업이 수도없이 흑자도산하는 등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하고 사라진 일자리로 수만명이 고통받았으며 이 투기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시가 폭락을 하자 연기금을 투입해 발빼는 투기 세력에게 용돈을 줬다는군. 국민의 노후 자금인 연기금 손실은 덤이구.
 이 기간동안 MB 물가지수는 22.6% 올랐고, 실질임금은 15.3% 이상 감소.

 개별 사실들이야 뉴스등에서 다 알았던 거지만 인과관계와 과정들을 잘 정리해 놓으니 참 갑갑하네. 수익은 사유화 하고 손실은 사회화 한다고 했던가 ? 마치 공식처럼 딱딱 들어맞아. 국가를 수익모델로 썼다는 누구의 얘기도 생각난다.

 더 짜증나는건 자영업자가 줄줄이 무너지니까 금융기관이 부실해지고 성장률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줄도산을 지연시킬 처방으로 2010년 7월 '햇살론' 이라는걸 내놓았는데, 금리가 11% 넘는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이었다.
 자영업자들에게 저금리 대출해주는 정책은 이미 참여정부때부터 있었고, '소상공인 정책자금' 이라는 이름으로 은행금리보다 훨씬 낮은 3~4% 에 5천만원까지 제공했고, 담보없는 자영업자에게는 신용보증까지 제공했었다는게 함정

계속 각하가 생각나서 읽는 내내 참으로 불쾌한 독서였다.
아흑 저녁먹은게 소화도 안되는거 같다 -_-


2015년 1월 2일 금요일

뼛 속까지 먹물 유시민 - 어떻게 살 것인가

역시 존대는 힘들어서 이번부터는 반말로 간다. 일기니까 니가 이해해라.




여기 방황하는 55세 질풍노도의 한국 남자가 하나 또 있다. 유시민.

  이 책은 유시민이 정계은퇴 후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정리한 자서전이자 앞으로의 삶을 이렇게 채워나가겠다는 선언 쯤 되겠다.

  프롤로그 지나서 첫장은 같은 제목을 가진 크라잉 넛의 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펑크락을 하며 소신껏 살겠다는 친구들인가보다. 훌륭하다.
그런데 내용보다 눈에 띈 형식이 있었는데, 에세이(?)로 보이는 글임에도 아래쪽에 인용에 대한 출처를 잘 정리해놨다… 논문인줄 알았다. 아 이 사람.. 뼛속까지 먹물이다..

  시작부터 심상찮았는데, 계속 가르친다.
카뮈를 가르치고, 셀리그만을 가르치고, 도킨스를 거쳐 뇌과학을 이야기한다.
실존주의 문학에서 생물학적으로 정의한 진보 개념까지 거쳐 따분한 얘기들은 어쩔수없다. 먹물이니까.

 재미있는 부분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할때였다.

 1980년 5월. 휴교령이 내리면 모든 도시에서 동시에 민중 봉기를 일으키자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오직 광주의 대학생들만 그 약속을 지켰다. 그래서 그곳에서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다.
거리로 나섰던 학생들을 서울 시민들은 크게 반기지 않았다. 오히려 당황한 표정이었다. 정치군인들의 쿠데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시위를 주동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던 나는 그렇게 느꼈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시민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의 큰 격차가 있었던 것이다. 학생회장들이 5월 15일 서울역 집회 해산을 결정한 것도 시민들이 학생들의 시위에 적극 호응하거나 참여하지 않아 불안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유신헌법의 포장지만 바꾼 제5공화국 한법을 발의해 국민투표를 했다.
그러나 국민 96퍼센트가 국민투표에 참가했고, 투표자의 92퍼센트가 찬성표를 던졌다. 전두환은 새 헌법에 따라 또다시 체육관에서 임기 7년의 제 12대 대통령이 되었다.


