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한글을 읽고 쓰는 영우, 카페에 갔더니 영우 눈높이에 자리잡고 있는 까망베르 치즈케잌을 주문한다. '이거요 이거, 까망베르' 이제 메뉴판 읽고 취향대로 주문하겠구먼.
교회 소모임에서 아이들 수업으로 중국어가 생겼다. 농담 삼아 영우 중국어 배울지 물어보니, 영우 일본어는 좀 안다며 중국어는 모르니까 중국어 배우겠다고 한다. 어찌나 자신감이 넘치시는지.
어른은 언제부터 어른이었던건지 묻길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영우 한두 살 때 어땠는지 지금 생각이 잘 안 나는것처럼 시간이 금방 지나가게 된다고 했더니 브라운 옷 입고 잠자고 있는데 갑자기 일어나보니까 5살이더라고 이야기한다. 5살이 되기를 많이 기다렸는지 그 날 아침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요즘 남탓을 많이한다. 10시 10분에 짜장면 먹겠다고 노래를 하고 울어서 작은 컵짜장면을 사왔다. 반도 안 먹고 그만 먹겠다길래 이렇게 남기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조금만 하지 그랬어?' 라고 한다. 엄마는 본전 찾기 힘들다.
요즘 영우는 엄마아빠가 영우를 속상하게 하거나 울게 하면 나도 똑같이 할거라고 하는데, 이 날은 책을 읽지 못하고 잠자리에 누워야 해서 속상한 영우가 웃긴 이야기하면서 웃다가 딸꾹질을 시작하게 되자 엄마가 웃은게 발단이었다. 나도 엄마 속상할 때 웃을거야 류의 이야기를 계속 하길래 그렇게 하라고 엄마는 괜찮다고 계속 말해주다가 그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야 라고 타일렀더니 '실제론 짜증날 걸?' 하면서 울어버린다. 상황이 웃기기도 하지만 영우가 정곡을 찌르긴 했다. 한참 울었지만 엄마가 사과하니 쿨하게 받아준다. 오늘은 용서해주지만 내일은 안된단다. 재발방지까지 다짐받는 영우.
추석이라 그런가, 오르프슐레에서 전통노래 같은걸 배워왔다. '한 다리, 두 다리, 세 다리 너희 삼촌 어디갔니~'로 시작되는 노래인데 추임새랄까, 노래 가사가 이상해서 검색해보니 맞게 부르고 있다. 재미있는 노래이네 하고 말았는데, 선생님께서 오르프슐레 수업 잠깐 참관하는데 지난 주에 배운 노래를, 이상한 타령같은 노래를 영우 혼자 따라부르고 있더라면서 어떻게 가사를 다 외운건지 너무 놀랐다고 하신다. 기억력이 좋긴 좋은 것 같다.
이 건과 연관된건 아니지만 영우한테 노래 잘한다고 했더니 '아니야 뭐 이정돌 가지고'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못하는게 뭐냐고 물었더니 스티커는 똑바로 못 붙인다고 한다. 아 귀여운 녀석.
추석 때 오랜만에 성빈이 형을 보았다. 큰 고모가 영우한테 용돈을 주시고 성빈이형 한테도 용돈을 주시자, 벌떡 일어나며 '성빈이 형은 몇 장 줬어요?'라고 물어본다. 권종이 달라서 다행히 영우가 더 많은 장수를 받았지만, 돈에 대해 알게 되면 이것저것 물어보는게 더 많아질테지.
추석 연휴에 전시회를 두 개나 보았다. 루나파크와 에르베튈레 색깔전.
좀 더 많은 것을 체험해 보고 눈에 담고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영우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레고박스 옆. 그래도 뫼비우스 작품이 인상적이었는지, 집에 와서 비슷하게 그려냈다.
에르베튈레 색깔전은 전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도 있었는데, 진행과정을 지켜보니 영우는 선생님의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지만 선생님이 그것을 다 받아주지 못하여 아쉽다. 그리고 그림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영우는 엉덩이가 엄청 들썩들썩하다. 그래도 지시하는대로 잘 따르는 편인 듯.
