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일 월요일

2019년 3월~6월의 영우

매일을 기록하던 육아일기가 월간 단위로 바뀌더니, 1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상반기 몰아쓰게 되었네.

3월 파랑새반이 된 영우는 잘 적응하였다. 5세부터는 친한 친구라는 개념이 생겨서인지 몇몇 친구들은 새로운 반으로의 등원을 힘들어하기도 한 모양인데 영우는 잘 적응해서 다행이다. 3년간 같은 반이었던 시우, 통합반에서 종종 만나던 재원이와 단짝이 되었다.

우리도 칭찬스티커 한 번 해보자고, 영우 6세도 되었는데 규칙을 정하고 생활해보자고 했더니 스스로 적은 것들이다. 10개 모아서 선물을 한 번 받기는 했는데 엄마가 게을러서 이후에는 챙겨주지 않고 있다.

 영우의 작품활동의 수준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한자. 요즘 아이들은 푸라면이라고 읽는다는 신라면;  

내가 녹색 좋아한다고, 꽃 좋아한다고 했더니 아빠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것. 혼자 살짝 감동해서 캡쳐해두었다.

3040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어서 이번 학기도 미술을 하고 있다. 교수님 외에도 많은 분들의 봉사로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는 중. 

4월의 소소한(?) 사건은 손가락 깁스. 식탁 위에서 흥분해 날뛰다가 떨어졌는데 땅을 짚은 손가락 위로 머리가 떨어져서 손가락 끝에 금이갔다. 큰 부상은 아니라고 봐야겠지만 뼈가 붙을때까지 한 달 정도 부목을 대고 있어야해서 꽤나 불편했다. 그나마 여름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봐야겠지.

봄이라고 오랜만에 중앙공원에 나들이를 갔다. 덕분에 벚꽃 아래에서 사진도 찍고 돗자리도 깔아보았다. 
봄패키지 상품으로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1박을 하였다. 수영장도 없고 해서 영우에게는 큰 임팩트가 없었던 듯 하다. 한강 유람선을 따라다니는 갈매기가 제일 특이했던 듯.
신랑의 선배가 물려준 경찰차. 교회 친구들에게 완전 인기만점이다.

어버이 날, 영우가 만들어 온 카네이션과 편지. 출장 간 터라 사진으로 받아보았는데 이 또한 해마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중.

퀴즈내기(퀴즈의 말장난은 좀 부끄럽지만), 미로 그리기, 열쇠 열어서 보물찾기, 이런거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리고 5월의 마지막 주에는 호크니전에 다녀왔다. 색감이 좋아서인지 영우도 지루해하지 않고 감상하였다. 마지막 그림을 보면서는 여기랑 저기랑 연결되어 있는 거 같고, 위장의 털인거 같고, 이런 감상평도 하였다. 루벤스 이후 함께 그림 본 건 처음인데 이 정도면 같이 다닐만 하겠다.

6월은 친구들과 함께 한 달.
첫 날부터 현수와 헬로카봇 뮤지컬을 보고, 현수네 집에서부터 우리 집까지 신나게 놀았다. TV가 없는 현수네 교육방침을 거스르고 wii를 하게 해서 좀 미안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신났다.
서진이네랑 만골근린공원에 가서 뛰어놀았다. 서진이가 4살이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영우가 많이 좋아한다. 어린이집에서 마주치면 끌어안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같은 동네 살아도 얼굴 보기는 쉽지 않지만 시간 맞을 때 만나서 핫도그도 먹으러 가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한다.
대망의 네이버 20주년 기념 에버랜드 행사. 우리회사는 대상이 아니라서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수정이네 덕분에 다녀올 수 있었다. 다움이네 덕분에 간식도 얻어먹고, 가흔이네 덕분에 최적 동선으로 로스트밸리,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타고, 자리깔고 쉬면서 임직원 행사에도 다 참여할 수 있었다. 주희네 덕분에 사파리 투어도 할 수 있었다. 낮잠도 안 자고 점심도 거르고 뛰어다닌 아이들, 지친 영우는 저녁을 먹기 위해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자마자 잠이 들었다. 안고 나오다가 퍼레이드를 만나는 바람에 잠이 깬 영우는 기력을 되찾고, 거기서 또 만난 가흔이, 진석이네랑 놀이기구를 더 타고 불꽃놀이까지 보고 오는 기염을 토했다. 에버랜드에서 14시간을 보내고, 정말 힘들었지만 나중에 들으니 방울새반은 아무도 등원하지 않았고, 5/6세 전체 중에 13명만 등원했다고 하니 정말 가기를 잘했다 싶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한 번 보자 말만 하다가 드디어 세종시에 갔다. 성휘, 우찬, 정민, 수민, 영우까지. 전원주택 뒷마당에는 모래놀이터와 방방이, 마당에 작은 수영장 만들어놓고 노는 것을 보니 참 좋다 싶지만 나는 전원주택을 관리하며 살 수 없을테지. 오랜만에 봐서 다들 반가웠고, 영우는 며칠 전에도 세종시 또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출장에서 토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이라 며칠째 독박육아를 한 신랑은 친구들에게 헬프를 외쳤다. 영우와 키즈카페를 다녀온 후 마침 김포공항 근처로 이사 한 은기네로 출동.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이제 덜 싸우면서 잘 놀았다. 준기도 이제 말을 제법할 수 있게 되어서 아이들 크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짧은 시간동안 영우는 또 넘어져서 살짝 부상을 입었다.
또 현수네 놀러가서 아파트 바닥분수에서 신나게 놀았다. 꽤 더운 날이라고 생각했는데도 물이 너무 차가우니 힘들어해서, 아이들은 물총놀이에만 집중했다. 어린이집에서도 둘이 꽤나 비슷한 성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노는 것도 똑같다.

