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3일 목요일

못한 것과 한 것들

1월에는 많은 것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무언가를 하기 힘들겠지만 막상 계획하고 못하니 더 아쉬운 마음이 컸다.
2014년에 보려고 했던 이무지치 내한공연, 눈물을 머금고 취소. 2월에 파후드가 온다고 해서 그 시기엔 보러가는게 무리일까?라고 했던 날들이 참 덧없다. 점핑 위드 러브 사진전과 히로시 스기모토 사진전도 티켓이 있었는데 신랑 동료에게 넘겼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사진전 가기엔 딱 적기였었는데 그땐 몰랐지. 조리원에서 해준다는 만삭사진 촬영 서비스와 산전마사지 서비스도 취소. 아직은 장시간 외출이 부담스럽고 그저 서비스일 뿐이니 큰 미련은 없다.

병원에 있으면서 못한 것들만 자꾸 떠올리고 있었는데 친구가 밀린태교 잘하라는 긍정적인 말을 날려주었다. 그러게..생각해보면 그간 태교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을 한 적이 없다고 투덜댔었는데 이런 시간이 주어졌을 때 맘편히 쉬고 밀린태교 해야지, 못한 것들만 떠올리다니!

병원에 있는동안 '응답하라 1994'를 다 보았다. 1997도 썩 재미있게 보진 않았지만 1994는 한때 농구 빠순이었고, 신촌 하숙 이야기며 공감가는게 많을 줄 알았는데 내 추억 곱씹는건 좋아도 남의 추억 대신 보는건 별로인지 남들이 말하는 것만큼 썩 재미있진 않았다. 그리고 '노다메 칸타빌레'를 다시 보았다. 치아키 선배한테 푹 빠져있던 나의 서른 살 시절이 생각난다. 유치하지만 다시 봐도 재미있고 메인 연주곡 외의 배경음악들도 익숙한 것들이 많아져서 보는 재미가 더 쏠쏠했다.
책도 몇 권 읽었는데 따로 정리할 시간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프랑스 아이처럼'이란 책은 요약하자면 아이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단 것이고, 우리나라 엄마들은 미국 엄마들을 동경하는데 미국 엄마는 프랑스 엄마를 동경하는게 재미있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행복의 추구'는 시간 때우기 용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빅데이터, 인재를 말하다'는 시간 아까웠던 책. 별 내용도 없는 20세기에 출판했던것 같은 고리타분한 내용을 21세기에 맞추어 데이터 얘기로 좀 포장하고 구글의 HR 사례 좀 추가해서 팔아먹으려고 하는 전형적인 제목으로 마케팅하는 책.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힐링용 책으로 공자님 말씀같은 얘기들이 가득하지만 병원에 있던 중에 맘 편히 읽기는 괜찮았다.

집에 와서는 밀린 웹툰도 보고, 아이튠즈 라디오로 음악도 많이 듣고, 바느질도 하고, 시시때때로 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퇴원하고 보니 몇 개의 육아 웹툰들이 다 완결되어 있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니 새록새록하다. 12월에 소셜커머스에서 DIY 배냇저고리 만들기 상품이 있길래 이걸로라고 태교 한 번 해보자 싶어 사놓고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시간이 많아져서 시작했는데 나 생각보다 바느질에 소질있는 것 같다.

배냇저고리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 왼쪽 팔 꿰매고 오른쪽 팔을 작업해야 하는데 밑단이 팔인줄 알고 꿰맨 후 멘붕했던 이 어리버리한 시절을 지나서..
이 완성품은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음하하~

이제 내일이면 36주. 걱정했던 것에 비해 시간은 잘 가서 이제 긍정이가 언제 나와도 괜찮은 시점이 되었다.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맘 편히 즐겨야지~ 곧 보자, 긍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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