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일 월요일

2019년 3월~6월의 영우

매일을 기록하던 육아일기가 월간 단위로 바뀌더니, 1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상반기 몰아쓰게 되었네.

3월 파랑새반이 된 영우는 잘 적응하였다. 5세부터는 친한 친구라는 개념이 생겨서인지 몇몇 친구들은 새로운 반으로의 등원을 힘들어하기도 한 모양인데 영우는 잘 적응해서 다행이다. 3년간 같은 반이었던 시우, 통합반에서 종종 만나던 재원이와 단짝이 되었다.

우리도 칭찬스티커 한 번 해보자고, 영우 6세도 되었는데 규칙을 정하고 생활해보자고 했더니 스스로 적은 것들이다. 10개 모아서 선물을 한 번 받기는 했는데 엄마가 게을러서 이후에는 챙겨주지 않고 있다.

 영우의 작품활동의 수준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한자. 요즘 아이들은 푸라면이라고 읽는다는 신라면;  

내가 녹색 좋아한다고, 꽃 좋아한다고 했더니 아빠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것. 혼자 살짝 감동해서 캡쳐해두었다.

3040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어서 이번 학기도 미술을 하고 있다. 교수님 외에도 많은 분들의 봉사로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는 중. 

4월의 소소한(?) 사건은 손가락 깁스. 식탁 위에서 흥분해 날뛰다가 떨어졌는데 땅을 짚은 손가락 위로 머리가 떨어져서 손가락 끝에 금이갔다. 큰 부상은 아니라고 봐야겠지만 뼈가 붙을때까지 한 달 정도 부목을 대고 있어야해서 꽤나 불편했다. 그나마 여름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봐야겠지.

봄이라고 오랜만에 중앙공원에 나들이를 갔다. 덕분에 벚꽃 아래에서 사진도 찍고 돗자리도 깔아보았다. 
봄패키지 상품으로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1박을 하였다. 수영장도 없고 해서 영우에게는 큰 임팩트가 없었던 듯 하다. 한강 유람선을 따라다니는 갈매기가 제일 특이했던 듯.
신랑의 선배가 물려준 경찰차. 교회 친구들에게 완전 인기만점이다.

어버이 날, 영우가 만들어 온 카네이션과 편지. 출장 간 터라 사진으로 받아보았는데 이 또한 해마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중.

퀴즈내기(퀴즈의 말장난은 좀 부끄럽지만), 미로 그리기, 열쇠 열어서 보물찾기, 이런거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리고 5월의 마지막 주에는 호크니전에 다녀왔다. 색감이 좋아서인지 영우도 지루해하지 않고 감상하였다. 마지막 그림을 보면서는 여기랑 저기랑 연결되어 있는 거 같고, 위장의 털인거 같고, 이런 감상평도 하였다. 루벤스 이후 함께 그림 본 건 처음인데 이 정도면 같이 다닐만 하겠다.

6월은 친구들과 함께 한 달.
첫 날부터 현수와 헬로카봇 뮤지컬을 보고, 현수네 집에서부터 우리 집까지 신나게 놀았다. TV가 없는 현수네 교육방침을 거스르고 wii를 하게 해서 좀 미안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신났다.
서진이네랑 만골근린공원에 가서 뛰어놀았다. 서진이가 4살이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영우가 많이 좋아한다. 어린이집에서 마주치면 끌어안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같은 동네 살아도 얼굴 보기는 쉽지 않지만 시간 맞을 때 만나서 핫도그도 먹으러 가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한다.
대망의 네이버 20주년 기념 에버랜드 행사. 우리회사는 대상이 아니라서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수정이네 덕분에 다녀올 수 있었다. 다움이네 덕분에 간식도 얻어먹고, 가흔이네 덕분에 최적 동선으로 로스트밸리,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타고, 자리깔고 쉬면서 임직원 행사에도 다 참여할 수 있었다. 주희네 덕분에 사파리 투어도 할 수 있었다. 낮잠도 안 자고 점심도 거르고 뛰어다닌 아이들, 지친 영우는 저녁을 먹기 위해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자마자 잠이 들었다. 안고 나오다가 퍼레이드를 만나는 바람에 잠이 깬 영우는 기력을 되찾고, 거기서 또 만난 가흔이, 진석이네랑 놀이기구를 더 타고 불꽃놀이까지 보고 오는 기염을 토했다. 에버랜드에서 14시간을 보내고, 정말 힘들었지만 나중에 들으니 방울새반은 아무도 등원하지 않았고, 5/6세 전체 중에 13명만 등원했다고 하니 정말 가기를 잘했다 싶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한 번 보자 말만 하다가 드디어 세종시에 갔다. 성휘, 우찬, 정민, 수민, 영우까지. 전원주택 뒷마당에는 모래놀이터와 방방이, 마당에 작은 수영장 만들어놓고 노는 것을 보니 참 좋다 싶지만 나는 전원주택을 관리하며 살 수 없을테지. 오랜만에 봐서 다들 반가웠고, 영우는 며칠 전에도 세종시 또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출장에서 토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이라 며칠째 독박육아를 한 신랑은 친구들에게 헬프를 외쳤다. 영우와 키즈카페를 다녀온 후 마침 김포공항 근처로 이사 한 은기네로 출동.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이제 덜 싸우면서 잘 놀았다. 준기도 이제 말을 제법할 수 있게 되어서 아이들 크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짧은 시간동안 영우는 또 넘어져서 살짝 부상을 입었다.
또 현수네 놀러가서 아파트 바닥분수에서 신나게 놀았다. 꽤 더운 날이라고 생각했는데도 물이 너무 차가우니 힘들어해서, 아이들은 물총놀이에만 집중했다. 어린이집에서도 둘이 꽤나 비슷한 성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노는 것도 똑같다.

