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수지형과 계곡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던 중..
수지형의 글을 보며 내가 감히! 글에 비약이 심해보인다는 평을 듣지 않았냐는 질문을 했다.
수지형은 그런 평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내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비약이 아니라고 했다.
나도 수지형과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쓰는데 어릴적 선생님이 보고서는 비약이 심하다고 해서 그 이후로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지형은 어린 시절 썼던 문집들을 보여주며 글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 글들을 보면서 더 이야기해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나에겐 어린시절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난 엉뚱하게도 자료들을 모아놓지 않은 엄마를 원망한다.
이 뜬금없는 꿈은 평소 수지형의 어린시절 감성에 대한 동경과 한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때 어떻게 기록관리를 해줄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섞인 것 같다. 그나저나 난 꿈에서도 엄마한테 못되게 구네>.<
2014년 2월 18일 화요일
2014년 2월 13일 목요일
못한 것과 한 것들
1월에는 많은 것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무언가를 하기 힘들겠지만 막상 계획하고 못하니 더 아쉬운 마음이 컸다.
2014년에 보려고 했던 이무지치 내한공연, 눈물을 머금고 취소. 2월에 파후드가 온다고 해서 그 시기엔 보러가는게 무리일까?라고 했던 날들이 참 덧없다. 점핑 위드 러브 사진전과 히로시 스기모토 사진전도 티켓이 있었는데 신랑 동료에게 넘겼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사진전 가기엔 딱 적기였었는데 그땐 몰랐지. 조리원에서 해준다는 만삭사진 촬영 서비스와 산전마사지 서비스도 취소. 아직은 장시간 외출이 부담스럽고 그저 서비스일 뿐이니 큰 미련은 없다.
병원에 있으면서 못한 것들만 자꾸 떠올리고 있었는데 친구가 밀린태교 잘하라는 긍정적인 말을 날려주었다. 그러게..생각해보면 그간 태교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을 한 적이 없다고 투덜댔었는데 이런 시간이 주어졌을 때 맘편히 쉬고 밀린태교 해야지, 못한 것들만 떠올리다니!
병원에 있는동안 '응답하라 1994'를 다 보았다. 1997도 썩 재미있게 보진 않았지만 1994는 한때 농구 빠순이었고, 신촌 하숙 이야기며 공감가는게 많을 줄 알았는데 내 추억 곱씹는건 좋아도 남의 추억 대신 보는건 별로인지 남들이 말하는 것만큼 썩 재미있진 않았다. 그리고 '노다메 칸타빌레'를 다시 보았다. 치아키 선배한테 푹 빠져있던 나의 서른 살 시절이 생각난다. 유치하지만 다시 봐도 재미있고 메인 연주곡 외의 배경음악들도 익숙한 것들이 많아져서 보는 재미가 더 쏠쏠했다.
책도 몇 권 읽었는데 따로 정리할 시간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프랑스 아이처럼'이란 책은 요약하자면 아이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단 것이고, 우리나라 엄마들은 미국 엄마들을 동경하는데 미국 엄마는 프랑스 엄마를 동경하는게 재미있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행복의 추구'는 시간 때우기 용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빅데이터, 인재를 말하다'는 시간 아까웠던 책. 별 내용도 없는 20세기에 출판했던것 같은 고리타분한 내용을 21세기에 맞추어 데이터 얘기로 좀 포장하고 구글의 HR 사례 좀 추가해서 팔아먹으려고 하는 전형적인 제목으로 마케팅하는 책.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힐링용 책으로 공자님 말씀같은 얘기들이 가득하지만 병원에 있던 중에 맘 편히 읽기는 괜찮았다.