이른바 ‘서울역 회군’ 이라고 불리우는 사건에 대한 주인공 중 한명의 기억을 직접 읽은 것이다.
무조건 심재철이 나쁜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시대였구나 하는 충격에 휩싸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음성지원 되는 멘트도 한줄 언급되어있다.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을 가르고 온 것 같네. 자네는 정치 말고 더 좋은 것을 하게!” 노무현 대통령의 음성도 들렸다.
 취미로는 당구나 낚시를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놀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단다.
“이 시간에 가족에게 충실해야 하는것은 아닐까?”
“이 사회 어딘가에 절망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노동자가 있는데 내가 놀아도 되는걸까?”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음 성불하겠다고 한 지장보살이 아닌다음에야 우리네 보통 사람들은 좀 놀아도 된다고 생각한단다.
노는데도 이유가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대학교 - 청년기 갈등과 자기 이해 -_-; 라는 교양시간 때 인생의 중요한 것은 일과 사랑이라고 배웠다.
셀리그만은 사랑, 일, 놀이 라고 했고,
유시민은 여기에 “연대” 를 더해야 삶을 완성하고 최고의 행복을 누릴수 있다고 믿는다.
김정운 교수는 “행복, 즐거움 이야 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궁극적인 가치이고 나머지 가치들은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적 가치” 라고 한다.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난 마음 한쪽 구석에 죄책감 비슷한 것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맘 편히 노는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오늘도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이다.

2015년 1월 1일 목요일

남자의 물건

안녕하세요 여지 블로그 객원 필자 영우 아빠입니다.
 공식적으로 백수 생활을 한지 어느덧 2주가 지났습니다만, 아직 혼자 노는게 익숙치 않아요.
몇개월 쉬면서 책을 많이 읽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오늘에서야 첫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읽었는지 아닌지 긴가민가하는 후진 기억력 때문에 짤막한 독후감으로 글을 남겨놓으려 합니다
 여의도로 이사오고 나서 다닐만한 도서관을 찾아보다 전경련회관에 있는 여의 디지털 도서관을 발견하여 방문해봤는데, 실물 책은 얼마 없구 전자도서관 형태로 앱으로 대여하여 보는 형식이었습니다. 기껏 찾아갔는데 그냥 가긴 아까워서 집어든 ‘목욕의 신’ 이라는 꿀만화를 낄낄거리며 정독하고 나왔습니다.
‘여의도 디지털 도서관’ 이라는 앱은 아이폰용으로 제작되어 아이패드에서 읽기 좋지않아 포기하려 했는데, 그래도 띄워는 보고 싶어서 읽기 버튼을 누르니 YES24 의 도서관 앱으로 연결을 하네요. 다행이 아이패드 앱이 있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수시로 뻗어대거나 버그때문에 빡치는건 감수해야죠. 공짠데 ㅠㅠ
 김정운 교수의 ‘남자의 물건’ 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힘들어 방황하는 질풍노도의 중년 남자들에게 멋진 남자들과 그의 물건(혹은 취미)을 소개해 주면서 뽐뿌질하는 책입니다
…...만
대체로 소개해주는 이들이 생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먹고사니즘과 다른 레벨의 문제를 고민하는 남자들이라 우리 평범한 남자들이 보고 힐링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보통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눈높이를 맞춰서 술술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책에서 손을  못떼도록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절대 망사스타킹과 룸싸롱 얘기 때문이 아니에요
 가볍게 읽을 수 있었지만, 때때로 묻어나오는 통찰과 깊이에,  아 김정운 교수가 학자는 학자구나 싶은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소주병에서 늘 보았던 ‘처음처럼’ 이라는 글씨를 쓴 신영복 선생님의 벼루 이야기, 제주도 계신 이왈종 화백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기회가 되면 갤러리에라도 들러보고 싶습니다

제주생활의중도_43x9.5x9.5cm_테라코타향로위에 채색_2010
대한민국 아저씨들을 위한 책입니다만, 누가 읽어도 감정 표현이 서툰 우리네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은 엿볼 수 있을겁니다.

한줄평 : ㅋㅋㅋ 재밌네

난이도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