그리고 6월의 마지막 금요일, 5시에 하원을 시키는데 린이를 만났다. 별 일정 없으면 우리 집에서 놀자고 했더니 바로 콜, 서로 어린이집 장터에서 사 온 장난감을 자랑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놀다가 결국은 또 wii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경찰차 타러 나가자고 했는데 린이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아쉬웠네. 우리 집에 또 오게 하는 아이템으로 wii와 경찰차를 라인업하려 했는데 경찰차는 인기가 없다.

6월에 영우는 토토로와 알라딘을 보았다. 토토로 재개봉한걸 보고 당연히 더빙인줄 알았는데 자막이라서 난감. 그런데 내용이 쉬우니 영우가 대충 자막을 읽을 수 있어서 내용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토토로 노래를 열심히 부르더니 집에 와서도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다. 실제 가수가 부른 일본어 자막이 들어간 영상을 찾아서 보여주었더니 영우가 쓴 것. ㅅㅅㅁ으로 쓰기는 했지만 카타카나로 쓰인 토토로를 쓴 것이다. 아 정말 눈썰미가 대단한 영우, 더 발전시켜주지 못해서 미안.
알라딘은 더빙판을 보았는데, 토토로도 한국말로 한 번 더 보고싶다고 한다. 보러 갈 시간이 되려나.

또 다시 팔불출 타임. 영우가 그림 마블 히어로즈. 엄마랑 그림 대결을 하자고 했는데, 나는 디테일이 생각이 안 나서 잘 못그리고, 영우는 특징을 잡아서 잘 그린다.

요즘 게임을 하면서 접하는 게임광고들 중에 색칠하기가 있는데, 그것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하였다. 엄마한테 해보라고 시킴. 


게임을 설치해서 했나보다. '아빠 정말 못했다? 아빠 게임회사 다니는데에~?'라고 이른다.
청소 할머니가 안오셔서 '그럼 이제 우리가 정리하고 우리가 어딨는지 찾을 수 있겠네' 한다. 그리고 내게는 식탁 정리 좀 하란다 ㅜㅜ
자기객관화가 심한 사람에 대한 글을 읽었다. 신랑도 그 글을 읽고 이야기하길래 예전에, 신랑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 때가 생각난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영우가 '나도' 한다. 노는 것 같아도 귀를 열어두고 모든 것을 다 듣고있다.
유튜브를 보다가 비행기놀이하는 것이 나왔는데 의자를 뒤로 젖혀 거의 누워있는 것을 본 영우가 '저건 거짓말이지? 비행기 의자는 뒤로 안 넘어가는데 모르네~' 한다. 비행기 타봐서 자랑스레 이야기해본 것인데, 비즈니스를 타본 적이 없으니 안타깝구나.
그리고 요즘은 숫자에 아주 관심이 많아서 덧셈, 뺄셈 뿐 아니라 곱하기와 나누기도 퀴즈를 내보라고 한다. 구구단 벽보를 사다주었는데(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외우고 있는건 아니지만) 구구단이 같은 숫자를 더하는 개념이라는 것은 이해를 하고 열심히 퀴즈에 임하고 있는 요즘이다.
가끔은 아직도 애기구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은 어른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랑과 내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아무도 내 얘기를 안 들어준다. 외롭다 외로워'라지를 않나, wii하고 싶어서 거짓말 하다가 걸리니까 '들켰다' 하지를 않나, 내가 신랑한테 뭔가 요령을 설명하니 '엄마 거짓말 하려고 계획 세우는거지? 거짓말 같은데' 하지를 않나. 말조심해야겠다 싶다. 특히 끝말 잇기를 하는데 '불날 각, 급냉탕, 술 한 잔'이 단어로 나왔다는 사실.
하나님을 믿으면 영원히 사는 것이기 때문에 아빠도 교회 다니면 좋겠다고 하는 영우. 그러게, 오래오래 건강히 행복하게 살면 정말 좋겠다.


2019년 5월 7일 화요일

2019년 2월의 영우

5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헬로카봇. 누군가는 부부 중에 한 명만 희생하면 되고 시간도 잘 가는데 이 좋은걸 왜 그간 아껴놓았냐고 한다. 실제로 영우랑 내가 헬로카봇을 보는 동안 신랑은 극한직업을 보았다. 영우도 신나 하고 종종 영화보러 와야겠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흥분해서 민폐가 되기는 한다. 애들 영화니까 다들 이해해주겠지 ㅜㅜ
지난 연말 이후 집에서 노는 것이 좋아진 집돌이 영우. 설 연휴에 어디 갈까 했더니 집에 있고 싶다며, 몸이 안 좋은 것 같다며 기침하는 연기를 한다. 능청스럽기는. 집에서 놀면서 이것저것 그려낸 작품들.
 이제 가위질도 제법 잘한다. 네모, 동그라미를 잘라내서 만든 자동차.

 위의 으르렁 사자는 영상까지 찍어서 소개해준 것이다.