집에 와서는 밀린 웹툰도 보고, 아이튠즈 라디오로 음악도 많이 듣고, 바느질도 하고, 시시때때로 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퇴원하고 보니 몇 개의 육아 웹툰들이 다 완결되어 있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니 새록새록하다. 12월에 소셜커머스에서 DIY 배냇저고리 만들기 상품이 있길래 이걸로라고 태교 한 번 해보자 싶어 사놓고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시간이 많아져서 시작했는데 나 생각보다 바느질에 소질있는 것 같다.
배냇저고리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 왼쪽 팔 꿰매고 오른쪽 팔을 작업해야 하는데 밑단이 팔인줄 알고 꿰맨 후 멘붕했던 이 어리버리한 시절을 지나서..
이 완성품은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음하하~
이제 내일이면 36주. 걱정했던 것에 비해 시간은 잘 가서 이제 긍정이가 언제 나와도 괜찮은 시점이 되었다.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맘 편히 즐겨야지~ 곧 보자, 긍정아!
2014년 2월 6일 목요일
2014년 1월
2014년이 시작된지도 한 달이 훌쩍 지났으나 이제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다.
1월의 시작과 함께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인데, 당시에는 괴로웠는데 퇴원한지 2주 지났다고 지금은 또 잊혀져가려 한다. 기록을 해두어야겠다.
1월 1일 외출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배가 자주 아픔을 느끼게 되었다. 혹시나 해서 진통 어플을 깔고 진통 주기를 체크해보니 규칙적인건 아니지만 꽤나 자주 진통이 와서 병원에 전화를 해보았다. 당장 와보라는 간호사의 말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집에서보다 안 아픈 것이다. 역시 별 일 아니군, 민망하다, 이러고 있었는데 간호사가 깜짝 놀라며 들어와서는 자궁 수축이 심하다며 당장 입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길로 바로 입원 수속하고 세 시간 가량 라보파 용량을 올려가며 수축을 잡아갔다. 입원을 하긴 했지만 다음 날부터 용량을 한단계씩 내려도 크게 수축이 잡히진 않아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토요일 오전에 약을 끊고는 전격 퇴원 결정.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날 밤부터 또 수축이 오더니 너무나 규칙적인 진통이 시작된 것이다. 겁이 덜컥 나서 병원으로 향했고 새벽 세 시 반, 두번째 입원 결정.
이 때부터는 굉장히 걱정되고 우울했다. 검색해보니 나와 비슷한 주수부터 조기 진통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많기도 하거니와 장기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 게다가 한 번 퇴원했다가 재입원을 하니 두려움은 더 커졌다. 조기 진통의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긍정이가 29주까지 역아였던 점, 근종, 지난 번 입원때 확인된 염증을 비롯해서 프로젝트로 인한 스트레스와 나의 쉴새없는 일정놀이 등 걱정하려 들면 한두가지가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두번째 입원 때는 병실이 없어서 하룻밤은 다인실을 이용했는데 화장실 이용 등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출산한 산모들이 짧게 입원하고 빠지기 때문에 장기 입원하면서 그들을 보고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일인실로 옮긴 후에는 편하긴 했지만 꼼짝도 않고 온종일 누워있다보니 우울한 날도 있어 몇 번의 눈물바람으로 신랑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라보파는 부작용이 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지며 손발이 저리고 떨려서 밥을 먹을때 덜덜덜 하게 된다. 심하게는 폐에 물이 차기도 한다고 한다. 먹는 약이 있었는데 부작용 때문에 금지되어서 조기 진통이 오면 입원외에는 특별한 처방이 없는 것 같다. 그나마 내가 다닌 병원은 동네 병원이라 바늘 바꿀 때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했는데 대학병원은 그런거 없다고 한다. 검사받으러 다닐때 휠체어를 타고 다녔는데 오버 아닌가 싶었으나 심한 경우는 대소변도 받아내고 못 움직이게 한다고. 내 상태가 그 정도는 아니었음에 감사해야지. ㅜㅜ
재입원한 탓에 용량도 천천히 낮추며 상태를 확인해가고 있었지만 첫번째 퇴원시도를 하던 날 밤, 또다시 수축이 와서 다시 용량을 늘리고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금도 그렇지만 밤이 되면 수축이 심해진다. 원래 배가 불러오면 불편해서 잠을 못자고 화장실엘 자주 가게 되서 자주 깬다는데 거기에 수액도 맞고 있지, 수축도 자주 오지, 거의 잠을 못잔 날도 많다. 그래도 하는 일이 없으니 낮에 자면 되고 잠은 빨리 드는 편이라 많이 피곤하진 않았지만 이런 상황에선 잠 잘자는 체질이고 뭐고 이런거 없는 듯.
