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4일 월요일

2020 회고

휴직 중에 맞이한 2020년.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던 거, 보고 싶었던 거, 가보고 싶었던 곳, 결혼 15주년 여행까지 계획하며 특별하게 보낼 줄 알았건만..

2020년 1월 말 영우와 보려고 예매한 가족뮤지컬 장화신은 고양이의 예매 취소를 시작으로, 친구들과 함께하기로 한 2021년 1월 초 제주도 졸업여행 비행기 티켓 취소를 끝으로 2020년이 마무리되었다.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2.5단계로 연말연시도 집콕하면서 보내고 있지만 억지로 좋았던 기억을 되살려보자면..

두 달 반 정도 가정보육을 하면서 레고 놀이도 하고, 탄천도 많이 걷고, 과일도 많이 사먹이면서 잘 보냈다. 영우가 밥만 한 시간만에 먹어줬으면 더 데리고 있을 수 있었을테지만..그래도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이런 중에 친구들과 식물사랑단을 하면서 에버랜드에서 실컷 놀았다. 식물사랑단 신청하던 때에는 올 출석하려 했지만 확진자가 많은 때에는 눈물을 머금고 취소할 수밖에. 너무나 더웠던 날 물폭탄 맞던 기억, 비 오는 날 우비 입고 사파리 투어하던 기억, 퍼레이드 기다리며 아빠가 사온 김밥 먹던 기억, 이 모든 걸 함께 한 친구들과의 기억이 7세 영우에게 좋았던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나는 복직을 했다가 이직도 한 큰 사건이 있었다. 소소하게는 이 와중에 공연도 몇 개 보았는데, 1, 2월에 11시 콘서트를 보고 유재석의 하프 연주도 들었던 것, 피의 티켓팅이었던 조성진 리사이틀, 김선욱과 정경화의 콘서트도 보러갔다. 베토벤 250주년이라 베토벤 레퍼토리 엄청 보러갈 줄 알았는데 제대로 된 베토벤은 없었던 것이 아쉽다. 그래도 조성진에 김선욱이라니, 이만하면 훌륭하다. 그리고 팬텀싱어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으로 비올라를 배웠다. 3개월 배우고 이직하면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언젠가 다시 하고 싶다. 또 다른 기쁨!

2월 이후로 사람들은 제대로 만날 수가 없었다. 휴직 기간이었음에도 만났던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동아리 송년회는 물론이고 한 두달에 한번씩 만나던 333마저도 한 번 밖에 못 봤으니 ㅜㅜ 보고싶은 내 친구들. 이제는 영우친구 엄마들도 내 친구가 되어서 그들과의 만남이 위안이 될 때가 많다. 대구에도 몇 번 못갔는데 조카 돌잔치 때 대구에 갔다가 엄마, 아빠, 동생네랑 통영 여행 간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꿈만 같다. 

휴직하면서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을 하나 만들어서 거의 매일을 사진과 함께 기록해두었었다. 일상이 단조로우니 요리한 사진, 아이랑 놀이한 사진밖에 없는 것 같아서 매일 기록하는건 그만두었는데 어느 날 쭈욱 돌아보니 당시엔 단조로왔을지라도 기억이 새록새록하고 기분전환이 된다. 평범한 날들이더라도 소소한 일상을 다시 기록해 두어야겠다. 

2021년은 모두에게 더 행복한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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