 위의 물고기는 그림은 내가 그렸지만 아이디어는 영우의 것. 해달라는대로 그렸다.

치카를 하면서던가. '히으' 발음을 하면서 이건 어떻게 쓰는건지 묻는다. 음? 그러게 그런 발음이 존재하고 있었네? 그런데 표기법은 없는데 했더니 이렇게 쓸 것 같다며 종이에다 ㅎ 아래에 ㅡ 두 개를 아래로 이어쓴다. 오, 그럴듯하다 했는데 실제로 이런 글자가 있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아 아쉽네. https://namu.wiki/w/%E1%86%96

설날 저녁.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들뜨고 흥분한 영우는 펼쳐놓은 상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혔다. 피가 철철 나는 것을 지혈해서 동네 응급실, 성바오로 응급실을 거쳐 경희대병원 응급실까지 가서야 성형외과 선생님에게서 봉합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가 다치면 무조건 큰 병원에 가야한다. 전문의 선생님이 계시고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응급실을 보이니 안심이 되었다.
피가 날 때에는 '엄마, 머리가 너무 아파. 정말로 피가 나?' 하고 울어서 마음 아프게 하더니 니만 진정이 되고난 후에는 큰 병원의 응급실이 신기했나보다. 처치도 잘 견디고 조잘조잘대니 간호사 선생님들도 귀엽다 하시고 앞쪽 베드의 청년은 몇 살이냐며 똑똑한 것 같다고 한다. 와중에 환자복 입고 이마에 거즈 붙이고 있는 모습은 왜 또 그리 귀여운지. 봉합을 기다리는동안 색종이도 이만큼이나 접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은 흉도 거의 남아있지 않아 다행이다.

색종이로 엄청난 양의 무엇인가를 접어내고 있는데 트럭 접기를 해달라고 한다. 좀 어려워보여서 못하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이런 것도 안해주면 어떡해. 이것도 안 접어주면 엄마 아니야. 그냥 아줌마야'란다. 영우에게 아줌마란 ㅜㅜ

- 친구들
2월에는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서 친구들과 따로 만나서 놀지는 못했다.
푸르니는 반이 바뀌게 되었고 반 배정 오리엔테이션에 갔더니 다람쥐반 아이들 5명이나 이번에 같은 반이 되었다. 다움이와 시우는 3년 연속 같은 반이다! 영우가 시우랑 주원이랑 삼총사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시우 아버님께 삼총사 이야기를 했더니 시우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며 공인인가보구나 하신다.
신년이라 오랜만에 333+++로 만났다. 포시즌 로비에 들어서더니 몇 번 와봤다고, 아 여기구나~ 하면서 입장하신다. 만5세에 호텔방문 자주 하시는 분은 보칼리노의 미로 바닥, 어린이에게 특별히 제공해주는 도넛, 직원들의 친근한 서비스, 모든 것을 다 마음에 들어하였다. 바질을 먹어본 후, 트러플을 맛 본 후의 영우 표정을 본 333은 유튜브 꿈나무로 키우자고 한다. 감정표현과 표정이 풍부한 영우를 보면 신기하긴 하다.

- 홍콩
그리고 영우 생일맞이 홍콩여행.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지나고보니 좋았던 기억만 남아있다.
처음 하루 반나절은 가이드와 함께 하는 일정이어서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 영우는 배가 아프다고 하고, 길거리 담배문화나 지저분한 화장실은 불쾌하고, 에어컨은 너무 세게 틀어놓아서 감기 걸릴까 걱정되고, 걸을 일도 많아서 힘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저기 스팟에서 남긴 사진들을 보니 참으로 좋아보인다.
다음 하루 반나절은 과학박물관에서 이것저것 체험도 하고, 놀이터에서 현지인들과 뛰어놀고, 심포니 오브 라이트도 보고, 대관람차도 타고, 페리도 많이 탔다. 트램을 못탄 것이 조금 아쉽고 맛집을 못다닌 것이 아쉽긴 하다. 대중교통을 많이 타고 다녔는데 엄마는 버스타는거 좋아한다고 했더니 영우가 '나는 택시'란다. 출발선이 다른 인생이로다.
생일 선물로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발견한 페파피그 티셔츠를 사고, 토이자러스에서 직접 장난감을 고르고, 레고도 샀다. 홍콩은 레고가 싸다는 사실!