우여곡절 끝에 1월 21일에 퇴원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 전날 밤도 아마 간호사를 불렀으면 퇴원 못했을 것이다. 너무 집에 가고 싶어서 그냥 수축이 와도 참았다. 혈관도 다 터지고 여기저기 멍 들어서 팔에는 더 주사 놓을 곳도 없고, 병원생활 더 하기도 괴롭고, 우울하기도 하고, 집에 가고 싶었다. 원장님이 검사할 때도 수축이 나타났지만 나갔다가 안좋아지면 다시 입원할 생각하고 일단 퇴원하자고 하셔서 퇴원할 수 있었다. 집에 와서도 계속 누워있었지만, 여전히 밤이 되면 잘 잘 수 있을까 걱정되지만 집에 있으니 너무 좋다!
이제 토요일이면 35주, 긍정이는 자리를 제대로 잡았고 몸무게도 2.5kg, 폐가 성숙되는 시기도 지난 터라 걱정이 덜 된다. 아직 병원 외에는 집 밖에 나가본 적이 없는데 이제 슬슬 걷고 운동도 해보라고 하시니 고비는 지난 것 같다. 현재는 출산휴가를 땡겨쓰고 있는 중이다. 내 직장생활에 이런 팔자도 있다니, 긍정이가 그간 너무 힘들어서 나 좀 쉬라고 시위를 한 건가보다. 긍정아 앞으로 한 달만 더 잘 견뎌보자꾸나~!
병원 있을때부터 엄마가 올라오셔서 퇴원해서까지 보름 넘게 내 수발 들어주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나는 나중에 내 자식한테 그렇게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우선 엄마한테나 잘해야지, 별 일 아닌데 버럭버럭하는 못난 나. 오랫동안 맘고생했을 신랑과 걱정해준 친구들 모두 감사~
1월의 시작과 함께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인데, 당시에는 괴로웠는데 퇴원한지 2주 지났다고 지금은 또 잊혀져가려 한다. 기록을 해두어야겠다.
1월 1일 외출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배가 자주 아픔을 느끼게 되었다. 혹시나 해서 진통 어플을 깔고 진통 주기를 체크해보니 규칙적인건 아니지만 꽤나 자주 진통이 와서 병원에 전화를 해보았다. 당장 와보라는 간호사의 말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집에서보다 안 아픈 것이다. 역시 별 일 아니군, 민망하다, 이러고 있었는데 간호사가 깜짝 놀라며 들어와서는 자궁 수축이 심하다며 당장 입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길로 바로 입원 수속하고 세 시간 가량 라보파 용량을 올려가며 수축을 잡아갔다. 입원을 하긴 했지만 다음 날부터 용량을 한단계씩 내려도 크게 수축이 잡히진 않아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토요일 오전에 약을 끊고는 전격 퇴원 결정.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날 밤부터 또 수축이 오더니 너무나 규칙적인 진통이 시작된 것이다. 겁이 덜컥 나서 병원으로 향했고 새벽 세 시 반, 두번째 입원 결정.
