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여름 방학이 끝났다. 코로나로 어디 제대로 놀러가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지나갈 것이란 예상대로 제대로 된 휴가는 즐기지 못했지만 영우는 실컷 놀면서 잘 보냈다.
우선 방과후 교실을 8월부터는 그만두었다. 덕분에 나의 자유 시간은 없어졌지만... 하고싶은 활동을 시켜줄 수 있게 되었다. 엄마 병원 다녀오는 날이 있을텐데, 하교 시간 맞춰서 못 데리러 가면 어쩌냐고 했더니 혼자 알아서 집에 오겠다고 자신한다. 개학한 지금은 횡단 보도까지만 데려다주고 혼자 오가는 연습 중이다.
방과후 교실을 그만두면서 영어 학원을 알아봐야 하는데 영우가 먼저 뮤엠영어를 이야기해서 더 알아보지 않고 뮤엠영어에 등록하였다. 영어는 참으로 하기 싫어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잘 이끌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기 싫어하는 마음에 비해 숙제는 잘 하고 있는 편이다.
학원 말고는 성남아트센터에서 방학 특강으로 기획한 이야기가 있는 코딩 수업을 들었는데 실제 코딩을 하는건 아니고,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코딩과 관련된 주제들을 끄집어 내고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전도펜을 사용해서 회로 만드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는데 나머지 수업들은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당분간은 줌수업은 신청하지 말아야겠다.
방학 중에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뭐냐고 물어보니 대구에 간 거란다. 성민이랑 재희랑 노는게 너무 좋다며, 겨울 방학은 두 달일거라고 하니까 그럼 겨울 방학엔 대구 가는거 2주로 부탁해요라고.
학습만화를 읽기 시작하면 그림책은 아무래도 흥미가 떨어진다. 방학 중에 학교에서 책 읽는 모습을 패들렛에 올리는 미션이 있어서 숙제 핑계로 읽게 하였다. 대구 있을 때 빼고는 하루에 두 세권씩은 읽은 것 같아서 보람차다.
영우의 문화생활을 위해 7월에는 브라스밴드와 김선욱 연주를 예매해 두었었다. 브라스밴드는 신나는 공연이 될 것 같아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시작한 지 20분 만에 응가가 마렵다고..트럼펫 소리가 너무 커서 갑자기 응가가 마려워졌단다. 응가 후 다시 입장하여 젤 뒷줄에서 보는데 어찌나 산만하던지, 주변 관객에게도 미안하고 영우도 더 이상 공연을 볼 수가 없어서 퇴장했다. 아직 공연은 무리겠다 싶어서 우리 세 식구 함께 보려고 했던 김선욱 공연은 친구들과 보는걸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