영우의 생일날에는 생일 축하한다고,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아빠는 씨앗을 보내주어서, 엄마는 태어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한다. 말도 참 예쁘게 하지. 저녁은 근처 맛집을 찾았으나 예약이 필요한 곳이어서 호텔로 돌아와 1층 바에서 해결했다. 버거와 피자를 주문하고 우리가 마실 맥주를 주문하니 영우도 오렌지 쥬스를 직접 주문한다. 호텔 직원이 스마트 보이라고 칭찬을 해준다. 그리고 영우 생일인 것을 알고는 디저트로 무스에 초를 꽂아서 노래를 불러주기까지 했다. 영우에게도 기억에 남을만한 에피소드 아닐까 싶다.
매년 생일에 이런 경험을 시켜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어린이 집에서는
푸르니 책에 선생님께 하트팝업이 되는 카드에 편지쓰기가 있어서 두분께 편지를 써드렸더니 두 분 모두 좋아하셨다.
미술영역에서 텔레비전을 꾸며주면서 달도 그리고 달이라고 글자도 써 주었는데 그 옆에도 자꾸 그림을 그리더니 '선생님 이건 나사예요'라고 이야기해서 NASA? 우주? 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돌리는 나사요, 나사'라고 이야기해서 빵 터지셨단다. 영우 수준을 너무 높게 보고 계셔서 NASA를 안다고 생각하셨단다.
그동안 초롱새반에서 했던 놀이 사진들을 이용해서 추억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우는 큰 흥미를 보이며 직접 자신이 나온 사진들을 오려 붙이고, 각 사진 밑에 달린 질문들(기분이 어땠나요? 누구랑 놀이했나요?)에 '신났어요', '이시우, 황주원'이라고 직접 답을 적기도 했다고 한다.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보드게임을 해보았는데, 주사위를 굴려서 하트 모양 칸에 도착하자 하트 모양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뽑았다고 한다. 그 카드에 '몸으로 하트 만들기' 미션이 써 있는 것을 보고는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팔로 커다란 하트도 만들어준 뒤 손가락 하트까지 총 3종 세트의 하트를 아낌없이 날려주었다고 한다. '선생님 안아주기' 미션이 나왔을 때에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달려와서 꼭 안아주었다고 한다.
영우는 방울새반으로 배정되어서 재원아 적응프로그램을 하면서 새로운 반에서 함께 지내게 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놀이하였다고 한다. 다람쥐반 친구들 4명이 같은 반이 되었고, 초롱새 반의 겸임을 해주시던 이수진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어 영우도 기뻐하였다. 영우가 방울새반에서 이수진 선생님과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초롱새반 선생님들이 서운해 하신다.
초롱새반에서의 마지막 날 생일파티도 하고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즐겁게 놀이하며 마무리했다고 한다. 마지막 날이라 통합반 가기 전에 갔더니 역시나 다들 일찍 가고 3명의 아이들만 남아있다. 아이들 한 명씩 보내면서 선생님도 눈물을 보이신다. 정말 한 해동안 사랑으로 보살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019년 2월 16일 토요일

2019년 1월의 영우

전부터 6살 되면 공부하는거라고 이야기를 했었더랬다. 새해 첫 날이 되니 공부를 하겠다며 책상에 앉았다. 현재 숫자는 그럭저럭 잘 읽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6이나 8, 9는 예쁘게 쓰기가 어렵다. 계속 지우개로 지우면 '나 바보야' 하면서 울먹거리는데 나중에 공부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이려나 싶은 생각이 든다.

6살 되면 침대에서 혼자 자기로 했는데 할 수 있겠냐고 했더니 할 수 있단다. 그래서 우리 침대 옆에 붙일 싱글사이즈 침대를 하나 사서 붙여두었다. 하루이틀은 그럭저럭 잘 자는거 같아서 드디어 좋은 잠습관을 만드는데 성공했나 싶었으나, 이후로는 잠결에 깨게 되면 우리 침대로 올라오는 바람에 결국 지금은 어른 한 명이 영우 침대에서 잔다. 전에는 한 번 잠들면 통잠을 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선잠을 자고 옆에 누가 있는지 체크하고 안아달라고 하거나 침대를 옮겨가거나 한다. 의도한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네.

종이접기 책이 있는데 영우 수준에 안 맞는걸 사는 바람에 한동안은 활용도가 낮았지만 요즘은 어린이집에서도 종이접기를 하고 있어서 책을 보면서 꽤 잘 접는다. 영우가 선물이라며 편지를 접어서 주는데 펴 보고는 마음이 찡하다.

할아버지 생신이라 서울에 갔다. 알밥을 먹여볼까 했으나 대실패하고 맨밥에 김가루만 뿌려 먹으니 어른들이 보시기에는 애가 탈 듯. 고모에게도 색종이를 접어주고 애교뿜뿜을 많이 하였다. 흥분 상태인 영우가 돌아다니다가 내 신발을 밟길래 뭐라했더니 '그거 좀 밟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면서' 라고 삐죽거린다. 그러게.
갑자기 산타클로스는 정말 있는거냐고 묻는다. 전에도 몇 번 산타클로스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는 발언을 하였는데 영우 작년에 받았잖아, 없으면 그거 누가 줬겠어 라고 되물으면 그런가 하고 넘어갔더랬다. 이번에도 동일하게 답했더니 '어떻게 사슴이 날 수가 있어?'라는 보다 구체적인 의심의 이유를 이야기한다. 신랑이 사슴썰매라고는 하지만 사실을 사슴이 그려진 로켓 아닐까 했더니 납득하고 넘어갔으나 머지 않은 것 같다.
요즘 교회에서 창세기를 배우고 있는데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는 영우를 보고 하나님이 세상을 만든건 믿어지냐고 물어보았다. 아니란다. 어떻게 말로써 바다를 만들고 하늘을 만들고 할 수 있냐고 한다.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을 보고 안심하는 교회다니는 엄마;
1월 마지막 날, 근무제도 덕을 보는 날. 5시에 영우를 데리러 가고 함께 교보문고에서 아빠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 와중에도 집에 꿀 발라놨는지 잠깐 집에 가서 놀다가 아빠 만나러 가면 안되냐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쯤은 영우가 직접 책을 고르게 하고 싶어서 이번엔 미로찾기 책을 사볼까 했는데 교보문고엔 장난감이 너무나 많구나. 마주치는 모든 장난감을 다 사고하는 영우를 설득해서 미로찾기 책을 하나 사고 자동차 종이접기도 하나 사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옥토넛 미로찾기를 사기로 하였다. 며칠 전에 떡국이 먹고싶다고 해서 아빠가 자주 가는 만두전골 집에서 떡과 만두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아티제에서 디저트로 초코케잌도 한 조각 사서 맛있게 먹었다. 좋은 저녁이네. 다음 달 말일을 기약하며.