- 친구들
교회 멤버들이랑 캠핑을 갔다. 밤나무 숲에 조성되어 있어서 밤도 딸 수 있다고 하는데 올여름 너무 더워서 밤이 익는 시기가 2주 정도 늦어졌다고 한다. 밤은 못땄지만 누나들이 갖고 온 장난감만으로도 영우에게는 충분하다. 저녁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 상영회가 있었는데, 큰 아이들은 다 놀러나가고 5세 영우와 예슬이는 끝까지 앉아서 본다. 이 정도 집중력이라면 함께 영화를 보러 가도 되려나.
333 이모들과 삼척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1차로 사천에서 만나 점심을 먹었는데, 사천해변의 큰 바위 사이로 파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동영상같다며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돌산 같은 것이 있었는데 정상까지 아빠 손 잡고 슥슥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힘들지도 않은지 엄청난 속도에 깜짝 놀랐다.
삼척 쏠비치는 산토리니를 컨셉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여기저기 사진 찍을 포인트들이 있다. 영우는 사진보다는 분수에 뛰어들 생각에 더 집중해서 결국 옷을 버리고 말았다. 이모들 앞에서 헬로카봇 노래와 율동도 선보이고, 수지이모한테 선물받은 월리찾기에 푹 빠져 어른들에게 약간의 휴식을 주었다(고 하기엔 림이가 계속 챙겨주었군)
이번에 처음 안 것이 있는데, 영우가 '엄마는 내가 ~ 하면 좋겠어?' 라고 말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게 내가 영우한테 하는 표현을 따라하는거라고 한다. 아아 그렇다니, 정말 몰랐는데 영우는 어디서 저런 말을 배워왔나 싶었는데 범인이 나였구나, 말조심해야겠구나 싶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가 옥토넛에 나오는 캐릭터를 너무 잘 그려서 옥토넛을 많이 보는지 물었는데 '요즘은 헬로카봇을 많이 봐요'라고 이야기했었단다. 그 결과물로 이렇게 써주고, 알림장에 올려달라고 한다.
교통표지판 글자책만들기를 했단다. 표지판 글씨 외곽선을 따라 쓰고 표지판을 싸인펜으로 꾸며주었는데 수과학영역 도미노활동할 때 보아서인지 표지판을 그대로 기억하고 색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한다. 선생님이 영우 기억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해주시자 씽긋 웃어보였다고 한다.
빅 와플블록을 연결해서 제법 멋진 오토바이를 만들었는데, 영우가 정교하게 잘 만들어 주어서 정리하지 않고 오후에도 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정리 안했다고 질투아닌 질투를 했다고 한다. 첨성대 화보를 참고하여 탑을 만들어주었는데 첨성대에 창문처럼 네모모양으로 뚫려있는 부분도 세심하게 표현해 주었다고 한다.
점심으로 제공된 함박스테이크가 너무 맛있다고 하면서 3번이나 먹었다고 한다. '너무 맛있네. 오늘 점심 맛있네' 계속 이야기해서 엄마에게 주말에 함박스테이크 해달라고 전해주겠다고 하셨단다. 그래서인가, 응가도 2번이나 했다.
하온이가 '선생님은 남자예요? 여자예요?'라고 묻길래 선생님이 장난스럽게 '선생님은 남자지~'라고 이야기했더니 옆에서 듣던 영우가 박수를 막 치면서 '우리 선생님은~농담도 크게 잘한다니깐'이라고 해서 모두 빵터졌다고 한다.
수아와 이야기하다가 수아가 '우리 엄마 이름은 백송이야'라고 이야기하자 영우가 '백? 하얀꽃인가?'라며 고난이도의 발상을 하더란다. 선생님이 왜 하얀꽃인지 묻자 백은 하얗다라고 대답하더니 혼잣말로 '근데 백인인가?'라고 이야기해서 선생님들 모두 빵터져서 웃었다고 한다.
요즘 수수께끼 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가 어제 먹고 싶었던거는~','스팸~'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웃음을 주었다고 한다. 엄마가 친구들이랑 모임이 있어서 아빠랑 스팸과 밥을 사가지고 가서 먹었다고 설명도 해주었단다. 스팸 해준 사람은 엄마인데 뭔가 기억이 이상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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