이 때부터는 굉장히 걱정되고 우울했다. 검색해보니 나와 비슷한 주수부터 조기 진통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많기도 하거니와 장기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 게다가 한 번 퇴원했다가 재입원을 하니 두려움은 더 커졌다. 조기 진통의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긍정이가 29주까지 역아였던 점, 근종, 지난 번 입원때 확인된 염증을 비롯해서 프로젝트로 인한 스트레스와 나의 쉴새없는 일정놀이 등 걱정하려 들면 한두가지가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두번째 입원 때는 병실이 없어서 하룻밤은 다인실을 이용했는데 화장실 이용 등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출산한 산모들이 짧게 입원하고 빠지기 때문에 장기 입원하면서 그들을 보고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일인실로 옮긴 후에는 편하긴 했지만 꼼짝도 않고 온종일 누워있다보니 우울한 날도 있어 몇 번의 눈물바람으로 신랑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라보파는 부작용이 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지며 손발이 저리고 떨려서 밥을 먹을때 덜덜덜 하게 된다. 심하게는 폐에 물이 차기도 한다고 한다. 먹는 약이 있었는데 부작용 때문에 금지되어서 조기 진통이 오면 입원외에는 특별한 처방이 없는 것 같다. 그나마 내가 다닌 병원은 동네 병원이라 바늘 바꿀 때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했는데 대학병원은 그런거 없다고 한다. 검사받으러 다닐때 휠체어를 타고 다녔는데 오버 아닌가 싶었으나 심한 경우는 대소변도 받아내고 못 움직이게 한다고. 내 상태가 그 정도는 아니었음에 감사해야지. ㅜㅜ
재입원한 탓에 용량도 천천히 낮추며 상태를 확인해가고 있었지만 첫번째 퇴원시도를 하던 날 밤, 또다시 수축이 와서 다시 용량을 늘리고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금도 그렇지만 밤이 되면 수축이 심해진다. 원래 배가 불러오면 불편해서 잠을 못자고 화장실엘 자주 가게 되서 자주 깬다는데 거기에 수액도 맞고 있지, 수축도 자주 오지, 거의 잠을 못잔 날도 많다. 그래도 하는 일이 없으니 낮에 자면 되고 잠은 빨리 드는 편이라 많이 피곤하진 않았지만 이런 상황에선 잠 잘자는 체질이고 뭐고 이런거 없는 듯.
우여곡절 끝에 1월 21일에 퇴원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 전날 밤도 아마 간호사를 불렀으면 퇴원 못했을 것이다. 너무 집에 가고 싶어서 그냥 수축이 와도 참았다. 혈관도 다 터지고 여기저기 멍 들어서 팔에는 더 주사 놓을 곳도 없고, 병원생활 더 하기도 괴롭고, 우울하기도 하고, 집에 가고 싶었다. 원장님이 검사할 때도 수축이 나타났지만 나갔다가 안좋아지면 다시 입원할 생각하고 일단 퇴원하자고 하셔서 퇴원할 수 있었다. 집에 와서도 계속 누워있었지만, 여전히 밤이 되면 잘 잘 수 있을까 걱정되지만 집에 있으니 너무 좋다!
이제 토요일이면 35주, 긍정이는 자리를 제대로 잡았고 몸무게도 2.5kg, 폐가 성숙되는 시기도 지난 터라 걱정이 덜 된다. 아직 병원 외에는 집 밖에 나가본 적이 없는데 이제 슬슬 걷고 운동도 해보라고 하시니 고비는 지난 것 같다. 현재는 출산휴가를 땡겨쓰고 있는 중이다. 내 직장생활에 이런 팔자도 있다니, 긍정이가 그간 너무 힘들어서 나 좀 쉬라고 시위를 한 건가보다. 긍정아 앞으로 한 달만 더 잘 견뎌보자꾸나~!
병원 있을때부터 엄마가 올라오셔서 퇴원해서까지 보름 넘게 내 수발 들어주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나는 나중에 내 자식한테 그렇게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우선 엄마한테나 잘해야지, 별 일 아닌데 버럭버럭하는 못난 나. 오랫동안 맘고생했을 신랑과 걱정해준 친구들 모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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