- 친구들
유중이형 아빠가 하원길에 김밥을 사오셨다. 원래 유중이의 단짝 친구와 둘이 먹게 하려고 사오신 건데 영우가 너무 먹고싶어하니 셋이서 먹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다음 날 유중이형 아빠가 또 김밥 사오실 수도 있으니 유중이형 집에 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서 곤란을 겪기도 했다.
연말에 몸이 안 좋아서 집 밖을 나가지 않은데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난감이 많아지자 집돌이가 된 영우. 주말에도 집 밖을 나가기 싫어한다. 그러나 예슬이랑 노는 것은 좋아한다. 예슬이한테 우리 집에 가서 놀자고 했는데 예슬이가 너희 집에는 너무 자주 갔잖아, 그리고 너희 집에는 남자 장난감밖에 없어서 재미없어라고 하니 또 예슬이 집에 간다. 그리고 영우 생일 선물로 뭐 받고싶냐고 하니 예슬이가 갖고놀 수 있는 여자 장난감을 받고싶단다. 어쩜. 물론, 후에 약국에서 빛의 검을 파는 것을 본 후로는 빛의 검을 사겠다고 당장 사달라고 난리이지만 잠깐이라도 그런 생각 한 것이 대단하다 싶다.
명절 뒷 날이 짧아서 전 주에 대구에 다녀왔다. 금요일에 대구간다고 했더니, 또 저녁 먹고 대구가냐고 하길래 휴가내서 어린이집 안 갈거라 했더니 어찌나 기뻐하는지. 금요일에는 성민이가 할머니댁으로 놀러오고 토요일에는 성민이네 집에 가서 놀았다. 서로 다이노코어를 교환해가며 얼마나 잘 노는지. 성민이의 다이노코어 검도 좀 부러웠던 것 같긴하다.

- 어린이 집에서는
시우와 새해인사 영상을 보다가 영우가 깜짝 등장하는 부분에서 '으악!'이라고 하며 깔깔 웃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선생님에게도 '선생님~ 여기 재미있는거 나와요. 봐바요~'라며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노랑놀이터에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서있다가 뒷걸음질치며 다가오는 다른 친구의 뒷통수에 눈가를 크게 부딪혔단다. 어떻게 뒷걸음질쳐야 그렇게 세게 박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진으로는 꽤나 붓고 멍이 들 것만 같았는데 하룻밤 보내고 나니 괜찮아졌다.
요즘 도구에 대해 배우고 있어서 쓱싹쓱싹 자를 수 있는 칼은 날카롭고 줄자는 길이를 잴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더니 영우가 줄자로 키를 재어보고는 '영우 키는 104예요'라고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키를 알고 있는 것에 감탄하시지만 104라는 숫자를 들으면 언제 크나 하는 생각만 가득하다.
영우에게 침대에서 혼자 잤냐고 물으니 '네~ 근데 혼자 자니까 심심해서 다시 엄마아빠한테 갔어요'라고 하며 귀엽게 웃어보였다고 한다.
신구대학교에서 오신 선생님들께서 준비하신 '동물 음악대 음악극'과 '혹부리 영감 동극'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음악극에 사용되는 다양한 악기들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아는 노래가 나올 때에는 함께 따라불러보았다고 한다. 극을 보기 전 선생님과 공연 중 일어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친구들이 일어나자 '얘들아 일어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라고 외쳐서 뒤에서 보고 계시던 선생님들이 모두 빵 터지셨단다.
어린이집 계단 손잡이가 나무로 되어있는데 연결부위의 나무껍질이 까져있어서 그걸 잡고 내려오던 아이들이 손을 다쳤다. 그 중에서도 영우는 살이 들릴 정도로 깊이 패여서 또 많이 울었다고 한다. 피가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살이 들려 있으니 너무 무서워해서 이틀 정도 밴드를 붙여두었는데 자는 사이에 껍질을 잘라주었더니 감쪽같이 나았다고 신기해한다.
한 주간 쿠키와 관련된 놀이를 하고, 직접 초코쿠키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다 만든 쿠키는 전자렌지에 돌려주었는데 영우는 그 앞에서 쿠키가 다 구워질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완성된 쿠키는 점심식사 후 하나씩 맛보았는데 '자 어디 한 번 먹어볼까~'라고 이야기하여서 선생님들께 큰 웃음을 선사하였다고 한다. 쿠키를 집에 갖고 와서 나누어먹었는데 늦게 퇴근한 엄마를 위해 하나를 남겨놓아서 감동이었다. 레시피북도 한 장 한 장 읽어주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쿠키만든 과정을 말해주었다.
종이컵이 달린 노리개에 딱지를 접어서 붙여준 뒤 멋진 노리개가 완성되자 한복을 차려 입고 가슴팍에 붙여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차려입은 뒤에 명절놀이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복을 승우형한테 받아서 따로 사주지 않았는데 아직 입기에는 너무 크다.
교실 앞에서 아빠한테 안아달라고 하고 어쩐지 조짐이 좋지 않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마지막 날은 일찍 가자고 달랬지만 결국 우는 영우를 남겨두고 출근하였다. 영우가 1년동안 늦게 하원하면서 엄마아빠와 함께 더 있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것 같다며 목요일에 일찍 하원하면 많은 시간 함께 보내달라고 하신다. 하원 후에는 왜그리 울었냐 물었더니 슬퍼서 울었다고 하면서 이제 그 이야기는 더 하지 말라고 한다.