그리고 6월의 마지막 금요일, 5시에 하원을 시키는데 린이를 만났다. 별 일정 없으면 우리 집에서 놀자고 했더니 바로 콜, 서로 어린이집 장터에서 사 온 장난감을 자랑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놀다가 결국은 또 wii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경찰차 타러 나가자고 했는데 린이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아쉬웠네. 우리 집에 또 오게 하는 아이템으로 wii와 경찰차를 라인업하려 했는데 경찰차는 인기가 없다.

6월에 영우는 토토로와 알라딘을 보았다. 토토로 재개봉한걸 보고 당연히 더빙인줄 알았는데 자막이라서 난감. 그런데 내용이 쉬우니 영우가 대충 자막을 읽을 수 있어서 내용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토토로 노래를 열심히 부르더니 집에 와서도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다. 실제 가수가 부른 일본어 자막이 들어간 영상을 찾아서 보여주었더니 영우가 쓴 것. ㅅㅅㅁ으로 쓰기는 했지만 카타카나로 쓰인 토토로를 쓴 것이다. 아 정말 눈썰미가 대단한 영우, 더 발전시켜주지 못해서 미안.
알라딘은 더빙판을 보았는데, 토토로도 한국말로 한 번 더 보고싶다고 한다. 보러 갈 시간이 되려나.

또 다시 팔불출 타임. 영우가 그림 마블 히어로즈. 엄마랑 그림 대결을 하자고 했는데, 나는 디테일이 생각이 안 나서 잘 못그리고, 영우는 특징을 잡아서 잘 그린다.

요즘 게임을 하면서 접하는 게임광고들 중에 색칠하기가 있는데, 그것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하였다. 엄마한테 해보라고 시킴. 


게임을 설치해서 했나보다. '아빠 정말 못했다? 아빠 게임회사 다니는데에~?'라고 이른다.
청소 할머니가 안오셔서 '그럼 이제 우리가 정리하고 우리가 어딨는지 찾을 수 있겠네' 한다. 그리고 내게는 식탁 정리 좀 하란다 ㅜㅜ
자기객관화가 심한 사람에 대한 글을 읽었다. 신랑도 그 글을 읽고 이야기하길래 예전에, 신랑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 때가 생각난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영우가 '나도' 한다. 노는 것 같아도 귀를 열어두고 모든 것을 다 듣고있다.
유튜브를 보다가 비행기놀이하는 것이 나왔는데 의자를 뒤로 젖혀 거의 누워있는 것을 본 영우가 '저건 거짓말이지? 비행기 의자는 뒤로 안 넘어가는데 모르네~' 한다. 비행기 타봐서 자랑스레 이야기해본 것인데, 비즈니스를 타본 적이 없으니 안타깝구나.
그리고 요즘은 숫자에 아주 관심이 많아서 덧셈, 뺄셈 뿐 아니라 곱하기와 나누기도 퀴즈를 내보라고 한다. 구구단 벽보를 사다주었는데(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외우고 있는건 아니지만) 구구단이 같은 숫자를 더하는 개념이라는 것은 이해를 하고 열심히 퀴즈에 임하고 있는 요즘이다.
가끔은 아직도 애기구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은 어른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랑과 내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아무도 내 얘기를 안 들어준다. 외롭다 외로워'라지를 않나, wii하고 싶어서 거짓말 하다가 걸리니까 '들켰다' 하지를 않나, 내가 신랑한테 뭔가 요령을 설명하니 '엄마 거짓말 하려고 계획 세우는거지? 거짓말 같은데' 하지를 않나. 말조심해야겠다 싶다. 특히 끝말 잇기를 하는데 '불날 각, 급냉탕, 술 한 잔'이 단어로 나왔다는 사실.
하나님을 믿으면 영원히 사는 것이기 때문에 아빠도 교회 다니면 좋겠다고 하는 영우. 그러게, 오래오래 건강히 행복하게 살면 정말 좋겠다.