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3일 토요일

코로나 재감염

이럴수가. 또 코로나라니.

우선, 지난 주에 영우 컨디션이 안 좋아서 병원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비염임 것 같다고 해서 비염 약만 받았는데, 수요일에는 목도 아프다고 하고 기침도 했다. 약을 받아왔고, 연휴를 맞이해서 대구에 내려가는 도중 문득 조카들과 아빠한테 옮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우가 손꼽아 기다린 대구가는 일정을 취소할 순 없어서 그냥 강행했는데 그날 밤, 엄청난 일이 생겼다. 가래가 많이 생겨 불편해진 영우는 가래를 내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른다. 평소라면 기침을 해서 가래를 뱉어내는데 생각처럼 가래가 잘 올라오질 않으니 계속 기침을 하다가 과호흡이 온 것이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쳐대니 엄마는 너무 당황하시고 잠시 응급실에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어떻게 진정을 시켜야할지 몰랐는데 신랑이 침착하게 등을 계속 두들겨주어서 가래는 내려가고 영우도 진정되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모두 당황했지만 영우가 상황을 이해하고 진정해서 잘 마무리되었다.

이런 일을 겪고난 후 내게도 목아픈 증상이 찾아왔다. 나는 당연히 영우한테서 감기가 옮은 것이라 생각하고 대구에서 이비인후과에 갔다. 돌아오는 날 아침에는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아팠는데 영우도 전 날 겪은 일이라 '엄마 그거 5시쯤 되면 목소리가 돌아올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응원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7시간을 함께 밀폐된 공간에서 보냈다. 그런데 목이 점점 아프다. 빨래를 개면서, '사람들이 면도칼을 삼키는듯한 통증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인걸까? 나도 정말 아픈데'라고 했더니 신랑이 목을 들여다봐주었다. 작년 코로나 때 최악의 통증을 겪었던 신랑은 목에 구멍이 열개 뚫린 것 같은 염증을 경험하였고 나한테는 4~5개의 구멍이 보인다고 했다. 이 염증들이 터지면 더 아플 것이라고 예언을 하였다. 이전에는 영우 감기가 옮은 것이라고 확신하였는데, 이제는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검사결과 나만 양성. 영우와 신랑은 음성.


이렇게 선명하게 두 줄이 되는거구나. 처음에는 이 선을 보고도 뭔지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우와 신랑이 음성인 것도 너무 이상했다. 다음 날 병원에서도 나만 양성, 영우와 신랑은 음성. 둘 다 증상이 있어서 학교와 회사에 가지 못한채로 집콕의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지만 목이 너무 아프고 기침이 심했다. 특히 밤새 기침이 나는 탓에 너무나 힘들었고 탄툼으로도 목통증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수요일이 되자 목아픔과 기침이 조금 덜해졌다. 이제 나아가고 있는건가 싶었는데 오후가 되자 갑자기 눈이 충혈되었다. 눈꼽도 자꾸 끼었다. 이것이 눈으로 온다는 그 코로나인가 싶었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눈에 찌르는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통증이 사라져서 눈이 떠지면 거울을 보았다. 염증이 터지면서 나온 고름이라고 추정되는 것이 눈가로 흘러나오면서 눈꼽이 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저녁 내내 아팠다 나아졌다 하는 것이 반복되자 내일 아침에 눈이 제대로 떠질 것인지가 걱정되었다. 그치만 밤새 기침으로 눈을 뜰 때마다 눈을 씻을 수 있어서 눈을 못 뜨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안과를 가야하나 싶기는 했는데 회사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는 중에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아픈게 아니라면 눈을 보여줘야 하므로 격리해제된 후에 안과를 가라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이 되니 전 날처럼 눈이 자주 아프지 않아서 이대로 낫나 싶기도 했다. 금요일이 되니까 목아픔과 기침이 확연하게 나아졌다. 이제 살아났다 싶어서 염언니한테 회복소식도 전했다. 그런데 밤이 되니 다시 눈통증이 오면서 토요일 아침엔 눈꼽으로 눈이 붙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다시 기침이 잦아지고 있다. 일요일 현재, 새벽에 기침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제때 일어날 수도 없었다. 지금 상태가 1차 코로나 때 겪은 통증 정도인 것 같다. 1차 때도 격리해제 후 3주는 지나서야 이제 다 나았나보다 싶었는데 이번에도 이대로 3주는 더 아프게 되려나. 내일부터는 업무도 해야하는데 걱정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의무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영우한테 옮기면 안되기 때문에 방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눈 아플 때 말고는 틈틈이 브리저튼 외전인 샬롯 여왕도 보고, 웹툰 정주행도 했다. 시차를 두고 나와 같은 증상을 보였으나 계속 음성인, 영우의 놀아달라는 외침을 받아줘야 했던, 그리고 오늘 회사 행사로 출근까지 한 신랑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함께 잘 회복할 수 있기를.

아직 코로나가 진행중이지만 결론은 재감염된다고 덜 아픈 것 아니다. 눈으로 오는 코로나의 증상은 결막염이라고 한다. 항염 항생 점안액을 쓰면 금방 낫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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