2019년 2월 3일 일요일

2018년 12월의 영우

아이가 크면 혼자 잘 놀겠지 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 점점 더 같이 놀아달라고 조르는게 심해지고 놀이도 다양해진다. 영우는 너무 심심해를 입에 달고 있다. 신랑은 영우를 이해한다며, 어렸을 적에 자기도 심심해서 드라이버 들고 온 집안의 가전을 다 뜯었었단다. 그 말을 듣고 꺄르르 빵 터진 영우는 이제 '안놀아주면 집 다 뜯을거야, 드라이버 들고' 라고 협박을 한다.
색종이 접기를 많이 한다. 이제 제법 잘 만들기는 하지만 끝부분을 딱 맞추어 접는 것이 아직 힘들다보니 완성도는 떨어진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조금 더 맞춰서 접을 수 있게 지도를 해주었더니..표정이 영 안 좋다. 딱지 만드는거 재미없냐고 했더니 '응, 딱지 만드는데 엄마가 이래라 저래라 해가지고'란다. 졸지에 간섭쟁이 엄마가 되었다. 종이접기는 아직 미숙하지만 그림은 스토리까지 넣는 레벨이 되었다.

겨울이라 그런가 목욕하기 싫다고 난리다. 생각해보면 우리 어린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물 받아서 목욕하고 했던 것 같은데 요즘 애들은 매일 샤워를 하는구나. 어제도 목욕 안했다고 하니 아니라고, 어제는 했다고, 영우는 다 기억한다며 '나 세 살 때도 다 기억한다'란다.
진섭이형을 만나고 온 후, 아이패드로 게임을 해보고싶다고 했나보다. 신랑이 저녁에 게임설치 해주기로 했더니 하원 시간에 거의 매일 5분만 더 놀겠다고 실랑이를 하는데, 선생님께 인사도 안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쌩 달려나간다. 이렇게 기대를 안고 게임을 설치했으나 하는 방법을 잘 모르니, 자꾸 실패하니 바로 유튜브로 전환.
다 쓴 스케치북을 받아왔다. 집의 구조와 구성품들의 디테일, 말풍선으로 표현한 스토리, 드디어 배경까지 채색하게 된 완성도. 혼자 감동받고 감탄하였다. 그러나 스케치북의 대부분의 단짝친구 황주원에 대한 사랑고백으로 가득차 있었다.



중국 출장가기 전 날, 엄마 가지 말라며 눈물바람을 하길래 엄마 오면 크리스마스 선물사러 가자고 했더니 눈물을 그쳤더랬다. 그러나 아빠랑 있으면서는 다른 친구들은 어린이집 안가는 날 많은데 자기는 맨날 간다면서 오늘 안가고싶다고 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실랑이를 하기도 했단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마트로 향하였다. 가장 갖고 싶은 것은 럭키펀치인데 마트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마트에 없으면 다음으로 갖고싶은 것을 살래 인터넷으로 살래 했더니 '인터넷으로. 로켓배송하면 내일 올거잖아' 한다. 세상을 너무 많이 알고 있는 나영우일세. 럭키펀치는 제일 앞에 진열되어 있어서 직접 사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온라인 가격보다 2만원이나 비싸게 사서 바로 사는 즐거움은 이것이 마지막인걸로.

대구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 사주라고 용돈을 주셨는데 우리가 또 안 사줄 것 같았는지 몇 번이나 장난감 사라고 상기시키셨다. 럭키펀치는 할머니가 사 주신 것으로 하고, 영우가 예전부터 그토록 원하던 플레이도를 두 세트 사서 이모들이 보내준 것으로 하였다. 그리고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은 다이노코어 울트라 디세이버였는데, 작년보다 갯수는 줄었지만 장난감 박스의 위용 덕분에 매우 좋아라했다.
12월은 24일도 28일도 저녁 먹기 전 일찍 데리러 가고, 중간중간 휴일도 있고, 31일은 낮잠자기 전에 데리러 갔더니 '왜 이렇게 좋은 날이 이어져?' 라고 한다. 영우도 1년 내내 쉼 없이 어린이집 다니느라, 저녁 먹고 늦게까지 머무느라 고생이 많다. 집에 일찍 간다고 좋은 날이 이어진다고 하니 마음이 짠하네.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데 밥먹다가 갑자기 영우는 쓸모가 없다며 운다. '밥도 못하고 빨래도 못하고..' 하면서 운다. 누가 보면 집안일 도우라고 타박하는 엄마인줄 알겠네. 그러나 영우는 가끔 빨래 개는 것을 돕는데 각을 잘 접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6살 되면 이제 공부를 시작하자고 했더니 갑자기 신이 나서 받아쓰기를 하겠다고 한다. 약간 수정이 들어가긴 했지만 90% 이상 영우 혼자서 쓴거다. 집안일은 됐고, 공부나 하자.

