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꿈을 꿨단다. 키 크려고 그러나? 했더니 '짧았지만 좋았던 인생을 이렇게 끝내야하나' 하는데 깼다고 한다.
대보름에도, 생일에도, 무슨 소원 빌건지 물어보면 소원을 계속 빌 수 있는 소원을 빌거란다. 계속 빌 수 있게 되면 무슨 소원을 빌려고 그러냐고 했더니 계속 빌 수 있게 될 때까지 일단은 소원을 계속 빌 수 있는 소원을 빌겠단다.
코로나로 집에만 있으니 뭐 좀 시켜볼까 싶어서 놀면 뭐해 공부도 좀 하고 그러는거지 라고 했더니,
'놀면 재밌짆아요. 엄마는 어린이의 마음도 몰라요? 엄마는 어린이일때가 없었어요? 왜 영우 마음을 몰라요. 엄마 어릴때는 영어 공부 싫어했죠?' 라고 뼈를 때린다.
영우가 놀이터나 위층 아이들 만날 때나 친구들 만날 때면 아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서 잘난척을 한다. 곱셈이나, 한자나, 역사 이야기나, 신화 이야기나 아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너는 아냐고 어떨 때는 7살인데 이것도 아직 모르냐는 발언도 한다. 그래서 한 번 잡아두고는 모두의 관심사가 같지는 않기 때문에 누구는 줄넘기를 잘하고, 누구는 영어를 잘 하고, 누구는 자전거를 탈 수 있고 그런거다, 영우는 지금 한자나 숫자에 관심이 많아서 남들보다 빨리 안 것 뿐이다, 등등 이래저래 잘난체 말라고 잔소리를 했더니 '네 겸손하겠습니다.' 하고 자리를 뜬다. 그런 뜻을 알다니?
신랑한테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미니탁자를 좀 갖다달라고 하니 미니탁자 한 쪽만 들어올려서 위에 쌓인 잡동사니들을 그대로 바닥에 쏟아버린다. 그것을 지켜 본 영우가 '아빠, 그건 영우나 할 짓인데' 란다. 나도 공감.
픽토그램 중 이제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거라고 생각되는 것은 통화버튼 누를 때 전화기 모양. 신랑이 영우에게 이렇게 생긴 전화기 본 적 있어? 했더니 '호텔에 있잖아요' 한다. 참 부족할 것 없는 삶일세.
영우 습관을 좀 개선하고 싶어서 스티커 제도를 운영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부족할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영우는 장난감 좀 치우고 스티커 받으라니까 '받아서 쓸데가 없잖아요. 장난감만 늘리지, 그럼 더 어지럽히기만 하지. '라 하고 결국 치우지 않습니다.
밥을 한 시간 넘게 먹으니 이 또한 괴로운 일인데, 우리 밥 먹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식탁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냐고 하자 '그래도 이렇게 하루하루 먹고 사는게 어디예요' 한다. 그래, 부족함 없이 먹고 사는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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