- 친구들
전부터 초대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우리집에 놀러온 율이. 율이네와 점심을 집 앞 식당에서 함께 한 후 집에서 놀기로 했는데 한 가족이 더 조인했다. 바로 예슬이네. 아침에 집 앞 편의점에 우유를 사러 갔더니 거기에 예슬이가 있지 뭔가. 그래서 오전 내내 우리집에서 같이 놀다가 오후에는 예진이까지 조인해서 함께 놀았다. 5세 남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자주 놀게 해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구나.
린이네 교회에 오나 궁금해서 연락했다가 린이 집에 초대받아 가게 되었다. 영우의 신상 장난감 트레온을 들고 갔더니 다이노코어를 좋아하는 린이와 쿵짝이 잘 맞았다. 영우에게는 없는 카봇과 플레이도를 맘껏 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이것저것 너무 갖고 놀아서인지 린이가 제지를 하자 영우가 '이럴거면 나 왜 초대했어?' 라고 했단다. 이런 트러블조차 너무 귀엽게 느껴지는 것은 엄마를 전혀 찾지 않고 둘이 잘 놀아서이겠지.
333과의 약속이 있는 날, 영우는 진섭이형과 방방이 키즈카페에 갔다. 공차 들여온 그녀가 하는 트램폴린 키즈카페인데, (이것도 팔았다고 했던가?) 열심히 뛰어놀았으면 하는 마음과 달리 영우는 소꼽놀이 등의 장난감이 있는 다른 공간에서만 놀았다고 한다. 역시 몸으로 노는 진섭이와 함께 놀기는 어려운 것인가. 이번에는 진섭이에게서 손밀기 기술을 배워왔다. 그리고 모바일게임에 대한 열망을 가득 안고 왔다.
세은이 생일파티에 초대되었다. 케잌도 먹고 선물도 주고 각자 그리고 함께 잘 논다. 중간에 큰 소리가 나면서 싸우고 애들 울고 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wii를 처음 접해본 영우가 계속 하고싶어 하니까 영우가 어리니까 좀 더 하게 해주려는 파와 왜 어리다고 혜택을 줘야하느냐는 파가 나뉘어서 싸웠다. 누나형들이 싸우니까 입장 곤란해서 애앵 울던 영우는 울면서도 또 열심히 wii를 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수준 안 맞는 영우 챙겨주는 아이들 참 고맙네.

- 어린이 집에서는
수과학 영역에서 새로 생긴 빙고판을 보며 '이건 뭐지?' 라면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선생님이 하는 방법을 알려주시자 진석이와 함께 여러차례 반복해보았는데 아직 모든 룰을 이해하지 못해서 모든 칸에 X를 쳐줄 때까지 놀이하며 '이건 도대체 언제 끝나는 게임이야?'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 같이 한 번 해보았는데, 룰도 잘 이해했고 정정당당하게 영우가 이겼다.

롯데마트 견학을 다녀오면서 사온 재료들을 이용하여 까나페 만들기를 했다고 한다. 치즈와 바나나를 한 입 크기로 잘라주고 크래커 위에 올려서 맛있게 먹었단다.
눈이 많이 내려서 선생님과 푸른정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눈이 펑펑 쏟아지자 좋아하면서 뛰기도 하고 눈을 뭉쳐서 선생님, 벽면에 마구 던지며 즐거워하였다고 한다. 모래놀이 도구 삽으로 눈들을 뭉치고 모아보기도 하면서 놀았다고 한다.
송년잔치를 하는데 너무나 즐겁게 관람한 영우는 모든 공연이 끝나자 일어나서 박수를 쳐준 뒤 한 쪽 손 엄지를 치켜들고 최고라고 이야기했단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뒤에 계시던 선생님들도 큰 웃음 지으셨다고 한다.
겨울철놀이와 관련된 수수께끼를 하다가 도전골든벨형식으로 캡모자까지 뒤집어 쓰고 보드판에 쓰는 방식으로 놀이했다고 한다. 영우는 왜 모자는 뒤집어 써야하냐고 물었단다. 글자를 제법 잘 써서 '스케이트, 스키, 썰메'라고 써서 썰매는 바깐으로 찍 그어주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고 한다.


2019년 2월 2일 토요일

2018년 11월의 영우

11월 첫날부터 일본 출장. 영우는 아침에 엄마가 어디로 갔는지 구글맵을 같이 보다가 지난 번 다녀온 부산을 발견하고는 엄마 멀리까지 갔다왔구나 했단다. 저녁에는 영상통화하면서 아이패드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영우의 카드.

지난 주에 만든 나뭇잎 작품을 교실 앞에 전시해두었다. 자꾸 비교하고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겠지만, 색칠해 놓은 디테일을 보면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보이는 곳만 색칠을 하였는데, 전체 작품에 꼼꼼하게 색칠한 아이는 영우밖에 없다. 6세의 작품과 비교해보아도 이렇게 꼼꼼하게 잘 칠해진 나뭇잎이 없어서 팔불출 부모는 감탄을 하였다.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왜 나만 매일 저녁 먹냐고 해서, 마침 금요일이기도 해서 일찍 퇴근해서 데리러 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미 전 날에, 엄마아빠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편지를 써서 서랍장에 넣어두었는데 챙겨오지를 못했었다.
어린이집에서 먹는 저녁이 훨씬 균형잡히고 좋을텐데, 집에서 인스턴트 반찬으로 밥을 차려 주어도 엄마 짱짱맨을 외쳐준다. 이럴때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요즘 출퇴근 경로는, 영우를 어린이 집에 내려주고 내가 회사 앞에서 내린 후 신랑 회사로 가고 퇴근 때에는 반대의 순서이다. 내가 정시퇴근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신랑이 영우를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다가 다시 우리 회사 앞으로 오는데, 그 시간이 너무 지루한지 '엄마는 택시타고 오라해'라고 했단다. 냉정한 녀석.
식탁에서 하도 장난을 치길래 혼내려 했더니 의자가 불편하단다. 다리가 올라와서 불편하다고 해서 식탁의자를 한 칸 내려주었다. 다시 앉아보고는 편해졌다고 하길래 다리가 길어졌나보다 영우 키가 컸나보다 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안 크는 것 같아도 자라고 있구나.
어린이 집에서 편지 쓰는 시간이 있었다고 하더니, 주소를 보내달라고 하더니, 정말 편지가 왔다. 아직은 글자를 쓸 수 없는 아이들이 많을거라 프린트된 편지지에 글자를 따라 쓰는 형식이다. 그래도 우편으로 온 편지는 감회가 새롭네.

이번 달은 마지막 날이 마침 금요일이라 일찍 퇴근할 수 있겠다 싶어서 영우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영우야 이번 주 금요일은 저녁 안 먹고 일찍 하원하자 했더니 '예~' 외치는 영우, 거기다 아빠 월급 날이니까 저녁도 먹고 들어오자 했더니 '예~ 근데 월급이 뭐야?' 한다. 웃겨라.
마지막 날이 되어서는 쉑쉑 버거에서 저녁을 먹고 팝콘도 하나 사서 먹으며 집에 왔다. 집에 돌아오니 영우를 반긴 것은 트레온. 칭찬스티커 받은 걸로 갖고싶은 거 이야기하라고 했더니 트레온이 갖고싶다고 했는데 하루만에 로켓배송 온 것을 보고 정말 좋아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잘 놀았다, 울지도 않고'라고 하루를 평가해주었다.

- 친구들
뮤지컬 렛잇고를 보러갔다. 예슬이네와 혜원이네가 예매해둔 티켓이었는데 뮤지컬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급히 조인하게 되었다. 영우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본 것 같고 극장에서 주희와 수아도 만나 반가워해줬다.
주희랑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


린이가 교회에 왔다. 나중에 선생님이 찍어주신 사진을 보니 영우가 예배시간 내내 린이를 끌어안거나, 팔을 걸치고 있거나 하는 것이, 친구가 와서 너무나 좋았나보다. 마침 추수감사절 주간이라 간식도 많이 받아와서 카페에서 먹고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같이 놀았다. 같이 교회에 다닐 수 있으면 영우도 좋을텐데 린이 엄마는 우리교회 쪽이 더 맘이 가는 듯.
외할머니 생신이라 대구에 다녀왔다. 성민이랑 키즈카페를 예약했는데 밀가루놀이도 하고, 피자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2시간 시간제한이 있어서 짧지 않나 싶었는데 영우 컨디션이 안 좋아서 토하고 처져있는 바람에 체험도 제대로 못하고 시간도 못채우고 나왔다. 분당에 돌아와서야 아쉬웠는지 밀가루 키즈카페 성민이랑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한다.
선미이모한테 받은 아이언맨 시계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린이집에도 가져가고 교회에도 가져가서 자랑자랑했더니 모두들 관심집중이다. 쉽게 변신시키는거 보면 재미있기는 하지. 그러나 그 시계 지금은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네.

- 어린이 집에서는
요즘 주원이와 사랑에 빠져있단다. 매일 '나는 황주원을 너무 좋아해~'라고 하거나 안아주면서 그 마음을 표현하기 바쁘다고 한다. 요즘에는 유독 주원이하고만 놀이하는데 화이트보드에 글자자석으로 여러가지 글자들을 만들면서 깔깔깔 웃었다고 한다.
재활용품 상자를 이용해 동네를 만들고 건물을 만드는데, 검정색 상자 위에 하얀색 이면지를 오려붙여 창문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네임펜으로 창문을 그려주기도 하였단다. 얇은 상자는 쓰러지지 않도록 또다른 상자를 덧대어 튼튼하게 고정시켜주었단다.
언어영역에서 원장님, 간호사 선생님께 궁금한 점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원장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라는 질문을 생각해보고는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나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진지하게 질문해서 선생님도 한참 웃으셨다고 한다.
소방서로 견학을 갔는데 소방관 아저씨께 아주 창의적인 질문을 해서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같이 전화가 오면 소방관 아저씨가 어떻게 하냐고 물었단다. 소방관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 몸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불이 났을 때는 어떤 자세로 대피해야하는지 알아보고, 소방관 아저씨 옷을 입어보고 소화기를 분사해 모형 불을 끄는 체험도 하였다고 한다.
영우에게 내일 일찍가면 선생님은 어떻게 심심해서 저녁을 먹냐고 하니 '선생님 내일 아빠 월급날이에요. 햄버거 먹어야 해요'라고 이야기해서 빵 터지셨다고 한다.
언어영역에서 다양한 과자 이름표로 글자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영우는 글자를 잘 알아서 '구운감자, 오레오' 글자를 써주고는 재미가 없었는지 종이를 연결해서 책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제법 그림도 그리고 글자도 잘 써서 내용을 표현해, 선생님들 모두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